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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2003)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⑥] 존 조·켄 정·랜들 박·올리비아 문 -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아시아계 배우

존 조 John Cho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은 할리우드에서는 혁명적 사건이었다.” <해롤드와 쿠마>(2004) 개봉 당시 존 조가 한 말이다. 한국계 미국 배우와 인도계 미국 배우를 투톱으로 기용해 흥행에 성공한 코미디영화 <해롤드와 쿠마>는 아시아계 미국 배우들의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작품 중 하나다. 이후에도 존 조는 종종 ‘혁명적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오디션을 거쳐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에 1등 항해사 술루 역으로 승선한 일이나, 최근 2~3년 사이 백인 중심의 할리우드에 대한 비판이 계속될 때 아시아 배우도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전개된 SNS상의 캠페인 “존 조를 주연으로”(#StarringJohnCho)의 주인공이 된 일까지. 존 조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긍정적 초상으로서 독보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제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한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벌어진 실종사건을 그린 <서치>에 아빠 데이빗으로 출연해 ‘아시안 어거스트’(AsianAugust, 49쪽 기사 참조)에 일조했다. 차기작은 공포영화 <그루지>, 넷플릭스 드라마 <타이거테일>, 소니 애니메이션 <위시 드래곤>의 목소리 출연 등. 반갑게도 존 조의 활용법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켄 정 Ken Jeong 웃음을 선물하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족보를 알 수 없는 댄스 실력과 알몸 시연을 마다하지 않으며 웃긴 놈(혹은 미친 놈)을 자처한 켄 정은 때로 웃음의 묘약을 선물하러 다니는 사람처럼 보인다. 데뷔 초 켄 정은 ‘미국에서 제일 웃긴 의사’로 소개되곤 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명문 듀크대학에서 공부해 의사가 되지만, 코미디 쇼에 대한 애정을 숨길 수 없어 본업과 부업을 바꿔버린다. <행오버>(2009) 시리즈와 드라마 <커뮤니티>(2009~15)는 켄 정을 대체 불가의 코미디 배우로 만들었고, 시트콤 <닥터 켄>(2015~17)은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기획자로서 켄 정의 능력을 재조명하게 만들었다. 켄 정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시트콤으로 풀어내 <닥터 켄>의 제작자, 각본가, 배우로 활약했다. 최근엔 공연 도중 응급처치로 관객의 목숨을 살리는 일도 있었는데, 이제는 ‘미국에서 제일 웃긴 의사’가 아닌 ‘의사 면허를 지닌 코미디언 배우’로 소개되고 있다. <구스범스2> <보스 레벨> 등 차기작에서도 켄 정은 기꺼이 제 한몸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랜들 박 Randall Park <앤트맨과 와스프>의 FBI 요원 지미 우의 임무는 가택 연금된 앤트맨을 감시하는 것. 하지만 결정적 순간엔 꼭 앤트맨보다 한발 늦어 앤트맨의 집 밖 활약을 돕는다. 지미 우의 인간적 면모는 랜들 박(왼쪽 사진 오른쪽)의 매력으로 치환됐고, 그의 마블 블록버스터 신고식은 성공적이었다. <앤트맨과 와스프> 이전에 랜들 박을 설명하는 단어에는 빠지지 않고 ‘김정은’이 등장했다.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 <디 인터뷰>(2014)에서 특별한 분장도 없이 살을 찌운 것만으로 북한 최고 지도자와 흡사한 이미지를 창조해, 논란의 영화 속 논란의 캐릭터 덕을 톡톡히 봤다. 1990년대 미국에 정착한 대만 가족의 이야기인 시트콤 <프레시 오프 더 보트>(2015~18)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기까지 긴 무명의 세월도 통과했다. 한국계 미국 배우로, UCLA에서 영문학과 문예창작을 공부하면서 학교 내 아시아계 미국인 극단을 설립해 작가로 활동하다 배우가 됐다. 최근엔 DC의 블록버스터에도 진출했다. <아쿠아맨>에서 해양학자 닥터 신 역을 맡아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보여주는 랜들 박의 매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올리비아 문 Olivia Munn 올리비아 문은 중국계 베트남인 어머니와 영국과 독일 혈통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 오클라호마시티가 고향이고, 일본에서 생활한 적이 있으며, 오클라호마대학에서 저널리즘과 일본어를 공부했다. 배우가 되기 전 <폭스 스포츠>에서 인턴 기자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동양적이면서 서구적인 흑발의 미녀인 올리비아 문은 건강미와 지성미를 어필하며 차츰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는데, 그 매력이 제대로 빛을 발한 작품이 드라마 <뉴스룸>(2012~14)이었다. <뉴스룸>이 배우 발견의 보고였듯, 올리비아 문 역시 경제 전문가이자 보조 앵커인 슬로언 새비스 역을 맡아 스마트한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멋지게 소화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2016)에선 텔레파시 능력과 검술 실력을 갖춘 사일록 캐릭터를 연기했다. 주로 커리어의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는 배우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블록버스터의 여전사’ 역할이 올리비아 문에게 주어졌던 것.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는 <더 프레데터>로 이어진다. <더 프레데터>에서 올리비아 문은 진화생물학자 케이시가 되어 무장한 남성들과 함께 외계의 빌런 프레데터에 맞선다. 그녀의 눈빛만큼 필모그래피도 점점 강렬해지고 있다.

DC 영화를 더 재밌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 10

올해 12월 DCEU의 신작 <아쿠아맨>이 개봉한다. 곧이어 내년 봄과 가을에 <샤잠!>과 <원더우먼 1984>가 개봉할 예정이다. 플래시의 솔로 영화인 <플래시 포인트>, 할리 퀸과 DC의 여성 캐릭터들을 앞세운 <버즈 오브 프레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블랙 호크> 등 제작을 확정 지은 작품들까지, DCEU의 새로운 작품들이 DC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DCEU는 슈퍼 히어로가 지닌 책임감에 대한 고찰과 고뇌에 포커스를 맞춰 어둡고 묵직한 세계관을 형성해왔다. 해외매체 <슬래시필름>은 이런 DC의 개성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슬래시필름>에선 DC를 새로운 방향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 캐릭터들을 소개했다. 일명 ‘DC 영화를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들’이다. 10. 부스터 골드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는 히어로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다. 부스터 골드는 그와 거리가 멀다. 25세기, 잘 나가는 미식축구 선수였으나 한순간에 내리막길을 걷게 된 마이클 존 카터. 그는 히어로 역사 박물관에서 온갖 장비를 훔친 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인 20세기에 정착한다. 20세기에서 그는 미래에서 본 사건 사고를 미리 예지하고 방지하며 히어로로 거듭난다. 누군가를 도우려는 선량한 마음보단 유명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히어로 업무를 수행하는 캐릭터니 현 DCEU의 가치관과 가장 동떨어지면서 가장 색다를 캐릭터가 되시겠다. 9. 플라스틱 맨 도둑질을 위해 화학약품 공장에 간 엘 오브라이언. 그는 알 수 없는 물질이 든 약품 통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이후 신체 변형 능력과 탄성을 지닌 히어로 플라스틱맨이 된다. 애니메이션 <원피스> 속 루피, <인크레더블> 시리즈 속 일라스티 걸과 비슷한 능력. 자신의 시그니처인 고글을 벗으면 앞을 잘 볼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플라스틱맨은 DC 버전 데드풀이다. 쉴 새 없는 농담과 개그를 일삼는 캐릭터. DCEU에 합류하게 된다면 저스티스 리그 일원들의 진지함을 중화시켜줄 포지션을 담당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8. 자타나 자타나는 마법 능력을 지닌 히어로 겸 마술사다. 마법사 조반니 존 자타라와 신델라 자타라 사이에서 태어났다. 자타나는 사라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슈퍼 히어로 세계에 발을 디딘 캐릭터다. 슈퍼 히어로라기엔 다소 낯선 마법사 코스튬이 인상 깊은 캐릭터. 언제 어디서든 히어로로 의심받지 않고 제 능력을 뽐낼 수 있는 실용성 최대 코스튬을 지녔다. 마법사인 일반인인지, 마법 능력을 지닌 히어로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는 자타나는 DCEU가 지닌 미스터리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반영해낼 캐릭터다. 7. 데미안 웨인 이름이 꽤 익숙하다고? 맞다. 데미안 웨인은 브루스 웨인, 배트맨과 탈리아 알 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둘의 유전자를 이용한 인공 배양을 통해 태어난 캐릭터. 날 때부터 암살자로 자란 터라 훌륭한 전투 실력을 지니고 있다. 데미안 웨인은 매사 침착한 브루스 웨인과 정반대의 설정을 지녔다. 매사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며 버릇없고 거친 일상을 보내는 소년. 고전적 사고방식을 뒤튼 캐릭터 설정이 DCEU에 신선함을 불러올 건 당연해 보인다. 데미안 웨인이 로빈이 되며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날 과정 역시 관전 포인트가 될 터다. 6.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는 히어로 애로우와 플래쉬의 서사에 등장한 빌런과 사이드 캐릭터가 총집합한 작품이다. 미래에서 온 타임 마스터가 개성 강한 슈퍼 히어로와 악당들을 한 팀으로 꾸려 악당에 맞서 지구 수호에 나선 이야기를 담았다. DC 유니버스의 온갖 캐릭터가 총출동한 이 작품은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가 지닌 코믹스의 멀티버스, 크로스오버 컨셉에 DCEU 역시 흥미를 보인다면 캡틴 콜드, 히트 웨이브, 아톰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대형 스크린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것. 드라마에서만 보기엔 아깝다는 평이다. 5. 포이즌 아이비 포이즌 아이비는 <배트맨4-배트맨과 로빈>에 등장한 바 있다. 조지 클루니를 배트맨으로 앞세운 이 영화는 폭망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포이즌 아이비만은 다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포이즌 아이비는 DCEU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에 가장 적합할 캐릭터다. 현 DC에서 가장 큰 인기를 자랑하는 캐릭터 할리 퀸(마고 로비)과 나란히 <델마와 루이스>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기에 더없이 적합할 캐릭터고, 포스트 <다크 나이트> 감성의 영화 속 빌런이나 안티 히어로로 활약하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일 캐릭터다. 4. 마샨 맨헌터 과자 오레오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녹색 화성인. 드라마 <슈퍼걸>에 등장해 인지도를 높였던 마샨 맨헌터는 존 존스란 이름을 지닌 화성인이다. 이 리스트에서 가장 진지한 면모를 지닌 캐릭터.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을 지닌 마샨 맨헌터는 슈퍼맨에 버금가는 신체 능력을 지닌 저스티스 리그의 인재다. 폭력과 대량 학살을 벗어나기 위해 지구로 온 캐릭터. 현대인이 처한 위기를 반영해낸 캐릭터라는 점에서 눈이 간다. 지금 만나기에 더없이 적절한 설정을 지닌 캐릭터. 3. 미드나이터와 아폴로 브로맨스가 대세인 시대. 슈퍼맨과 로이스 레인, 배트맨과 캣우먼만큼 위대한 러브라인을 자랑하는 DC 커플로 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미드나이터와 아폴로는 언뜻 배트맨과 슈퍼맨의 관계와 비슷해 보인다. 외형 역시 그들에게서 모티브를 얻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관계에서보다 이들의 관계에서 더 특별한 점을 꼽자면 두 히어로는 결혼한 사이라는 것. 미국 코믹스 역사에서 최초의 동성 결혼 장면을 만들어낸 히어로들이다. 불타는 사랑만큼이나 폭력적으로 묘사되는 히어로들의 액션 신 역시 주목할만하다. 2. 캡틴 캐럿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속 로켓 라쿤(브래들리 쿠퍼)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출연해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와 함께 모험하며 2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렇다면 로드니 래빗, 우주 당근을 먹고 무적 히어로가 된 DC의 캡틴 캐럿 역시 DCEU에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캡틴 캐럿은 DC 코믹스 멀티버스(다양한 차원의 지구를 다룬 코믹스)의 지구-26에 등장하는 히어로다. 의인화된 동물 세계의 캡틴. 토끼라고 무시하면 곤란하다. 어떤 공격을 받아도 죽지 않는다는 점은 그만이 지닌 무기다. 1. 배트맨 갑자기 웬 배트맨이냐고? 어둡고 우울한 배트맨은 현 DC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배트맨이 엄근진의 대표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1960년대 배트맨을 떠올려보자. 무고한 시민들이 다칠까봐 폭탄을 들고 이리저리 헤매고, 자신의 한쪽 다리를 노리는 상어를 물리치기 위해 로빈에게 상어 퇴치용 배트 스프레이를 요구하는 배트맨은 개그 캐릭터 그 자체였다. <레고 배트맨 무비> 속 자기애 강한 배트맨 역시 매력적이긴 마찬가지다.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호아킨 피닉스가 창조해낸 각기 다른 조커가 있는 것처럼 색다른 배트맨 영화도 나올 수 있는 법. 재미있는 배트맨의 등장이 DC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황기석 촬영감독의 <암수살인> 포토 코멘터리

익숙한 듯 새롭고, 새로운 듯 익숙하다. 10월 3일 개봉한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의 촬영은 노련하면서도 정교해 관객을 능수능란하게 들었다 놨다 한다. 이야기가 우직하게 전개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촬영감독이 누구인지 크레딧을 확인했더니 황기석이었다. 젊은 관객에게 생소한 이름일 수 있겠다. 1990년대 말 혜성처럼 등장해 영화 <친구>에서 ‘실버리텐션 기법’(필름 현상 과정에서 색소에 붙어 있는 은 입자를 씻어내지 않고 남기면 명암의 차가 커져 밝은 부분은 더 밝아지고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두워지면서 콘트라스트가 강한 영상이 만들어진다. 보통 회상 장면에서 쓰인다.-편집자)을 처음 시도하고, 현장 편집기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였고, 이후 <와니와 준하> <형사 Duelist>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여러 영화에서 좋은 촬영을 보여준 그다. 황기석은 한때 충무로에서 승승장구하다가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현재 미국 뉴욕에서 아이 둘을 키우며 촬영 일을 하고 있는 그와 이틀 연속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그의 근황과 <암수살인> 촬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편, 인터뷰 직후 <암수살인> 실제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이 ‘유족의 동의가 없는 상영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영화 배급사인 쇼박스를 상대로 영화상영금지가처분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1일 피해자 유가족측 소송대리인은 “영화 제작사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암수살인>은 예정대로 10월 3일 개봉하게 되었음을 밝혀둔다. 프롤로그 <암수살인> 촬영 컨셉 ‘스타일보다 스토리.’ 황기석 촬영감독과 김태균 감독이 프리 프로덕션 때 시나리오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동의했던 지점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고, 모든 인물이 사실적이기에 전형적인 형사영화의 서사 구조를 좇기보다 실제로 벌어졌던 일들을 유기적으로 따라가보자는 의도에서 내린 판단이다. 이런 결론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지금 영화보다 좀더 장르적인 흐름이 있었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 만큼 에너지가 넘쳤다. 미국 뉴욕에서 지내던 황기석 촬영감독은 김태균 감독으로부터 폴 세잔의 포커 치는 두 남자 그림, 안톤 브루크너의 미완성 교향곡 9번 등 두 레퍼런스와 함께 촬영 제안을 받았을 때 감독이 생각한 이미지가 “애매하고 추상적”이라고 생각했다. 황 촬영감독은 “김 감독이 뭔가 가지고 있는 것 같았고, 애매하고 추상적인 이미지에서 어떤 이야기를 원하는지 함께 찾고 싶었던 데다가 촬영감독 데뷔작인 <억수탕>을 함께했던 김 감독(당시 조감독), 강대희 조명감독과 20년 만에 뭉치고 싶었던 까닭에 다시 한국을 찾기로 했다”고 <암수살인>에 참여한 계기를 말했다. 현재와 과거가 상반된 빛 <암수살인>은 현재와 과거가 오가며 전개된다. 현재는 형사 형민(김윤석)이 살인자 태오(주지훈)를 만나 그로부터 얻은 단서를 좇는 이야기다. 과거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태오의 범행 사실을 재구성한 형민의 ‘상상’이다. 황기석 촬영감독은 현재를 “무채색 도시의 느낌으로 표현”하기 위해 콘트라스트를 약하게 주었다. 반대로 회상장면을 “컬러풀하고 몽환적인 느낌”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회상 신은 코와 애너모픽렌즈를 장착한 애너모픽 카메라로 촬영됐다. “코와 애너모픽렌즈는 구형 모델의 단렌즈로, 이 렌즈로 찍으면 화면에 굴곡이 많이 맺힌다. 이렇게 촬영된, 왜곡이 심한 부분을 따로 잘라내붙인 화면이 회상 신이다.” 영화에 투입된 코와 렌즈는 40, 50mm 두 종류가 투입됐다. 카메라 두대 이상이 투입되는 몇몇 회상 신은 코와 렌즈를 수급하는 게 쉽지 않아 쿡 애너모픽렌즈도 섞어 사용하기도 했다. 접견실 프로덕션 디자인 교도소 접견실은 형민과 태오가 수차례 만나 설전을 벌이는 중요한 공간이다. 황 촬영감독은 접견실이 “영화에서만 존재하는 공간”인 동시에 “어느 교도소에 가도 있을 것 같은 공간”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처음에는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설계해 보여준 공간이 황 촬영감독의 생각과 많이 달랐다. 접견실을 참고할 만한 자료가 워낙 없었던 탓에 제작진은 형민의 실존 모델인 김정수 형사가 찍은 휴대폰 동영상 속 실제 접견실을 참고해 접견실을 만들어나갔다. “스타일보다 스토리가 중요했기에 오픈 세트에서 공간을 디자인할 때 빛이 어느 방향으로 들어오는지부터 정한 뒤 카메라와 조명을 그것에 맞춰 설계했다”는 게 황 촬영감독의 얘기다. 접견실 신 촬영 설계 접견실 신에서 황 촬영감독의 촬영은 수시로 변화하는 형민과 태오, 둘의 관계와 상황을 정교하게 반영한다. 두 사람이 처음 마주 앉는 접견실 신은 서로의 속내를 알 수 없는 형민과 태오의 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게 관건이었다. 창문 유리에 반사된 빛이 인물의 얼굴을 종종 가리고, 카메라가 180도 라인을 넘나들며 둘의 시선을 일치시키지 않은 것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표현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 둘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장면의 의도와 인물의 감정에 따라 유리 반사와 180도 규칙 깨뜨리기는 강도를 달리한다. 카메라가 180도 라인을 넘나들 때마다 인물에 떨어지는 그림자 또한 방향이 달랐는데 황 촬영감독은 그림자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도 함께 신경 썼다고 한다. 형민이 태오의 실체를 드러내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마지막 접견실 신은 유리 반사와 180도 규칙 깨뜨리기가 전혀 시도되지 않는다. “모든 게 선명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마지막은 전형적인 장르영화의 법칙대로 찍었다.” 또 창문이 많은 오픈 세트인 까닭에 조명은 기본적인 세팅을 갖추되 날씨 변화에 따라 유기적으로 조절됐다. 조명과 색보정 색보정 작업에서 색을 빼거나 더한 건 거의 없다. 황 촬영감독은 여러 전작들에서 촬영한 부산이라는 도시를 잘 알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만큼은 부산을 무채색 도시로 염두에 두고 찍었다. 미국에서 개퍼(DP 시스템에서 조명을 담당하는 스탭)로 활동하고 있던 황 촬영감독과 당시 공연영화를 준비하느라 공연 조명에 관심이 많던 강대희 조명감독이 유독 조명에 신경 쓴 장면은 회상 신이었다. “회상 신의 거의 모든 장면이 밤 시간대라 좀더 화려하고 원색적인 느낌을 강조하려고 했다.” 파트너로서의 김윤석 김윤석과 주지훈 모두 처음 함께 작업한 배우들이다. 황 촬영감독은 “나는 김윤석씨와 잘 맞았다. 까탈스러움까지 나와 비슷했다. (웃음) 까탈스러움은 열정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수살인>을 하면서 시작된 인연은 김윤석의 연출 데뷔작 <미성년>으로까지 이어졌다. 황 촬영감독은 <미성년>을 촬영하고 뉴욕으로 건너갔다. “<미성년>을 찍으면서 김윤석씨와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됐다. (웃음)” 에필로그 새로운 출발 현재 황기석 촬영감독은 뉴욕에서 지낸다. 뉴욕은 중학교 1학년 때 가족과 함께 이민간 곳이다.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대학 2학년 때인 21살부터 개퍼로 뮤직비디오, CF 일을 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했던 황 촬영감독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아서다. 또 하나는 더이상 “생계형 촬영감독이 되는 게 싫”었다. “한국 사회는 나이가 들면 내 경험과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반면 미국은 아직도 활발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어서 이곳에서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그가 현재 뉴욕에서 공연 촬영, 조명 관련 일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며 사는 이유다. 그렇다고 그가 한국영화를 완전히 손에 놓은 건 아니다. “<암수살인>처럼 좋은 기회가 들어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그 점에서 좋은 작품을 만나게 해준 김태균 감독에게 꼭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힘든 상황에서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연민의 시선으로 작품을 이끌어가지 않았다면 이 영화의 진솔함은 없었을 것이다.” 그의 촬영을 오래 보고 싶다. 사용한 카메라와 즐겨 쓴 렌즈 카메라_ 아리 알렉사 SXT(Arri Alexa SXT) / 아리 알렉사 미니(Arri Alexa Mini) 렌즈_ 자이스 마스터 프라임 렌즈(Zeiss Master Prime Lens) / 아리 알루라 스튜디오 줌렌즈(Arri Alura Studio Zoom Lens) / 코와 애너모픽렌즈(Kowa Anamorphic Lens) / 쿡 애너모픽렌즈(Cooke Anamorphic Lens) 180도 법칙은 무엇인가 인물들의 시선을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영화 편집의 기본 규칙이다. 대화하거나 마주 보는 장면에서 배우들의 좌우 위치가 언제나 같아야 인물들이 주고받는 시선이 튀지 않고 연결된다. 보통 대화 신을 찍을 때 ‘숏/리버스 숏’ 구도로 찍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스티븐 소더버그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89)나 왕가위의 <아비정전>(1990)처럼 감독의 연출 의도에 따라 180도 규칙을 일부러 깨뜨리기도 한다. 180도 라인을 넘나드는 장면 촬영을 할 때 특별한 렌즈를 쓰지 않았다. 촬영의 기본 컨셉이 화면 속 인물의 사이즈(클로즈업, 미들숏, 와이드숏)와 상관없이 한 발짝 떨어진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접견실 신은 롱렌즈(텔레포토 렌즈라고도 하며, 표준 렌즈보다 초점 길이가 긴 렌즈를 뜻한다) 위주로 촬영했고,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카메라와 피사체(인물)간의 거리가 멀어졌다. “크고 무거운 줌렌즈로 핸드헬드의 느낌을 내기 위해 번지캠(카메라를 고무줄에 매달아 흔드는 장비)을 투입해 카메라를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필모그래피 <억수탕>(1997) <친구>(2001) <와니와 준하>(2001) <똥개>(2003) <우리 형>(2004) <형사 Duelist>(2005) <아이스케키>(2006)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소년은 울지 않는다>(2008) <달려라 자전거>(2008) <통증>(2011) <후궁: 제왕의 첩>(2012) <공정사회>(2012) <열한시>(2013) <암수살인>(2018)

배우가 본업인 출연진들의 영화 속 모습

양꼬치엔 칭따오! 특파원 정상훈이 영화 <배반의 장미>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배반의 장미>는 함께 죽기 위해 결성된 클럽 멤버들의 소동을 그린 영화로, 정상훈은 한물 간 시나리오 작가, 심선 역을 맡았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쇼 (Saturday Night Live)의 국내 버전, 크루로 활동하며 전성기를 맞이한 정상훈. 이 때문에 예능인의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았지만 그는 1998년 SBS 시트콤 <나 어때>로 데뷔한 후, 쭉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다. 이전에도 <화산고>, <영어완전정복>, <전설의 고향> 등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2016년 개봉한 <덕혜옹주>에서는 독립운동가 복동 역을 맞아 코미디를 벗어난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배반의 장미>로 돌아온 정상훈과 함께, 의 다른 크루들의 영화 속 모습이 궁금해진다. 본업은 배우인 그들의 스크린 속 활약을 모아봤다. 고경표 이제는 예능인보다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확실히 자리 잡은 고경표. 그는 2010년 KBS2 드라마 <정글피쉬 2>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장진 감독이 이끄는 시즌 1~3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에서 그는 군인, 범생이 등 다양한 역할들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3에서는 반듯한 이미지를 살려 장진과 함께 고정 코너인 '위켄드 업데이트'의 앵커를 맡기도 했다. 고경표는 시즌3를 끝으로 에서 하차, 연기에 전념한다. 이후 출연작으로는 드라마 <감자별 2013QR3>, <응답하라 1988>과 영화 <하이힐>, <차이나타운>, <7년의 밤> 등이 있다. 영화에서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차이나타운>에서는 돈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는 조직폭력배 치도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으며, 정유정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7년의 밤>에서는 살인자의 아들로 살아가는 서원 역을 연기했다. <7년의 밤>의 후반부, 철창 사이로 아버지(류승룡)를 마주하며 울분을 토하는 서원의 모습에서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고경표를 볼 수 있었다. 김슬기 낳은 스타, 김슬기. 그녀는 를 통해 데뷔했다. 그러나 출연과 함께 <리턴 투 햄릿>, <서툰 사람들> 등 장진 감독의 연극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에서 귀여운 외모와 상반되는 걸쭉한 입담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에는 여러 드라마, 영화로 영역을 넓혔다. 영화 대표작으로는 <국제시장>, <국가대표2>, <조작된 도시> 등이 있다. 1400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에서 그녀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덕수(황정민)의 동생 끝순 역을 연기했다. 끝순은 풍족하지 않는 가정을 한탄하는 등 오빠와 달리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드라마 중심의 영화 속 코미디를 담당했다. 부산 출신답게 완벽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밉지만 정감 가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주로 감초 역할로 활약했던 영화와 달리 <연애의 발견>, <오 나의 귀신님> 등의 드라마에서는 주연을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 등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상훈 의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에서 안철수를 패러디한 '안쳤어'로 많은 웃음을 선사한 이상훈. 그는 이전, 주로 성우로 활동했다. 1990년대부터 <도라에몽>, <본 아이덴티티>, MBC 라디오 드라마 <격동 50년> 등 50개가 넘는 외화, 드라마 등에서 목소리로 활약했다. 성우 외에도 <황산벌>, <거룩한 계보> 등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기생활을 이어갔다. 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그가 코믹한 캐릭터를 그대로 살려 출연한 작품이 2013년 개봉한 <파파로티>다. 학주 역으로 등장한 그는 조직폭력배 고등학생, 장호(이제훈)에게 겁먹어 말을 더듬는 등 마치 콩트 같은 상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짧은 출연이었지만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민교 눈알 연기의 달인, 김민교도 배우가 본업이다. 2001년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의 단역으로 처음 관객들을 만나고, 2003년 영화 <동승>으로 주연에 데뷔했다. 이후 많은 작품들에 출연했지만 주로 단역으로 등장,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하이힐>, <조작된 도시> 등의 영화에서도 조연배우로 활약했다. 그리고 16년 만에 주연으로 참여한 작품이 <머니백>. 하나의 돈 가방을 두고 7명의 인물들이 꼬리 물기 식의 추격전을 벌이는 영화에서 김민교는 사채업자, 양아치 역을 맡았다. 그는 빚을 갚지 않는 민재(김무열)에게 칼을 들이밀며 협박하는 등 살벌한 연기를 보여줬다. 사백안의 커다란 눈을 무섭게 활용한 사례. 반면 상사인 백사장(임원희)에게는 살려달라 비는 등 찌질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김원해 에서 이명박, 진중권 등 여러 인물로 빙의해 웃음을 준 김원해는 90년대 초부터 배우로 활동했다. 1991년 뮤지컬 <철부지들>들로 데뷔한 후 여러 영화, 드라마, 뮤지컬에 출연했다. 그리고 2011년 유명 뮤지컬 <난타>의 캐스팅과 함께 의 크루가 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히말라야>, <로봇, 소리> 등의 작품에서는 보다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했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2016년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 그는 비리 형사 한도경(정우성)의 정보원인 작대기 역을 맡았다. 마약중독자인 그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흐리멍덩한 눈과 정신 나간 듯한 웃음 등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간 쌓아온 김원해의 연기 경력이 빛을 본 순간. 김성수 감독은 김원해에 대해 "기본기와 개인기가 정말 뛰어난 사람이다. 캐릭터를 더욱 실감 나게 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직접 삭발하는 등 실제 마약중독자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정연주 시즌 6~7의 크루 정연주. 그녀는 2011년 윤가은 감독의 단편영화 <손님>으로 데뷔한 후 <마녀의 연애>, <리턴매치> 등 여러 드라마, 단편영화를 거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로 많은 이들에게 얼굴을 그녀는 본격적으로 장편영화로 진출한다. 그중 주연을 맡은 <아기와 나>에서는 갑작스레 아기, 남편을 두고 사라진 여인 순영을 맡았다. <아기와 나>는 남편 도일(이이경)의 심리를 중심적으로 그린 영화다. 그러나 후반부, "무서워서" 단 한마디로 가출 이유를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사랑, 두려움 등 여러 감정이 느껴졌다. 이후 정연주는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4차원적인 공무원을, <탐정: 리턴즈>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남편이 실종된 여인을 연기하며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장선우 감독, 배우 박중훈·최명길·유혜리가 함께한 <우묵배미의 사랑> 재개봉 현장

너무도 가난한 청춘, 삶의 변두리로 밀려난 이들에게 사랑의 적시적소를 논할 수 있을까. <우묵배미의 사랑>에서 봉제공장의 재단사인 일도(박중훈)와 미싱사 공례(최명길)는 각자의 가정을 뛰쳐나와 애틋한 만남을 지속한다. 여관비가 아까운 이들의 밀애는 한겨울 비닐하우스에서도 처량한 온기를 피워낸다. 공례는 남편(이대근)의 폭력에 시달리고, 일도의 아내인 지호 엄마(유혜리)는 상실의 분노에 휩싸여 둘의 자취를 끈질기게 좇는다. 그들은 어디로 언제까지 도망칠 수 있을까. 자리가 움푹 팬 곳을 뜻하는 서울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장선우 감독은 탈출구가 대체 있기나 한 것이냐고 묻는다.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보물 중 하나로 남은 이 작품이 지난해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을 거쳐 올가을 재개봉한다. 1990년 개봉 이후 28년 만이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10월 29일(월)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씨네21> 주성철 편집장의 진행으로 관객과의 대화(GV) 상영회가 열렸다. 당시 20대였던 박중훈, 최명길, 유혜리 배우가 오랜만에 모인 뜻깊은 자리로, 장선우 감독은 “거친 것 안에서 따뜻한 것이 나오고, 슬픈 것에서 희극적인 것이 나오는 이중의 울림”을 전했다. 영화가 남기는 쓸쓸함을 따뜻한 추억으로 쓰다듬었던, 그날 밤의 GV 현장을 전한다. =박중훈_ 28년 전 영화가 개봉하다니, 내 인생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감독 이명세, 1990), <게임의 법칙>(감독 장현수, 1994) 같은 영화들은 심지어 현재 국내에 필름이 없는 상태다. 외국에서 특별전 요청이 들어와도 보낼 필름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묵배미의 사랑>은 놀랍게도 보존이 잘된 데다 디지털 복원까지 훌륭하게 이뤄져서 오늘 다시 보니 요즘에 찍은 시대물 같더라. 자화자찬 같지만, 이 영화는 내게 정말 많은 것을 남겼다. -주성철_ <우묵배미의 사랑>은 1990년 3월 31일에 개봉했다. 거의 30년 만에 오늘의 자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보면, 당시만 해도 한국 관객은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볼만한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묵배미의 사랑>을 비롯해 <칠수와 만수>(감독 박광수, 1988)나 임권택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서, 내 또래 사람들에게는 장차 한국에서 영화를 직업으로 택해도 좋겠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줬다. 특히 <우묵배미의 사랑>은 박광수 감독의 사회파 리얼리즘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이 담긴 리얼리즘 영화다. 동시녹음이 자리잡으면서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한국영화에 담기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박중훈, 유혜리 배우의 2개 내레이션 시점으로 나눠진 것 같은 화법 또한 굉장히 세련됐다. 그 와중에 이 영화에서 느껴지는 추위는 다시 봐도 찬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강력해 보인다. 당시 현장 상황은 어땠나. 박중훈_ 1989~90년 사이의 겨울인데, 80년 만에 온 추위였다. 뉴스에서 청평, 양평, 가평이 가장 추웠다는데 이 영화 촬영지가 청평, 양평, 가평이었다. 요즘은 촬영장의 보온 시설이 잘되어 있지만 당시는 그냥 정신력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내 딴에는 배고픈 연기를 한다고 저녁을 굶은 채 재킷 하나만 입고 연기했는데, 단연코 내 33년 영화 인생에서 가장 추운 기억으로 남았다. 최명길 선배는 기억을 못하시던데, 폐비닐하우스에서 밤새워 촬영하던 날 한쪽에서 구슬피 우시더라. -주성철_ 영화 오프닝에서 공례가 남편에게 맞는 장면은 당시로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사실적인 연출이 가능할까 싶었다. =최명길_ 그저 정신없이 촬영을 끝냈다. 그런데 저녁 무렵이 되자 다른 촬영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걷지를 못하겠더라. 결국 그날 촬영을 접었다. 비닐하우스에서 울었던 것도 이제는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참…. 박중훈_ 독했지. 최명길_ 영화 속 지호 엄마에게도 참 많이 맞았다. (웃음) =유혜리_ 바람난 남편의 뒤를 좇아서 밀애 현장을 급습하고야 말겠다는 일도의 아내를 연기했다. 등에 아이를 업은 일종의 ‘형사’였다. 처음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일단 남편 먼저 30대 정도 때리고 그다음 공례의 머리채를 잡았다. 동시녹음을 도입한 터라 때리는 소리를 가짜로 입히지 않고 진짜처럼 해달라는 감독님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때리는 장면들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다. 나중에 다른 작품에서 내가 한번 맞아보니까 정말 아프더라. =장선우_ 공례가 남편에게 맞는 장면도 영화에서 저 정도면 실제 현장에는 5~6배의 강도다. ‘저걸 어떻게 했지, 저걸 시킨 사람이 누구지’ 하고 생각해보니 마음에 괴로움이 밀려오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박중훈 배우가 그 추위에 밤새 촬영하고 혼자 운전해서 집에 돌아갔다더라. 그때는 소속사라는 게 없었으니까. 너무 졸려서 자기 구레나룻을 뽑아가며 운전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죄송스러웠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찍는다지만 현장까지 그렇게 살벌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세심한 디테일들을 스스로 하나하나 찾아서 연기해준 배우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 이 자리를 빌려 스탭들에게도 사죄드린다. 앞으로 착한 사람으로 거듭나겠다. (박수) -주성철_ 유혜리 배우는 <우묵배미의 사랑>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독기를 품었다는 게 선명하게 보일 정도다. 유혜리_ 당시 몇편의 에로영화를 찍고, 비슷한 시나리오만 계속 받았다. 그런데 <우묵배미의 사랑> 속 새댁은 소외계층으로서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남편 일도를 때리는 건 기본이고, 발길질을 하거나 욕을 해야 해서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 새롭게 탈바꿈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첫 촬영에 나섰는데, 생각보다 욕이 맛깔스럽게 안 나왔다. (웃음) 연극하는 선배님들 뒤를 쫓아다니면서 구성지게 욕하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주성철_ 당시 박중훈 배우는 장선우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계속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박중훈_ 당시 한해에 100여편의 영화가 제작됐다. 스크린쿼터 편수를 맞추기 위해 퀄리티가 낮은 영화들도 쏟아지던 시기였다. 컬러TV의 등장으로 유능한 배우나 연출가들은 텔레비전 드라마로 가는 추세이기도 했고. 한국영화계가 열악하기 짝이 없었지만 장선우 감독님을 비롯해 배창호·이장호·임권택 감독님 등 각자 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분들도 계셨다. 그러던 어느 날 장선우 감독님, 안성기 선배님 등과 술을 마셨다. 그 당시 장선우 감독님이 군부독재 시절 고문경찰 이야기를 담은 <붉은 밤>이라는 작품을 계획중이었는데, 내 별명이 ‘붉은 닭’이라고 어필하며 적극적으로 출연시켜달라고 했었다. 결국 영화는 정부의 압력 탓에 성사가 잘 안 되고, 이후에 <우묵배미의 사랑> 시나리오를 받았다. -주성철_ <우묵배미의 사랑>은 장선우 감독님의 전작 <성공시대>(1988)와 비교해보면 스타일이나 결이 무척 다른 영화이고, 이후에도 <경마장 가는 길>(1991), <화엄경>(1993),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 <꽃잎>(1996) 등 ‘작가의 여정’이라고나 할까, 매번 큼직큼직하게 이동하는 궤적을 통해 후배 감독들에게 어떤 작가적 전범이 됐다. 이런 흐름 안에서 <우묵배미의 사랑>은 어떤 결심을 통해 탄생한 영화인지 궁금하다. 장선우_ 영화를 벗어나, 제주도에서 산 지가 10년이 넘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런 질문들에 답하는 것이 영 낯설다. 나는 그렇게 계속 스타일을 바꿔가면서까지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었나. 가장 민망하게 느끼는 영화 중 하나가 <화엄경>인데, 그 구성을 보면 어린 동자가 자기 어머니를 찾기 위해 세상을 방황하고 여러 스승을 만나가면서 구도를 찾는 로드무비다. 이제 와 생각건대 나는 계속해서 스승을 찾았던 게 아닌가 싶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고, 또 답을 찾고…. 그러다 어느 순간 영화 밖에서 답을 찾는 중이다. 그다음엔?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겠다. 나의 마지막에 대해 스스로도 기대를 하고 있다. -주성철_ 지호 엄마가 일도와 공례를 잡아서 끌고 나오는 장면에 대해 묻고 싶다. 택시 기사에게 기다리라고 하고 두 사람을 잡으러 들어간 상황이기 때문에 관객으로서는 다시 택시로 돌아가기까지 긴박감도 느껴지고, 그 와중에 동네 아이들 무리를 뚫고 가는 생생함도 있다. 감독 데뷔 이전부터 관심을 두었던 마당극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장면인데. 장선우_ 기억력도 나쁜 데다 현장에서 즉흥적인 부분이 많았던 터라 대답하기가 어려운데, 짚어준 게 맞는 것 같다. 마당극에서 보이는 흥의 순간들, 그 감각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안한 말이지만 영화속에서 박중훈 배우가 맞을 때 난 가끔 쾌감을 느낀다. (일동 웃음) 유혜리_ 감독님이 하루는 일도를 구박하는 내 연기가 약하다 싶었는지 도끼를 가져와서 들고 뛰라고 하시는 거다. 처음엔 안 믿었다. 농담이겠지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신을 쓰셨더라. 박중훈_ 도끼가 아니라 망치인데…. (일동 웃음) 장선우_ 도끼라고 하니까 내가 더 나쁜 사람 같다. 유혜리_ 맞다, 망치. 한번은 내게 호랑이가 쥐를 잡는 듯한 액션으로 해달라고 요구하셨다. 새댁은 겉으로는 거칠지만 숨겨둔 과거의 아픔이 있고, 현재는 자신의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나름의 타당성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일도를 과감하게 때리라고 주문할 때마다 아주 과감히 때렸다. -주성철_ 당시는 의상감독이 따로 없던 시절이다. 영화 속 공례와 일도의 의상은 배우들의 소장품인가. 최명길_ 맞다, 실제 내 옷이다. 별도의 의상팀 없이 연출부와 함께 의상을 챙겼다. 가난하지만 일도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공례의 마음을 두고 감독님과 의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박중훈_ 나는 당시 조감독이었던 임종재 감독님과 함께 청계천을 돌면서 아주 싼 옷들을 여러 벌 샀다. 일도 캐릭터에 맞게 더 꼬질꼬질한 차림새를 하려고 일부러 차 트렁크에 방치했는데, 어느 날 차를 도둑맞아서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장면 연결이 안 될 수도 있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다행히 도난 신고 후 이틀 만에 차를 찾았다. 옷이 워낙 더러워 보여서 그랬는지 도둑이 옷은 그대로 두고 차 바퀴만 훔쳐갔더라. (웃음) -주성철_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의 엔딩에 관해서도 감독님의 코멘트를 들어보고 싶다. 당시로서는 한국영화에서 매우 드문 엔딩이다. 장선우_ 1990년 개봉 당시를 제외하면 이렇게 큰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사실상 거의 처음이다. 이 영화의 엔딩은 회자정리, 그러니까 만나면 반드시 헤어진다는 진실을 담고 싶었다. 고통스럽게라도 만나서 거기에서 의미를 찾고, 에너지도 얻었지만 결국에 모든 만남은 헤어짐으로 끝난다는 것이 내가 바라보는 진실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는 진실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주의 영화를 숙고한다면 이별을 택해야 한다. -주성철_ 끝으로 각자 인사 말씀 부탁드린다. 최명길_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드니로가 나오는 <폴링 인 러브>(1984)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 손 한번 잡는 순간도 가슴을 시리게 했던 영화다. 지금까지 참 오래 기다렸는데, 영화와 연이 닿지 않았던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영화가 있다면 언제든지 열심히 임하겠다. 장선우_ 오늘 이 영화를 봐주신 분들 행복한 겨울 맞이하시길 바란다. 유혜리_ 2018년 가을 끝자락에 <우묵배미의 사랑>을 재상영할 수 있어서 뭉클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박중훈_ 모든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각자의 고생을 겪으며 살아가지 않나. 그런데 영화를 해서 좋은 점은 오래전에 고생했던 순간이 이렇게 기록이 되어 남는다는 점이다. 그 기록을 같이 봐주시고 마음을 나눠주시는 경험, 내게는 더없이 큰 행복이었다.

<여곡성>의 배우 서영희·손나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 새롭게 쓰여진다, 호러의 큰 즐거움"

한국 공포영화의 오랜 자부심이었던 <여곡성>(1986)이 32년 만에 동명의 제목으로 리메이크됐다.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을 배경으로, 안방마님 신씨 부인과 며느리 옥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집안의 악귀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인 <여곡성>은 간추린 줄거리가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 배치된 아이코닉한 장면들로 꾸준히 회자되는 작품. 토속적인 소재를 활용한 기괴한 이벤트들을 따라가다보면 조선시대 신분제와 보수적 이념 속에 짓눌린 한 많은 여인들의 비련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낸다. 2018년 버전은 유영선 감독이 “여성 인물들의 누아르”라고 언급한 것과 같이, 자기 욕망과 개성을 보다 선명하게 실현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저력을 기대하게 만든다. <추격자>(2008),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2010), <마돈나>(2015) 등에서 독보적인 개성을 구축해온 배우 서영희가 신씨 부인으로,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의 손나은이 스크린 첫 주연작에서 옥분으로 분했다. 서영희와 손나은이라는 반가운 이름, 그리고 두 사람의 조화가 주는 의외성만으로도 클래식 호러에 가미된 트렌디함을 가늠해보기에 충분하다. -신수원 감독의 <마돈나> 이후 배우 서영희의 3년이 궁금했다. <탐정> 시리즈를 거치며 사설 탐정 강대만(권상우)의 아내인 미옥을 연기했는데, 1편보다 오히려 2편에서 캐릭터의 매력과 분량이 더해지는 걸 보고서 배우의 힘이 크지 않았나 실감했다. =서영희_ 아! 그런 말을 들으니 기쁘다. 사실 지난 3년은 가정에 충실했던 시기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바쁜 시간을 보냈다. 첫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정신이 없었는데 그 와중에도 잠깐 바깥바람을 쐬게 해준 작품이 <탐정> 시리즈였다. 정말 고맙지. 가정생활에서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던 상태에서 내 개인적 삶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배우로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 작품들이었다. 적절한 균형을 잘 유지했다고 본다. 지난 3년간 내 상태에서는 최선치였다. 출연 분량에 대한 욕심은 없다. 물론 이제는 조금 달라질 것 같기도 하다. <여곡성>을 기점으로 바깥바람을 더 많이 쐬고 싶다. (웃음) -서영희 배우가 극의 가장 중심이 되는 첫 번째 작품이 공포영화 <스승의 은혜>(2006)라고 볼 수 있는데, 손나은 배우도 스크린 첫 주연작으로 <여곡성>을 하게 됐다. 재밌는 우연이다. 둘은 평소에 호러영화를 즐겨보나. =손나은_ 어릴 적부터 동생하고 꼬박꼬박 챙겨볼 정도로 공포영화를 좋아했다. 연기할 때도 꼭 도전해 보고 싶었던 장르가 호러다. 서영희_ 겁이 많아서 평소에 따로 찾아보진 않는다. 그래서 내가 호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유명한 호러영화는 거의 다 봤더라. 특히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유영선 감독님이 꽤 많은 작품을 추천해주셨다. 덕분에 그동안 내가 공포영화의 무서움 그 자체에만 집중한 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면서 호러 장르의 다양한 면모를 접하게 됐다. 앞으로는 즐겨보게 될 것 같다. -유영선 감독의 전작도 공포영화 <마녀>(2013)였다. 잘 알려진 공포영화 마니아라고 들었는데, 감독이 추천한 작품 중 특히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 영화가 있나. 서영희_ 난 <강시: 리거모티스>(2013)를 꼽겠다. 영화미술 측면에서 탁월한 작품이었다. 그레이 톤의 화면에 붉은 피가 물드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잔상에 남는다. 공포영화가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 영화였다. 피가 징그럽고 무섭다기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더라. 말하고 보니 좀 변태처럼 들리나? 손나은_ 옥분 캐릭터와 공통점이 있다면서 감독님이 <돌로레스 클레이븐>(1995)을 추천해주셨는데 굉장히 좋았다. <벌들의 죽음>이라는 스코틀랜드 소설 역시 감독님이 선물해주셨는데, 재밌게 읽었다. -동그란 눈, 유독 천진난만해 보이는 웃음 덕분인지 서영희 배우는 코미디영화에서도 늘 적임자 같았다. 한편 <스승의 은혜>, <궁녀>(2007)에선 처연한 얼굴로 호러영화에 어울리는 비극의 중심을 담당하기도 했다. 서영희는 두 극단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능란하게 소화한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배우다. 반면 손나은 배우는 이번 영화로 첫 호러에 도전했다. 손나은_ 우선 걱정스러웠던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웃음) 큰 스크린에 나와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고 생각하니까 가능한 한 최대치의 섬세함과 집중력을 발휘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옥분은 호러적인 상황에서 리액션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인데, 대본을 연습할 때 놀라는 타이밍의 연기를 미리 짜놓지 않으려고 했다.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나를 덮치는 느낌에 충실하자는 생각이었다. 서영희_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는 일들이 영화 안에서 새롭게 쓰여진다는 점, 그게 호러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아닐까. 머릿속에서 그냥 생각만 하던 것들, 예를 들어 귀신은 이렇지 않을까 하고 상상만했던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은 배우로서 정말 즐거운 일이다. 이런 몇몇 지점을 제외하면 가급적 장르의 틀에 영향받지 않으려는 편이다. 약간의 표현법이 다를 뿐, 드라마가 중요한 것은 다 똑같다. 작품 선택도 당연히 캐릭터와 감정선이 기준이다. 그러고 나서 코미디는 매 순간 유쾌하게 집중하면 되고, 호러는 비극적인 사건을 솔직하게 돌파하면 된다. 사실 특정 장르에만 어울리는 배우라는 평가를 들으면 좀 속상할 법도 한데 대조되는 두 장르 모두 편안하게 어울린다고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신씨 부인과 옥분 모두 극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급변하는 지점이 있다. 신씨에겐 월아라는 한 맺힌 악령이, 옥분에겐 뱃속의 아이가 동력이 된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인물이 겪는 안팎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 배우들에겐 매력적인 요소였을 것 같다. 서영희_ 특히 신씨 부인은 그 변화가 매우 정확하고 극명한 편이다. 신씨 부인이 잠시간 편안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내 원래 성격과 맞으니 연기는 편했다. 오히려 어려웠던 것은, 관객이 믿을 만한 캐릭터의 중심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신씨가 본래 가지고 있던 강인함과 내면의 욕망이 분명히 보인 뒤에야만, 이후의 변화 또한 흥미롭게 전달될 테니까. 집을 지키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아우라도 중요했고. 아직 최종 완성본을 보지 못한 상태인데, 잘했을지 걱정이 많다. 손나은_ 옥분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을 택하는 캐릭터라고 느꼈다. 초반과 마지막에서 상반된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메이크업, 한복의 색감 같은 인물의 외양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옥분은 천민 출신이라 극 초반엔 꾀죄죄한 때분장도 했고, 집안 사람들의 기에 눌려서 주눅들어 있는 모습을 강조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로 보였으면 했다. 후반부에는 신씨 부인과 옥분에 이어 악이 계속 세습된다는 테마가 핵심이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에 서영희 선배님이 연기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처음 말씀드리는 거라 좀 민망하긴 하지만 선배님이 쓰는 말투와 제스처에 최대한 가까워 보이려고 노력했다. -서영희 배우는 정신적·신체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인물들을 연기하며 주목받았고, 극중에서 자주 죽음을 맞기도 했다. <여곡성>에서는 안방마님이 되어 집을 호령하는 신씨 부인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전복적인 쾌감도 있더라. 서영희_ 신분이 갑자기 엄청 상승했다. (일동 웃음) 인물의 지위를 고려해야 하는데, 신씨가 사실은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씨도 아래에서 위로 신분 상승을 경험한 인물이다. 그래서 계급적으로 아주 특별한 제스처를 더하려고 하지 않았다. 얼굴, 말투 하나하나 무언가 꽉 짜놓은 채 표현하면 오히려 뻔한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도식적인 표현을 경계했다. 평소에 내가 말을 조금 천천히 하는 편이다. 끝을 길게 빼면서 약간 흐리는 식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 부분만 조금 더 강단 있게 잘 다독이려 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인 척 연기하면 우선 나 자신이 불편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힘들다. -오랜만에 긴 호흡으로 영화 촬영을 해서 남다른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 서영희_ 하동, 괴산 등 오랜만에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숙박해가며 촬영했다. 촬영장 가는 길이 매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웃음) 오랜만에 밖에 나가는 행복을 만끽하게 해주셔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촬영 시작 전에 나은이와 함께 액션스쿨에서 영화의 클라이맥스 신을 위해 액션 연습을 한 적도 있다. 최종적으로 조금 변경되긴 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엎어치기를 하는 등 나은이를 꽤 힘들게 했지. 개인적으로 호러적인 장면들에 CG가 더해져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예측해보는 점도 재미있다. -두 사람 모두 연기하기 전엔 오랫동안 미술을 공부했고,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술에서 연기로 관심사가 옮겨가던 학창 시절엔 무슨 일이 있었나. 서영희_ 앞장서는 성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기? 그런 건 나은이처럼 예쁘고 키 큰 친구들만 하는 줄 알았다. 텔레비전도 별로 안 보며 자랐다. 미대를 가려고 굉장히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왔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 앞두고서야 내게 대단한 능력이 없다는 걸 실감했다. 그 당시 사는 곳 바로 옆에 연기학원이 있었는데, 무언가 읽고 연습하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무의식중에 행복해지기 위해선 연기를 해야만 할 것 같더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자책하지 않을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는데 그게 연기였다. 경험이 전혀 없진 않았다. 이상하게 주변에 배우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친구 쫓아서 오디션에 가기도 했다. 잊었던 꿈이 10대 후반이 되어서야 되살아난 셈이다. 손나은_ 나도 미술 공부를 꾸준히 하다가, 사촌동생의 오디션에 따라간 것을 계기로 덜컥 회사에 캐스팅됐다. 굉장히 뜻밖의 일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때부터 장기자랑 무대에 나가기 좋아하고, 친구들 앞에서 무언가 보여주는 걸 좋아했다. 방과 후 활동으로 뮤지컬부 전단지를 받았던 때가 내게는 배우 활동의 어떤 최초의 순간이었달까. 내 안에 꿈틀거리던 연기 욕심을 발견했다. 회사에 들어와서는 연기자 연습생으로 있다가 가수 트레이닝을 받는 등 혼란스러운 시기도 있었다. 에이핑크로 합류하고도 계속 원하는 연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한다. -<추격자>에서 살인마 지영민(하정우)의 피해자인 미진,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에서 섬마을 주민들의 묵인 아래 학대와 착취로 병든 인물 복남처럼 압도적인 컨셉과 배우의 호연이 만나 필모그래피에서 유독 돋보이는 작품들이 있다. 각각의 작품들이 배우 서영희의 인생에 작은 분기점으로 기능했나. 서영희_ <추격자>는 내게 연기를 조금이라도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은 좋은 평가를 안겨줬다. <마돈나>에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고. 지금의 나를 이루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만나서 너무 고마운 작품들이다. 간혹 그 세 작품만 주로 이야기해서 섭섭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전혀. 그렇게 회자되는 대표작이 있다는 건 배우로서 행복한 일 아닌가. 비슷한 맥락으로 어두운 역할만 많이 해서 싫지 않냐는 질문도 받는데, 그것도 전혀 싫지 않다. 구체적인 맥락에서 인물 하나하나가 무척 다르기 때문에 배우로선 무언가 겹치거나 중복된다는 느낌은 없다.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 <마돈나>(감독 신수원) 등 서영희 배우는 지금껏 여성감독들과 작업한 경험이 다수다. 서영희_ 맞다. 시작부터 그랬다. 박찬옥 감독님의 <질투는 나의 힘>(2002)을 시작으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에 자주 함께했던 것 같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글쎄…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걸까? 약간 편안하게 다가가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워낙 두루두루 잘 지내는 성격이라 배우들이 여럿 모이는 촬영장에서도 유연하게 잘 적응한다. 특히 <궁녀>는 출연배우가 많아서 김미정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편하게 어울려 지낼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한 작품인데, 촬영도 무탈했고 배우들과도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이돌에서 믿음직한 배우로 활약하는 인물들의 좋은 예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부담감도 클 테고. 손나은_ 격려해주는 분들도 많지만 개중에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결국은 내게 주어진 기회를 그저 쉽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지 보여드려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그 노력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진심을 다하려 한다. 지금까지 해온 TV드라마처럼, 작은 역에서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올라가고 싶다. 욕심낼 생각은 없고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가고 싶다. -최근에는 분량이나 역할의 중요도 면에서 여성배우들에게 보다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관객의 목소리도 선명해지고 있는데. 서영희_ 배우로서 조금 아쉽더라도 마음 편히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무던한 성격을 타고난 것도 있고, 살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욕심낸다고 다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 갈증이 언젠가 좋은 기회를 만나면 제대로 폭발할 수도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도 <여곡성>은 내게 무척 기쁜 경험이었다.

<완벽한 타인> 배세영 시나리오작가 - 코미디는 나의 힘

“이렇게 잘되는 작품은 작가 생활 중 처음이다.” 개봉한 지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달성한 <완벽한 타인>의 순항 속에 각본을 쓴 배세영 작가를 만났다. 동창생들의 부부 동반 모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서로의 스마트폰을 공유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소동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캐릭터의 설정은 물론, 모든 갈등과 위기를 대사로 풀어내는 것”이 작가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이재규 감독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시나리오 탈고 전 제작진이 함께 속초 여행을 다녀온 것 또한 영감의 원천이 됐다. “성형 전문의인 석호(조진웅)는 제작자인 박철수 대표님의 친구에게서 외형을 빌려왔다. 물곰탕, 아바이순대 등은 속초에서 직접 먹어본 뒤에 혼자서 몰래 시나리오에 넣자고 결심했다. (웃음)” 영랑호 역시 여행자가 들을 법한 여러 이야깃거리 중 하나였다. “사람의 이면에 한가지 성질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완벽한 타인>의 테마라면 바다와 민물이 섞인 영랑호는 우리 영화에 더없이 걸맞은 상징이었다.” 이탈리아 원작 <퍼펙트 스트레인저스>(2016)에 기반한 <완벽한 타인>은 배세영 작가에게 “원작의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질감이 없도록 우리 현실로 가져오는 작업”이었다. 그는 작품의 매력을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른 점으로 꼽았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두고 불륜을 비난한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조장한다고 하더라.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관객이 보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다.” 특히 신경 쓴 부분도 있었다. “남자들의 이야기로 초점이 맞춰진 원작을 한국으로 가져오면서, 여성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보다 재밌게 살리려고 했다.” 특히 수현(염정아)에겐 작가 자신이 결혼 후 느낀 답답함을 반영했다. 2007년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각본으로 데뷔해 올해 12년차, <킹콩을 들다> <적과의 동침> <바람 바람 바람> 등 드라마와 코믹을 주로 써왔다. 문예창작과 재학 시절부터 코미디에 심취했다는 그는 “같은 주제라도 정색하며 말하기보다는 웃으면서 해보자는 쪽이다. 특히 풍자 코미디가 좋다”고 말한다. 장진 감독과 함께 작업하던 당시 에 합류해 만든 정치 풍자극 <여의도 텔레토비>는 의 전성기를 이끌며 두터운 팬층도 남겼다.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코미디들도 있지만, 공감으로부터 나오는 웃음은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완벽한 타인> 또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풍자와 공감 속에서 진정한 웃음이 나온다.” <완벽한 타인> 속 식탁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소품이었던 식탁이 지금은 우리 집에 와 있다. 감독님이 촬영 끝난 뒤 선물로 주셨다. 7인의 배우가 둘러앉을 수 있도록 영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식탁인데, 이제는 내가 매일 아침 앉아서 글을 쓰는 작업용 책상이 되었다.” 각본 2017 <바람 바람 바람> 2014 <우리는 형제입니다> 2012 <미나문방구> 2011 <적과의 동침> 2009 <킹콩을 들다> 2007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각색 2018 <원더풀 고스트> 2012 <미쓰GO> 2010 <된장>

다큐멘터리 <치킨인류>를 연출한 이욱정 감독, 제작사 배달의 민족의 장인성 이사,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트렌드를 읽는다”

“영화와 음식만큼 힘들고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인류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요리 학교 르코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배운 탐험가, 이욱정 감독은 말한다. KBS에서 PD로 일하며 다큐멘터리 <누들로드>(2009), <요리인류>(2015) 등 한국 음식 콘텐츠의 도약을 이끈 이욱정 감독이 이번엔 배달앱에 기반한 푸드테크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배달의 민족과 만났다.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치킨인류>는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식재료인 닭을 좇아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닭요리와 사람의 문화를 펼쳐내는 이른바 음식 오디세이다. 이 장대하고도 맛있는 여행을 책임진 이욱정 감독과 시종 유쾌한 조력자였던 배달의 민족 장인성 이사에게 만남을 청했다. -KBS 이욱정 PD와 배달의 민족이 어떻게 함께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나. 작품 기획 단계가 궁금해진다. =이욱정_ 배달의 민족이 <매거진 B>와 함께 만드는 <매거진 F>를 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기획이다. 기존의 음식 잡지와는 다른 결을 가진, 재미와 깊이를 모두 가진 특별한 콘텐츠였다. 창간 소식을 전해들음과 동시에 <매거진 F>가 매호 다루는 음식 콘텐츠를 종이 매체에만 담지 말고 일종의 원 소스 멀티 유즈 프로젝트로 실현하면 어떨까 하고 의견이 모아졌다. 끈질긴 시간성을 가지는 두 매체, 매거진과 다큐멘터리가 쌍을 이루게 해 더욱 값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자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란 회사의 실험정신이 특히 내가 꾸린 ‘요리인류’ 브랜드(이욱정 PD는 <요리인류>를 비롯해 <요리인류: 도시의 맛>(2017) 등 음식 문화에 인류학적 식견을 더한 자신만의 다큐멘터리 브랜드를 구축했다. KBS 내 ‘요리인류’팀을 꾸려 지금도 콘텐츠 제작에 힘쏟고 있다.-편집자)와 좋은 시너지를 낼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장인성_ 배달의 민족이 왜 뜬금없이 음식 매거진이냐,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 의아한 반응들을 보고 <매거진 F>를 시작하길 잘했구나 싶더라. 배달의 민족 하면 무조건 야식, 치킨 등을 떠올리는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만든 시도였다.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가 우리의 모토다. 굳이 어딘가로 가지 않고도, 배가 고플 때 좋은 음식으로 언제든 배를 채울 수 있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조금 더 넓고 건강한 방식으로 음식 문화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배달의 민족의 마음이 깃든 사업이다. 다큐멘터리 <치킨인류>를 만들고, <매거진 F>에서 소금이나 토마토를 이야기한다고 해서(1호 소금, 2호 치즈, 3호 토마토, 4호 치킨, 그리고 현재 준비 중인 5호는 쌀을 다룰 예정이다.-편집자)회사의 매출이 올라가진 않는다. (웃음) 문화에 기여한다는 마인드로 꾸준하고 진정성 있게 가치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여러 국가 중 한국 분량이 아예 빠져 있는 것은 의외였다. 이욱정_ 이전 다큐멘터리에서도 한국 분량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다분히 의도한 구성이다. 요리인류 프로그램과 한식 전문 프로그램을 분리하려고 한다. 요리인류 기획의 핵심은 음식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번 극장판 <치킨인류>의 경우,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로컬 프라이드치킨만 소비하지만 인류의 많은 주방에서 닭이 굉장히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리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인성_ 감독님의 인류학적 취재가 특히 빛을 발할 수 있는 구성이다. 치킨이란 음식이 각 나라의 문화별로 사람에게 가지는 의미, 그리고 그 음식을 통해 사람들은 어떤 마음과 행복을 얻는지 더 큰 관점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극장판 외에 웹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잘개 쪼개 온라인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이욱정_ 극장판에서 분량상 편집한 부분도 웹에서는 볼 수 있게 된다. 한국의 치킨에 대한 내용도 한 에피소드를 차지한다. 나는 오늘날의 인류를 인스턴트 인류라고 불러보고 싶다. 인스턴트 푸드, 인스턴트 러브 모두 부정적인 어감을 갖고 있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인스턴트’하다는 건 인류의 본능 중 하나다. 이제는 그 본래 의미에 가깝게, 시대가 인식하는 인스턴트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자기 욕망을 ‘즉각적으로’ 처리하고 싶어 했다. 다만 기술이 뒷받침해주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직접 손편지를 썼고, 배가 고프면 직접 나가서 동물을 사냥했다. 지금은 그 모든 것을 테크놀로지가 해결해준다. 그런 면에서 콘텐츠의 소비 형태도 시대의 흐름과 발맞춰야 한다. 아무리 스토리텔링과 세부 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보 및 지식 위주의 다큐멘터리를 1시간 내내 보는 것은 지루할 수밖에 없는 시대인 거다. 지하철 타고 이동할 때 보는 용도로, 딱 10분짜리 에피소드를 구성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매일 출퇴근하면서 한 에피소드씩 볼 수 있게. 웹다큐 포맷에 워낙 관심이 많은 터라, 배달의 민족과 <치킨인류>에 이어 <반찬인류>까지 준비 중이다. 요리인류팀은 언제나 다큐멘터리의 기발함과 신선함을 고민한다. -특히 프라이드치킨을 중심으로 한 배달 문화의 강세가 뚜렷하고, 음식 콘텐츠가 넘쳐난다. 지금 한국의 식문화에 두분은 어떤 해석을 더해줄 수 있을까. 장인성_ 이제는 더이상 미리 전단지를 모으거나 정보를 찾아놓지 않아도, 20~30대 젊은 사람들과 1인 가정이 쉽고 편안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다. 그만큼 인프라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해주던 밥, 그러니까 집밥의 의미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이욱정_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 가족 해체와 1인 가정의 증가, 입시나 취업 경쟁이 밥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시대라는 것도 큰 이유가 된다. 지금의 어린 세대들은 엄마가 시켜준 밥, 엄마랑 같이 어느 식당에 가서 먹은 밥도 소중하게 추억할 것이다.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트렌드라고 본다. 가사노동으로서의 요리는 줄어드는 대신, 놀이로서의 요리가 조금씩 떠오르고 있다. 일상의 끼니는 배달 음식, 테이크아웃, 인스턴트 식품으로 간편하게 해결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육체와 정신을 움직이면서 요리를 통해 나를 깨달아가는 행위의 쾌감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이지. 미디어 테크놀로지, 푸드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만들어낸 결과다. 어느 시대보다도 요리를 적게 하면서 요리에 가장 관심이 많은 아이러니한 시대이기도 하다. 아마 주방용품 소비도 가장 높은 시대가 아닐까? 장인성_ 요리하는 남자가 주목받는 것, 음식 방송이 사랑받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을 했다. KBS 방영이 아닌 영화제로 작품을 첫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이욱정_ 텔레비전은 게시판 글이나 댓글을 통해 반응을 접하는 반면, 영화감독들은 관객과 바로 대면하지 않나. 이번에 몸소 체험하고서 영화감독들의 무대인사 일정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 실감했다. (웃음) 객석에 앉아서도 자꾸 관객의 반응을 보게 되고, 나중에 무대에 나가서도 부담감이 상당했다. 한편으로는 큰 스크린으로 작품을 확인하는 보람도 있더라. 기껏 고생해서 UHD로 작품을 찍었더니, 방송 플랫폼의 특성상 주로 스마트폰, 노트북으로 다시 찾아보게 되는 형태라 화면이 잘 전달될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음식을 만들자마자 식기 전에 빨리 와서 먹으라고 재촉하게 되는 요리사의 마음과 비슷한 이치다. -<치킨인류> 여행 중 가장 맛있었던 닭요리는. 이욱정_ 아마 저크치킨이 아닐는지. (웃음) <요리인류: 도시의 맛> 시리즈에서 뉴욕편을 촬영할 때 브루클린에서 저크치킨을 먹은 적이 있다. 식당 공터에서 드럼통을 이용해 만드는 팬 바비큐의 일종인데, 정말이지 황홀하더라. 이후에 치킨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면 저크치킨은 반드시 넣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였다. 이번에는 저크치킨의 본고장인 자메이카로 가서 그곳의 노예제 역사까지 함께 살펴본다. <치킨인류> 제작 배달의 민족 / 감독 이욱정 / 제작연도 2018년 / 상영시간 72분 인도, 미국, 중국, 자메이카, 일본 등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인류의 전천후 음식인 닭을 탐구한다. 그 어느 곳에서도 금기시되지 않는 식재료이면서, 고급 요리와 서민음식을 넘나들며 다양한 형태를 보이는 닭요리가 <치킨인류>를 가득 채운다. 여기에 이욱정 감독은 닭이라는 생명체의 태동에서부터 각 지역의 역사·문화적 관계를 짚으며 인류 보편의 미식 감각을 노래하기에 이른다. 수많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실행력, 그 여정에 깃든 사람과 음식에 대한 무한한 낙관주의가 <치킨인류>를 보는 경험을 배부르게 만든다.

[제7회 스웨덴영화제②] <베리만 아일랜드> 마리 뉘레로드 감독 - 그는 외로웠던 사람

-1980년 스웨덴 공영방송 에 입사해 아직까지 일하고 있다. 기자, 프로듀서, 다큐멘터리 감독 등 다방면을 섭렵 중인데. =뉴스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아이를 임신하고 1986년부터 문화예술부로 자리를 옮겼다. 지극히 사적인 관심에서 지원한 일이었다. 지금도 문화예술계 소식을 종종 뉴스로 전하고 있지만, 다큐멘터리 작업에 좀더 집중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용 다큐멘터리의 책임 프로듀서로도 활동 중이다. -잉마르 베리만이 노년을 보낸 포뢰섬을 방문해 그를 인터뷰한 유일한 언론인이다. =1983년에 인터뷰차 베리만을 처음 만났고, 1997년에 의 문화지에 들어갈 긴 인터뷰를 나눈 것이 중요한 계기를 됐다. 이후 그가 나에게 편견 없이 대해주어서 고마웠다고 전화를 해왔다. 당시 업계에서 잉마르 베리만은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나는 그와의 대화가 꽤 편안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더 심도 있는 만남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한 그때 이후로 무려 5년이 지나서야 포뢰섬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인터뷰 준비가 아주 잘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지. 베리만에 대한 거의 모든 자료를 읽을 수 있을 만큼의 긴 기다림이었다. (웃음) -85살의 베리만을 담은 <베리만 아일랜드>를 2004년 발표했다. 다큐멘터리를 실질적으로 촬영한 시점과 기간은. =약 5주간 촬영했다. 그전에 스톡홀름에서 5일 정도 촬영한 분량이 있었고. 그렇게 30시간 정도의 푸티지들을 얻었다. 2004년 에서는 각각 1시간 분량의 3부작(영화, 연극, 사적인 삶)으로 편성돼 극장판보다 훨씬 긴 분량이 방영되었다. -잉마르 베리만의 작품이나 다큐멘터리는 스웨덴 방송가에서 시청률이 어느 정도 되나. =<베리만 아일랜드>의 경우 50만명 정도. 많은 수라고는 보기 어렵다. 베리만은 사실 스웨덴에서조차 단 한번도 대중적인 적이 없었던 예술가다. 어둡고 어려운 흑백의 작가로 취급되는 건 스웨덴에서도 똑같다. 그나마 <화니와 알렉산더>(1982)가 스웨덴의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풍경을 담고 있기에 좀더 쉽게 공유되는 영화다. (웃음) -반면에 TV드라마의 경우 전 국민적 인기를 얻기도 했는데. =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6부작 미니시리즈 <결혼의 풍경>(1973)은 방영시간대가 되면 길거리에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드라마 종영 이후 스웨덴의 이혼율이 전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보고도 있다. 당시만 해도 마음만 먹으면 전화번호부에서 잉마르 베리만을 찾아서 개인적으로 전화도 걸 수 있었다. 나중에 들었는데, 베리만에게 결혼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일동 웃음) -스웨덴의 텔레비전 보급과 동시에 베리만은 매우 빨리 TV매체로 뛰어들었다. 방송 관계자로서 그의 행보를 평가한다면. =베리만은 1957년에 첫 번째 텔레비전 연극을 선보였다. 당시에 보급된 전체 텔레비전 수가 겨우 2만대 정도였으니, 그는 다른 영화감독들과는 매우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이른바 얼리어답터가 아닐까. 1950년대에 5개의 텔레비전 연극을 만들었고, 1975년에는 오페라 <마술 피리>를 스웨덴어로 바꾸어서 TV 관객층을 넓힌 것이 지금까지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점이다. 그는, 영화는 하이클래스의 예술이고 텔레비전은 그보다 수준이 낮다는 인식을 싫어했다. -자서전 <마법의 등>에서 그랬던 것처럼 <베리만 아일랜드>에서도 베리만은 5번의 결혼과 9명의 자녀들에 관한 죄책감을 털어놓기도 하고, 과거 인터뷰에서 <외침과 속삭임>(1972)에 대해 “자신의 어머니와 모성에 대한 영화”라고 답한 것이 순간적으로 지어낸 말일 뿐이었다고 고백하는 등 매우 덤덤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나타나 인상적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영화를 보았을 때, 나조차도 깜짝 놀라게 된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 영화에서 베리만은 자신의 작품보다는 사적인 삶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한다. 촬영 당시 그는 직업적으로 은퇴한 상태였고, 외로운 한명의 인간이었다. 포뢰라는 지독히도 고요한 외딴섬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지냈다. 많은 영화계 사람들이 젊은 시절의 베리만이 보였던 예민하고 불같은 성격을 두고 악평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다큐멘터리 촬영 후 그를 변호하는 입장이 되었다.

[성균관대학교] 인문학과 디지털 영상 테크놀로지의 조화를 추구한다

학과소개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는 국내 영화산업의 발전과 역사를 함께했다. 1990년대 초 국내 영화계에 대기업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영화산업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는 한국 블록버스터의 출현으로 이어지며, 지금과 같은 한국영화 전성시대를 이루는 계기가 됐다.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는 당시 국내 영화산업의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한 삼성영상사업단의 권유로 1998년 개설됐다. 이후 20년간 성균관대학교가 길러낸 영상 전문 인재들은 대형 영화 투자·배급사와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비롯해 홈쇼핑-방송사, 온라인-모바일 게임업계, 통신회사, 광고기획사, 문화콘텐츠 관련 공공기관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활동 중이다. 이렇듯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실무 활동가를 길러낼 수 있었던 힘은 인문사회학적 탐구에 기반을 두고 최신 영상 콘텐츠의 트렌드와 기술을 조화롭게 다루는 커리큘럼에 있다. 인문학과 영상학 영역을 결합한 영상미학, 영상스토리텔링, 정신분석과영상연출 등의 과목을 통해 학생들이 인간 심리를 심도 깊게 탐구하고 개념화될 수 없는 것들을 영상을 통해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뿌리 깊은 인문학 특화 교육에 더해 21세기 첨단영상 분야를 이끌어갈 영상 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한 과목도 눈길을 끈다. 디지털 영상 공간 유저들의 행위를 연구하는 인터페이스와인터랙션디자인, 하나의 스토리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화하는 법을 배우는 트랜스미디어스토리텔링, 뉴미디어콘텐츠워크샵 등의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은 새로운 매체인 플랫폼에서의 콘텐츠를 탐색할 기회를 얻는다.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와 같은 전통적인 영상 영역뿐만 아니라 실험영화, 인터랙티브 영상, 뉴미디어, 트랜스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폭넓은 커리큘럼이 바로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의 핵심 경쟁력이다. 영상학과의 커리큘럼을 책임지는 교수진도 탄탄하다.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가진 교수진들은 학생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 콘텐츠 분야를 일군 1세대인 안상혁 교수는 90년대 다양한 콘텐츠 유형을 기획, 제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성 있는 영상학과의 편제를 구성했다. 새로운 미디어를 도입하여 영상학과의 지평을 넓힌 장본인들도 있다. 뉴욕에서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이준희 교수와 현대진 교수는 각각 게임 인터랙티브 분야와 모션그래픽 분야를 맡고 있다. 그 밖에도 실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겸임 교수진이 영상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혁신적인 플랫폼의 등장으로 미디어 산업의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변화에 준비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주력한다. 안상혁 학과장은 영상학과의 폭넓은 커리큘럼에 대해 “무한하게 느슨해진 열린 구조의 교과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범주에 도전하고, 졸업 후 다양한 영상산업으로 진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소규모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학과에서 선발된 창업팀이 유튜브 채널용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창업동아리실과 촬영 및 편집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입시전형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영상학과의 2019년 입학정원은 총 37명이다. 2018년 수시 모집에서는 예체능 특기/실기 우수자 5명, 글로벌 인재 15명, 논술우수자 10명의 인원을 선발했다. 정시 모집에서는 7명을 선발하며 나군에서 지원을 받는다. 정시 모집의 경우 전형요소로 수능 점수 100%를 반영하는 일반 전형으로 진행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은 국어 40%, 수학 40%, 탐구(사회 및 과학) 20%이며, 영어 및 한국사에는 별도의 가산점을 부여해 합산한 후 총점 순으로 선발한다. 원서접수는 2018년 12월 31일(월) 오전 10시부터 2019년 1월3일(목)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새로운 영상 플랫폼이 열어놓은 가능성의 세계”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안상혁 학과장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 커리큘럼의 특징은. =영상학과의 교과과정은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게임, 모션그래픽 등의 세부 영역이 나선형 구조를 이룬다. 유튜브같이 새롭게 등장하는 영상 플랫폼에서도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영상학과 입학을 원하는 신입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사람들은 아직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 공간에 관심을 기울인다. 새로운 영상 플랫폼이 열어놓은 ‘유희’의 공간으로 모험을 떠나고 싶다면 영상학과에 지원하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영상학과의 비전은 무엇인가. =영상 콘텐츠 산업의 지형은 대학의 외부조건에 의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에서는 새로운 영상 플랫폼에서 소프트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상스토리텔링에 좀더 집중하려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주는 것이 바로 영상스토리텔링의 의무라 생각한다. 학과에서는 영상을 통해 사람들이 꿈을 꾸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려 한다. 동시에 인간과 테크놀로지 사이를 균형 잡아주는 연습장이 되는 것이 학과의 비전이다. 홈페이지 ftm.kr 전화번호 02-760-0661 교수진 안상혁, 변혁, 이준희, 현대진 커리큘럼 영상학원론, 촬영기초, 영화사, 영상음악실습, 영상음향실습, 인터렉티브영상, 인터렉티브아트, 애니메이션기초, 시나리오워크샵, 영상미학, 영상스토리텔링, 인터페이스와인터랙션디자인, 디지털디자인, 디지털비디오와무빙이미지, 게임디자인, 캐릭터애니메이션, 미디어스터디, 영상편집워크샵, 영상편집기초, 영화사연구, 게임워크샵, 영상비평론, 유튜브플랫폼과실험적인MCN콘텐츠, 영상학현장실습, 모션그래픽워크샵, 정신분석과영상연출, 실험영상워크샵, 광고연출, CF워크샵, 스튜디오촬영워크샵, 장편시나리오워크샵, 다큐멘터리워크샵, 영화연출워크샵, 애니메이션연출, 뉴미디어시대의영상미학, 다큐멘터리의이해, 트랜스미디어스토리텔링, 방송포맷디자인워크샵, 뉴미디어콘텐츠워크샵, 콘텐츠기획과프리젠테이션, 영상학현장실습, 영화기획제작워크샵, TV드라마워크샵, 캡스톤디자인졸업작품워크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