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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함께 작업했던 이들이 말하는 ‘배우 구교환’
임수연 사진 씨네21 사진팀 2020-12-28

● 배우 이민지

“목소리가 워낙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자기 장점으로 너무 잘 만든다. 그게 자신의 매력이라는 걸 잘 아는 배우다. 자기만의 코드를 잘 알기 때문에 연출을 할 때도 연기를 할 때도 그게 관객에게 잘 먹힌다. 특히 꾸며지지 않은 것 같은 연기를 할 때 마치 연기가 아닌 것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그런 모습을 만들기까지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한다. 함께 작품했을 때 그렇게 느꼈다. 제로에 가까운 상태에서 연기하는 캐릭터로 가기까지 정말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는 것 같아 같은 배우로서 참 부럽다. 자기만의 강점을 잘 아는 배우다.”

● 김종도 나무엑터스 대표

사진제공 나무엑터스

“예전에 봉준호 감독이 연극을 보고 캐스팅한 송새벽이 영화 데뷔를 하고 스타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사람들은 새로움에 열광한다. 구교환의 연기 역시 정석은 아니다. 그런데 대중이나 감독들은 이런 그의 모습을 새로움으로 보고 있다. 연상호, 류승완 감독은 그보다 앞서 구교환과 같은 배우가 관객에게 신선함을 주고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를 작품에 캐스팅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모든 매니지먼트사가 그를 데리고가고 싶어 했다더라. 내가 이 친구를 처음 만났던 건 해외의 어느 빵집이었다. ‘난 당신을 잘 모른다. 그런데 만나기 전에 필모그래피 10편을 다 봤다. 특이했다’고 말했다. 이후에 전해 듣기로 구교환은 그 말에 꽂혀서 나무엑터스와 계약을 했다고 한다.”

● 배우 김민재

“워낙에 잘하는, 좋은 배우다. 빤한 표현 같지만 이것보다 정확한 말을 찾기도 어려울 것 같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즐거운 일들이 계속 생긴다. 동생으로서는 가족처럼 편안하고, 연기자로서는 그 집중력에 자극을 받는다. 예전 인터뷰에서 교환이가 내 연기를 좋아한다면서 <비보호 좌회전>이란 단편영화를 언급한 적이 있다. 2009년에 만든,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16분짜리 단편인데 거기서 아주 구체적인 장면을 기억하면서 내 연기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더라. 그런 섬세함, 남들과는 조금 다른 안테나를 가진 친구다. 연기는 물론이고 인터뷰 하나를 하더라도 자기 상황만 생각하지 않고 주변을 살피고 배려한다.”

● 연상호 감독

“서 대위는 구교환 배우가 아니었다면 그냥 센척하는 악역 캐릭터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가 연기함으로써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관객이 그의 전사까지 궁금해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부산행>의 (김)의성 선배와는 다른 결의, 독특한 악역 캐릭터가 나왔다. 구교환은 이전의 상업영화 출신과도 다르고 연극 무대 출신과도 다른, 새로운 유형의 배우다. 이옥섭 감독과 같이 작업할 때 보면 편집 리듬이라든지 연출에 대한 감각이 굉장히 좋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연기를 한다.

<반도>전에는 상업 장르영화에 구교환의 연기가 어울릴까, 라는 의구심도 있었다. 그래서 배우를 직접 만나 최대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았다. 막상 현장에서 보니 영화의 특성상 잡아줘야 하는 포인트도 잘 파악하고 영화적 감각이 너무 좋더라. 또한 상대배우와 호흡하는 과정에서 다른 것이 계속 나온다.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빠르게 카멜레온처럼 대처하는 모습이 굉장히 좋았다. 앞으로 출연할 상업영화에서도 독특한 모습을 많이 보여줄 것이다. 감정 몰입도 상당히 좋다. <반도> 후반부에 차를 몰고 가는 신은 시나리오상에서는 ‘긴장하며 몰고 간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테이크를 몇번 가면서 ‘울어달라’고 주문하면 바로 감정을 끌어올렸다. 연출을 해서 그런지 연출자를 잘 이해해주는 배우라는 인상도 받았다. 감독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현장에서 빨리 캐치한다. 정극 연기도 되게 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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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