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Take Me Home)
한제이┃한국┃99분┃2020년┃한국경쟁┃온라인
동성 커플인 은수와 예원은 한집에서 생활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타인 앞에서 조심스러운 은수와 달리 예원은 적극적으로 은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은수는 걸을 수 없게 되고, 동승한 언니 은혜가 사망하면서 조카 수민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우여곡절 끝에 같이 살게 된 은수, 예원, 수민은 크고 작은 마찰 끝에 퍼즐처럼 서로의 빈자리를 단단히 채워주는 관계로 거듭난다. 세 사람은 바다로 여행을 가는 등 소소한 기쁨을 누리며 지금과 같은 행복을 유지하기를 바라지만, 국내 법 체계 내에서는 가족의 형태로 삶을 꾸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는다. 영화는 은수, 예원을 통해 관객이 동성 커플에 대한 현 사회의 제도적 한계를 목도하고, 변화의 필요성에 관해 자연스레 질문할 수 있도록 한다. 동성 커플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담쟁이>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의 고민에 주목한 기존의 퀴어영화와 구별된다.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함께할 미래를 염원하는 세 인물을 보노라면 이들이 어떠한 제약 없이 가족이란 이름으로 다시 나란히 걸을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한제이 감독의 데뷔작이며 경기도 다양성영화 제작투자지원작 및 경기 인디시네마 배급지원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