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고 호수> Lake Mungo 조엘 앤더슨 | 오스트레일리아 | 2008년 | 87분 | 월드시네마 | 16:30 롯데시네마2, 3
올해 미드나잇 패션 부문에는 지난해 <인사이드>처럼 호러 영화광들의 오금을 저리게 할 영화가 드물다. 그게 아쉬운 관객이라면 월드시네마의 <먼고 호수>를 주목하는 게 좋다. 오스트레일리아 시골의 10대 소녀 앨리스가 익사체로 발견된다. 경찰이 사고사로 결론 내리자 가족은 앨리스의 빈자리를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사진을 공부하는 동생이 찍은 뒷마당 사진에 앨리스의 유령이 등장하고, 우연히 찍은 홈비디오에도 그녀의 모습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가족은 심령술가와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유령의 존재를 파악하려고 애쓴다. <먼고 호수>는 <블레어 윗치>와 <클로버필드>의 페이크다큐멘터리 장르를 유령 이야기와 결합한 작품으로 인터뷰와 심령사진, 아마추어 동영상을 통해 유령의 현존을 파헤친다. 그러나 디스커버리 채널의 흔한 심령 프로그램을 연상해서는 안 된다. 이미지의 조작이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주며 일종의 미디어 비평으로 나아가던 <먼고 호수>는 휴대폰 동영상을 이용한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관객에게 던지며 자신의 장르가 ‘호러’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심령사진이나 유령 동영상에 쉽게 겁을 먹는 관객이라면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는 순간들이 몇 번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