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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2003)

“중국영화에 먹칠을 한 영화”

“<황후花>는 중국영화 명성에 먹칠을 한 블록버스터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교육기관인 중앙당교가 기관지 <스터디 타임스>의 칼럼을 통해 장이모 감독의 신작 <황후花>를 맹공격했다. 당나라 말기 황실의 비극을 그린 영화 <황후花>는 제작비 4500만달러가 소요된 중국영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작품. 장이모 감독은 이 영화로 2002년 자신이 세웠던 중국 박스오피스 기록(<영웅>, 흥행수익 3500만달러)을 개봉 20일 만에 경신했다. <스터디 타임스>가 <황후花>의 나쁜 점으로 지적한 것은 이 영화가 “도덕적인 기준도 없이”, “유혈낭자한 잔인한 장면”과 “사치스런 세트”로 뒤범벅되어 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본 뒤 사라지지 않는 역겨움만 남았다”는 말로 칼럼을 시작한 타오둥펑은 “순수예술은 돈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좋은 영화는 화려한 장면과 효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비판한 뒤, “도덕 자체가 위대한 예술을 만들어낼 순 없지만, 그게 없는 ‘블록버스터’는 단지 관객을 기분 나쁘게 할 뿐”이라고 평했다. 또 세간의 평을 인용해 “몇몇 사람들은 심지어 장이모 감독을 스크린에 빨간 페인트를 끼얹는 도공으로 표현했다”며, <황후花>를 “간단히 말해 잔인한 핏빛 영화”라고 정의했다. 1990년 <국두>, 1991년 <홍등>, 2003년 <영웅> 등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세 차례 작품을 노미네이트시킨 바 있는 장이모 감독은 한때 중국 정부로부터 영화상영 금지 조치를 받았던 감독. 하지만 <영웅> 이후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감독 중 한명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영화가 중국 공산당 관련 기관의 비판을 받았다는 점은 다소 의아해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영화 속 황제가 중국 공산당의 사회주의에 어울리지 않고 비장하게 쿠데타를 준비하는 장면이 공산당의 심기를 자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또한 <스터디 타임스>는 “최근 영화와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의 정치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에 대해 중국 정부의 검열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일부 영화평론가들은 “중국영화 당국이 행정적인 지원을 미끼로 재능있는 예술감독들의 능력을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일본 코미디 특별선, 2월28일부터 필름포럼에서

‘웃음’은 만국공통의 언어이지만, 웃음 코드는 민족, 국가 그리고 지역과 계층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얼마 전 개봉한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가 어떤 이들에게는 신랄한 풍자를 통해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불쾌한 경험으로 기억되는 것만 보아도 웃음을 유발하는 데 취향과 가치관의 문제가 얼마나 미묘하게 얽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온갖 매체를 통해 선사하는 유머들을 보며, 우리는 때로 그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며 자지러질 듯 웃어젖히다가 다음 순간 이해할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본의 희극영화를 볼 때도 분명 우리는 할리우드나 유럽 코미디영화와 달리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동시에 그들과 우리가 확실히 다른 문화권과 전통 안에 있음을 감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본 코미디영화들의 변천사를 몇편의 대표작을 통해 만나볼 기회인 ‘일본 코미디 특별선’이 2월28일(수)부터 3월7일(수)까지 서울시네마테크와 필름포럼시네마 주최로 필름포럼에서 열린다. ‘일본 코미디 특별선’에서는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일본 코미디영화의 대표작 가운데 8편이 선정되어 상영된다. 이중 가장 오래된 아마나카 사다오의 1935년작 <백만냥의 항아리>(百万兩の壺)는 1920년대 말부터 1960년대까지 30편 이상의 영화가 만들어진 단게 사젠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시대극이다. 동생의 결혼선물로 선대의 유물인 항아리를 준 야규 가문의 영주는 평범해 보였던 항아리가 백만냥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 뒤늦게 동생에게 그것을 되돌려 받으려 하지만 이미 동생 겐자부로의 아내가 넝마주이에게 팔아버린 뒤다. 이후 형은 장안의 모든 항아리를 다 사들이고, 동생은 항아리를 찾는다는 핑계로 기생집에서 살다시피한다. 그러다 이 사건에 외팔이 사무라이 단게 사젠까지 끼어들게 된다. 봉건영주인 형제를 형은 탐욕스럽게 동생은 무능력한 호색한으로 그림으로써 지배계층을 풍자했다. 평론가 사토 다다오는 감독이 외눈박이 로닌 단게 사젠을 평범한 아저씨의 모습으로 묘사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모든 등장인물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함으로써 영화 내에서 계급적인 격차를 없앴다고 평가했다. 오즈 야스지로가 그의 죽음을 일본 영화계의 최대 손실이라고 평했던 야마나카 사다오의 이 작품은 2004년 쓰다 도시오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1957년에 제작된 가와시마 유조 감독의 <막말태양전>(幕末太陽傳)도 주의깊게 보아야 할 작품이다. 이마무라 쇼헤이가 공동 각본을 맡았던 이 영화는 일본의 봉건시대와 현대의 경계되는 시기인 1860년대 에도의 한 유곽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가 맺고 풀리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전통적인 희극 양식인 라쿠고를 소재로 삼아 영화적으로 적용한 작품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작품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야기는 사헤이지라는 영리한 평민과 유곽의 게이샤들, 그리고 서양 세력에 반발하는 사무라이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친구들과 무전취식을 한 뒤 유곽에서 일하게 된 사헤이지는 자신의 기지를 이용해 게이샤들을 곤경에서 구하기도 하고, 무사들의 혁명에 필요한 지도를 제공하고, 빚에 팔려 창부가 될 처지에 놓인 어린 소녀를 유곽에서 탈출시키기도 한다. 결국 모든 인물들이 원하는 바를 얻도록 해준 뒤 사헤이지는 유유히 유곽을 빠져나간다. 그레고리 베렛은 이 작품이 일본 근대화 전야에 칼에 의지하여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는 사무라이와 기지에 의지하여 개인적 안위를 지키려는 평민의 대조적인 삶의 태도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태양족 영화’로 유명한 <미친 과실>에 출연했던 이시하라 유지로에게 젊은 사무라이 역을 맡긴 가와시마 유조 감독은 막부 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기성세대에 반발하는 새로운 세대인 태양족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오즈 야스지로의 잔잔한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오하요>(1959)도 만날 수 있다. 몇 걸음만 옮기면 이웃집 방문까지 닿을 듯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한 동네에서 ‘말’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부녀회 회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자들간의 오해와 갈등이 소곤소곤 서로의 입을 타고 들락거리고, 텔레비전 때문에 벌어진 부모와 자식간의 말다툼은 아이들의 입을 다물게 만든다. 제목이자 인사말인 ‘오하요’는 의례적인 측면에서의 언어가 갖는 역할에 대한 감독의 관심을 표현해주는 동시에 그런 의례의 세계에 익숙한 어른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간의 차이와 소통을 표현해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텔레비전이나 세탁기와 같은 새로운 문물은 가족이나 이웃 사이의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현대식 생활습관을 가진 커플이 결국 주민들의 호감을 사지 못하고 동네를 떠나게 되는 모습에서 현대사회에 대한 감독의 비판적인 태도가 살짝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가전제품들이 다시 화해의 도구로 사용되고, 전통적인 커뮤니티의 간섭으로 인해 질식할 것 같은 개인의 심리도 드러내는 균형감각도 잃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도 오즈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고정된 카메라와 겹겹이 층을 이룬 미장센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일본의 소시민 가정을 가장 독특한 감수성으로 포착한 작품은 아마도 모리타 요시미쓰의 1983년작인 <가족게임>(家族ゲ-ム)일 것이다. 1980년대 물질적 풍요 속에서 오히려 극도의 정신적 불안 상태에 빠진 일본 중산층 가정의 풍경을 풍자적으로 해부한 영화로 스스로도 뛰어난 풍자코미디영화를 만들었던 이타미 주조가 가장인 누마타를 연기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누마타의 가장 큰 걱정은 공부에는 통 관심이 없는 차남 시게유키의 성적을 올려 명문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이다. 그는 가정교사 요시모토를 고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적을 올려줄 것을 부탁한다. 요시모토가 물리적, 언어적 폭력을 동원해 시게유키를 복종시키며 부모가 원하는 만큼 성적을 올리는 동안 모범생이었던 시니치는 점점 학교에서 멀어진다. 가구나 소품들을 자유롭게 이동시키며 독특한 카메라워크를 구사하는 이 영화의 유머감각은 매우 특이하다. 마치 부조리극처럼 인물들간의 대화는 소통불능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며, 상황 전개는 럭비공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튀어나가기 일쑤다. 감독은 시종일관 어색하고 딱딱한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와 외부인인 가정교사가 가족 내에서 갖게 되는 기묘한 지위를 보여줌으로써 현대사회에서 가족이 어떤 식으로 해체되는지를 꼬집는다. 제작된 해 유수 영화제에서 각광을 받고, <키네마준보> 베스트10의 1위를 차지했던 이 작품을 통해 모리타 요시미쓰는 대형 스튜디오들이 몰락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일본 영화계의 주목받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이외에도 이번 영화제에서는 오즈 야스지로, 기노시타 게이스케와 함께 쇼치쿠 전성기의 3대 감독으로 손꼽히는 시부야 미노루의 <금일휴진>도 소개된다. 더불어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총 48편이 만들어져, 세계에서 가장 긴 영화 시리즈로 유명한 <남자는 괴로워>(男はつらいよ)를 만들었던 야마다 요지 감독의 <바보는 전차와 함께 온다>도 함께 상영된다. 자신의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시키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코미디, 시대극, 탐정물,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던 이치가와 곤 감독의 희극 <만원전차>도 상영작 리스트에 올라 있다. 마스무라 야스조에게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이미지만 가지고 허구적 내러티브를 창조할 수 있는 유일한 감독”이라는 칭송을 받은 그는 이 작품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의 일상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전후 일본사회의 경제적 기적을 냉소적으로 조망한다. 이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일본 코미디영화는 나카하라 슌 감독의 1991년작 <열두명의 마음 약한 일본인>(12人の優しい日本人)으로, 이 작품은 시드니 루멧의 <12명의 성난 사람들>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되었으며 연극과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쏘우> 시리즈 연출한 보즈만 <스캐너스> 리메이크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1981년작 컬트 스릴러 <스캐너스>가 리메이크 된다. 이전에도 리메이크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스캐너스>의 메가폰을 잡을 감독으로는 <쏘우> 시리즈의 2편과 3편에 이어 4편을 준비하고 있는 대런 린 보즈만이 낙점됐다. 국내 TV에서도 방영된 바 있어서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익숙한 오리지널 <스캐너스>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대표작이자 감독에게 상업적 성공을 안겨준 작품이다. 영화는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스캐너'들의 지하조직에 한 과학자가 침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텔레파시 능력을 살인무기로 이용하려는 집단의 음모가 스캐너와 스캐너가 아닌 사람들, 스캐너와 스캐너 사이의 전투로 번진다. 오리지널에서 머리가 터지는 파이널은 아주 유명한 장면이기도 하다. 리메이크를 위해 감독과 제작사인 디멘션 필름즈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제작자 리처드 사퍼스타인은 크로넨버그 감독의 오리지널을 "후세에 길이 남을 편집증적 영화"라고 평했다. 사퍼스타인은 1981년 당시 익숙하지 않았던 영역인 유전자 조작이나 줄기 세포 연구 등의 개념을 조사하고 영화에 반영해 <스캐너스>를 그럴싸한 영화로 만들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현재 <쏘우4>를 제작중인 대런 린 보즈만은 4월15일 이후 부터는 록 호러 오페라 <리포! 더 지네틱 오페라>의 작업에 뛰어들며, 그 이후 <스캐너스> 리메이크에 전념할 예정이다. <스캐너스>의 각본은 <블레이드> 시리즈와 <배트맨 비긴즈>의 각본가 데이비드 고어가 시간에 맞춰 준비할 예정이다. 리메이크되는 <스캐너스>는 2008년 초 제작에 들어가며, 그해 말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슈] 컴온 베이비

애가 김혜수를 먹어버렸다. 지난주 씨네리에서 독자선물로 준 김혜수 브로마이드의 얼굴 부분이 흔적도 없어졌다. 종이 뜯어먹기를 좋아해도 광택지까지 눈깜짝할 새 해치울 줄은 몰랐다. 엄마를 닮아서 특히 김혜수에 꽂히나보다(최근 그녀가 여러 영화에 원톱이 아니라도 출연하고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에도 나오는 걸 보면서 타협‘되기’보다는 타협‘하기’를 선택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점점 근사해진다). “이 먹보, 그만해, 너 얼굴 벌써 김혜수만해”라고 혼냈는데, 그날 밤 애가 열이 펄펄 끓었다. 안쓰러움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나이 9개월에 벌써 그만하면 커서는 족히 세배는 되겠다는 비관이 애를 아프게 한 게 아닐까(괜찮아, 엄마도 잘 살잖아). 애를 낳아 키워서인지, 전에는 큰일 당한 이를 보면 그가 불쌍했는데 요즘에는 그의 부모가 있다면 어떨지 먼저 생각하게 된다. 고 윤장호 병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서 그의 어머니는 꺽꺽 흐느끼기만 하고 아버지는 “봐요, 내 아들 얼마나 잘생겼는지, 얼마나 잘생겼는데…”란 말만 반복하는 것을 봤다.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 파병된 다산부대 소속 윤 병장은 통역병으로 2월27일 현지 기능공 교육자들을 안내하려고 출입증 발급을 돕던 중이었다. 자살폭탄자는 몸에 급조폭발물을 달고 부대 정문으로 걸어와 터뜨렸는데, 탈레반 대변인은 일부 통신사에 전화해 이날 바그람 기지를 방문 중이던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목표였다고 주장했다고 전해졌다. 윤 병장은 오는 4월에 돌아와 6월 전역할 예정이었다. 정부 홍보와는 달리 한국군 파병지 가운데 안전지대는 없다. 탈레반은 올 봄 미군 상대의 자살폭탄공격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라 했단다. 윤 병장에 앞서 다산부대 파병생활을 했던 강성주씨는 <한겨레> 기고에서 “(평화와 재건이라는 명분과는 달리) ‘점령군’으로서 ‘피지배자’들을 협박하고 모욕하는 일에 끊임없이 동원돼야 했다”면서 “엉뚱하게 ‘남의 나라’ 침략전쟁에 동원되는 우리 젊은이들이 하루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익이고 동맹이고 나발이고 할 것 없다. 조건없이 돌아오라. 컴 온 베이비.

스파이더맨,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모두의 영웅, 스파이더맨이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스파이더맨 3>의 개봉을 두 달 앞두고 영화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지금, 미국의 는 은막의 데뷔를 앞둔 거미 영웅을 브라운관으로 모셔올 계획을 발표했다. 이라는 워킹타이틀로 발표된 이 애니메이션은 의 프라임 타임인 토요일 아침 프로그램 를 통해서 전파를 탈 예정이며 이른 2008년 첫 선을 보인다.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될 이 애니메이션은 토요일 아침, 액션과 어드벤쳐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짜릿한 방법으로 찾아갈 것"이라고 의 부사장 벳시 맥고웬은 새로운 애니메이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의 본명)의 고등학교 시절을 주로 다루게 될 은 파커가 스파이더맨으로서의 능력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그 힘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그린 고블린, 닥터 옥터퍼스, 샌드맨, 베놈, 타란튤라, 미스테리오, 리자드, 킹 핀 등 다양한 악당과의 대결도 준비돼 있다. 의 제작은 소니 픽처스에서 새롭게 정비한 TV 사업부 <컬버 엔터테인먼트>에서 담당한다. 액션과 어드벤쳐 뿐만 아니라 유머도 잊지 않음으로써 1960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을 능가하는 인기를 겨냥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이해 이 대단한 캐릭터를 새로운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것"을 목표로 말한 총괄 프로듀서 그렉 와이즈먼은 스파이더맨 마니아 뿐만 아니라 스파이더맨을 처음 만나게 될 시청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는 스릴를 선사할 것을 약속했다. 스파이더맨은 오랫동안 여러번에 걸쳐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바 있다. 1970년대 어린이들의 교육용 프로그램에서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마벨 엔터테인먼트에서 1981년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탄생시켰고, 같은 해 에서는 를 토요일 아침 시간대에 방영하기 시작해서 3개 시즌을 지속하며 인기를 누렸다. TV 채널 <폭스>에서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에서는 2003년,13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CG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을 방영했다. 한편,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3>는 5월4일 개봉을 앞두고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새롭게 제작된 1분 길이의 예고편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드라마 <히어로즈>의 중간광고로 미국 전역에 공개되며, 6분 분량의 예고편은 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스파이더맨 3>의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인데 미국 개봉보다 3일 앞선 5월1일로 일정이 잡혀,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관객을 만나게 된다고 <스크린 데일리 인터내셔널>은 보도했다.

에로틱한 자치 주권 운동?

자치 주권 확립을 위해서는 포르노 영화제작 지원이 제격이다? 스페인의 카탈로냐 지방 당국이 카탈로냐어를 장려한다는 이유로 한 포르노 영화제작자에게 공적 자금을 댄 것이 반발을 사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콘래드 손이라는 포르노 제작자에게 지원한 돈은 모두 1만파운드. 그 중 약 7천파운드의 돈은 새 포르노영화를 제작하는 데 쓰일 것이고, 3천파운드는 그가 기존에 만든 나머지 두편의 영화와 이번 작품을 카탈로냐 지방 수도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여성에로틱영화제에 선보이기 위한 경비로 지출된다. 스페인의 일부 언론들은 카탈로냐의 분리를 주장하는 강경 민족주의자들이 국가의 자금을 낭비하고 있는 일례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일간지 는 “다른 지방처럼 카탈로냐에도 끔찍한 생활 조건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있는 이때, 포르노영화에 공적 자금을 댄다는 건 국가 재원의 남용에 가까운 실수”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반면 당사자인 제작자 콘래드 손은 <선데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이 합법적일 뿐 아니라 자신의 다른 포르노영화처럼 플롯과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다고 항변했다. 카탈로냐어는 과거 프랑코 정권하에서 36년간 금지되었다가 지금은 스페인어와 함께 카탈로냐 지방의 공식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카탈로냐 지방 당국은 지난 20년간 자치 캠페인의 일환으로 강력하게 카탈로냐어를 장려해왔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약자의 테러, 강자의 전쟁

사랑이나 전쟁은 상대방의 존재가 자기 인식과 깊이 연결해 있어서 본래 승부를 가릴 수 없는 모순된 행위다. 우리-속국-동맹-적은 나를 중심으로 한 동심원이지 배타적 범주가 아니다. 나-연인-연적도 마찬가지다. 자타 경계를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저런 인간에게 목을 맸단 말인가”라며 사랑이 끝난 뒤 자기 모멸감으로 괴로워하고, “겨우 계집애랑 붙으란 말이냐”, “세계 최강을 상대로…” 식으로 모든 싸움에서 상대의 ‘체급’을 확인한다. 군수산업체나 안보 국가처럼 전쟁이 존재해야만 먹고살 수 있는 정체(政體??)들은 언제나 전쟁의 불가피성을 설파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온갖 모순어법이 등장한다. 대개 전쟁사는 “몹쓸 놈들(적)이 우리를 침략했지만, 우리는 용감하게 맞서 물리쳤다”고 기록하고 있다. ‘평화’시에는 적을 과대평가하고 자신을 과소평가하지만, ‘전시’에는 전과를 과장하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일부 보수층이 북한에 대해 절대적 우월감을 과시하면서도 (공격자는 방어자보다 최소 3배 이상 전력의 우위가 있어야 하는데도) 남침 가능성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나, 세계 최강대국이라고 으스대면서도 파괴할 건물조차 남아 있지 않은 최빈국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그런 예이다. 그래서 전쟁은 히스테리일 수밖에 없다. 동양의 선현들은 ‘지혜’가 있었는지, 아예 처음부터 이러한 모순을 간파하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침략 행위에 등급을 매겼다. 수직적 불평등 문화인 유교권에서 전쟁은 정(征), 토(討), 취(取), 침(侵), 습(襲), 벌(伐), 전(戰) 등으로 나뉜다. ‘전’(戰), ‘적국’(敵國)은 동등한 정치집단간의 무력 충돌에만 사용하며, ‘찌질한 오랑캐들’에 대한 무력 행위는 나머지 용어로 지칭했다. 강자의 폭력은 침략이 아니라 ‘어른으로서 벌(罰)주는 것’이라는 논리다. 남의 것을 훔치기 위해 폭력을 쓰면서, 약자를 치는 자기 자존심을 보호하기 위해 “싸운다” 표현하지 않고 “너를 혼내고 취(取)했다”는 언설의 정치학은, 강자의 전쟁론에 저항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가정폭력 가해 남편이 아내 구타 행위를 “때려서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컨대 모두, 강자가 힘을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었다가 사망한 고 윤장호 하사를 추모하는 거의 모든 언론 보도와 여론에서, 텔레반의 자살 폭탄 “테러”와 이에 맞선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폭력 자체의 정당성 여부는 차치하고) 미국 정부의 공격은 ‘정의의 전쟁’이고, 텔레반의 공격은 ‘악당들의 테러’란 말인가? 텔레반도 그들 입장에서 전쟁을 수행 중이다. ‘테러’와 ‘전쟁’은 이미 위계적이다. 전쟁은 정당하고 떳떳하며 심지어 영웅적 혹은 자기희생적인 어감마저 풍기지만, 게릴라전이나 테러라는 표현은 뭔가 도발적이고 비겁하며 뒤통수친다는 느낌을 준다. 약자는 전면전을 벌일 수 없기 때문에, ‘치고 빠지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약자는 상대방을 히트 앤드 런(치고 ‘도망가는’)할 수밖에 없지만, 강자는 어디서나 치고 점령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도망갈 필요가 없다(미국은 현재 전세계 144국에 46만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강자의 폭력과 탐욕을 정상화하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말도 문제지만, 윤장호 하사를 추모한다는 일부 여론이 자신을 미국과 동일시하면서 미국의 시선에서 아프간 ‘테러 세력과의 전쟁’을 독려하는 것은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도 “미국의 치어걸”, “부시의 애완견”이라고 비웃음거리가 되는 판에 국제사회에서 한·미 동맹을 평등한 ‘동맹’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게다가 군수자본이 주물럭거리는 현대전에서 동맹(同盟), ‘하나의 맹세’라는 말 자체가 이미 난센스다. 연인 사이에서든 국제정치에서든 이해관계가 다른데, 어떻게 사랑의, 동맹의 맹세가 성립하겠는가. 한국이 스스로를 제국의 일부로 착각하는 이러한 부풀린 자아는, ‘국익’도 ‘평화수호’도 ‘안보’도 아닌 보기 민망한 식민성일 뿐이다. 우리의 자발적인 식민주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적으로 상상된 누군가를 살상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 윤 하사는 이러한 우리를 대신한 희생자였다.

[핫이슈] 한국영상자료원 상암시대를 열어라

한국영상자료원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4년 공사를 시작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로 향하는 영상자료원의 이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지난 1990년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 미술관 건물 내 지하 1층과 지상 2층에 둥지를 튼 지 17년 만의 일이다. 지상 2개층과 지상 4개층 2998평 규모의 영상자료원 신청사는 총 3개의 상영관과 영화박물관, 영상열람실, 그리고 총 463평에 달하는 복원 및 보관 공간을 갖추고 있다. 기존 자료원과 비교할 때 절대 면적의 증가보다 중요한 변화는 영화박물관이 신설된다는 점이다. 이로써 한국영상자료원은 수집한 자료를 복원하고 보관하는 아카이브, 소장 자료를 대중에 소개하는 박물관, 영상자료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 각종 비필름 자료를 정리하는 라이브러리라는 일반적인 영상자료원의 네 가지 구성요소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현재 상암 DMC의 영상자료원 신청사는 완공을 마치고 새 주인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료의 이전은 오는 4월25일부터 진행되고, 사무국은 5월11일 이사한다. 제일 먼저 새로운 모습을 이용객에게 선보이는 것은 영상열람실과 상영관으로, 6월1일에 개관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 자료원에 비해 질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는 것은 좀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 현재보다 두배가량 넓어진 공간에 자리하게 될 영상열람실은 올해 11월부터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고, 본격적인 시네마테크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상영관과 신설되는 영화박물관은 내년 봄에야 대대적인 개관행사를 가질 것이다. 이처럼 주요 서비스 시설의 본격 개관이 이전과 동시에 이뤄지지 못한 것은 이를 위한 예산이 포함된 영화발전기금이 예상보다 늦어진 올해 하반기에야 집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멀티플렉스급 상영시스템 구축, 영화박물관 신설 아직 1년 정도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는 이미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구교육팀 정혜연씨에 따르면 275평 규모의 영화박물관은 기본적으로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관, 그리고 체험교육시설로 나뉘게 된다. 상설전시관은 한국 영화사를 연대기별로 정리하는 가운데 특정 주제에 대한 전시가 이뤄질 것이며, 반년에 한번 정도의 주기로 전시를 바꿀 기획전시관에서는 임권택 감독 특별전 등을 개최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교육팀의 박물관 관계자들은 현재 여러 가지 전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박물관을 관람한 이용객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한국영화 포켓북 시리즈 중 첫 9권은 이미 기획이 끝난 상태다. 고전영화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 자료원의 상영관 역시 설비나 규모 면에서 획기적으로 발전된다. 서초동 시절 35mm영화만 상영할 수 있는 110석 규모의 시사실 A와 16mm 및 디지털 상영이 가능한 70석 규모의 시사실 B는 상암동에서 각각 312석과 150석 규모의 대형관과 중형관, 그리고 다목적룸으로 거듭난다. 일반 멀티플렉스 상영관급의 시스템을 갖추게 됨에 따라 앞 좌석에 누군가가 앉기만 해도 정상적인 관람이 불가능했던 현재 상영관의 모든 문제는 해결될 전망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세개의 상영관이 모든 포맷의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점이다. 연구교육팀 김한상씨는 이에 대해 “2년 전 ‘욕망예찬’이라는 이름으로 김기영, 스즈키 세이준, 이마무라 쇼헤이의 영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할 때, 16mm 일본영화는 모두 작은 규모의 시사실 B에서 상영해야 했다. 관객이 많이 들 만한 중요한 영화임에도 포맷 때문에 상영관을 변경하는 일이 이제는 사라질 것이다. 시네마테크로서 본격적인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영상자료원의 새로운 상영관은 내년 봄부터 분기별로 하나씩 1년에 걸쳐 네 가지 정도의 개관행사를 준비 중이다. 1900년대 초 아시아에서 찍은 영화를 묶는 기획전을 비롯하여 내년에 사망 10주기를 맞이하는 고 김기영 감독 전작전, 해외 자료원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초청전 등이 그것이다. 현재 클래식 한국영화 릴레이, 외국인과 함께 보는 고전영화, 해피 투게더 독립영화 등 요일별로 순환하는 상설프로그램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우선 신청사 상영관의 정식 개관까지 1년 정도는 한주 단위로 특정주제를 커버하는 프로그래밍으로 “그간 서초동에 형성된 고정관객층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관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의 고전영화관은 4월부터 두달간 모든 상영프로그램을 중단한 뒤, 자료원이 이전을 마치는 오는 6월 신청사 상영관과 함께 재개관해 당분간 기존 고전영화관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전용수장고 등 최적의 자료보관 환경 갖춰 자료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게 된 것 역시 중요한 변화다. 영상자원관리팀 장광헌 팀장은 “무엇보다도 전용수장고가 생긴다는 게 뿌듯하다. 서초동 수장고는 사무용 건물에 변칙으로 만든 곳이지만, 상암동은 설계부터 목적에 맞춰서 이뤄졌기 때문에 필름의 영구보존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는 영상 5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제야 비로소 해외 아카이브와 견줄 만한 자료보관 환경을 갖췄다”며 기뻐한다. 현재 영상자료원이 보유한 비필름 자료는 전량, 필름 자료는 32% 정도가 신청사로 이전해야 한다. 오는 4월25일부터 5월11일까지 “12t 트럭 80대 분량”의 자료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대이동이 이뤄질 것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1974년 한국필름보관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래 최대 규모의 이사인 셈이다. 장광헌 팀장에 따르면 1990년 서초동으로 옮겨올 때와 비교했을 때 2007년 현재 필름자료는 6500벌에서 1만7천벌로, 비필름은 5배 이상 증가했다. 모든 자료의 1차 분류를 마치고 이전하기 위해, 추가로 고용된 계약직 직원들이 자료분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후 패킹과 라벨링, 꼼꼼한 확인작업을 거쳐 대장정에 오르게 될 텐데, 이를 위해 자원관리팀은 자료별 이전 시나리오를 매일같이 새로 쓰고 있다고 장광헌 팀장은 귀띔한다. 강점기 영화 등 자료원의 1급 희귀자료들이 특별관리 대상이며 운송보험은 필수다. 서초동에서 상암동까지 자동차로는 한 시간도 안 되는 거리, 그러나 그 이동은 가히 ‘미션 임파서블’급이라고나 할까. 상영관 대관, 비디오·DVD 대출 등 서비스 대혁신 오랜 더부살이를 끝내고 전용 건물 입주를 앞둔 자료원 사람들은, 눈코 뜰 새 없는 이사 준비에도 불구하고 내심 들뜬 눈치다. 신청사로의 입성은 단지 공간의 이동 및 확장을 넘어 자료원의 위상을 새로 정립하는 것과도 직결된 사건이다. 조선희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아카이브의 역할은 자료의 수집과 보존, 그리고 활용으로 나뉜다. 그간 자료원이 어쩔 수 없이 전자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면 앞으로는 보존과 활용의 균형을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귀중한 자료라도 대중이 이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일 뿐이건만, 그간 영상자료원은 인력과 시설 부족으로 본의 아니게 ‘폐쇄적’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상암동 시대를 앞둔 자료원은 지금 파격적인 문호개방을 준비 중이다. 우선 오는 6월부터 1년간 자료원은 각종 단체나 행사주체에 대해 상영관을 무료로 대관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 및 학술 목적의 시사는 80%까지 할인혜택이 주어져, 각 대학 영화과가 자료원 시설을 수업에 이용하기 한결 쉬워진다. 각종 영화와 영화 관련 서적을 열람할 수 있는 자료실 역시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다. 그간 500원씩 받았던 열람료가 사라지고, KOFA 변환자료 이용료 역시 5천원에서 2천원으로 인하된다. 그간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능했던 비디오, DVD 자료의 대출이 가능해지며, 인터넷으로 자료실 이용을 예약하는 서비스도 시작한다. 현재 규모보다 2배 가까이 규모가 커질 자료실 안에는 디지털미디어를 위한 섹션이 생기는데, 이곳에서는 자료실이 텔레시네본을 보유한 영상자료 1천편의 VOD 관람이 가능해진다. 2600편에 달하는 영화의 O.S.T를 무료로 청취할 수도 있다. 인터넷상의 VOD 서비스 역시 확대되는데, 현재 저작권이 완료된 것 중 일부를 볼 수 있었던 VOD 서비스가 자료원이 직접 저작권을 구입한 영화 200여편으로 확대되어 유료 서비스로 제공된다. 달라진 서비스를 맛보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서운할 뿐이다. 이사와 함께 자료원이 앞두고 있는 또 다른 큰 변화가 있다. 인화기와 스캐너를 구입함으로써 복제복원 시스템 구축이라는 숙원사업의 물꼬를 트게 된 것이다. 비로소 영상자료원이 이름에 어울리는 전문장비를 갖추게 된 셈인데, 조선희 원장은 이에 대해 영상아카이브의 “선진화가 아닌 정상화”라고 역설한다. 재단법인 한국필름보관소로 출범한 이래 30여년 만에 맞이한 한국영상자료원의 이러한 변화는 지난 10여년간 달라진 한국영화의 위상에 어울리는 것이기도 하다. 선진화든 정상화든, 한국영화의 팬, 그리고 현재의 문화를 즐기는 것 못지않게 보존하고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 이 모든 변화는 반가울 따름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처럼 업그레이드된 각종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한국영화계와 그 관객의 몫이다. 조선희 한국영상자료원장 인터뷰 “올해는 독립영화의 아카이빙을 본격화한다” -오랜 전세살이를 마치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이제는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사업을 벌일 때가 된 것 같다. 여태까지는 의무납본 대상인 장편 극영화의 수집과 보존관리에만 주력했다면, “세상의 모든 영화가 자료원에 있다”는 말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수집대상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인데, 올해는 독립영화의 아카이빙을 본격화한다. 2004년부터 한해 5천만, 6천만원 정도 예산 안에서 그해 독립영화제 수상작 20여편을 수집하고 있었지만, 그 이전의 독립영화는 거의 수집이 불가능했다. 2003년 이전의 독립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수집 대상이다. -올해는 이효인 전임 원장 때부터 논의되었던 디지털 아카이빙이 본격화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세 가지 정도의 사업이 진행 중이다. 디지털 파일로 생산되는 영화의 수집, 저작권을 구입한 고전영화의 인터넷 유료 VOD 서비스, 플래시 동영상이나 인터넷 영화 등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의 수집 등이다. 온라인 콘텐츠는 너무나 방대한 작업이어서 일단은 분류와 선별, 이용의 기준을 세우기 위한 연구 단계다. -많은 변화를 구상 중인데, 전체적으로는 어떤 비전 아래 진행되는 것인가. =자료원이 보유한 콘텐츠의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자료원 이전에 따른 가장 큰 변화가 상영관의 발전과 박물관 신설이라는 것이 영상자료원의 아카이빙 전략 자체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관련한 인원 확충과 조직정비도 어느 정도 이뤄질 것이다. 박물관과 관련하여 내년쯤에는 영상자료원 산하의 한국영화연구소를 출범시키는 것도 생각 중이다. 그간 구술작업, 신문 자료 정리 등을 통해서 연구자를 위한 1차 자료를 제공하는 자료원 본연의 임무를 다해왔지만, 이를 더욱 확대하여 한국영화사연구 업적 자체를 대중화하는 것 역시 목표다.

경쾌하게 변주된 한 여인의 잔혹사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일시 3월27일 오후4시30분 장소 시네코아 이 영화 중학교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자 마츠코(나카타니 미키)는 25년의 세월동안 왜, 어떻게 ‘혐오스럽다’는 수식어를 갖게됐을까. 마츠코의 죽음으로 이야기의 문을 여는 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은 마츠코의 조카 쇼(에이타)가 고모의 유품을 챙기기 위해 그녀의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한때는 밝고 명랑한 소녀였지만, 아픈 동생에 대한 아버지의 편애로 애정결핍에 시달렸던 마츠코. 그녀는 수학여행에서 벌어진 절도사건의 누명을 쓰고 교사직을 그만두게 된다. 이후 가출과 방황, 절도범 제자인 료(이세야 유스케)와의 재회와 동거. 마츠코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인생의 달고 쓴맛을 극단적으로 경험한다. 국내에선 <불량공주 모모코>로 알려진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2006년작. 굴곡을 요동치는 한 여자의 일생을 유머와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내는 개성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에이타, 이세야 유스케는 물론 여주인공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는 놓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100자평 MTV와 CF의 신세대가 일본 영화계에 본격적인 진입을 개시한 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그닥 쓸만한 인재들은 없었다는 묘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기리야 가즈아키(<캐산>)처럼 재능있는 친구들이 장난같은 만화경의 세계에 탐닉하느라 이야기의 매력을 살려내지 못하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한마디로 눈만 고달플 뿐이다. 나카시마 데쓰야는 다르다. 그는 만화경의 매력에 탐닉하면서도 다양한 관객과 소통가능한 이야기의 끈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인상적이었던 전작 <불량소녀 모모코>에 이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역시 마찬가지다. 이 괴이한 영화는 MTV적 감수성과 전통적인 ‘여인잔혹사’ 장르의 묘한 접붙이기라 할만한데, 반세기에 걸친 마츠코의 징그럽게 고난한 일생을 키취적인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경쾌하게 포장해놓은 덕에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지칠일이 없다. 게다가 지나치게 과시적인 연출이 살짝 헛점을 내보이는 순간, 귀신처럼 영특한 나카타니 미키가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화면을 장악한다. 김도훈/ <씨네21> 기자 논두렁 위의 로코코 양식, 추리닝과 드레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대상의 ‘갭(gap)’을 무기로 유쾌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던 <불량공주 모모코>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은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서 감정의 갭을 이용한다. 웃음과 눈물, 고난과 행복은 서로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빈번한 새옹지마를 증명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건을 품에 안은 마츠코의 일생은 인생의 가치를 고민한다. 젊은이들의 거리 시부야에서 출발해 헤세 원년의 풀밭을 오가는 카메라는 마츠코와 그녀의 조카 쇼의 관계를 현대 일본 사회에 대한 거울로 사용한다. 텔레비전을 통해 보여지는 역사적 사건과 이를 마츠코의 에피소드로 변주하는 감독의 재치도 흥미롭다. 한 여인의 잔혹사를 동화적 색채로 장식하며, 일본 젊은이들에 대한 반성을 놓치지 않는 감독의 ‘귀여운 교훈’. 마츠코의 때늦은 귀가는 시부야 거리를 향한 경쾌한 팬 레터다. 정재혁/ <씨네21> 기자

아름다운 영화 <숨> 첫 공개

일시 3월30일 2시 장소 씨네코아(스폰지하우스) 이 영화 여자(지아)에게는 바람피우는 남편(하정우)이 있다. 그녀는 괴롭다. 그러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사형집행일을 받아 놓고 자살을 시도하는 어떤 사형수 장진(장첸)에 관한 뉴스를 듣는다. 문득 여자는 그를 찾아가 면회를 신청한다. 원래는 안 될 일이었지만, 미지의 인물 보안과장(김기덕)이 선뜻 허락함으로써 여자는 사형수를 만나게 된다. 그 뒤로 몇 번에 걸쳐 그녀는 그를 찾아가 면회실을 계절별로 꾸미고 그에게 노래를 선사한다. 장진과 같은 감방에 있으며 그를 사랑하는 어린 죄수(강인형)는 여자와 장진의 관계를 질투 하지만, 이제 사형수는 여자의 면회만 기다린다. 그런데 남편이 그 사실을 알고 여자의 뒤를 밟아 그 역시 교도소를 방문하게 된다. 말말말 내 영화는 항상 우발적으로 시작해서 우발적으로 끝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때도 스탭들과 투표를 했고 60퍼센트 지지를 얻어서 출연했습니다. 이번에도 몇몇 후보를 선정하긴 했는데, 스탭들이 다 나보고 하라고 해서 저도 한 마디 했죠. “그렇지? 그래야겠지?” (보안과장이라는 역할은) 이 세상을 바라보는 누군가이니까 그 무대를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이 나이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출연했습니다.(김기덕/왜 직접 출연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노래를 참 못하는데 (영화에서처럼) 혼자 그러는 건 좋아해요. 그런데 중간에 감기에 걸려서 음이 안 올라갈때도 있었고.. 나중에 망쳤다고 생각해서 다시 하겠다고 조를 정도였어요. 혹시 불쾌하신 분 계셨으면 제가 앞으로 노래 더 잘 할 께요(지아) 그럼 제가 질문 할께요. 김기덕 영화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과 영화에 나온 뒤 자기 모습이 어떻게 느껴졌는지 듣고 싶습니다(김기덕/조연배우 강인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없자 그럼 내가 질문하겠다며) 100자평 <숨>은, 아름다운 영화다. <빈집>이 여자의 '감옥'으로 찾아 온 낯선 남자의 이야기였다면, <숨>은 남자의 '감옥'으로 찾아 온 낯선 여자의 이야기일 것이다. 또는, 두 작품 모두 각자 자신의 감옥에 갇혀 있으되, 소통하기 위하여 감옥을 벗어나는 이야기일 것이다. 다시 한번 <숨>은 참으로 아름답다. 이야기는 좁은 감옥에서 펼쳐지지만, 그 밀실은 드넓은 풍광과 통한다. '연민'과 '동정'이 아니라, 선-인격적인 '숨' 또는 '감각'으로 소통하는 공간인 까닭이다. '숨'이 멎는 그 극한의 '임계 체험'의 경지를, 김기덕은 몇 번의 붓질로 형상화해낸다. 크로키로 포착해낸 '삶'과 '구도'와 '예술'의 어떤 경지... 변성찬/영화평론가 김기덕은 이렇게 썼다. “증오가 들이마시는 숨이라면...용서는 내쉬는 숨이다.” 들숨과 날숨이 함께 있을 때 “물과 기름도 하나가 될 것이다.” 김기덕은 들숨과 날숨, 삶과 죽음의 조화, 어떤 화해의 가능성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영화 속 인물들의 들숨은 들숨과 부딪히고 날숨은 날숨과 부딪힌다. 관계의 숨이 막힌다. 거기에 죽음이 있다. 그걸 조화와 소통으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영화 속 인물들, 그리고 우리의 환상이고 희망이다. 특이한 점은, 이 영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멸로 치닫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숨>은 <시간>처럼 끝까지 무시무시하게 밀고 나가기보다는 어떤 필연적인 순환 속에 있다. <숨>에서도 여전히 시간, 죽음, 반복은 주요한 모티프다. 시공간의 특이성이 지워진 감옥 안에서 여자는 남자에게 총천연색 시간이 되고 남자는 여자에게 매혹적이면서도 두려운 죽음이 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사형수가 아닌, 여자를 따라가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여자가 사형수를 통해 두 번째 죽음을 경험한 후, 다시 삶의 길로 돌아가는 과정에 맞추어 영화는 겨울에서 시작해서 겨울로 돌아온다. (현실 속에서는 같은 겨울이긴 하지만)두 번째 겨울은 처음보다 ‘덜 나쁜’ 겨울이다. 흰 눈이 상처를 덮고 여자는 노래로 ‘죽음’을 추억한다. <시간>의 여자가 새로운 시간을 꿈꾸며 반복할수록, 시간은 그녀의 의지를 벗어났다. 아무 것도 복원되지 못했고, 육체는 피를 흘렸다. 그러나 <숨>의 여자는 시간의 순환을 창조한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시간>에서처럼 처음으로 돌아가 무로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처절한 싸움이 없다. 대신, 죽음 같지만 일시적인 일탈과 어떤 복귀의 움직임이 있다. 김기덕은 이제 치유를 말하고 있는가? 그는 더 나아갔는가? 그건 <시간>과 <숨>의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것이다. 남다은/영화평론가 김기덕 감독은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일상을 사유하게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본질적으로 언제나 선(禪)적인 주제의식을 담지만, 성매매나 온갖 종류의 폭력등 매우 센세이널한 소재를 채택하는 바람에 엄청난 비난과 찬사의 세례를 동시에 받곤 했다. 그의 열네번째 영화 <숨>도 역시 죽음을 갈망하는 사형수와 정신적, 육체적 불륜에 빠진 가정주부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 안에서 인위적으로 그어진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한다. 단시간에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유명한 그는 이번 영화에서 10회차에 촬영을 마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사형수에게 남겨진 일주일 안에 일 년의 풍광을 담아낸 이 영화의 호흡은 그렇게 가쁘지 않게 느껴진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력과 가깝게 닿아있는 ‘숨’이라는 화두를 통해 인간의 모든 욕망을 집약적으로 담아낸 사유의 힘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언어를 상실한 육체적 상태를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장첸과 박지아를 비롯한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가 이 영화에 힘을 더해준다. 김지미/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