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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이상한 노스탤지어

<어이그 저 귓것>

오멸 감독의 <지슬>이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본 날, 음악이 궁금했다. 전작 <어이그 저 귓것> 때문이었다. 2010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영화엔 서울에서 몸을 다쳐 귀향한 포크가수와 그를 스승으로 모시는 백수건달 두명, ‘점빵’ 삼촌(어르신)과 할망이 나온다. 제주 방언으로 지은 포크송과 민요도 흐르는데, 제주의 포크음악가 양정원이 서울 갔다 내려온 용필을 연기한다.

그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간드락 소극장에서 뚜럼 브라더스(제주 방언으로 ‘노래하는 팀’이다) 공연으로 접한 그는 전인권이나 권인하가 연상되는 절창 가수였는데, 이상한 향수(내 것이 아닌 낭만)를 자극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마침 <어이그 저 귓것>의 영어 제목이 ‘Nostalgia’다. 사라지고 없는, 혹은 왜곡되어 기억에 남은 것들, 그럼에도 거기 있었고 지금 여기 있는 어떤 것들에 대한 얘기. 공연 뒤에 제주 시청에 ‘있던’ 아리랑 레코드에서 제주 민요와 제주 음악가들의 음반을 샀다. 제주에 갈 때마다 거기서 음반을 샀는데 지난해 문을 닫았다. <어이그 저 귓것>의 테마인 양정원의 <인생길>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모두가 한번은 보고도, 보고도 모르는 길.” 소중한 것들은 늘, 사라지면서 그 정체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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