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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복 감독과 <영매> [1]

기록영화 10년 박기복 감독의 한과 <영매> 사랑 지난해 인디다큐페스티벌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다큐멘터리 <영매>가 정식으로 극장 개봉한다. 한국 무속의 전통에 어떤 종교 못지않은 성스러움이 깃들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영매>는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 <냅둬> 등으로 알려진 다큐멘터리 작가 박기복 감독이 연출한 작품. 상영관은 대학로에 있는 하이퍼텍 나다 한 군데이며 개봉일은 9월5일이다.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연작 이후 오랜만에 정식 개봉관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날 기회다. 개봉이 확정되자 박기복 감독은 감격을 감추지 못하며 <씨네21>에 한통의 편지(혹은 호소문)를 썼다. <씨네21> 독자들을 <영매>의 관객으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이 편지는 다큐멘터리 작가로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과 희열을 전달하는 글이다. 박기복 감독의 편지와 함께 무속에 정통한 비교종교사 연구자 김장호씨가 쓴 <영매> 관람기를 함께 싣는다. - 편집자 是日也靈媒興行放聲大願 (시일야영매흥행방성대원) 어느 다큐 감독이 보내는 편지 - 이 날에 목놓아 영매의 흥행을 기원한다 박기복/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 <냅둬> <영매> 감독 제가 푸른영상에 들어가서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를 완성한 것이 1994년이니 올해로 기록영화를 시작한 지 꼭 10년째가 됩니다. 옛 어른들은 매사 한우물을 십년 파다보면 뭔가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글쎄요 길이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한우물 10년 판 덕에 비로소 제 영화를 극장에 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를 완성하면서부터 제 꿈은 제가 만든 기록영화를 극장 개봉하는 것이었고 또 기록영화로 흥행을 한번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오매불망이었으니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습니다. 이제 그 10년 된 사연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경향각지의 국민 여러분! 저는 여전히 영화는 ‘기록’과 ‘극’의 양 날개로 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잘 가꾸어진 정원이나 인공의 숲도 즐겨합니다만 그래도 자연 그대로인 천연의 숲에 대한 몸의 갈증은 있게 마련입니다. 다큐멘터리는 바로 팩트(사실)들로 이루어진 ‘우아한 진실’의 세계이지요. 오해하시지는 말기 바랍니다. 비극도 절정에 이르면 우아한 법이니까요. 여러분도 아마 한국영화가 인공의 숲으로만 뒤덮이기를 바라지는 않으실 겁니다. 한국영화의 풍경이 좀더 풍부한 질감으로 가꾸어지기를 내심 바라실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과연 여러분들은 기록영화를 극장에서 접한 기억이 있으십니까? 여러분들은 ‘한국 기록영화사’란 담론의 장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나라 국가대표 영화제인 대종상영화제에서 기록영화 감독이나 스탭들의 얼굴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여러분은 아마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부시에게 똥침을 먹인 마이클 무어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셨겠지만 한국에서는 어림없는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아마 영화가 관객과 극장에서 소통하지 못하고 비디오나 인터넷을 통해서 아주 사적인 공간에서만 유통된다면 이렇게 영화에 삶을 바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관객이기도 한 여러분의 생각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대중교통도 끊긴 심야 시간에 좋아하는 영화를 찾아서 극장을 가득 메우는 여러분들을 볼 때마다 저는 제 생각의 보편성을 확인하곤 합니다. 여러분들이 왜 조금 기다렸다가 비디오로 빌려보셔도 될 일을 그 번거로운 수고를 마다않고 늦은 시간에 극장을 찾으시겠습니까? 그 이유는 바로 열린 마당의 매혹과 집단성의 미학 때문 아니겠습니까? 극장은 이름도 없이 뷰유하는 대중을 한데 묶는 마법의 공간입니다. 관객은 그 마법의 공간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집단적 정서의 매혹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름없이 부유하던 대중에게는 마약과도 같은 황홀입니다. 저마다 생선의 비늘처럼 서로 갈라졌던 일상들 아니었겠습니까? 영화 하는 사람들은 누더기처럼 찢어졌던 여러 일상들이 모여 근사한 한벌의 비단옷이 되는 그 황홀의 원천이 바로 자신의 작품이라는 사실에서 지극한 행복을 맛보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거리를 누비며 홈리스들과 같은 밥을 먹고 자면서도 혹은 허름한 여인숙에서 부랑아들과 칼잠을 자면서도 저를 지탱해주었던 것은 바로 극장의 그리움과 집단적 정서의 매혹이었습니다. 따라서 극장에서 관객과의 집단적 소통 불가능이란 영화감독에게는 사형선고입니다. 관객이기도 한 국민 여러분들에게는 아마 무기징역쯤 되겠지요. 구류 정도도 안 된다구요? 아니지 않습니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여러분 또한 팩트들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천연의 숲을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혹인 애인과 함께 거닐고 싶지 않습니까? 단절된 사적인 공간이 아닌 열린 축제의 마당에서 말입니다. 혹시 여러분께서는 흥행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의 탓만 하는 파렴치한 아니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기록영화를 극장에 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로 치부되는 현실 속에서 그 어떤 영화의 발전을 기대하겠습니까? 배우가 연극에 목숨을 거는 것은 무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영화의 무대는 극장입니다. 저희는 그동안 말하자면 무대를 빼앗긴 배우였고 굿판을 빼앗긴 무당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영화 역사가나 평론가들은 ‘한국 기록영화사’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언어도단이라고 자기들끼리 합의한 모양입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한국 기록영화에는 양식의 역사조차 찾아볼 길 없다고 배에 힘주는 평론가도 있는 마당이니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오호 통재라! 우리는 그렇게 한국영화 100년 이래 근본도 없는 어둠의 자식들로 버림받았던 것입니다. <영매>와 관련해서 어느 일간지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담당 기자분이 저를 ‘한국 다큐 2세대’라고 불렀습니다. 사실 푸른영상의 김동원 감독을 염두에 둔 세대 구분이지만 그분하고 나이 차이는 10년, 더구나 <상계동 올림픽>과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의 작품 터울은 5∼6년밖에 되질 않으니 세대 구분에 좀 무리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흔쾌히 저를 2세대 감독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내심 ‘아, 한국 기록영화도 이제 세대와 역사가 언급되나보다’ 하는 감격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날 늦게까지 인터뷰를 끝내고 정동 언덕을 내려오면서 소년처럼 가슴 설렜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렇듯 한국 기록영화는 이제 시작인 것입니다. 지나가다 어린 새싹이 땡볕에 말라가고 있으면 그 어린 생명의 비명이 들리지 않습니까? 그러면 어디 물이라도 한 바가지 떠다주고 싶은 것이 우리네 인심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이쯤에서 <영매>란 작품에 관해 약간의 언급이 필요하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기에 당사자가 이리 자기 작품 봐달라고 떼를 쓰는가? 어디 내막이나 한번 들어보자’란 심정이시겠지요. 다큐멘터리 <영매>에는 문화 인류학적인 시선과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의탁하는 한국적 사유의 풍경이 있다고들 합니다만 저는 이 자리에서 <영매>를 가족과 기억의 상처(혹은 한)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족과 기억의 상처’란 테마는 매우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코드가 아닐는지요? 저는 바로 이 지점에서 관객이기도 한 여러분과 <영매>가 충분히 교감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제 영화를 본 여러분들의 평론과 감상 중에서 가장 제 맘속에 각인된 것이 있습니다. 전해 들은 말입니다만 20대 후반의 어느 여성이었다지요. 그분이 <영매>를 본 뒤 “어머 얘, 이제부터라도 부모님한테 효도해야겠다”라고 했답니다. 사실 <영매> 촬영을 하면서부터 제 마음이 그랬던 것입니다. 굿이란 것이 결국 살아서 못 푼 가족의 한을 죽어서라도 풀기 위한 산 자의 몸짓이 아닐는지요? 그러니 그 한과 눈물의 굿판을 3년여 돌아다녔던 제 맘이 오죽했겠습니까? 어느 날 제가 어머니께 그랬습니다. “어머니 제발 우리 이제 싸우지 맙시다. 어머니 돌아가시면 아주 사소한 것들도 제게는 다 한이 될 것 같아요. 어머니 제발 저에게 한이 될 거리를 만들어주지 마세요. 저도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가족끼리 부대끼다보면 또 어찌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겠습니까? 집에 오신 어머니와 한번 갈등이 있었지요. 어머니는 화나고 억울하셨는지 눈물을 보이시곤 집을 나가셨지요. 전 막내아들 때문에 어디선가 방황하고 계실 어머니 때문에 애가 닳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휴대폰으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머니 무조건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머니를 화나게 하고 슬프게 한 것만으로도 제가 무조건 잘못한 일입니다.” 그 말씀을 드린 지 얼마 안 돼서 어머니는 소리도 없이 다시 제 집으로 오셨습니다. 물론 어머니의 화는 눈 녹듯이 풀리고 난 뒤였습니다. <영매>는 그렇게 감독인 제 자신부터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여러분께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각고의 노력을 한 <영매>가 드디어 극장 개봉을 이루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좀더 편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축하를 받아야만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왜 행복해야 할 제 마음이 이리 편치가 않은 것일까요? 내막은 이렇습니다. 여러분들과 한판 멋들어지게 놀아야 할 굿판이 너무 빈약하고 초라하기 때문이니 <영매>의 전국 개봉관이 고작 1개관인 것입니다. 그야말로 서글프기 짝이 없어 다큐멘터리 신(神)도 노여워할 형편입니다. 그러니 다큐멘터리 신을 몸주로 받은 이 박수무당의 마음이 오죽 애가 닳겠습니까? 좀더 그럴듯한 굿판을 마련해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닐는지요? 그렇다고 제가 설마 관객 수 10만, 20만명을 바라겠습니끼? 저도 세상 물정은 아는 사람입니다. 제작자인 영화 음악하는 조성우 선배와 그랬습니다. 1만명이면 초흥행, 2만명이면 대박, 3만명이면 초대박이라고 말입니다. 세상에 툭하면 몇 백만 넘어가는 영화들이 많은데 고작 3만명에 초대박 운운하는 저희들이 어처구니라구요? 시장의 칼바람은 매서운 것입니다. 이번에 <영매> 개봉관 담당자가 3주 걸고 잡은 최대 관객이 몇명인 줄 아십니까? 4천명입니다. 150석이 안 되는 좌석 수에 좌석점유율(아침부터 밤까지 평균)을 계산해보시면 대충 이해는 가실 것입니다. 오호 통재라! 아무리 시장의 칼바람이 매섭다고는 하나 제작기간 3년에 후반작업비, 마케팅비 다 포함하면 1억5천만원이 넘는 영화가 고작 4천명이면 전국적인 흥행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왜냐고요? 우리에겐 메인 극장의 스코어가 전국 스코어인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 제가 여러분 대신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아놓은 굿만 보셔도 극장표값이 아깝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교통비, 숙박비, 식대 포함해서 그 굿 다 보시려면 아마 기백만원은 족히 들 것입니다. 게다가 돈이 있어도 볼 수 없는 굿이 대부분입니다. 팩트들로 이루어진 우아한 천연의 숲을 친구들과 혹은 애인과 함께 거닐고 싶어하는 여러분! 이 다큐멘터리 무당의 10년 된 한과 한국 다큐멘터리 신의 노여움을 풀어주시는 것은 오직 여러분들 손에 달린 것입니다. 방법은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150석 안되는 좌석을 꽉꽉 메워주셔서 좌석점유율을 높여주시는 것이지요. 저에게 박스오피스 순위권 진입은 언감생심입니다. 그렇다면 무얼 바라겠습니까? 바로 ‘전국 극장 좌석점유율 1위’ 입니다. 국민 여러분! 메워야 할 좌석 수가 고작 150석 아니겠습니까? 말하자면 조그만 시골 학교에서 전교 일등 한번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것도 내신 일등급이긴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여러분이 배급시장에서 티켓 파워를 보여주신다면 그것은 곧 시장을 설득해 확대 개봉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1개관 4천명이 10개관이면 4만명인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저희랑 한번 해볼 만한 도전 아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굿판은 차려졌습니다. 이제는 여러분이 굿판의 주인입니다. 다큐멘터리 무당과 한국 다큐멘터리 신의 한을 푸는 해원의 신칼은 이제 여러분 손에 쥐어진 것입니다! 어서들 손에 손잡고 오셔서 영화를 보시며 부모에 대한 효심과 형제간 우애를 발원하시고 덤으로 한국적 사유와 죽음의 의례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한국 기록영화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목격한 역사의 증인이 되시는 것입니다. 경향각지의 국민 여러분! 대붕은 한번 지축을 박차면 구만리 장천을 날아오른다고 합니다. 그처럼 한국영화가 기록과 극의 양 날개로 힘차게 반도를 비행하는 그 화엄의 순간이 어쩌면 여러분 생전에 가능할지도 모를 일입니다.편집 심은하 eunhasoo@hani.co.kr ▶ 박기복 감독과 <영매> [1] ▶ 박기복 감독과 <영매> [2]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1월 [5]

올드보이 감독 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제작·배급 쇼이스트 개봉예정 11월 초 한마디로 | <복수는 나의 것>은 잊어라! 진짜 박찬욱식 액션영화! 한 남자가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사설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하루종일 누가 나를 가두었는지만 고심하던 남자, 좁은 독방에서 몸을 갈고 닦아 온몸을 무기로 만든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막상 대면한 문제의 인물은 그를 가둘 이유를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복수를 하기에 앞서 이제 남자에게 과제가 주어진다. 나를 왜 가두었는지 알아내는 일이다. 박찬욱 감독은 전작 <복수는 나의 것>과 마찬가지로 복수의 드라마를 다루지만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한다. 차갑고 건조했던 전작과 달리 뜨겁고 표현이 풍성한 영화가 될 것이라는 얘기.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이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보는 영화라면 <올드보이>는 밀착해서 보는 영화”라고 설명한다. 주인공 오대수로 최민식을 캐스팅한 것도 그런 차이를 암시한다. 최민식은 온통 머리를 부풀린 헤어스타일로 나오며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와 달리 대사가 많다. 그는 오대수란 인물에 매력을 느낀 이유에 대한 “사람에 대한 연민”이라고 말한다. 오대수는 <파이란>의 강재와 전혀 다르면서 일맥상통하는 면을 갖는 인물로 보인다. 액션 스타일도 상당히 다른데 <올드보이>의 액션은 짧은 컷을 이어붙여 속도감과 파괴력을 높이는 쪽이다.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로 익숙한 유지태가 처음 악역을 맡았으며 <나비>의 강혜정이 오대수를 돕는 여인으로 나온다. 매트릭스 레볼루션 The Matrix Revolutions 감독 워쇼스키 형제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개봉예정 11월 한마디로 | 결말을 보고 싶다, 어떻게든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이리저리 방향을 뒤틀었다. 네오는 자신이 진정한 ‘더 원’이 아님을 알게 되고, 모든 것은 프로그램에 설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매트릭스에서 돌아온 네오는, 갑자기 초능력을 발휘하며 센티넬을 파괴한다. 매트릭스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네오는 ‘초인’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가 프로그램이고, 어디서부터가 의지일까. 안타깝게도 <매트릭스 레볼루션>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2, 3편을 함께 찍으면서 드러난 정보들은 이미 <매트릭스2 리로디드>에서 나왔다. 남은 것은 글로리아 포스터의 죽음 때문에 오라클이 다른 형상(이를테면 부처 같은)으로 등장할 것이라든가, 고무옷과 페티시 장식으로 가득한 SM클럽 ‘클럽 헬’이 주요 무대로 등장한다는 것 정도다. 키아누 리브스는 ‘클럽 헬’의 입구에서부터 벌어지는 총격전이 마음에 든다면서, 총알 하나에 대여섯명이 쓰러지는 멋진 액션장면이라고 설명한다. 제작자인 조엘 실버는 <매트릭스 레볼루션>이 더욱 서사적이 될 것이며, 클라이맥스 장면을 찍는 데만 무려 4천만달러가 들었다고 자랑한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추정할 때 <매트릭스 레볼루션>은 ‘리얼 월드’의 세계로 들어가고, 기계와 인간의 전면전이 시작된다는 것 정도를 알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네오와 인간이 승리할 것이란 사실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줄거리가 아니라 그 줄거리를 변주한 워쇼스키 형제만의 <매트릭스 레볼루션>이다. 예측을 할 수는 있지만, 결과는 정말로 궁금하다. <매트릭스 레볼루션>은 겨울에 공개될 <반지의 제왕> 완결편과 함께, 가장 기다려지는 영화다. 킬 빌 Kill Bill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우마 서먼, 소니 치바 수입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1월14일 한마디로 | 잡식 취향의 타란티노, 잔혹해지다 <재키 브라운>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킬 빌>에 대한 최신 정보는 3시간이 넘는 장대한 영화로 마무리된 탓에 2부로 나눠 상영하기로 했다는 ‘용단’에 대한 것이었다. 제작일정과 예산은 물론, 상영시간도 ‘줄여야 한다’는 제작 신조를 고수해온 미라맥스의 수장 하비 웨인스타인이 순순히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완성본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을 터. 이에 따라 <킬 빌>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킬 빌>은 예정대로라면, <펄프 픽션>의 다음 영화가 됐어야 하지만, 원안을 공동으로 구상한 배우 우마 서먼의 임신과 출산 등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제작이 늦춰졌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일급 암살단의 핵심 멤버인 브라이드가 조직의 보스인 빌과 사랑에 빠지지만, 결혼식날 빌과 그의 부하들에게 영문도 모른 채 총격을 당하고 5년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나 ‘피의 복수’를 감행한다는 이야기. 동서양의 B급 액션과 예술영화를 두루 섭렵한 타란티노의 잡식 취향은 <킬 빌>에서도 여전하다. 일본 사무라이영화와 장철의 외팔이 검객영화를 참조한 것은 물론, 우마 서먼의 의상으로 이소룡을 추억하고, 일본 야쿠자영화의 스타였던 소니 치바를 캐스팅하는 등 곳곳에 아시아 B급 액션에 대한 오마주를 배치했다. <에인트 잇 쿨 뉴스>에 따르면, 우마 서먼이 적의 무리를 소탕하는 <킬 빌>의 하이라이트는 피바다 속에 팔과 다리, 머리가 뒹구는 등 영화사에 유례없이 잔인한 장면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배틀 로얄>에 대한 타란티노의 매혹을 반영하고 있다고. 귀여워 감독 김수현 출연 예지원, 김석훈, 정재영, 박선우, 장선우 제작 튜브픽쳐스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1월7일 한마디로 | 바람난 가족, 한 여인을 사랑하다 이 묘한 가족에 관해 설명하자면 머리가 아프다. 우선 가장인 장수로(장선우)는 한때 잘 나가던 박수무당으로, 숱한 여성에게 ‘신내림’을 해줬단다. 그리하여 그는 배(腹)는 다르되 나이는 같은 세 아들을 두고 있다. 오토바이 택배기사 963(김석훈), 래커차 기사 개코(박선우), 날건달 머시기(정재영)가 그들. 이것도 모자라 어느 날 장수로는 순이(예지원)라는 여자애를 집안에 들여놓는다. 드디어 4부자의 순이를 차지하기 위한 애정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귀여워>는 어느 모로 보나 사회의 주류로 진입할 수 없는 ‘못 나가는’ 인생들의 유쾌하고 서글픈 일상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영화다. 지금은 철거된 청계 고가도로와 그 아래 허름한 아파트의 살풍경 또한 차라리 정겹게 느껴진다.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 등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김수현 감독의 데뷔작. 영어완전정복 감독 김성수 출연 이나영, 장혁 제작 나비픽처스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1월14일 한마디로 | 이나영, 대한민국 공무원의 명예를 걸고 영어를 완전정복하라 영어를 위해서라면 미쳐도 좋고, 2세의 혀굴림을 원활히 할 수만 있다면 기러기 신세도 감수한다. 21세기 초엽 한국에서 영어는 가히 종교라 불릴 정도다. 얼떨결에 영어학원을 다니게 된 한 동사무소 말단 직원의 좌충우돌을 그리는 <영어완전정복>은 이런 시류에 편승하려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과 사람이 소통을 하는 데는 언어는 단지 수단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다. 하긴 학원에 나가긴 해도 영주(이나영)는 영어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대신 문수(장혁)라는 남자에게만 열을 올리지 않던가. 영주와 문수, 그리고 학원생들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로맨틱코미디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단연 나사가 풀린 듯 어수룩한 모습의 이나영일 것이다. <비트> <무사> 등 시종 남성들의 힘있는 이야기만 그렸던 김성수 감독의 코미디 연출 또한 관심거리다. …ing 감독 이언희 출연 임수정, 김래원, 이미숙 제작 드림맥스 공동제작 틴하우스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1월 말 한마디로 | 새침한 고3 여학생과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대학생의 밝고 유쾌한 멜로 스물여덟살의 젊은 여성감독이 만드는 멜로영화. 앓고 있는 병 때문에 어릴 적부터 병원과 집을 오가는 게 중요한 일과였던 고3 소녀 민아(임수정)는, 아래층에 이사온 껄렁한 남학생 영재(김래원)로부터 귀찮게 ‘작업’당하다가 결국은 그에게 마음이 넘어가고 만다. 이제 민아는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따분했던 일상이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고양이를 부탁해>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의 각색작업에 참여한 바 있는 감독 이언희는 이번 데뷔작을 통해 단순한 멜로가 아니라 사랑으로 엮이는 사람들간의 ‘관계’를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강력무기는 김래원. TV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 단숨에 떠버린 이 배우가 이 영화에서는 <장화, 홍련>의 서늘한 이미지와 달리 새침하면서도 밝은 소녀를 연기할 임수정과 어떤 ‘커플룩’을 보여줄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렐 소녀 팬들이 많을 듯싶다. 빙우 감독 김은숙 출연 이정재, 송승헌, 김하늘 제작 쿠앤필름 배급 KM컬쳐 개봉예정 11월 중 한마디로 | 설산에서 펼쳐지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멜로드라마 ‘국내 최초의 산악영화’를 표방하는 작품. 알래스카 아시아크 등반에 나섰던 두 남자가 눈구덩이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다. 추위와 배고픔 속에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각자 마음에 품고 있는 여자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조각조각 이어지던 기억은 한 여자의 초상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이성재가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남자로, 송승헌은 그녀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의 사랑을 우정으로 간직해야 하는 남자로 등장한다.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눈덮인 산을 찍었으며 미니어처 촬영과 컴퓨터그래픽으로 눈사태의 스펙터클을 만들었다. 제작비 50억원을 투자한 대작이기도 하다. 단편영화 <집행>을 촬영하고 <우물> <일요일> 등을 연출한 영상원 출신 여성감독 김은숙의 데뷔작 천사의 아이들 In America 감독 짐 셰리단 출연 사만다 모튼 패디 콘시다인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1월14일 한마디로 | 거칠고 궁핍한 현실과 동화적 환상의 동거 미국 국경에 한 가족이 도착하고 입국심사관은 자녀의 수를 묻는다. “셋이오.” “아니, 둘이오.” 대답이 엇갈리는 부부. 막내를 잃은 상처를 미처 극복하지 못한 설리반 가족은 뉴욕의 빈민가에 둥지를 틀고 희망을 향한 가냘픈 손짓을 시작한다. 짐 셰리단 감독 일가가 함께 각본을 쓴 자전적인 가족드라마다. <천사의 아이들> <질리> 질리 Gigli 감독 마틴 브레스트 출연 벤 애플렉, 제니퍼 로페즈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11월 중 한마디로 | 뛰는 갱 위에 나는 갱, 그들이 사랑에 빠지다 질리는 보스의 세력을 위협해 오는 검사의 동생을 납치해 자신의 아파트에 감금한다. 못 미더운 보스는 레즈비언이자 냉혈한 암살자인 리키를 급파해, 질리를 감시하게 한다. 그러나 질리가 리키를 사랑하게 되면서, 갱단의 본분도 망각한채 휴머니스트로 돌변한다. 할리우드가 떠들썩하게 연애한 것으로도 모자라, 벤 애플렉과 제니퍼 로페즈가 영화 속에서도 애정을 과시했다. 프리다 Frida 감독 줄리 테이머 출연 샐마 하이엑, 줄리 테이머 수입·배급 코리아픽쳐스 개봉예정 11월7일 한마디로 | 열정의 습관으로 삶을 견뎠던 화가의 초상 치명적인 교통사고와 더욱 치명적인 연애가 그녀의 척추 깊숙이 심은 고통을 화폭 위에 각혈하듯 그려냈던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전기영화. 예술가의 생애를 그린 전기물이지만 <라이온 킹>을 뮤지컬로 연출한 경력의 줄리 테이머 감독은 영화 데뷔작을 오브제 애니메이션 기법 등을 분방하게 활용해 영화 자체를 화려한 콜라주처럼 연출했다. 샐마 헤이엑은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크게 강화했다.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 노 굿 디드 No Good Deed 감독 밥 라펠슨 출연 밀라 요보비치, 새뮤얼 잭슨 수입 그림상자 개봉예정 11월 한마디로 | 대시엘 해밋의 원작과 밥 라펠슨의 연출이 만들어낸 고풍스러운 스릴러 <말타의 매>를 썼던 대시엘 해밋의 소설 <더 하우스 온 터크 스트릿>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행 강도단에 인질로 붙잡힌 형사(새뮤얼 잭슨)와 강도단 두목의 여자친구(밀라 요보비치)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내걸고 위험한 거래를 한다.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면서도 형사 잭이 에린에게 첼로를 가르치면서 두 사람은 에로틱한 감정선에 다가간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를 연출했던 밥 라펠슨의 최신작이며, 복잡한 플롯, 이중·삼중의 얽힘, 선악이 모호한 캐릭터 등 40년대 누아르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다분하다. 록키 앤 불윙클 The Adventures of Rocky & Bullwinkle 감독 데스 맥아누프 출연 르네 루소, 파이퍼 페라보, 로버트 드 니로 수입 유니버설 개봉예정 11월 한마디로 |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혼합된 영화, 영화 속과 밖의 경계도 불문하는 코미디 1960년에 제작됐던 TV쇼 <록키 & 불윙클>을 영화화한 작품. 실사 배우들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혼합해, 우스꽝스러운 말장난과 촌스러운 개그, “지금 이것은 영화”라는 식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내러티브까지 한데 섞은 코미디다. RBTV(Really Bad TV)로 사람들을 현혹시켜 세상을 지배하려는 피어리스 리더(로버트 드 니로)와 그의 두 부하들은 자신들의 계획을 빠삭하게 아는 록키(다람쥐)와 불윙클(북미산 말코사슴)에게 늘 저지당한다. 랜디 퀘이드, 우피 골드버그, 빌리 크리스털, 존 굿맨 등 카메오 출연진도 화려하다. 구루 The Guru 감독 데이지 V. 마이어 출연 헤더 그레이엄, 마리사 토메이, 지미 미스트리 수입 유니버설픽처스 개봉예정 11월 한마디로 | ‘아담이 눈뜰 때’가 아닌, ‘아담이 눈뜨기까지’ 어리숙한 인도 청년이 미국으로 건너가 ‘섹스 권위자’로 성장해가는 내용을 그린 코미디. 댄스 강사이자 영화 <그리즈>의 팬인 인도 청년 라무 굽타(지미 미스트리)는 어느 날 뉴욕으로 떠난다. 모든 것이 낯선 그곳에서 초짜 포르노 배우 일을 시작하는 라무. 섀로나(헤더 그레이엄)과 렉시(마리사 토메이)라는 매력적인 두명의 여성에게 ‘실질적인 레슨’을 받아가며 점차 섹스 권위자가 되어간다. 영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영화. 사라진 배심원 The Runaway Jury 감독 게리 플레더 출연 존 쿠색, 진 해크먼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1월21일 한마디로 | 언제나 법정에서, 언제나 스릴넘치게 존 그리샴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법정스릴러. 무기제조회사를 상대로 수십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재판이 열린다. 사기꾼보다도 비열하고 영리한 변호사들의 불꽃 튀는 공방은 배심원들을 선정하는 데부터 시작한다.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배심원을 고르고, 은밀하게 매수 공작을 펼치기도 한다. 여러 명의 배심원과 관련된 미모의 여인이 등장하자 재판은 더욱 열기를 더한다. 디보스 Le Divorce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 출연 나오미 왓츠, 케이트 허드슨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1월7일 한마디로 | 연애와 불륜, 이보다 더 복잡할 순 없다 미국인 처녀 이사벨은 임신한 의붓언니 록산느를 도와주기 위해 파리로 날아간다. 록산느는 러시아인 유부녀 마그다와 사랑에 빠진 남편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르는 신세. 이사벨은 록산느의 시댁 어른 에드가와 데이트를 시작하고, 마그다의 남편은 스토커 수준으로 록산느를 쫓아다닌다. 결혼과 이혼, 불륜, 어른으로의 성장에 관한, 프랑스와 미국의 엇갈리는 시선을 관찰한 영화. 씬 The Order 감독 브라이언 헬젤렌드 출연 히스 레저, 셰닌 서세이먼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1월14일 한마디로 | 갚지 못할 죄는 짓지도 말자 젊은 신부 알렉스는 바티칸의 명을 받아 이상한 살인사건 수사에 참여한다. 살해된 남자의 몸이 종교적인 기호로 보이는, 알 수 없는 언어로 빽빽하게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미궁에 빠진 알렉스는 토마스 신부의 도움을 받아, 교회의 재판을 피하게 해주는 대신 죽음을 선고하는 ‘신 이터’(sin eater)의 존재를 감지한다. <기사 윌리엄>의 감독과 두 주연배우가 다시 만난 영화. 아빠하고 나하고 감독 이상훈 출연 정웅인, 채민서 제작 기획시대 개봉예정 11월 초 한마디로 | 사람들 사이의 정, 부모와 자식간의 정, 남녀간의 정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영화 고등학교 졸업식장에서 퀵서비스로 아들을 배달받은 철수. 아이엄마 애란은 유학을 떠나버리고, 졸지에 총각아빠가 된 철수는 삼류 카바레 MC로 연명하면서 초원이를 키운다. 세월이 흘러, 초원이와 철수, 애란은 카바레에서 우연히 재회한다. <여고시절>의 프로듀서였던 이상훈 감독의 데뷔작. 카바레에서 흘러다니는 삼류 인생들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보듬는 영화다. 아메리칸 웨딩 American Wedding 감독 제시 딜란 출연 제이슨 빅스, 앨리슨 해니건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1월21일 한마디로 | 1편의 파이, 2편의 접착제에 이어 3편의 키워드는 무엇? 파이에게 사랑을 호소하던 짐이 드디어 천생배필을 찾았다. 동급생인 미셸에게 1편에서 동정을 바치고, 2편에서 사랑을 고백했던 짐은 마침내 청혼까지 하게 된다. 이유는 병에 걸린 할머니가 손자의 결혼식을 보고 싶다는 것이지만, 하여튼 2주 안에 결혼 준비와 총각 파티 등등 모든 것을 해치워야만 한다. 그 모든 것이 한바탕 소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메리칸 웨딩> <헌티드 맨션> 헌티드 맨션 The Haunted Mansion 감독 롭 민코프 출연 에디 머피, 테렌스 스탬프, 제니퍼 틸리, 월러스 숀 수입 브에나비스타 개봉예정 11월 한마디로 | 내겐 너무 우스운 귀신들 ‘귀신 들린 집’이란 제목 때문에 이 영화를 호러영화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에디 머피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정도 눈치는 챘을 <헌티드 맨션>은 부동산 중개업자 짐(에디 머피)과 그 집에 살고 있는 999마리의 귀신들과의 아슬아슬한 동거에 대한 코미디다. 거대하고 오래된 집 ‘그레이스’를 사치스런 콘도로 재건축할 희망에 부풀어 여러 가지 악소문에도 불구하고 ‘헌티드 맨션’으로 제발로 들어간 짐. 과연 그는 시계가 13시를 치기 전에 억울한 귀신들의 원한을 풀어주고 안전하게 그 집을 빠져나올수 있을까? <라이온 킹> <스튜어트 리틀>의 롭 민코프가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 팡팡튤립 Fanfan La Tulipe 감독 제라르 크라브지크 출연 뱅상 페레, 페넬로페 크루즈 수입·배급 길벗 개봉예정 11월 한마디로 | 꽃보다 여자 18세기 프랑스. 바람둥이 팡팡(뱅상 페레)은 잠시 즐긴 여자와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결혼식장으로 가던 도중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보헤미안 여인 아드린느(페넬로페 크루즈)는 “당신은 군대에서 명예를 얻을 것이고 앞으로 왕의 딸과 결혼할 운명”이라고 예언한다. 결국 팡팡은 억지결혼식장을 빠져나와 ‘7년전쟁’ 시대의 군대에 자원한다. 크리스천 자크 감독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뤽 베송이 제작하고 <택시2> <택시3> <와사비: 레옹 파트2>의 감독인 제라르 크라브지크가 연출했으며 제56회 칸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소개되었다. 최후의 만찬 감독 손영국 출연 이종원, 김보성 제작 해바라기필름 개봉예정 11월 초 한마디로 | 인생 막장에 몰린 세 사람의 탈출기 상대조직 보스의 다리를 찌르고, 조직의 넘버 2에게 찍혀버린 삼류건달 곤봉(이종원), 자신의 의료 실수로 사랑하는 부인과 아이를 잃은 전직의사 세주(김보성), 시한부 인생이지만 발랄하게 살아가는 재림(조윤희), 이 세 사람이 우연히 만나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우연한 짧은 만남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 사람들의 절망과 희망을 그린 영화로 신인 손영국 감독의 데뷔작. 11월 시네마테크에서는 - 게이 아방가르드 아티스트, 데릭 저먼 회고전 주류 영국영화 외곽에서 뜨거운 스캔들을 일으킨 게이 아방가르드 예술가이면서도, 누구보다 잉글랜드의 전통과 문화적 황금기를 그리워했던 근본주의자 데릭 저먼의 영화가 온다. 문화학교 서울이 11월1일부터 2주 동안 여는 회고전은, 라틴어 대사로 찍은 1976년작 <세바스찬>부터 푸른 스크린과 사운드트랙을 결합한 마지막 영화 <블루>(1993)까지 장편 12편, 중·단편 12편을 한꺼번에 극장에서 볼 수 있는 행사다. 르네상스 문화에 대한 열광이 담긴 <템페스트>, 퀴어의 관점으로 역사를 새로 쓴 <에드워드 2세>, 포스트모던 시대극 <카라바지오> 등은 폭넓은 관객층에 호소할 법하다. 저먼의 마돈나인 배우 틸다 스윈튼의 팬에게도 귀중한 기회. 데릭 저먼의 바통을 이어받는 유럽의 거장은 덴마크 감독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다. 11월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시네마테크가 주최하는 이번 회고전의 프로그램으로는 <잔다르크의 수난> <뱀파이어> <오데트> <게르트루드> 등 10편이 예약돼 있다.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1]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2]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3]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4]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1월 [5]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4]

도플갱어 Doppelganger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야쿠쇼 고지, 나가사쿠 히로미 수입 미로비전 배급 미정 개봉예정 10월 중순 한마디로 | 도플갱어와의 조우. 행운이냐 불운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윌리엄 윌슨>에서 보듯,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또 다른 ‘나’는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이 두렵고 혐오스런 존재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는 메피스토텔레스처럼 다가온다. 의학 장비를 개발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 하야사키 미치오는, 10년 전 그의 발명품이 회사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이래 사내에서 큰 칭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새 프로젝트인 인공 인체 의자 개발을 책임지게 된 하야사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는 하야사키 앞에 어느 날 꿈을 이뤄주겠다며 나타난 도플갱어. 남자는 자기와 너무 다른 성격을 가진 분신을 부인하지만 점점 “과연 나는 자신을 전부 알고 있는가?”라는 회의에 사로잡히고 마침내 도플갱어의 집요한 ‘프로포즈’에 굴복한다. 하야사키의 대립하는 두 자아는 당면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그럭저럭 기묘한 협력을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인공 인체 의자 앞에서 주인공은 충격적인 결단을 내린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도플갱어>가 사실적 스토리라기보다 하나의 알레고리에 가까우며 그러한 영화의 성격에 맞추어 정확히 계산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야쿠쇼 고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치하했다. 2003년작으로 개봉에 앞서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한국 관객에게 소개될 전망이다. 다운 위드 러브 Down with Love 감독 페이톤 리드 출연 르네 젤위거, 이완 맥그리거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르네 젤위거와 이완 맥그리거가 동승한, 60년대로 거슬러올라가는 타임머신 도리스 데이와 록 허드슨이 출연한 60년대 로맨틱코미디 영화들을 재연하는 영화. 테크니컬러 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화려한 원색과 과장되고 깜찍한 복고풍 패션이 눈길을 끈다. 1960년대 초반 뉴욕, 바버라 노박은 <다운 위드 러브>를 발표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다운 위드 러브>는 여자도 남자처럼 사랑에 얽매이지 말고 섹스를 즐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 바람둥이 저널리스트 캐처 블락은 편집장의 협박과 그 자신의 목적 때문에 바버라를 유혹하려고 한다. 독립을 선언한 수많은 여성들 앞에서, 바버라도 사랑에 빠진다는 사실을 폭로하려는 것이다. <다운 위드 러브>는 데이와 허드슨의 대표작 <필로우 토크>를 모델로 만든 영화다. 두 남녀가 전화선을 통해 치고받는 <필로우 토크>처럼, “대사로 성적 긴장을 조성하는” 시나리오가 이 영화의 강점. 제작진은 <다운 위드 러브>가 6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배경을 실제 장면 대신 그림으로 대체하기까지 했다. 체크무늬 원피스와 챙이 말려 올라간 모자, 실크 장갑, 화려한 나이트 가운 등 “단 하나라도 다시 쓰는 일이 없도록” 준비한 60년대 패션소품도 볼거리다. 매치스틱 맨 Matchstick Man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샘 록웰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개봉예정 10월3일 한마디로 |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컬러판 <페이퍼 문>’ 대하서사극 <트리폴리>의 제작을 준비 중이던 리들리 스콧 감독을 유혹해낸 남성 성장드라마. 로이는 신경쇠약 기미가 짙은 사기꾼이다. 로이와 부하 프랭크는, 해외여행이나 자동차 같은 허황된 경품을 미끼로 제값보다 10배나 비싸게 물건을 팔아치운다. 이럭저럭 경력이 쌓여 웬만큼 재산을 모은 로이는 부정직한 자신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심리치료나 받으며 저축한 돈으로 건전한 여생을 보내려 한다. 광장공포증 환자에게 드디어 평화로운 말년이 오는가 싶더니, 불쑥 등장한 14살 난 딸 안젤라가 로이의 세심히 정돈된 일상을 뒤흔든다. 뜻밖에도 소녀는 아버지의 직업과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를 피력하고, 로이는 어느새 딸에게 자신의 전문 기술을 가르치며 샘솟는 의욕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크게 당황한다. <오션스 일레븐>의 테드 그리핀과 형제 닉 그리핀이 각본을 썼다. ‘매치스틱맨’이란 사기꾼을 가리키는 다른 말. 아이덴티티 Identity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존 쿠색, 레이 리오타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폭풍우 치던 밤, 모텔로 간 ‘열개의 인디언 인형’ 그들은 서로 알지 못했다. 폭풍우에 발이 묶이게 된 10명의 사람들. 리무진 운전수, 80년대 TV스타, 킬러를 이송 중인 경찰, 콜 걸, 신혼 부부, 위태로운 가족. 이들은 한꺼번에 가까운 모텔로 몸을 피한다. 그러나 10명의 투숙객은 하나둘 죽어나가고, 폭풍우는 그칠 줄 모른다. 불안에 떨던 생존자들은 각자 품고 있는 비밀이 이 살인극을 푸는 열쇠임을 알게 된다. 누구의 음모인가. 최후의 생존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열개의 인디언 인형>(또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을 연상시키는 스토리라인은 그간 ‘집’을 주인공으로 한 할리우드의 호러영화에서 자주 차용돼왔다. <아이덴티티>는 공포를 위한 공포 장치를 배치하기보다는 캐릭터의 과거와 심리를 파고드는 데 주력한 스릴러. <헤어> <캅랜드> <처음 만나는 자유>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온 제임스 맨골드의 작품으로, 섬뜩한 반전이 압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년호 감독 이광훈 출연 정준호, 김효진 제작 한맥영화사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중국과 홍콩의 제작인력이 결합한 판타지 멜로물 통일신라시대 진성여왕(김혜리) 통치기, 도적떼를 물리치며 숱한 공적을 세운 비하랑(정준호)은 숲속에서 만난 소녀 자운비(김효진)를 남모르는 연인으로 만나왔지만, 아직 젊고 아름다운 진성여왕이 보내는 뜨거운 눈길 때문에 괴로워한다. 진성여왕은 비하랑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에 심복에게 자운비를 살해하도록 지시한다. 살기 위해 달아나던 자운비는 우연히 손에 잡힌 신검을 집어들고 대항하다가 결국 자줏빛 귀기가 서린 천년호수에 몸을 던지고 만다. 이때부터 사라진 부족의 원한과 세 연인의 애증, 통일신라 말기의 혼란한 정치적 상황이 뒤엉키는 사건이 벌어진다. <아나키스트> <비천무> <무사>에 이어 중국 촬영을 시도한 영화로 장이모의 <인생> <상하이 트라이어드> 등을 찍은 뤼웨, <더 원> <키스 오브 드래곤> 등의 액션을 연출한 위엔더 등 중국과 홍콩의 베테랑 제작진이 합류했다. 토끼울타리 Rabbit-Proof Fence 감독 필립 노이스 출연 케네스 브래너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곤경에 빠진 아이들, 마침내 승리하다 20세기 초, 호주에서는 원주민의 아이들을 가족에게서 떼어내 ‘호주인’으로 교육시키는 정책이 행해졌다. 원주민의 정체성을 파괴하려는 비열한 시도였다. <토끼울타리>는 1931년 호주의 지가롱에서 있었던 실화를 그려낸다. 오지에 사는 원주민 여자아이들이 백인의 하녀로 보내지고, 엄마가 보고 싶은 세 자매는 탈출을 감행한다. 호주의 북쪽과 남쪽을 가로지르는 ‘토끼울타리’를 따라 1500마일이라는 대장정에 나선 것만도 아이들에게는 힘겨운 일인데, 정부에서는 그들을 잡기 위해 추적자를 보낸다. <토끼울타리>는 ‘유린된 시대’에 자행되던 원주민과 백인의 문제, 한 어머니와 자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사의 가장 근원이 되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장 고귀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다.”(필립 노이스) 금발이 너무해2 Legally Blonde 2: Red, White & Blonde 감독 찰스 허먼-웜펠드 출연 리즈 위더스푼, 샐리 필드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0월2일 한마디로 | 예쁘고 귀여워진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여전히 분홍색을 사랑하는 금발미인 엘 우즈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유명 법률회사에 다니고 있다. 애완견 브루저의 혈통을 조사하다가 그 부모가 화장품 회사의 동물실험실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엘. 회사도 때려치우고 결혼식도 미룬 채 반(反)동물실험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다. <금발이 너무해2>는 비현실적이지만 사랑스러웠던 1편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영화다. 마음씨 착하고 똑똑하고 예쁜 엘은 현실에 존재할 수 없겠지만, 마음을 줄 수밖에 없는 여인. 돌체 앤 가바나, 클로에, 루이 뷔통, 베르사체, 지미 츄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의상은 전편보다도 화려해졌다. 감독은 뜻밖에도 포스트 페미니즘영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를 연출한 찰스 허먼-웜펠드.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감독 용이 출연 배두나, 김남진 제작 이손필름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 초 한마디로 |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곰탱이, 현채랍니다 할인매장 직원 현채는 번번이 남자에게 퇴짜를 맞으면서도 로맨스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어느 날 현채는 도서관에 있는 화집 사이에서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듯한 메모를 발견한다. 표지판을 따라가듯, 메모를 따라 이어지는 미묘한 마음. 현채를 짝사랑해온 소꿉친구 동하는 남몰래 속을 태우며 이 술래잡기를 지켜본다. <봄날의 곰을…>은 카롤린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와 비슷한 이야기다. 그러나 책이 아닌, 화집에 실린 그림을 따라가기 때문에 예쁘고 상쾌한 비주얼을 확보한 영화. 무뚝뚝하고 눈치없어 곰탱이라는 별명을 가진 현채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단조로운 드라마의 틈새를 메우는 에피소드들이 귀엽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용이 감독은 이동통신 CF에 출연해 영화보다 먼저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은장도 감독 김성덕 출연 신애, 송선미, 윤다훈, 오지호 제작 조이엔터테인먼트 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0월 말 한마디로 | 순결을 고집해온 열녀가 자유분방한 연애에 눈뜨기까지 열녀문과 은장도를 가보로 삼는 열녀 집안의 딸 민서. 철저하게 순결교육을 받아온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남학생 주학의 구애를 받게 된다. 하지만 민서는 남자와 손만 잡아도 품에 지닌 은장도를 반사적으로 휘두를 만큼 순결을 고집하는 여인. 그녀 못지않은 주학의 고집으로 두 사람은 이제 ‘처절한’ 사랑 전쟁에 돌입한다. <보스상륙작전>을 만들었던 김성덕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다양한 CF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온 신애의 코믹한 이미지 변신이 하나의 승부수가 될 듯. <은장도> <웰컴 투 더 정글> 웰컴 투 더 정글 The Rundown 감독 피터 버그 출연 더 록, 숀 윌리엄 스콧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근육질의 더 록, 수다쟁이 숀 윌리엄 스콧.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우리라 <스콜피온 킹>의 프로레슬러 더 록이 본격적인 배우로 나섰다. 회수전문가 벡은 아마존 정글에서 실종된 보스의 아들 트래비스를 찾으러 떠난다. 벡과 트래비스는 같은 여인을 사랑하는 연적이자 서로 미워하는 앙숙. 정글에서 만난 두 남자는 귀중한 유물을 찾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힘을 모은다. 근육질 배우의 원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카메오로 출연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冷靜と情熱のあいだ 감독 나카에 이사무 출연 다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수입·배급 무비즈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10일 한마디로 | 십년을 홀로 보내도, 잊을 수 없었던 사랑 준세이와 아오이는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이다. 씻어내지 못한 사랑과 잊지 못한 약속을 간직한 두 사람은 먼 나라 이탈리아에서 다시 한번 만나고 헤어진다. 몇년이 흐른 뒤, 준세이는 피렌체 두오모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자던 약속을 떠올리면서 피렌체로 향한다.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가 각각 아오이와 준세이의 관점에서 쓴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가 원작이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 <냉정과 열정 사이> 레이디스 앤 젠틀맨 And Now… Ladies and Gentlemen 감독 클로드 를르슈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파트리샤 카스 수입 에이펙스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 한마디로 | 부분기억상실증을 치료받아 사랑을 완성하라 <남과 여>로 66년 칸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감독 클로드 를르슈 영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린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가 모로코의 해변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변장에 능한 영국 출신의 천재 보석 도둑(제레미 아이언스)과 자신의 애인이 동료와 바람나버린 재즈 가수(파트리샤 카스)는 우연히 모로코에서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기억을 되찾기 위해 모로코의 성지 ‘랄라 샤피아’로 함께 떠난다. 샹송 가수 파트리샤 카스가 영화 속에서 직접 부르는 노래들은 이 영화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 이탈리안 잡 Italian Job 감독 F. 게리 그레이 출연 마크 월버그, 에드워드 노튼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마치 미니카 경주를 보는 듯한, 아기자기하고 호쾌한 추격전 1969년작을 리메이크한 <이탈리안 잡>은 유머와 액션, 성격파 배우들의 앙상블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액션물이다. 찰리는 동료들을 배신하고 호화생활을 하는 스티브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죽은 줄 알았던 옛 동료들의 출현에 놀란 스티브는 금고를 멕시코로 옮길 계획을 세운다. 명품인 소형차 ‘미니’가 할리우드 스타의 거리, 메트로 레일 터널, 골목길에서 벌이는 추격전은 결코 놓칠 수 없다. 10월, 특별한 영화를 원한다면 - 부산으로 가자! 해마다 가을이면 영화광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여덟 번째 행사가 10월2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2년 연달아 11월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펼쳐졌다가 오랜만에 10월 초의 상쾌한 초가을 기운 속으로 돌아온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근거지가 남포동에서 해운대로 옮겨졌다는 점이다. 남포동의 북적거리는 축제 분위기는 느끼지 못하겠지만, 무한대로 트인 해운대 바닷가의 시원함이 영화제의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관객의 편의를 위해 해운대 해변에 대규모 휴식공간을 조성할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올해 역시 아시아영화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유명하고 진귀한 영화들이 관객의 치열한 자리 다툼 속에서 상영될 예정. 아직 공식 상영 프로그램이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뉴 이란 시네마의 숨은 주인공 포루흐 파로허저드, 아프가니스탄의 영화, 중국 독립영화, 캐나다영화 등 풍성한 특별전 프로그램이 확정된 상태. 특히 자신만의 독특한 액션영화의 세계를 완성했으며, 60년대 홍콩으로 스카우트돼 아시아를 대표하는 액션감독으로 명성을 날렸던 정창화 감독의 작품들은 큰 관심을 모은다. 10월25일부터 31일까지는 국내 유일의 다큐멘터리영화제인 인디다큐페스티발 2003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영화제의 의미뿐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영화인,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들의 축제인 이 행사는 8월22일까지 접수된 작품 중 상영작을 선정할 계획이다.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1]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2]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3]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4]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1월 [5]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3]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감독 이재용 출연 전도연 배용준 이미숙 제작 영화사 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일 한마디로 | SF적 상상력이 필요했다는, 성(性)스러우면서도 성(聖)스러운 사극멜로 9년간 수절하며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숙한 숙부인(전도연)이 ‘국가대표급 바람둥이’ 조원(배용준)의 조직적이고도 압박적인 구애를 받는다. 이건 일종의 준비된 작전이다. 조원 뒤에는 조씨부인(이미숙)이 있다. 조씨부인은 남편이 소실로 들일 소옥과 정절녀 숙부인을 모두 농락하는 데 성공하면 자신의 몸을 그 상으로 주겠다고 조원에게 제안한 터였다. 조씨부인이나 조원은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지만, 어느 시대도 배제하지 못하는 은밀한 쾌락을 능숙하게 탐하는 ‘선수’들이다. 이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을 토대로 <위험한 관계>, <발몽> 등 여러 차례 영화화된 이야기를 빌려온 것이다. 이재용 감독은 되풀이돼왔던 소재에 발칙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새겨왔다. 불륜을 다뤘으나 과정이나 결론이 은근히 전복적이었던 <정사>나 일상을 투시하는 듯하면서 기묘한 멜로 코드를 집어넣었던 <순애보>에 이어 <스캔들…>에선 집요한 고증을 통한 섬세한 상상력이 가미될 전망이다. 양반집 깊숙한 곳에서 춘화를 돌려보고, 엄숙한 제사가 치러지는 동안 질펀한 정사가 벌어진다. 미술, 의상 등 시대를 우아하고 정교하게 재현하는 데만 20억원 가까운 제작비를 들였다. 황산벌 감독 이준익 출연 박중훈, 정진영, 이문식 제작·배급 씨네월드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백제의 아그들아, 나 계백인디, 죽도록 싸워불자! 약 1300여년 전, 지금의 충남 연산군의 한곳에선 무시무시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스러지는 조국의 운명을 끝까지 부여잡으려는 백제의 5천여 결사대가 엄청난 물량으로 몰아치는 신라군과 혈전을 벌였던 이 싸움은 ‘황산벌 전투’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하지만 <황산벌>은 백제 병사들의 드높은 기개나 신라군의 지략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황산벌>은 ‘백제와 신라의 병사들이 사투리를 쓰며 전쟁을 벌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코미디임에 틀림없지만, 장르의 이면에 전쟁의 무의미함을 은연중에 심어놓을 작정이다. 계백(박중훈)과 김유신(정진영)이라는 커다란 대립축 외에 주요 인물로 ‘최후까지 살아남는 백제 병사’인 거시기(이문식)를 세워놓은 것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황산벌>의 가장 큰 매력은 웃음일 것. 이 영화는 ‘생활사투리’류의 유머만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병사간의 욕싸움, 인간장기 등의 에피소드와 삼국시대라는 상황 자체의 아이러니를 통해 다양한 웃음을 전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코미디에 복귀하는 박중훈의 연기 또한 관심을 끈다. <달마야 놀자>를 기획한 씨네월드의 대표이기도 한 이준익 감독이 <키드캅> 이후 10년 만에 연출을 맡았다. 굿바이, 레닌! Good Bye, Lenin! 감독 볼프강 베커 출연 다니엘 브뢸, 카트린 사스 수입·배급 동숭아트센터 개봉예정 10월24일 한마디로 | 독일인이 유머감각이 없다고? ‘새빨간’ 거짓말 <굿바이, 레닌!>은 거짓말에 관한 영화다. 그것도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이 <언더그라운드>에서, 로베르토 베니니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구사했던 종류의 대담무쌍한 거짓말이다. 열혈 공산당원이자 헌신적인 어머니인 동독 여인 크리스티아네는 1989년 베를린 장벽 제거를 주장하는 데모 행렬을 지켜보다 코마 상태에 빠진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아들은 위성방송 안테나 세일즈맨으로, 딸은 버거킹 점원으로 전직한 자본주의의 신세계에서 여인은 눈을 뜬다. 조그만 충격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에 겁먹은 착한 아들 알렉스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독일이 통일됐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엄마에게 세상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숨긴다. 하지만 20세기 최대 뉴스를 은폐하는 작업이 간단할 리 없다. 효자는 엄마의 침실을 이제는 사멸한 공산주의 공화국의 박제품처럼 꾸미고, 영화감독 지망생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가짜 저녁뉴스까지 제작하는 수고까지 마다않는다. 하지만 <굿바이, 레닌!>의 웃기는 소동극에는 웃음 밖으로 비어져 나오는 애틋한 쓰라림이 있다. 어머니의 정신적 평화를 위해 일상의 통제에 혈안이 된 청년은 자기도 모르는 새 독재정권과 유사한 노이로제를 앓고 그가 어머니 베개맡에서 지어낸 세상사는 역사의 대안에 관한 상상으로 들리기도 한다. 자못 긴장하게 만드는 제목과 달리 코미디, 사회극, 가족 멜로드라마로서 친화력을 발휘할 만한 영화. 오구 감독 이윤택 출연 강부자, 이재은, 김경익 제작 마오필름 배급 아우라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업그레이드된 대박 연극,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무려 270만명의 선택. 일찍이 연극판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인정받았던 이윤택의 <오구>가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죽음을 예감하고 굿을 준비하는 황 노모(강부자)와 마을에서 쫓겨난 무당의 딸 미연(이재은), 이미 저승에 간 황 노모의 아들 용택(김경익) 등의 관계가 얽히고 설켜 펼쳐지는 가족과 마을 공동체의 이야기를, 때론 눈물이 쏙 빠지게, 때론 배꼽을 움켜쥐게 묘사했다는 것이 제작사의 말이다. 연극만큼이나 죽음에 대한 넉넉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 강부자, 전석환 등 오랜 세월 단련된 연기, 촬영지인 밀양의 수려한 경관, 원일의 음악 또한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오구>는 ‘문화 게릴라’ 이윤택의 영화 연출 데뷔작이자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마오필름의 창립작이기도 하다. 위대한 유산 감독 오상훈 출연 임창정, 김선아 제작·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4일 한마디로 | 소시민 백수 남녀에게 위대한 유산은 돈보다 사랑 형에게 빌붙어 사는 고학력 출신의 백수 창식(임창정)과 탤런트가 되고 싶은 비디오 가게 여주인 미영(김선아)은 단돈 100원 때문에 동네 앙숙이 된 사이다. 그러나 보상금 500만원이 걸린 뺑소니 목격자를 동시에 자청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위기에 빠지자 별 수 없이 협력관계 모드로 전환, 결국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색즉시공>의 임창정과 <몽정기>의 김선아가 전작에서 선보였던 코믹 연기의 일가견을 이 영화 속에서 어느 정도 조화롭게 보여줄 수 있을 지가 하나의 관건. 이 부분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할 원군으로 중견탤런트 김수미와 <색즉시공>의 입 걸걸한 여대생 신이가 합류해 있다. 그러나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이 영화는 “돈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따뜻하게 말하는 영화. 이 사랑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유산’이라는 것이 제목의 의미다. 충무로 경력 10년의 오상훈 감독 입봉작이며,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자체제작 1호다. 아카시아 감독 박기형 출연 심혜진, 김진근 제작 프로젝트 그룹, 아름다운 영화사 배급 쇼이스트 개봉예정 10월 초 한마디로 | 한국판 <오멘>? 아카시아 나무에는 벌레가, 가정에는 악마가 서식한다 그녀는 행복하다. 향기로운 아카시아 나무 그늘이 드리운 전원주택, 자상한 남편, 인자한 시아버지. 사방을 에워싼 달콤한 그림을 바라보며 여자는 생각한다. 우리에게 아기만 있다면, 모든 것이 완벽해질 거야. 10년의 기다림 끝에 임신을 포기하고 입양을 결심한 미숙은 보육원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조숙한 눈빛으로 화가 뭉크를 연상시키는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여섯살배기 소년 진성을 아들로 맞아들인다. 하지만 진성은 그녀의 결핍을 채워주지 않는다. 아카시아 나무만 맴돌며 그림에 매달리고 죽은 벌레를 갖고 노는 기이한 행동으로 양부모의 일상에 불길한 어두움을 드리운다. 창백하고 머리 긴 귀신을 뛰어넘어 여성성의 신비로운 힘을 끌어들인 호러 <여고괴담>, <비밀>의 박기형 감독이 만든 슬픈 가족 호러.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 이후 5년 동안 스크린을 떠났던 배우 심혜진이 모성이 불러온 비극 앞에 당혹해 하는 미숙으로 분한다. 호미사이드 Hollywood Homicide 감독 론 셸톤 출연 해리슨 포드, 조시 하트넷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액션스타, 할리우드 강력계에 뜨다 화려한 꿈의 공장에도 그늘은 있다. 할리우드의 비리와 음모를 파헤치는 연예가 강력사건 전담반은, 그래서 늘 분주하다. 인기 절정의 힙합 그룹이 무대 위에서 살해당한 것을 시발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내부의 적까지 조와 케시를 조여온다. <호미사이드>의 매력 포인트는 해리슨 포드와 조시 하트넷이 세대가 다른 두 형사로 짝을 이뤘다는 것. LA 강력반 형사로 25년간 근무한 로버트 수자가 각본 작업에 참여해 ‘리얼리티’를 더했다. <호미사이드> <이퀼리브리엄> 이퀼리브리엄 Equilibrium 감독 커트 위머 출연 크리스천 베일, 에밀리 왓슨, 윌리엄 피트너 수입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 한마디로 | 인간이 상상하는 또 하나의 끔찍한 미래 인간의 모든 감정을 통제함으로써 감정적으로 평온(이퀼리브리엄)의 상태를 유지한 국가 리브리아. 이것은 ‘프로지움’이라는 약을 시민들에게 강제복용시켜 이루어진 세계다. 약을 거부할 경우 고도로 훈련된 특수경찰들에게 즉각 체포될 만큼 강력한 시스템은 그러나, 통제를 거부하려는 반대세력이 꿈틀대기 시작하면서 위기에 봉착한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반사회세력과 정부세력간에 벌어지는 전투신의 액션과 베를린에서 촬영된 미래국가 리브리아의 모습. 액션장면은 동양의 무술과 서양의 총격전을 조합해 만들어졌고, 리브리아는 고전적 건축물과 현대적 양식의 건축물이 혼합된 베를린 안에서 완성되었다. 언더월드 Underworld 감독 렌 와이즈만 출연 케이트 베킨세일, 스캇 스피드맨 수입·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0월3일 한마디로 | 뱀파이어 귀족 줄리엣+늑대인간 갱스터 로미오 몇해 전 <캣츠 앤 독스>가 인간이 모르는 개와 고양이의 전쟁을 그렸다면 <언더월드>는 지하에서 6세기에 걸쳐 계속된 뱀파이어와 라이칸이라 불리는 늑대인간의 혈투를 무대로 삼는다. 가족을 죽인 라이칸을 100년 이상 추적한 아름다운 뱀파이어 셀린느가 전쟁의 종언을 열망하는 라이칸 마이클과 사랑에 빠지면서 힘의 균형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촬영됐다. 오픈 레인지 Open Range 감독 케빈 코스트너 출연 케빈 코스트너, 로버트 듀발 수입·배급 시나브로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고집 센 케빈 코스트너, 복고풍 웨스턴으로 재기 도모 총잡이 출신의 농장주가 조용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서부영화가 아니다. 때는 1882년. 오랜 친구인 카우보이 찰리와 보스는 농장을 운영하며 10년째 평화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식구나 다름없는 젊은 카우보이 버튼과 모스가 이웃 마을에 원조를 구하러 갔다가 그 마을의 폭군 박스터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자, 서부의 윤리를 준수하며 살아온 두 베테랑은 잠들었던 전투 본능을 일깨운다. 인틀러러블 크루얼티 intolerable Cruelty 감독 코언 형제 출연 조지 클루니, 잭 카일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31일 한마디로 | 코언 형제의 웃음을 다시 한번 맛보자 코언 형제의 신작은 50년대 스쿠루볼코미디를 떠올리게 하는, 정신없는 코미디다. 마일스와 올리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곧 두 사람의 목적이 달랐음을 알게 되고, 마치 <장미의 전쟁>처럼 치열한 전투를 시작한다. 그 사이에 끼어든 대머리 킬러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지만, 코언 형제는 <인톨러러블 크루얼티>를 경쾌한 폭소의 향연으로 빚어낸다. 잭애스 Jackass:The Movie 감독 제프 트리메인 출연 자니 녹스빌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24일 한마디로 | 플롯없는, 난장판 리얼리티 쇼 간혹 TV에서 해주는 시청자 비디오 같은 것들을 보면서 즐거웠다면, <잭애스>를 놓칠 수 없다. MTV에서 방영한 <잭애스>는 살아 있는 악어에게 덤비거나, 카트에 타고 언덕을 구르는 등 말로 형언하기 힘든 소동과 스턴트를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끈 일종의 리얼리티 쇼다. TV판을 부풀린 것에 불과하지만, 극장판 <잭애스>는 500만달러에 만들어 첫 주말에만 2200만달러를 벌었다. 메달리언 The Medallion 감독 고든 챈 출연 성룡, 리 에반스 수입 감자 배급 아우라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3일 한마디로 | 성룡은 아직 죽지 않았다 오랜 친구 성룡과 홍금보가 주연과 무술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홍콩경찰 에디와 그 파트너 아서는 정체불명의 악당 스네이크헤드를 추적하다가 치명적인 사고를 당한다. 신비한 힘에 의해 초능력을 가진 존재로 다시 태어난 두 경찰은 선과 악의 대결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홍콩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4천만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환생 yomigaeri 감독 시오타 아키히코 출연 구사나기 쓰요시, 다케우치 유코 수입 동아수출공사 배급 프라임픽처스 한마디로 | <원더풀 라이프>의 마술적 로맨티시즘을 좋아한 관객이라면 죽어간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거라는 생각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만약 살아 돌아온다면? 그것도 전혀 썩거나 늙지 않은 사라진 그 순간의 모습 그대로 온다면? 가지오 신지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환생>은 지인의 환생을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그린 러브스토리. 규슈 지방에서 몇천명의 망자가 살아 돌아오는 사건이 벌어지자 공무원 헤이타는 갈등한다. 행정업무도 문제지만, 죽은 약혼자를 잊지 못하는 아오이를 오랫동안 사랑해왔기 때문이다. 베로니카 게린 Veronica guerin 감독 조엘 슈마허 출연 케이트 블란쳇, 제라드 맥솔리, 시아란 힌즈, 브랜다 프릭커 수입 브에나비스타 개봉예정 10월 한마디로 | 그녀의 펜은 당신의 주먹보다 아름답다 1990년대 중반 뚝심있는 필치로 아일랜드 마피아들을 떨게 했던 저널리스트 베로니카 게린에 대한 실화. 베로니카 게린(케이트 블란쳇)은 누구도 눈치 보지 않는 솔직한 기사들을 써내려감으로써 더블린 마피아들의 범죄를 속속들이 사회에 알려나간다. 마피아들의 계속되는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펜을 꺾지 않았던 그녀는 아일랜드의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추앙받지만 1996년 그들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되고 만다. 그러나 베로니카의 죽음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혁신적인 법 개정과 범죄 조직 일대소탕의 결과를 낳는다. 정론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영화.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1]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2]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3]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4]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1월 [5]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2]

씨비스킷 Seabiscuit 감독 개리 로스 출연 제프 브리지스, 폴 빈센트 오코너, 크리스 쿠퍼, 토비 맥과이어 수입 브에나비스타 개봉예정 9월 한마디로 | 달려라 달려 씨비스킷, 잊어라 잊어 경제공황 <아마존>과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로라 힐렌브랜드의 동명 논픽션소설을 영화한 <씨비스킷>은 경제공황기였던 1938년 미국인의 희망이었던 굽은다리 경주마 ‘씨비스킷’(Seabiscuit)과 그의 마주, 조련사, 기수들의 우정을 그려낸 감동의 드라마다. 백만장자 마주 찰스 하워드(제프 브리지스), 엄격한 조련사 톰 스미스 (크리스 쿠퍼) 그리고 기수 레드 폴라드(토비 맥과이어) 는 화려한 팀워크로 볼품없었던 씨비스킷을 세계수준의 경주마로 훈련시킨다. 대공황의 여진 속에 사회와 희망을 잃어버리고 사는 미국인들에게 보잘것없는 작은 말 ‘씨비스킷’이 보여준 불굴의 시합들은 단순한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 삶의 생기를 되찾아주게 된다. 그가 경주를 펼칠 때면 ‘씨비스킷 특급’을 타고온 사람들로 도시가 북적거렸고 찰스와 톰, 레드 역시 씨비스킷의 성공과 함께 인생의 제2전기를 맞는다. <플래전트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개리 로스 감독이 이젠 전세계적 ‘스파이더 맨’이 된 토비 맥과이어를 뉴욕의 빌딩숲에서 끌어내려 안장 위에 올린 <씨비스킷>은 제프 브리지스, 크리스 쿠퍼 등 내실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눈길을 끈다. 불어라 봄바람 감독 장항준 출연 김승우, 김정은 제작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9월 5일 한마디로 | 부족한 남자, 과한 여자를 만나다 아껴도 너무 아끼고 사는 남자 선국(김승우)은 못 나가도 너무 못 나가는 소설가, 봉투값 아끼느라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남자, 기름값 아깝다고 보일러도 안 때는 남자. 통신비 아까워서 삐삐차고 다니는 남자, 아무도 이런 ‘부족한’ 남자가 좋을 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망사스타킹에 미니스커트, 뽀글한 파마머리에 야한 화장을 한 물망초다방 영업부장 화정(김정은)이 집 앞에 당도한다. 웃음도 치장도 눈물도, 모든 것이 ‘과한’ 이 여자는 다짜고짜 선국의 2층방이 자기 셋방이라고 우기며 밀고 들어온다. 내세울 건 자존심밖에 없는 선국은 절대로 ‘오봉순이’와 한집에서 동거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1층으로 쫓겨난다. 그날 이후 모든 물자를 아낌없이 써대는 하숙생 때문에 이 소심하고 쪼잔한 주인장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에서 궁합을 확인한 장항준 감독과 김승우가 다시 손을 잡은 <불어라 봄바람>은 라이터 하나에 목숨 걸었던 그 안쓰럽고 비루한 남자의 귀환을 보는 듯한 영화. <역전에 산다>로 큰 역전을 이루지 못했던 김승우의 코믹연기와 비장미 넘치는 멜로드라마 <나비>의 비행을 끝내고 익숙한 ‘코미디’의 운동장으로 돌아온 김정은의 7전8기가 관객의 ‘웃음바람’을 불게 할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방탄승 Bulletproof Monk 감독 폴 헌터 출연 주윤발, 숀 윌리엄 스콧 수입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19일 한마디로 | 티베트에서 뉴욕으로, 총탄을 피해가는 주윤발의 액션 수백년 동안 티베트 고승들 사이에 전해내려온 전설의 두루마리. 엄청난 힘과 영생의 비법이 담긴 두루마리는, 아무나 잡아선 안 될 물건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이름을 버린 무명승은, 비기를 손에 넣으려는 악의 무리에게 공격당해 벼랑 아래로 사라진다. 그리고 60년 뒤, 어쩐 일인지 그때 그 무명승이 자신의 후계자를 찾는다며, 뉴욕 도심에 나타났다. 그의 낙점을 받은 이는 손이 빠른 소매치기 카. 이때부터 문화와 세대가 다른 두 남자가 옥신각신 짝을 이뤄 악의 무리와 대적하는 모험담이 펼쳐진다. 코믹북이 원작인 <방탄승>은 소림 무술에서 현대 액션까지 다양한 액션을 아우르고 있는 스토리에 매료된 오우삼이 직접 제작을 맡으면서, 그의 오랜 동지인 주윤발을 끌어들인 영화다. 오우삼과 주윤발, 이들의 상봉이 감격스러운 건 당사자들만은 아닐 것이다. 캥거루 잭 Kangaroo Jack 감독 데이비드 맥널리 출연 제리 오코넬, 크리스토퍼 워컨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개봉예정 9월26일 한마디로 | 스쿠비 두가 심심했다면, 랩까지 하는 디지털 캥거루와 춤을 지난 1월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정상에 껑충 뛰어올라 뭇사람들을 놀라게 한 가족용 코미디. 소심한 찰리는 20년 전 목숨을 구해준 일을 두고두고 우려먹는 친구 루이스 때문에 갱 두목인 양부의 눈 밖에 난다. 양부가 준 마지막 만회 기회는 호주의 사업동료에게 5만달러를 전하는 일. 그러나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불쑥 나타난 캥거루가 5만달러가 든 재킷을 입고 내빼는 바람에 일이 꼬인다. <코요테 어글리>의 데이비드 맥널리가 감독하고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했다. <캥거루 잭> 28일 후… 28 Days Later… 감독 대니 보일 출연 실리안 머피, 나오미 해리스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9월19일 한마디로 | 좀비가 무섭다고? 더 무서운 걸 보여주지! <트레인스포팅>의 대니 보일이 영국으로 돌아와 만든 SF영화. 동물실험실에서 인간의 공격성을 자극하는 바이러스가 유출된 뒤, 영국은 순식간에 폐허가 된다. 살아남은 짐과 셀레나는 안전을 보장해주겠다는 군대의 방송을 따라 시골에 있는 요새에 도착한다. 그러나 여자에 굶주린 군인들은 셀레나를 강간하려고 든다. 트윈 이펙트 千機變 감독 임초현 출연 정이건, 진관희 수입 미디어필림인터내셔날 배급 프라임픽쳐스 개봉예정 9월 한마디로 | 액션만으로는 부족하다. 로맨스를 더한 홍콩판 <블레이드> 리브는 연인을 살해한 뱀파이어 듀크를 찾아 홍콩에 온 슬레이어다. 천진한 그의 여동생 헬렌은 듀크에게 쫓기는 뱀파이어 왕자 카자프와 사랑에 빠지지만, 오빠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동생의 위험한 사랑을 뒤늦게 알게 된 리브는 헬렌을 구하기 위해 뱀파이어 소굴로 뛰어든다. <블레이드2>의 무술감독 견자단이 액션을 지도했다. 주연 진관희는 <무간도>에서 유덕화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신인배우. <트윈 이펙트> <인터스테이트> 인터스테이트 Interstate 60 감독 밥 게일 출연 제임스 마스든, 게리 올드먼 수입 안드로메다엔터테인먼트 배급 미정 개봉예정 9월26일 한마디로 | <환상특급>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영화 <백 투 더 퓨처> <어메이징 스토리> 시리즈의 작가 밥 게일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대학입학을 눈앞에 둔 닐은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할 수 없어서 갈등하고 있다. 그런 닐 앞에 그랜트라는 신비한 사나이가 나타나서 소원을 들어주는 매직볼을 건넨다. 닐은 그 공을 들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 인터스테이트 60으로 여행을 떠난다. 영매 감독 박기복 출연 채둔굴, 박미정 제작 M&F 배급 하이퍼텍 나다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무당의 한과 설움, 그리고 성스러움에 관한 다큐멘터리 무속은 미신이며 배척할 대상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다큐멘터리. 감독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아직 이 땅에 숨쉬고 있는 무속의 전통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는 굿이 무엇이고 무당이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죽은 자와 산 자를 매개하는 자의 고통, 근대화의 밤에 신음했던 한(恨),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등이 어우러져 극영화를 능가하는 극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영매> <캐리비안의 해적> 캐리비안의 해적 감독 도어 버빈스키 출연 조니 뎁, 제프리 러시 배급 브에나비스타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해적, 검은진주 속의 왕 되다 자신의 배 ‘블랙펄’을 바르보사(제프리 러시)에게 강탈당한 해적선장 잭 스패로(조니 뎁). 10년 뒤 잭은 바브로사가 자신의 배로 영국함대가 주둔한 진지를 습격, 총독의 딸 엘리자베스(키라 나이틀리)를 납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롤링 스톤즈의 키이스 리처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는 조니 뎁의 어리버리하면서 귀여운 연기가 압권인 <캐리비언의 해적>은 <멕시칸>의 감독 고어 버빈스키와 제리 브룩하이머, 조니 뎁과 제프리 러시, ’꽃미남 레골라스’ 올란도 블룸이 승선한 1억2500만달러짜리 블록버스터. 9월의 특별한 영화들 - 다시 만나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8월 말 광주국제영화제를 미처 방문하지 못한 액션영화 팬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 서울 아트시네마는 9월3일부터 7일까지 광주에서 특별전을 가진 일본 걸작 액션영화들을 앙코르 상영한다. 마스다 도시오의 <붉은 유성>, 누무라 다카시의 <권총은 나의 패스포트> 등 8편과 재회할 수 있다. 하이퍼텍 나다는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관객과 만날 통로가 충분치 못했던 수작을 앙코르 상영하는 베스트 컬렉션을 진행한다. <헤드윅> <범죄의 요소> <시트콤>을 비롯한 프랑수아 오종 영화제 상영작 <사랑의 추억> <스몰 타임 크룩스> 등이 스크린에 다시 오른다. 씨어터2.0은 9월10일부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로 공포영화 시즌을 마감한다. 여름의 모퉁이를 돌면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영화가 시네필의 가을을 연다. 9월13일부터 19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과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는 회고전에서는 <당나귀 발타자르> <호수의 랑슬로> <불로뉴 숲의 여인들> 등 1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본디 8월에 스케줄을 잡았던 마흐말바프가의 영화 특별전도 가을 극장의 별미다. 9월26일 마르지예 메쉬키니의 <내가 여자가 된 날>을 시작으로 10월3일 <칠판>, 10월10일 <사랑의 시간>이 상영된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도 9월30일 씨네큐브에서 앙코르 개봉한다.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1]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2]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3]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4]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1월 [5]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1]

9월의 첫 주말 스크린에서도 해적은 시퍼런 칼을 휘두르고 흥분한 젊은이들은 분노의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여름의 망령은 그리 쉽게 물러나지 않을 태세지만 바람의 방향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바뀔 것이다. 거리의 유행처럼 남들과 발맞춰 따라잡기도 숨가쁜 영화들이 조금씩 기세를 꺾고, 작고 다채로운 영화들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가을이다. 현재 9월 첫 주말부터 11월 마지막 주말까지 극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는 영화는 모두 ?편. 한국영화로는 추석 흥행신화 재현을 노리는 <조폭 마누라2>, 시대극 장르의 폭을 더할 <황산벌>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김기덕 감독의 변신 소문이 나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박찬욱 감독식 액션을 예고하는 <올드 보이> 등 21편이 서로 다른 유혹의 기술을 선보인다. 외화로는 타란티노의 컴백작 <킬 빌>이 <올드 보이>와 무공을 겨루고 구로사와 기요시, 코언 형제, 워쇼스키 형제, 리들리 스콧의 신작에 대한 기다림이 끝난다. 여름 스크린의 뜨거운 기억을 털어내며 숨을 고르고 있는 당신을 위해 가을날의 영화들을 한데 모았다. - 편집자 내츄럴시티 감독 민병천 출연 유지태, 이재은, 서린 제작 조우엔터테인먼트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26일 한마디로 | 2080년, 피가 흐르지 않는 여인과의 사랑이 시작된다 한국 블록버스터영화의 자존심을 살릴 것인가. <내츄럴시티>에 우선적으로 쏠리는 관심은 그동안 작품성에서나 흥행에서나 부진을 면치 못했던 초대형 프로젝트의 첫 성공작이 될 것인지 여부다. 그건 <내츄럴시티>가 후발 블록버스터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라 개봉을 한참 앞둔 시점부터 “비주얼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진 데 따른 기대효과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대에는 같은 뮤직비디오나 <유령> 등을 통해 영상을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입증한 민병천 감독의 존재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 또한 틀림없다. <내츄럴시티>의 배경은 22세기를 얼마 앞둔 2080년, 우주여행과 사이보그가 일반화된 세상이다. 주인공은 무단이탈 사이보그 제거를 임무로 하는 요원 R(유지태). 폐기처분될 운명의 사이보그 리아(서린)를 한없이 사랑하는 그는 그녀의 재생을 위해 자신의 직장과 친구를 배신하고 탈출을 시도한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케 하는 이 영화는 ‘SF멜로’를 지향하고 있다. 꽉 짜여진 시스템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주인공들이다보니 액션이 없을 수 없겠지만, 어디까지나 이야기의 중심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에 관한 것이란 얘기다. 만약 화려한 영상에 걸맞게 탄탄한 이야기가 뒷받침된다면 <내츄럴시티>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신기원을 열지도 모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감독 김기덕 출연 김영민 제작 LJ필름 배급 코리아픽쳐스 개봉예정 9월19일 한마디로 | 김기덕이 물 위의 암자로 간 까닭은? 부랑자와 매춘부의 거리에 머물렀던 김기덕 감독의 카메라가 산속 깊이 자리잡은 작은 암자를 찾았다. 경북 청송 주왕산 기슭에 자리한 작은 호수 주산지, 왕버드나무 같은 희귀 식물이 살고 있는 맑은 물 위에 그는 작은 사찰 하나를 지었다. 노승과 동자승이 살고 있는 암자, 봄이 오자 맘껏 뛰어놀 수 있게 된 동자승은 산속에서 잡은 개구리며 뱀의 몸에 돌을 매달아놓고 즐거워한다. 다음날 동자승은 몸을 일으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노승이 소년의 몸에 돌을 매단 것이다. 동자승은 노승의 가르침을 배우며 10대 소년이 된다. 계절은 여름으로 접어든다. 김기덕 감독은 사계의 변화와 인간의 성장을 하나로 엮어 윤회하는 삶을 그린다. 소년승은 절을 찾은 소녀와 사랑에 빠져 절에서 도망친다. 가을, 청년이 된 소년은 속세에서 죄를 짓고 절로 피신한다. 겨울, 청년은 홀로 절을 지키는 중년의 스님이 되고 어느 날 한 여인이 아이를 남기고 떠난다. 다시 봄, 아이는 동자승이 되어 첫 장면의 상황으로 돌아간다. 이야기만 들어봐도 가학과 피학의 처절함으로 악명 높은 지금까지 김기덕 영화와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직접 영화를 보기 전까지 속단은 금물일 것이다. 지난 7년간 만든 8편 역시 같으면서 다른 영화였기 때문. 김기덕 감독이 중년의 스님으로 직접 출연하며 올해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주온2 呪怨2 감독 시미즈 다카시 출연 사카이 노리코 수입 한맥영화 배급 워너브러더스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낮이나, 밤이나, 언제나 당신 곁에 머무르는 원혼 아무리 도망쳐도 소용없다. 이불 속에서, 목욕탕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원혼의 저주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주온>은 자유분방한 옴니버스 구성으로, 오로지 공포감을 배가하는 데 역점을 둔 공포영화였다. 보여주는 공포를 표방하는 <주온>은 결코 망설이지 않고, 관객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2편의 무대 역시 가야코가 죽은 그 집이다. ‘납량특집 방송! 귀신이 나온다는 흉가의 실체’라는 프로그램을 위해 일본 공포영화의 호러퀸 쿄코와 스탭들이 흉가를 찾아간다. 촬영 당일 메이크업 담당 메구미가 실종되고 관계된 사람들이 하나둘 죽거나 사라진다. 이제 공포는, 원혼은 TV, 휴대폰 등을 통하여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간다. <주온2>는 비디오판과 1편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둠과 소리를 현란하게 구사하며 공포감을 극대화하던 시미즈 다카시의 연출력은 더욱 원숙해졌다는 평. 조폭 마누라2: 돌아온 전설 감독 정흥순 출연 신은경, 박준규 제작 현진시네마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꿇어’를 외치던 무서운 그녀가 돌아왔다 전국 5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조폭영화 신드롬을 낳았던 <조폭 마누라>가 2년 만에 돌아왔다. 두 번째 이야기는 뒷골목을 평정한 가위파의 두목 은진이 사고로 기억을 잃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세력 다툼 끝에 머리를 다친 그는 의식을 잃고 중국집 주방장에게 발견돼 회복된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이 누군지 전혀 기억을 못한다는 것. 중국집 배달부로서 새 삶을 살아가던 은진은 우연히 은행 강도를 잡은 것을 계기로 과거의 인물들과 마주치게 된다. 몸치장과 성교육을 맡았던 세리, 라이벌 조직이었던 백상어파 두목 등이 그들. 저개발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과 가족을 위해 은진은 다시 가위를 든다. <조폭 마누라 2: 돌아온 전설>은 학교에도 가고 아기도 키우는 등 엉뚱한 상황에 처한 조폭들의 ‘문화충격’을 폭소탄으로 심었던 기존의 조폭 코미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엉뚱한 신분까지 선사한다. 2편의 바통을 이어받은 정흥순 감독(<가문의 영광>)의 “제대로 된 조폭영화를 만들겠다”는 결의가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W.A.T. 특수기동대 S.W.A.T. 감독 클라크 존슨 출연 콜린 파렐, 새뮤얼 잭슨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9월26일 한마디로 | 1970년대 인기 TV드라마 <경찰특공대>가 스크린에 재림하다 인질 구출과 테러 진압 등 무시무시한 미션을 전담하는 경찰 중의 경찰, 특수기동대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임무 수행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로 팀에서 방출된 젊은 요원이 베테랑 요원이 이끄는 ‘외인부대’에 가담하면서 승승장구하지만, 악덕 마약상의 음모로 온갖 범죄 조직의 표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분노의 질주> <트리플X>의 제작자 닐 모리츠와 <호머사이드> 등 TV 경찰드라마의 연출자 클라크 존슨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이 가는 영화. <패스트 앤 퓨리어스2> 패스트 앤 퓨리어스2 2 Fast & 2 Furious 감독 존 싱글턴 출연 폴 워커, 타이리스 깁슨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스피드, 스피드, 스피드… 빈 디젤은 첩보원이 되어 떠나갔지만, 스피드에 목숨을 거는 레이스광들의 모험은 끝나지 않는다. 경찰에서 쫓겨나 스트리트 레이서가 된 브라이언은 탈세혐의자 카터에게 접근하여 정보를 캐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브라이언은 오랜 친구 로만과 함께 카터가 관여하는 불법 스트리트 레이싱에 참가한다. 자동차에 일말의 관심이 있다면, 갖가지 자동차를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영화. 네메시스 Star Trek:Nemesis 감독 스튜어트 베어드 출연 패트릭 스튜어트, 조나단 프레익스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9월19일 한마디로 | <스타워즈>보다 조금 더 과학적인 판타지를 원한다면 <스타트렉>을 <스타트렉> 시리즈의 10번째 극장판. 엔터프라이즈호는 우주연합의 평화를 위협하는 로뮬라 행성으로 향한다.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로뮬라 행성에 도착한 대원들은 자신들의 복제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다. 로뮬란은 우주연합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선장 피가드의 유전자를 노리고 엔터프라이즈호를 유인한 것이다. 오! 브라더스 감독 김용화 출연 이정재, 이범수, 박영규, 이문식 제작 KM컬쳐 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9월5일 한마디로 | 오, 나의 형제여! 어디 있다 이제사 나타났는가! 서로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배다른 두 형제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만나게 되면서 가족애를 발견한다는 이야기. 흥신소 직원으로 살아가는 형 상우(이정재)는 아버지가 남기고 간 빚을 떠넘기기 위해 실제보다 4배나 빨리 늙는 조로증 환자 봉구(이범수)를 마지못해 데리고 살게 된다. 겉늙은 봉구의 외모를 상우가 ‘악’이용해 채무자들을 수월하게 협박하는 과정이 빚어내는 소소한 웃음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서로 정이 들어버린 이 두 형제에게서 가족애의 감동을 전달받을 수 있다. <오! 브라더스> <세크리터리> 세크리터리 Secretary 감독 스티브 셰인버그 출연 제임스 스페이더, 매기 질렌할 수입·배급 예맥필름 개봉예정 9월26일 한마디로 | 마조히스트 왈 “날 때려주세요”, 사디스트 왈 “싫어!” 리 할로웨이는 일찍부터 몸에 상처를 내면서 즐거움을 얻는 버릇을 지닌 아가씨. 변호사의 비서로 취직해 생활의 변화를 꾀하지만 그녀의 보스 그레이도 평범한 남자는 아니다. 빨간펜으로 서류 수정하는 일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변호사에게 오타의 벌로 엉덩이를 맞은 어느 날부터, 리의 욕망은 새로운 과녁을 찾는다. 하지만 지속적 관계를 꺼리는 남자 앞에서, 이 괴상한 사랑을 발전시키는 임무는 순전히 리의 것이 된다.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이지만 이 로맨틱코미디가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탐구는 아슬아슬할 만큼 남성 판타지에 가까워 논란이 예상된다.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데이비드 린치의 단골 작곡가 안젤로 바달라멘티가 음악을 맡았다. 낭낙 Nang-Nak 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출연 인디라 자로엔푸라, 위나이 크라이브트라 수입 나라 디지컴 배급 신도필름 개봉예정 9월 중 한마디로 | 죽어서도 남편을 기다린 한 여인의 슬픈 사랑 타이의 국민감독인 논지 니미부트르의 <낭낙>은 한때 타이의 박스오피스 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운 초특급 흥행작이다. 전쟁으로 징집돼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사망했지만, 극적으로 돌아온 남편을 영혼의 신분으로라도 맞이하려는 아내의 눈물겨운 사랑을 그리는 <낭낙>은 멜로와 판타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화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영화강국으로 떠오르는 타이의 주류영화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1]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2]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3]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4] ▶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1월 [5]

제60회 베니스 영화제 27일 개막

<바람난 가족> 등 20편 황금사자상 놓고 경합 지난해 <오아시스>에 감독상(이창동)과 신인배우상(문소리)의 영예를 안겨준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리도 섬에서 개막한다. 1932년 세계 최초의 국제예술영화제로 출발한 베니스 영화제는 34년부터 연례행사로 정착됐으며 2차대전 때 3년간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올해로 60회를 맞는다. 올해 개막식을 장식할 영화는 미국 우디 앨런 감독의 <애니싱 엘스>(Anything Else). 이와 함께 메인 경쟁부문인 ‘베네치아 60’, 혁신적인 작품이나 신인감독 작품을 소개하는 또다른 경쟁부문 <업 스트림>, 비평가주간, 단편 부문, 다큐멘터리 부문 등에 걸쳐 250여 편이 11일 동안 상영된다.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이 주어지는 ‘베네치아60’에는 20편이 초청됐는데 유럽영화가 단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노장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의 <굿모닝 나이트>와 파올로 벤베누티의 <국가 비밀>을 대표주자로 내세웠고 프랑스에서는 자크 드와이옹의 <라자>, 브뤼모 뒤몽의 <트웬티 나인 팜스>, 아모스 지타이의 <에이릴라>를 출품했다. 이와 함께 존 말코비치와 카트린 드뇌브가 주연을 맡은 포르투갈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의 <말하는 그림>, 독일 여배우 출신의 감독 마가레테 폰 트로타의 <로젠스트라스>, 영국 마이클 윈터버텀의 <코드 46> 등도 가세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가타노 다케시의 <다토이치>, 대만 차이밍량(蔡明亮)의 <불견불산>(不見不散), 홍콩 캐럴 라이의 <꿈꾸는 풍경>, 한국 임상수의 <바람난 가족> 등 4편이 상영작 목록에 올랐고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의 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87년 <씨받이>, 지난해 <오아시스>에 이어 세번째 본상 수상과 문소리의 2회 연속 수상을 노리는 <바람난 가족>은 9월 3일 기자시사회에 이어 4일 공식 상영 스케줄이 잡혀 있다. 임상수 감독과 주연배우 문소리ㆍ황정민이 2일 출국해 레드 카펫을 밟을 예정이며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이충직 영화진흥위원장 등도 동행한다. `업 스트림'에서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의 <로스트 인 트랜지션>과 덴마크 거장 라스 폰 트리에가 요르겐 레스와 함께 연출한 <다섯 가지 장애물>을 비롯해 18편이 산 마르코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이탈리아 거장 마리오 모니첼리 위원장과 이탈리아 배우 스테파노 아코르리, 스페인 배우 아슘타 세르나, 홍콩 감독 수안화(許鞍華) 등은 `베네치아60'의 출품작을 심사하며 `업 스트림' 심사위원으로는 프랑스 작가 로드 아들러를 비롯해 이탈리아 영화학자 비토 아모루소 등이 선정됐다. 비경쟁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스타급 감독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베르나로드 베르톨루치의 <드리머스>를 비롯해 코엔 형제의 <용서 못할 잔학행위>, 짐 자무시의 <커피와 담배>,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리들리 스콧의 <매치스틱 맨> 등이 선보인다. 김민종과 김정은이 주연한 김현성의 <나비>는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이란의 15세 소녀 하나 마흐말바프의 <광기의 즐거움> 등과 함께 10만 유로(한화 약 1억4천만원)의 상금이 걸린 미래사자상 후보에 올랐다. 김현성 감독도 9월 3일 공식 상영회와 기자회견에 맞춰 현지를 방문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황금사자 공로상을 받는 오마 샤리프를 비롯해 조지 클루니, 니콜 키드먼, 앤서니 홉킨스, 숀 펜,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월드 스타'들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광주영화제] ‘안성기, 나의 영화인생’ 포럼

'편안한 미소의 대명사', '한국영화계의 영원한 보석', '영화배우들의 맏형'… 배우 안성기(53)를 표현하는 수많은 수식어 중 '국민배우'라는 말처럼 어울리는 호칭은 없을 듯하다. 1980년대 이후 영화사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명작들에는 항상 그의 이름이 걸려 있었고 그만큼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22일 개막한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는 영화배우 안성기 특별전을 마련한다. 국내 배우가, 그것도 한참 활동하는 현역 연기자의 특별전이 영화제에 마련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 <바람 불어 좋은 날>, <깊고 푸른 밤>, <개그맨>, <칠수와 만수>, <하얀 전쟁>, <영원한 제국> 등 여섯 편이 영화제를 찾은 팬들을 만난다. 특별전 프로그램 상영에 앞선 23일 안성기는 광주시 동구 대인동 광주은행 본점 회의실에서 '안성기, 나의 영화인생'라는 제목의 시네포럼을 갖고 영화인생, 연기관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제작자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1957년 일곱 살 나이에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한 그는 이후 10여년 동안 아역배우로 활동했고, 성인이 된 후에는 77년 <병사와 아가씨들>로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출연한 영화들이 약 70편. 거의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영화에 출연했으며 현재도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에 출연하고 있다. 이현승 감독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패널로 참석한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임재철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60여 명의 영화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분위기에서 열렸다. 다음은 사회자와 패널의 질문에 대해 그가 밝힌 내용의 요약. -배우로서 국내에서 첫 특별전을 갖는 소감은? =10년 전 프랑스의 한 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연 뒤 두 번째 갖는 경험이다. 57년에 데뷔해 46년이 지났으니 끔찍할 만큼의 긴 시간이다. 앞으로도 여러 원로들이나 나보다 젊은 배우들의 영화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아역시절 기억을 들려달라. =언제나 동시에 3~4작품에는 출연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그날 그날 무슨 영화를 촬영하는지도 몰랐을 정도다. 항상 졸렸고 낮잠 자보는 게 소원일 정도로 바빴다. -성인이 된 후 다시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당시 막 공산화한 베트남어를 전공을 한 덕에 취직이 되지 않았다. 그때 취직이 됐으면 지금은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연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이었나. =70년대를 거치면서 영화나 영화배우, 감독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했다. 따라서 70년대 10여년간 만들어지지 못했던 영화들에는 되도록 출연하려고 했다. 영화적인 영화보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고, 결과적으로 문제작이나 사회성 있는 영화를 선택하게 된 것 같다. 소시민적이고 어리숙한 모습이 당시 모든 것들을 바로 들이밀지 못하는 사회의 분위기에서 잘 통했던 것 같다. -모범적인 가정생활을 하고있는 비결은? =가정생활은 그냥 쉽게 잘 살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가정은 모든 힘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가정생활은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배우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아픔을 대변해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직업이다. 뭐로 남을 지에 대한 생각은 특별히 없다. 다 지나면 그만이고 현재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즐거움을 주는 배우 정도면 만족한다.

[인터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김기덕 감독

"자연 속의 미물과 인간은 결국 다르지 않는 것"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봄 여름…>의 김기덕(43) 감독을 23일 오후 광주시 동구 충장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산속 사찰의 사계를 배경으로 동자승-청년승-장년승-노승 등으로 성장하는 한 인물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가 처음 기획된 것은 2001년 감독이 해외영화제에 들렀을 때. 감독이 숙소에서 설산을 보던 중 문득 떠오른 생각을 써내려 갔고 지난해 5월 첫 촬영을 시작해 각 계절에 맞춰 1년여에 걸쳐 촬영됐다. 독일의 아트하우스 판도라필름이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영화는 순제작비 15억여원을 들여 만들었으며 최근 폐막한 로카르노영화제에서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청년비평가상과 돈키호테상, CICAE/ARTE(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 NETPAC(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바 있다. 전국 극장 개봉일은 다음달 19일. 다음은 김기덕 감독과의 일문일답. 로카르노 영화제의 반응은 어땠나? ▲영화제의 관계자가 하는 말이 영화제 40회 역사 동안 기자시사회에서 박수가 쏟아진 것은 처음이라더라. 유럽 6대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대상을 수상한 적은 없는 만큼 이번 기회가 우리영화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됐으면 하는 기대를 했다. 전작들에 표현 강도에서 많이 순해진 느낌이다. 처음 시놉시스를 쓴 이후 바뀐 점이 있는가. ▲원래는 여름신에서 오럴섹스 등 성에 대한 모든 이미지들을 다룬 원초적 정사신이 있었지만 제외했다.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영등위에서 (이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했나보다(웃음). 영화에 직접 출연한 계기는? ▲겸연쩍고 부끄럽다. 안성기 씨 같은 배우를 출연시켜 선무도 장면을 멋있게 그려보고 싶었고 도올 김용옥 선생을 섭외하기도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떠밀려'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 이왕 모자를 벗고 출연하게 된 이상 내 본질을 솔직히 보여주려고 했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 ▲인생을 살며 남에게 말할 수는 없지만 용서받을 수 없을 만한 죄의식은 항상 남아있는 듯하다. 사회적인 범죄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범죄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죄라기보다는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것을 자연 질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결국, 자연속의 미물들과 인간은 그리 다르지 않다. 표현의 수위도 그렇고 주제나 분위기도 그렇고 이번 영화를 그동안의 영화 흐름에서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찍으면서 스스로 많이 정화된 것 같다. 먹고 살만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사회나 국가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인간은, 나는, 혹은 우리는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영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는 알 수 없다. 세상을 더 잔인하게 볼 수도 있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어질 수도 있다. 영화의 말미 반가사유상이 산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장면은 무슨 의미를 갖고 있나. ▲'결국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저 넓은 자연에 씨앗같은 인간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가사유상과 주인공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수행하는 것은 부처님의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희망한다는 것, 부처를 닮고자 하는 희망을 담고 있다. 후반부 다시 돌아온 봄에서 아이를 맡기고 가는 부인은 두건을 쓰고 있다. 관객들이나 노승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무엇인가의 사연을 갖고 있을 터고 아이를 보고 우는 소리가 나오며 두건에 흘리는 눈물이 베어나오는 것이면 아이를 두고 가는 어머니를 전부 표현한 것이다. (광주=연합뉴스)

앞집여자들, <바람난 가족>에 몰리다

<바람난 가족>이 바람났다? 촬영 전에는 투자자를 못 찾고, 완성 뒤에는 배급사를 찾지 못할 정도로 상업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던 <바람난 가족>이 개봉 첫 주말 전국 누적 관객 44만명을 동원하는 ‘이변’을 낳았다. 하지만 <바람난…>의 진짜 ‘바람’은 개봉 2주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월요일인 8월18일 이 영화가 전국에서 동원한 관객 수 6만7천여명은 주말 평균 관객 수의 60%선으로 <살인의 추억>의 50%나 의 30%에 비해 뚜렷하게 많은 숫자. 이런 분위기는 주말로도 이어져 이 영화는 2주차 주말 예매율에서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초 131개였던 스크린 수는 오히려 155개로 늘어났다. <바람난…>이 일으킨 돌풍에 대해 명필름은 여성, 그중에서도 ‘남편 출근시켜놓고 영화보러 오는 아줌마 부대’를 진원지로 꼽고 있다. 또 지역별로는 서울 대 지방 관객 수 1: 1.92로 미뤄볼 때 지방에서 더 큰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변두리 ‘날개’극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일례로 강북 S극장의 경우 강남의 C극장보다 월등히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 이 S극장에서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했다는 사례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세련된 이미지로 20대 여성과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명필름의 영화로선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 명필름 관계자는 “야한 영화, 그러니까 ‘떡영화’로 소문난 것이 강북과 지방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단순히 야한영화와는 달리 평가받고 있어 기분 나쁠 일은 없다”고 말한다. 명필름은 <바람난…>이 개봉 2주차 주말인 8월24일이 지나면 손익분기점인 98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백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