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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집으로…][취화선][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스물넷]
2002-02-22

봄영화 80편 올가이드

생활의 발견

감독 홍상수 출연 김상경, 추상미, 예지원 개봉예정 3월22일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강원도의 힘> <오! 수정>에 이르기까지 칼날 같은 시선으로 ‘일상의 디테일’을 구사하던 홍상수 감독이 발견한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생활의 발견>은 ‘홍상수 감독의 네 번째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기대치가 높아지는 영화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20여자로 말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 1주일간의 여행을 떠난 한 남자와 춘천과 경주의 두 여자가 벌이는 연애담. 기본 줄거리말고는 시나리오도 공개되지 않았고 별다른 정보도 없지만, 남녀의 첫 만남부터 미묘한 내숭과 유혹의 심리전, 적나라한 베드신까지, 특유의 시선으로 연애의 순간들을 세밀하게 포착해낼 듯하다. TV드라마 <초대> 등으로 얼굴이 알려진 김상경이 1주일간 여행을 떠나는 무명의 연극배우 경수로 스크린에 데뷔하며, 경수를 대담하게 유혹하는 춘천의 여인 영숙은 예지원이, 은근슬쩍 유혹하는 경주의 여인 선영은 추상미가 연기한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쓴 즉석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배우들에게는 즉석연기를 원했으며, 김상경이 “촬영 끝나면 술 끊겠다, 모 소주회사에서 나 표창장 줘야 한다”고 농담할 정도로 끊임없이 사실적인 취중연기를 요구했다는 것도 알 만한 사람 다 아는 뒷이야기. 춘천과 경주라는 두 공간을 절반씩 배치한 <생활의 발견>은 행동의 반복과 모방에 대한 예민한 관찰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집으로…

감독 이정향 출연 김을분, 유승호 개봉예정 4월

프라이드 치킨과 백숙만큼의 간극인 77살 할머니와 7살 손자의 한달 동안의 유쾌한 동거. 데뷔작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기묘한 커플의 절묘한 동거를 잘 짜인 드라마로 풀어냈던 이정향 감독은 <집으로…>에서 다시 한번 그 구도를 활용한다. 이번 커플은 70년이라는 엄청난 세대 차이를 가진 할머니와 손자. 7살난 도시 아이 상우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잠시 시골 외할머니 댁에 맡겨진다. 이야기는 상우의 시선으로 전개되는데, 전자오락과 롤러블레이드에 익숙한 상우에겐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 외할머니밖에 없는 집, 돌투성이 시골집 마당과 깜깜한 뒷간은 엄청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영악한 도시 아이 상우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할머니를 괴롭힘으로써 드러내지만, 외할머니는 그런 상우를 한번의 나무람도 없이 넉넉하게 품어준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인터뷰에서 “외할머니에게 바친다”고 밝혔던 <집으로…>는 할머니로 대변되는 ‘생명을 주고 키워주는 자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연을 닮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감독은 평생 산골마을에서 살아온 칠순의 김을분 할머니를 주연배우로 모셨고, 충북 영동의 주민들을 카메라 앞에 세웠으며, 촬영 현장도 되도록 손대지 않고 고스란히 담았다고.

취화선

감독 임권택 출연 최민식, 유호정, 김여진, 손예진 제작 태흥영화사 개봉예정 5월17일

19세기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취화선>은 올해 개봉할 영화들 가운데 가장 궁금한 몇편 중 하나일 것이다. 어린 시절 다리밑 거지패였던 장승업은 우연히 그림을 배워 양반들에게 놀라운 솜씨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한곳에 머물지 못하는 그는 방랑하며 그림을 그리고 임금님의 부름도 마다한다. 영화는 장승업이 41살 되던 해 더운 여름날에 시작하여 홀연히 사라졌다는 55살까지의 삶을 그린다. 양수리 세트장에 22억원을 들여 19세기 종로거리를 재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장승업은 그런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어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요. 그러나 난 그게 좋은 것이, 한 작가가 프로로서 끊임없이 거듭나고자 평생을 노력하는 그런 것이 소중하다고 보는 거요.”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감독 전수일 출연 설경구, 김소희 제작 동녁필름 개봉예정 3월1일

97년 <내 안에 우는 바람>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던 전수일 감독의 99년작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가 제작한 지 3년이 지나서야 극장에 걸린다. 영화산업 밖에서 홀로 작업해온 전수일 감독의 영화적 색깔이 극장쪽 이해관계와 어울리기 어려웠던 것이다.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는 전수일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보인다. 지방대학 영화과 교수인 주인공(설경구)은 자신을 가족들에게 소개하려는 애인(김소희)과 다투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애인의 고향집으로 가는 내내 지루한 싸움을 하던 주인공은 영화도 사랑도 자신을 구원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어릴 적부터 이유없이 끌렸던 새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는 어린 시절 새와 가장 가까이 있던 주남저수지 근처를 다시 찾지만 새는 사라지고 낡은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스물넷

감독 임종재 출연 김현성, 김민정, 변은정 제작 박철수필름, 유니코리아 문예투자 개봉예정 3월

뒤돌아보기도 앞만 보기도 모호한 나이 스물넷, 어디쯤 서 있는 걸까. <스물넷>은 학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에 발디디기 전, 유예기간과도 같은 젊음의 한때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영화다. 스물넷의 준이는 소집해제를 한달 앞둔 구청의 공익근무요원. 반복되는 일과 속에 세탁소 아르바이트도 하고, 같은 구청 공무원인 연상의 유부녀와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꿈도, 사랑도 불투명할 뿐이다. 우연히 대학 시절 첫사랑인 은지와 맞닥뜨리지만,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 대신 나온 것은 동생인 현지. 혼란스러운 감정의 파문과 함께 정해진 길이 없는 만큼 선택의 여백이 희망처럼 남아 있는 젊은 날의 기록을, 포장없이 덤덤한 영상으로 담아낸다. <그들만의 세상>의 임종재 감독이 5년 만에 연출한 두 번째 영화로, <세친구>의 ‘무소속’ 김현성이 주연을 맡았다. ▶ 봄영화 80편 올가이드

▶ 2002 봄영화 리스트업

▶ [복수는 나의 것]

▶ [재밌는 영화][울랄라 씨스터즈][해적, 디스코왕 되다][일단 뛰어][정글쥬스]

▶ [버스, 정류장][결혼은, 미친 짓이다][오버 더 레인보우][서프라이즈][후아유]

▶ [아이언 팜][예스터데이][우렁각시][4발가락]

▶ [생활의 발견][집으로…][취화선][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스물넷]

▶ [스콜피온 킹][공각기동대]

▶ [돈 세이 워드]

▶ [프롬 헬]

▶ [스파이더 맨][로얄 테넌바움][샤오린 사커]

▶ [위대한 비상][레퀴엠][케이트 앤 레오폴드][레지던트 이블][롤러볼]

▶ 겨울에서 봄으로 온 영화들

▶ [천국의 미소][나 집으로 돌아가리라]

▶ [몬테 크리스토]

▶ [모스맨][존 큐][팻 걸][시티 바이 더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