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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이질적인 것들을 한 화면에 섞으면

베를린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 마스터클래스

지난 2월12일 오후 2시. 베를린에 위치한 하우극장에서 봉준호 감독 마스터클래스가 열렸다. 이번 베를린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베를리날레 탤런츠’ (Berlinale T alents) 부문의 강사로도 초대받았다. 베를리날레 탤런츠는 해마다 전세계의 재능 있는 젊은 감독과 시나리오작가 등에 선발된 영화인 300여명을 초대해 워크숍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행사다. ‘간극 메우기: 공간 사이의 영화들’(Bridging the Gap: Films between the Space)이라는 주제로 홍콩 영화제작자 로나 티와 함께 대화가 진행됐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 중 <플란다스의 개> <괴물> <도쿄!> <설국열차>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괴물>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서로 섞일 수 없는 아주 이질적인 것들을 한 화면에 섞어놓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말을 할 줄 몰랐지만 촬영 이튿날부터 신기하게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어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며 <도쿄!> 촬영 당시의 경험담도 들려줬다. 특히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선 <설국열차> 제작과 배급에 대한 에피소드를 통해 거대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연출자의 의지를 100% 관철했던 상황과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마더>와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폭력의 방식이 흥미롭다. 폭력을 다룰 때 어디에 초점을 두는가”라는 관객의 질문에 봉 감독은 “내 영화에서 폭력은 매우 갑작스럽게 터진다. 관객이 그에 대해 준비할 시간이 없다. 우리의 실제 삶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 영화의 폭력은 불안정하고 사람을 예민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내가 겁이 많은 편이어서 그 느낌을 표현하려고 한다. 어떤 거리를 두고 폭력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살인의 추억> 속 폭력 장면은 이상하고 웃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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