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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만이 아니길…

<진위> 배우 박진위

보통 배우를 인터뷰하면, 매니저에 코디네이터까지 대동하는 통에 진득하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다. ‘에로배우’ 박진위는 그런 점부터 달랐다. 19년 만에 처음 찾은 전주에 혈혈단신으로 나타난 그는 경력 16년의 프로임에도, 긴장 풀라는 사진기자의 말에 얼굴을 만지며 어색해했다. “사진과 동영상은 달라서요.”

따지고 보면 <진위>가 만들어진 계기는 박진위가 제공했다. 그의 이름에서 제목을 빌려온 <진위>는, 영화를 찍던 에로배우의 연락두절에 감독이 자신의 태도를 돌아본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다. 더 보여주고 싶은 신인감독의 욕심을 베테랑 배우는 거절했고, 말이 통하지 않자 박진위는 “다들 그렇듯” 연락을 끊었다. 뭔가 다른 모습을 기대했던 것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은 계속됐다. “가족들이 보는 나와 사람들이 보는 나는 다르다”는 영화 속 멘트에 대한 질문에도 같은 답이 돌아왔다. “누구나 그렇잖아요.”

박진위는 아직 <진위>를 보지 못했다. 색안경을 끼고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 이상 실망할 것이 없는지,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놀랄 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관객들의 생각을 궁금해 했다. “호기심이 대부분이겠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는 지난 16년을 통해 잃은 것으로 “세월”을, 얻은 것으로 “연기가 천직임”을 망설이다 털어놓았다. 에로로 이름을 알렸지만, 시작이 에로가 아니었던 것처럼 끝도 아니기를 바란다는 박진위. “평소에 많이 보여주니까 숨기고 싶은 것들도 많아요.” 그는 분명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많은 ‘배우’일거다.

사진 소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