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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을 넘어 사랑하는 일 우리에게 얼마나 어려운가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인터뷰

압델라티프 케시시는 프랑스의 이민자 출신 감독을 대표하며,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시네아스트 중 한명이다. 지난해 9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정킷자리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영화에 대한 각종 논란이 프랑스 여론을 뜨겁게 달군 그때, 케시시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유감스럽게 여기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영화에 대해서만큼은 신중하고 힘 있게 대답하며 영화 예술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첫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영화다. 어떻게 이러한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나. =사랑은 모든 사람에게 흥미로운 주제다. 사랑의 시작부터 이별에 이르기까지, 관계의 복잡한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만남과 운명, 우연, 사회계층의 차이 등의 주제도 다룰 수 있게 해준다. 사랑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이런 다양한 다른 테마들도 다룰 수 있다고 봤다.

-레즈비언 러브 스토리에 대한 영화를 만든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수년 전에 생각했던 시나리오에서 출발했다. 한 남자와의 이별을 경험하는 국어(프랑스어) 여선생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여기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 그녀가 자신의 의무에 대처하는지였다. 나의 전작 <레스키브>에서 선생님을 연기한 캐롤 프랑크의 캐릭터가 처음에 발전시키고자 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중에 영화의 원작이 된 <파란색은 따뜻하다>를 보게 되었는데 확실히 이 작품은 내 아이디어에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게 해줬다. 주인공이 두 여자라는 점이 내 영화 속 사랑의 신비를 더 깊게 다룰 수 있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성별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 신비로움은, 원래의 감정은 결국 똑같은 것이니까.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일부는 동성애자 집단을 향한 것인가. =메시지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된 아이디어는, 이토록 다른 사회적 배경을 가진 두 인물이 사랑하는 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정열적으로 사랑을 이어나가는 일- 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한 것이다. 아델은 노동계급 출신이다. 그녀는 실용적이며, 세상과 인생을 향한 시선이 엠마와 다르다. 엠마는 엘리트 계급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원하고 예술가의 인생을 살고자 한다. 이 둘은 다른 사회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나에게 이것은 중요한 주제이고, 이미 나의 다른 영화에서도 다루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특정 집단을 향한 영화로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원치 않는다기보다, 그렇게 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한번, ‘메시지’라는 표현을 쓰는 데 조심하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메시지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는 관객이 남자든 여자든 이 인물들에 감정이입하고 이들의 삶을 살기를 원한다.

-현장에서의 작업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나. =나에게 영화란 위대한 창조의 가능성을 주는 과정이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함께하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어려운 작업이다. 때로는 벽 앞에 선 것과 같은 장애를 만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앞으로 나가기 위해, 필요하다면 여러 개의 문을 계속 열고 나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기술 스탭이든 배우든, 새로운 사람과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확실히 설명을 한다. 물론 영화 제작의 어려움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일에 쏟는 엄청난 노고를 그저 표면일 뿐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힘들게, 많이 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게 결국엔 아름다운 결과를 낳을 것이고 모두들 성장할 것이라고. 영화를 만드는 것은 그저 촬영장에서 화장을 하고 사랑을 받고 잘 먹고 하루 종일 칭찬을 받는 것이 아니다. 매 순간 최대한의 집중이 요구되는 일이다. 나에게는 거의… 성스러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대상이다. 몇몇 사람들은 내가 이 일에 부여하는 성스러운 차원을 보지 못한다. 혹은 보지 못하는 척한다. 지금까지 다섯 작품을 이러한 방식으로 해왔는데 나와 함께 일했던 배우들은 나와의 경험을 통해 모두 성장했다고 느꼈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대중이 마땅히 가져야 할, 순수한 눈으로 사심 없이 작품을 대할 경험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통해 새롭게 얻은 것이 있다면. =모든 영화는 새로운 여행이다. 모든 여행에서 우리는 새로움을 발견한다. 다른 사람들을 향하는 동시에 자기에게 다가가는, 스스로와 타인을 풍부하게 만드는 보물을 발견하도록 하는 여행이다. 영화는 존재로서의 ‘우리’를 탐색하는 환상적인 여행이다. 나에게 영화를 만드는 행위 자체는 삶에 의미를 주는 일이자 나 자신과 인간의 본성 자체를 발견하는 일이다. 하지만 아직 그 발견을 끝내지 못했다. (웃음) 물론 이 여행과 꿈은 누군가와 함께할 때에만, 타인과의 만남에서만 의미가 생긴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과의 의견 교환은 정말 중요하다. 나는 이 꿈을 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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