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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3시간34분의 스파이 스릴러, 연말연초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영화 <두란다르>… 자국과 해외에선 반응 엇갈려

작전명 ‘두란다르’. 인도어로 ‘장인’ 또는 ‘대가’를 뜻하는 이 단어가 연말연초 인도의 극장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아디티야 다르 감독의 신작 <두란다르>는 인도의 스파이 액션 스릴러영화다. 연이은 테러가 발생하자 인도 정보기관은 파키스탄의 테러조직 내부에 스파이를 침투시키는 계획을 세운다. 비밀 요원 함자(란비르 싱)는 지역의 세력 갈등을 이용하는 등 치밀한 접근 끝에 카라치의 양대 조직 내부로 위장 침투하는 데 성공해 ‘임파서블’해 보이는 미션에 성공한다. 보통의 첩보물이라면 이 내용이 영화 전체겠지만, 여기까지가 <두란다르>의 초반 한 시간이다. 이쯤에서 밝혀두지만 <두란다르>는 3시간34분(214분)짜리 영화다. 파키스탄 테러조직에 침투한 이후에도 함자는 2008년 뭄바이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테러 세력의 근원 자체를 파괴하고자 뛴다.

<두란다르>는 개봉을 전후해 다양한 논의로 도마에 올랐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과하다는 지적, 영화 속 인물간의 부적절한 로맨스나 특정 국가와의 적대적 관계가 영화의 선정성을 위해 사용됐다는 우려가 컸다. 사실과 허구를 뒤섞은 스토리가 영화를 프로파간다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급기야 <두란다르>는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에서 개봉 불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인도에서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총 여덟 챕터에 걸친 차분한 첩보 스릴러는 인도 특유의 애국주의 액션영화를 넘어선 작품으로 탄생했다. 아디티야 다르 감독 또한 과장된 액션으로 폭력을 미화하거나 애국주의에 매몰된 서사를 지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란비르 싱이 사연 가득한 스파이로 분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두란다르>는 이미 인도에서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중 한편이 될 조짐이 보이고, 속편 제작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두란다르>의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힘자가 인도영화의 ‘에단 헌트’가 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