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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stage]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사진제공 TOHO Theatrical Dept.

며칠 전 <씨네21> 취재팀 동료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현재에 관해 근심한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지브리의 레거시를 짓고 본인들의 이름만으로 셀애니메이션의 상징이 된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의 스피릿이 후대로 이어질 수 있겠느냐는 염려였다. 챗GPT가 흉내내는 지브리 화풍은 논의의 축에 끼지도 못했다. 수작업으로 한컷씩 그린 원화의 집대성을 후대 감독들이 자의로 계승할까. 애초에 지브리는 자신들이 일궈온 애니메이팅을 고수하는 후계자를 양성, 아니 발굴할 의지가 있을까. 극장 대위기의 시대에 스크린에서 통용되던 지브리의 예술은 어디를 향할까. 이 의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지브리의 IP로 만든 연극이 제시한다.

일본 영화·공연 배급사인 도호가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오리지널 투어가 런던, 상하이를 거쳐 서울에 상륙했다. 연극은 원작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스토리와 대사, 히사이시 조의 스코어를 무대에서 라이브로 상연한다. 영화만 접한 독자라면 “원작과 동일”이라는 말에 의문을 표할 터다. 치히로가 용이 된 하쿠에 올라 창공을 활강하는 시퀀스는 어떻게 펼쳐지지? 치히로가 유바바의 사무실로 끌려가는 시퀀스나 여관 직원들이 오물신의 폐기물을 정화하는 시퀀스는? 모두 무대 미학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그대로 그려진다. 배우들은 직접 벽을 이동시키며 엘리베이터의 운행을 구현하고, 퍼핏의 결합을 빌린 애크러배틱으로 유바바의 돌머리 삼총사와 하쿠의 용, 가마 할아범의 팔과 가오나시의 몸집을 체현한다. 스크린의 마법과 무대의 마법은 기제가 다르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인간의 육체(노동)에 말미암은 숭고미만큼은, 지브리와 무대예술이 동일하게 공유하는 자질임을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입증해낸다.

기간 1월7일~3월22일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시간 화·목 오후 7시30분, 수·금 오후 2시30분·7시30분, 토 및 공휴일 오후 2시·7시, 일 오후 2시, 월 공연 없음

등급 초등학생이상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