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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2003)

지구는 옆집 아가씨가 지킨다?,새로운 여성영웅 <킴 파서블>

여성 영웅들을 한번 꼽아보자. 귀밝은 ‘소머즈’와 고혹적인 미소의 ‘원더 우먼’. 그리고 근육질의 ‘소냐’와 재기발랄한 ‘미녀 삼총사’. 아, 두툼한 입술의 ‘툼레이더’도 빼놓을 수 없다. 거의 마초 스타일로 힘만 앞세우는 남성 영웅들과는 달리, 여성 영웅들은 때론 그 존재만으로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 디즈니는 지난 6월 미국 텔레비전을 통해 여성 영웅들의 대열에 이름 하나를 새로 등록했다. ‘킴 파서블’(Kim Possible). 열다섯살난 여고 2년생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얕보면 곤란하다. 학교 과제물 준비와 교내 치어리더 연습에 바쁘고, 새 옷을 사고 싶어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도 빠질 수 없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악당 드라켄이 출몰하면 금세 지구를 지키는 여전사가 된다. 이런 일상성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야말로 <킴 파서블>만의 매력으로 보인다. ‘옆집 사는 처녀’(어느새 누나라고 부를 수 없는 나이가 돼버렸다!) 같은 평범함에 스노 보드, 스케이트 보드, 암벽 등반, 공중제비 돌기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초인적인 능력을 아주 적절히 배합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키 마우스나 푸 같은 전통적인 캐릭터에 안주하는 것처럼 보였던 디즈니가 어떤 변신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7일부터 주말마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디즈니채널(CH 654)을 통해 방영되는 그녀의 활약을 보고 있으면 이 작품의 독특함을 금세 느낄 수 있다. 배꼽이 드러나는 탱크톱에 헐렁한 힙합바지를 입은 눈 큰 소녀 킴에게는 우선 악당을 물리치기 위한 특별한 장비가 없다. ‘007’에게 첨단 무기를 전해주는 닥터 Q처럼, 악당 드라켄의 출현을 알리고 새로운 장비를 전해주는 10살짜리 천재소년 웨이드가 있긴 하지만, 그 장비라는 것도 헤어드라이어 모양의 갈고리이거나 특수유리가 부착된 콤팩트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자동차 번호판을 떼어내 부메랑처럼 날리거나 친구들의 도움을 얻어 악당 드라켄을 제거하는 킴의 모습은 여자 맥가이버쪽에 가깝다. 그녀의 남자친구 론은 평소엔 어리숙한 덜렁이지만, 마음속 깊숙히 킴을 신뢰하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킴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낸다. 그래서 눈치빠른 시청자들은 작품이 론이 있음으로써 킴의 활약이 종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깨닫게 된다. 백마 탄 왕자가 등장하는 가부장적 구조의 사고를 디즈니가 여전히 끌어안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올 법한 대목인 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의 건강한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킴과 론의 학교생활은 지극히 모범적이다. 킴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역시 전형적인 중산층의 모습이다. 크리스티나 밀리안이 부른 주제곡 는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진지한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경쾌한 음악으로 풀어낸다. 디즈니에서 14년간 일해온 베테랑 감독 크리스 베일리는 <인어공주> <라이온 킹> <헤라클레스> 등의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과 실사영화 <가제트 형사> 등을 만든 특수효과 노하우, 뮤직비디오와 독립단편영화 등을 만들어오며 익힌 재주를 이 작품에서 유감없이 발휘한다. 숙련된 조각가의 두툼한 손 안에 들어 있는 도자기처럼, 자연스런 화면에서 느껴지는 농익은 연출력은 지난 3/4분기 미국에서 이 작품에 200만통이 넘는 이메일이 답지하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엔딩 크레딧에서는 국내 한 업체의 이름과 익숙한 한국식 영어이름 십 여개를 찾을 수 있다. 외국 작품에 등장하는 한국 이름을 보고 괜스레 가슴이 뿌듯해지는 것이 치졸한 애국심 아니냐고 한다면 굳이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정형모/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hyung@joongang.co.kr

일본, 1년 내내 오즈

<만춘> <도쿄 이야기> 등을 통해 서구에서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와 함께 일본의 3대 영화거장으로 존경받아온 오즈 야스지로에 관한 행사가 2002년 12월을 시작으로 1년간 계속된다. 1962년 <가을 오후>를 끝으로 생을 마감한 오즈 야스지로는 마틴 스코시즈,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영화의 스승으로 추대되었으며, 빔 벤더스는 자신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오즈를 영화의 ‘천사’라고 부르기도 했었다.“두부장수는 두부를 만들 뿐”이라는 말에서처럼, 오즈는 평생 54편의 영화를 쇼치쿠영화사에서만 제작(그러나 현재 보관하고 있는 필름은 33작품)했으며, 그만의 순환적이면서도 반복적인 독창적 영화스타일(다다미 숏, 필로 숏, 360도 공간 사용 등 수많은 영화적 개념들이 그의 영화를 설명하기 위해 따라붙었고, 전통적인 것과 모더니즘적인 것 사이의 논쟁지점이기까지 했던)을 창조해냈다.오즈에게서 순환은 영화의 운명만이 아니었다. 1903년 12월12일 태어났던 오즈는 1963년 12월12일 자신의 60번째 되는 생일에 세상을 떠남으로써, 완벽한 동양적 윤회의 삶을 살다간 사람이다.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 2002년 오즈 타계 39주년을 기점으로(또는 오즈 탄생 99주년을 기점으로) 쇼치쿠의 주도하에 ‘오즈의 해’ 행사가 2003년 12월까지 일본에서 시행된다. 이에 걸맞은 행사로 일본 내에서는 오즈 영화의 특별상영이 준비 중이며, 텔레비전에서는 상영 프로그램이 계획 중이다. 또 그에 관한 책이 새롭게 간행 준비되고, DVD 또한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2003년 동안 닛폰항공사는 이 행사의 일환으로 비행 중 승객 12명을 뽑아 오즈의 영화를 증정한다. 이미 다가오는 베를린영화제가 특별회고전을 통해 오즈의 영화 5편을 상영 준비 중이고, 뉴욕페스티벌도 오즈 영화의 상영 계획을 갖고 있다. 쇼치쿠의 이시다 사토코는 이 밖에도 부산, 오스트레일리아, 카를로비 바리 등의 영화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형태의 오! 컬트 <바스키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군이 있다.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세상에는 두 가지 예술계가 있다. 보통 이상으로 고귀하고 우아하며 탐미적인 풍요로움의 예술, 그리고 보통 이하로 비천하며 번뇌하고 갈구하는 고통의 예술. 감상자들은 풍요로움의 예술을 통해서는 귀족적인 상류사회에 대한 갈망을 간접체험하고 고통의 예술을 통해서는 보잘것없는 자신의 삶을 위로받는다.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기쁨은 풍요로움의 향기가 넘쳐나기 때문이며 고흐와 이중섭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보다 비참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훌륭한 예술이 있고 기특한 예술이 있다. 우아한 예술이 있고 안쓰러운 예술이 있다. 장난스러운 예술이 있고 장인정신을 담은 예술이 있다. 압도적인 예술이 있고 용기를 주는 예술이 있다. 이러한 양분법은 전적으로 예술가의 태생에 의해서 파생된다. 문화선진국에 고귀한 신분의 풍요로운 가정에서 자라난 예술가가 있는가 하면 식민지에서 비천한 신분의 궁핍한 가정에서 자라난 예술가가 있다. 이들이 창조해낸 작품들의 용법, 효능, 효과는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서 예술이 필요하고 다른 쪽에서는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서 예술이 필요하다. 한편은 ‘나의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한 예술’이 있고 한편은 ‘너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예술’이 있다. 감상자들은 자신의 처지와 그날의 기분과 형편에 따라서 적절한 것을 수시로 취하면 된다. 예술이란 다양한 종류의 가상현실이다. 바스키아라는, 뉴욕의 거리를 배회하며 길거리에 낙서를 하던 흑인 청년은 어떤 부류라고 할 수 있을까. 그의 태생은 풍요로움의 예술을 보여주는 예술가가 될 뿌리를 갖고 있기보다 고통과 갈망의 예술을 보여주는 예술가가 될 뿌리를 갖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의 무대는 국립미술관이나 상류층을 상대로 하는 갤러리가 아니라 비천한 길거리 담벼락이었고 그의 화구는 몇백년이 지나도 탈색되지 않는다는 비싼 유화물감이 아니라 공업용 스프레이 페인트와 분필조각 따위였다. 그렇게 비천하고 보잘것없는 흑인 청년이 제멋대로 휘갈긴 낙서들이 어떻게 세계적인 걸작이 되고 그가 현대 미술계의 슈퍼스타로 급부상하게 되었을까 그는 정말 숨은 진주, 불세출의 천재였을까 인간이 만들어낸 예술 가운데 가장 얼빠진 것을 꼽으라면 현대미술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 한심하고 허위에 가득 찬 예술은 카메라가 발명된 이후 할 일이 없어져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적유희를 하다가 제풀에 가속도가 붙은 나머지 심지어 똥도 사고파는 짓까지 하게 된다(피에르 만조니라는 작가는 자신의 인분을 깡통에 담아 ‘예술가의 똥’이란 제목으로 팔았다). 한번은 ‘제3세계에서 온 젊은 미개인 전’이란 제목의 전시회가 함부르크에서 열린 적이 있었는데 그 작품에 대해서 수준높은 감상자들과 명망있는 비평가들이 모두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전시회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몰래카메라를 위한 속임수였고 그들이 찬미한 그림은 두 마리의 침팬지에 의한 페인트 범벅일 뿐이었다. 바스키아는 바로 ‘그들’이 보고 싶어했던 ‘제3세계에서 온 젊은 미개인 전’에 딱 들어 맞는 실존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들에 의해서 천재적 예술가로 추대받기에 이른 것이다. 침팬지가 그린 그림보다야 그래도 비싸게 팔 수 있지 않겠는가. 80년대 뉴욕의 예술 애호가들은 잘 조련된 혈통좋은 애완견 같은 예술가들에게 따분함을 느꼈던지 야생동물 같은 바스키아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정말 야생동물과도 같아서 그 풍요를 누리기는커녕 시름시름 앓다가 곧 죽어버렸다.김형태/ 화가,황신혜밴드 www.hshband.net

신민아, “현실 담은 청춘이 충격인가요?”

“좋으니까 한다, 끝!” 영화 <마들렌>에서 25살 미용사 희진은 솔직담백명쾌하다. 19살 배우 신민아씨는 어떨까. “저한테 부족한 건 ‘연륜’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감정도 직접 경험한 것이기 보다는 책이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빌려야 한다는 것,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는 거요. 전 공부하면 할 수 있다, 자신 있어요. 정말 타고난 연기자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만 연기 한다면 세상에 영화가 몇편이나 만들어지겠어요” 6살의 나이 차이지만 똑부러지는 신씨의 모습에 희진이 겹쳐졌다. 중학교 2학년때 잡지 모델로 데뷔했지만 연기는 영화 <화산고>와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이 전부다. “나이가 들기를 기다렸어요. 연습도 많이 하고. 앞으로 평생 할 거니까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누려가면서, 느끼면서 연기하고 싶어요.” 올해 대학교(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는 그에겐 이런 감정이 각별한 듯 했다. “중·고 시절이 별로 없어요. 영화에서 만일 학창시절을 찍어야 한다면 그것도 책이나 드라마로 간접적으로 느껴야 하는 게 가슴아파요.” <마들렌>의 희진은 그런 점에서, 신씨에게 ‘출발선’인 셈이다. 희진은 십여 년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 지석(조인성)에게 먼저 “딱 한달만 사귀자”고 제안하고, 뜻하지 않았던 전 남자친구 사이에서 아기가 생겼지만 눈물을 쓱 닦고 혼자 낳아 키우겠다고 당돌하게 말하는 인물이다. 신씨는 “어떻게 보면 영화에서 20대의 임신문제를 그린 방식이 충격일 수 있지만 반면 더 현실일 수도 있지 않나요. 나쁜 거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오히려 영화나 텔레비전이 지금까지 그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그린 것 아닌가요.” 신씨가 보여주고자 한 희진은 임신문제 등으로 어두운 모습이 아니라, 자신과 전혀 다른 지석을 만나가며 두 사람이 함께 ‘공유’하며 변해가는 모습이다. “지석은 희진이 전혀 쓰지 않는 어려운 단어들을 쓰잖아요. 과잉일반화의 오류, 로드무비, 공유… 점차 나름대로 그런 단어들을 써보는 희진 모습, 너무 귀엽지 않아요” 단순히 당돌한 인물로서가 아니라 희진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엄마와의 대화장면을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약간은 각진듯 하지만 맑디맑은 얼굴의 신씨는 일찌감치 차가운 성격도, 밝은 성격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느낌을 주는 배우로 주목받았다.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가진 모습은 배우로서 그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신씨는 곧 영화 <두사람이다>의 촬영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디지털 새옷 입고 스크린서 부활

잠정적으로 파악된 지난해 디브이디 타이틀 시장은 소매가 기준으로 1천억원 규모다. 이른바 마니아 시대에서 대중화 시대로 접어든 디브이디 타이틀 시장에서 ‘디브이디 시연회’나 ‘디브이디 기획전’이 중요한 홍보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개봉 이전 영화들의 시사회가 흥행성적을 좌우하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계속 유통되는 디브이디 타이틀의 특성상, 시네마테크와 연계해 속속 마련되는 기획전들은 관객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출시사에겐 타이틀 홍보의 일환이지만, 관객들로선 큰 화면으로 만나기 힘든 희귀한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7~9일까지 서울 홍익대 부근 시네마테크 떼아뜨르 추는 폴란드의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의 영화 <십계>(원제 Dekalog)의 10부작을 상영한다. 5편과 6편은 각각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과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용으로 재편집되어 개봉됐었지만, 전체를 감상할 기회는 드물었다. ‘비관론적인 운명론자’ 키에슬롭스키는 깊은 철학적 성찰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이상의 충돌을 우울하게 그렸었다. 그 가운데서도 1988년 텔레비전용 영화로 만들어진 <십계>는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종교적 계명을 빌어왔지만, 이 작품이 이야기하는 건 종교적 교훈이 아니다. 바르샤바 주택단지의 입주자들을 조각조각 비추며 그는 탐욕과 상실, 선택 등 인간 세계의 윤리와 철학에 대해 총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피니티 필름이 이 영화를 지난해 디브이디 세트박스로 출시했지만, 고가라 구입에 엄두를 못냈던 사람들이라면 이번 기획전을 이용해봄직 하다. 떼아뜨르 추는 지난해 여름부터 다양한 테마를 통해 ‘디브이디 기획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탠리 큐브릭, 우디 앨런, 잉그마르 베르히만 등 작가감독들의 영화들이나 마릴린 먼로 영화, 스타들의 어린시절 등 주제별 상영을 기획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획팀의 안승호 대리는 “서플먼트 등 부가적 가치보다는 영화적 완성도를 위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디브이디라는 디지털 시대의 매체를 통해 고전영화나 작가영화들이 새롭게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된 셈이다. 시네마테크의 기획전과 별개로 ‘대박’ 타이틀이 나오기 전 출시사들이 주최하는 시연회도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 워너브러더스가 개최한 <아마데우스 스페셜 에디션> 시연회는 서울아트시네마의 객석 6백석 정도가 가득 찼다. 모짜르트 당시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오가며 16세기 궁중음악회의 분위기를 연출해 눈길을 모았다. 워너 브러더스의 정한기 대리는 “디브이디 인구가 늘어나며 ‘구전효과’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점차 시연회와 이벤트가 규모도 커지고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2003년 최강 프로젝트 해외영화 12편 (2)

터미네이터, 세 번째 귀환조너선 모스토의 <터미네이터3: 기계들의 반란> (Terminator3: Rise of Machines) 용광로 속에서 그의 뼈대가 녹아 사라지는 순간에도 감히 그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믿은 관객은 없었을 것이다. “돌아온다”는 것은 그의 입버릇이었으니까. 터미네이터의 세 번째 귀환은 무려 12년이나 걸렸다. 2002년 4월 제작에 돌입해 9월 촬영을 마친 <터미네이터3>는 50대 중반의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다시 T800의 이름으로 소환해 2003년 여름 시즌 제패의 출사표를 던졌다. “오사마 빈 라덴의 집 전화번호만큼 알아내기 힘들다”는 소리가 나돌 만큼 의 보안은 철통 같지만 이야기의 구조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3편의 시계는 <터미네이터2>로부터 10년 뒤.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성장한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2029년을 지배하는 기계들은 다시 암살자를 보내고 인간 레지스탕스는 사이보그 T800을 보호자로 파견한다. 세 번째 킬러 T-엑스, 일명 터미나트릭스(크리스타나 로켄)는 여성형 사이보그로 T800이나 T1000을 능가하는 전투력과 변신을 넘어 에너지 형태가 되거나 사라지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디지털 특수효과의 선조라고 할 수 있는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특수효과가 상향 평준화된 시대에 얼마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는 1억7천만달러의 사상 최고 제작비(슈워제네거 개런티 3천만달러)의 지출 내역과 맞물려 가장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청년 존 코너 역에는 마약문제를 겪고 있는 에드워드 펄롱 대신 닉 스탈이 선택됐고 존의 연인으로는 애초 캐스팅됐던 소피아 부시가 너무 어려보인다는 이유로 도중하차하고 클레어 데인즈가 자리를 메웠다. <터미네이터2>가 속편으로 훌륭했던 열쇠는, 무적의 악당이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T1000에 비해 열등한 약자이자 존 코너의 보호자로 변모한다는 영리한 트위스트에 있었다. 그에 비해 <터미네이터3>에 굵직한 반전의 기회는 얼핏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T1000의 선조격인 모델 T800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소문은 신선한 놀라움을 은근히 예고한다. <브레이크다운>에서 액션 하나하나에 플롯을 추진하는 동력을 실어주었던 조너선 모스토 감독의 구성력 역시 영화 테크놀로지의 귀재 제임스 카메론과는 다른 승부수를 기대하게 만든다. 김혜리 vermeer@hani.co.kr 검은 상처의 블루스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미스틱 리버>(Mystic River) 인간 심리의 어두컴컴한 강기슭에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겸 감독 3인이 모인다. 2003년 9월 공개되는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스물네 번째 영화 <미스틱 리버>는 데니스 르헤인의 2001년작 동명 베스트셀러에 기초한 사이코스릴러다. 이스트우드의 근작 중에는 <미드나잇 가든> 이후 처음으로 이스트우드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았는데 이는 숀 펜, 팀 로빈스, 케빈 베이컨의 주연 명단만 봐도 납득이 가는 선택이다. 지미(숀 펜)와 숀(케빈 베이컨), 데이브(팀 로빈스)는 어린 시절 친구. 돌아보기도 끔찍한 소금기둥과도 같은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25년간 단절됐던 셋의 관계는 지미의 맏딸 케이티가 살해되는 새로운 비극으로 말미암아 다시금 운명의 실을 얽는다. 형사가 된 숀은 케이티의 사건 수사를 담당하면서 겨우 봉인했다고 믿었던 악의와 폭력의 구렁텅이로 끌려 들어가고 거칠게 살아온 전과자 지미는 법의 심판을 기다리지 않고 딸의 핏값을 손수 받아내고자 한다. 그리고 수십년 전 유괴돼 성적으로 학대당했던 세 번째 친구 데이브는 용의자로 트라이앵글을 완성한다. 이 밖에 로렌스 피시번이 케빈 베이컨의 파트너 형사로, 로라 리니가 숀 펜의 아내로 분한다. 보스턴에서 2002년 9월 촬영에 들어간 <미스틱 리버>는, 제작진의 오스카 수상 및 노미네이션 경력만으로도 포스터가 빽빽해질 영화.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비롯해 작가 브라이언 헬겔런드(국내 미개봉된 이스트우드 전작 <블러드워크>의 시나리오를 썼다), 아트디렉터 헨리 범스테드, 조연 마르시아 게이 허든이 역대 오스카 수상자다. 스릴러 장르를 골라잡을 때마다, 번잡한 범죄현장에서 인간과 사회의 흥미로운 단면으로 끊임없이 한눈을 팔아온 도덕주의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깊이를 더한 통찰을 기대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다. 김혜리 vermeer@hani.co.kr 저주받은 초능력, 손을 잡다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2>(X-Men2) 2002년 박스오피스를 옴쭉달싹 못하게 포획한 스파이더맨은 슈퍼맨처럼 강하지도 않고 배트맨처럼 부티나는 무기도 없는 초라한 ‘슈퍼 히어로’라는 점에서 개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그나마 명성이라도 있다. 한발 앞서 할리우드로 진출한 마블코믹스의 캐릭터 엑스맨들은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아차리는 슈퍼스타도 못 된다. 극중에서도 엑스맨은 초능력자들이지만 바로 그 때문에 불길한 소수자로 핍박받는다. 그리고 <엑스맨> 시리즈만의 가장 걸출한 매력도 거기서 솟는다. <엑스맨>은 매우 정치적인 판타지이며 어떤 슈퍼 히어로 스토리보다 지적 흥미를 자극하는 이야기를 보유한 블록버스터다. 집단수용소 캠프에서 벌어지는 첫 장면부터 <엑스맨>에 내재된 인종주의와 관용에 대한 메타포를 전면에 세웠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이어 연출한 <엑스맨2>는, 1편에서 정치 견해 차이로 반목했던 자비에 박사의 엑스맨들과 매그니토의 수하들이 외부의 박해를 맞아 연합전선을 결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원작 시리즈 중 1982년작 <신은 사랑하고 인간은 죽인다>에 크게 기댄 <엑스맨2>에서 ‘공적’(公敵)은 안티 돌연변이 단체를 결성해 “당신의 아이, 지금 테스트해보세요!” 따위의 표어를 건 인종주의적 공세를 퍼붓는 전 육군장성 겸 방송선교가 윌리엄 스트라이커. 자비에 박사를 납치한 스트라이커가 박사의 텔레파시를 이용해 보통 사람과 돌연변이를 식별하는 작업에 나서자 매그니토 일파와 엑스맨은 대립을 잠시 접고 연대한다. 로그와 갬빗의 로맨스, 울버린과 사이클롭스, 진 그레이의 삼각관계도 잔가지를 친다. <엑스맨> 시리즈의 불가결한 재미는 캐릭터 앙상블. 스톰, 사이클롭스, 진 그레이, 울버린, 로그, 파이로, 미스틱 등 낯익은 멤버가 외모와 능력을 업그레이드한 가운데, 앨런 커밍의 나이트 크롤러, 대니얼 커드모어의 콜로수스, 켈리 후의 레이디 데쓰스트라이크가 2편에서 신고식을 치른다. 속편의 원칙에 따라 스턴트와 세트, 메이크업이 고급화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매트릭스>와 <터미네이터3>가 인간의 반란을 선동하는 2003년, 인간에 대한 반란을 보여줄 <엑스맨2>는 더욱 매력적일 듯. 이십세기 폭스코리아는 5월 개봉을 계획 중이다. 김혜리 vermeer@hani.co.kr <<< 이전 페이지 기사처음 다음 페이지 >>>

나이는 18 이하, 생각은 18 이상

18세 미만영화제 토리노에서 열려, 다양한 내용과 형식 돋보여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작영화제인 18세 미만 영화제(Sottodiciotto Film Festival)가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6일까지 자동차의 도시 토리노에서 열렸다. 18세 미만 영화제는 행사 명칭 그대로 18세 미만의 초·중·고교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카메라에 담아내고, 그 성과물을 선보이는 행사. 올해 3회를 맞는 이 영화제는 여느 영화제와 다른 특색을 가진 토리노영화제와 토리노시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이탈리아 전역에서 158개의 작품이 출품됐다.어린 필름메이커들의 작품은 학교 생활과 친구들의 이야기, 부모와의 갈등, 여행, 아기와 동물 등 신변잡기적 소재의 영화로부터 음악과 미술 등을 활용한 색다른 영상 실험을 선보인 작품까지 매우 다양했다. 또 전쟁과 기아 등에 시달리는 다른 나라의 또래 친구들에 대한 걱정과 관심을 표명한 작품이나 전쟁 등을 소재로 한 시사적인 다큐멘터리까지 선보여 영화제를 찾은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이 영화제에선 학생들의 창작품은 물론, 학교 생활과 청소년을 주제로 한 교육적인 내용의 기성 영화들이 초청돼 특별 상영됐다. 피터 보그다노비치 감독의 성장 영화 <페이퍼 문> 등이 특별상영됐으며, 개막작으로는 인도계 영국 감독 거린다 차다의 <슈팅 라이크 베컴>이, 폐막작으로는 학교생활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프랑스에서 2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존재와 소유>(Etre et avoir)가 상영됐다.또한 어린이에 관한 영화를 즐겨 만든 루이지 코멘치니 감독의 특별전이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에선 <놀이 공원의 창>(La finestra del Luna Park), <카라브리아의 소년>(Un ragazzo di Calabria) 등의 장편과 감독이 자녀들과 함께 만든 단편 작품들이 소개됐다. 코멘치니 감독은 영화제 기간에 어린이와 청소년영화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영화계뿐 아니라 언론과 교육기관 등의 주요 인사들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들은 158편의 경쟁작 중 초·중·고교생 작품을 구분하여 각각 최우수작품상을 수여하였는데, 초등학생 부문의 최우수작품상은 부레샤초등학교에서 출품한 <영상을 통한 소리의 흔적>(Tracce sonore trame visive)에 돌아갔다. 단순한 도구들을 이용하여 어린이의 창조성과 환상을 표현했다는 것이 선정 이유.중학생 부분 최우수작품상으로는 밀라노 비메르카데중학교 학생들의 사진과 그림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몬스터스 뮤직>이 선정됐다. 고등부문에서는 토리노고등학교의 <화면의 분노>가 선정됐는데, 문제아의 생활을 거칠게 흔들리는 화면으로 구성한 이 영화는 ‘영상의 힘’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영화제 기간 동안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열렸는데, 특히 현직 교사들이 참석해 “영화와 텔레비전의 공포와 감동”이라는 주제로 뜨거운 토론이 열렸다. 또한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 영화의 교육적 수단이라는 실험을 제시하였던 “학교 안팎에서 영화하기”가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영화제는 주최쪽의 조직과 운영면에서도 많은 질적 향상이 있었고, 2001년에 비해 주최쪽의 조직성에서도 많은 질적인 향상이 있었고, 지난해에 비해 관객도 25% 이상이 늘어나는 등의 좋은 성과를 올렸다.18세 미만 영화제는 해가 갈수록 그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청소년의 교육에 해악을 미친다고 치부되던 영화라는 매체가 청소년들이 그 창조의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적잖이 교육적인 효과를 주는 아이러니를, 이탈리아 교육계에서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로마=이상도 통신원

밤 10시면 유혹하는 안방 성인전용관

“고감도 에로티시즘” “성인 전용관” “월드 에로틱 시리즈” “매일 밤 은밀한 유혹이 시작된다” …. 케이블텔레비전과 위성(스카이라이프)의 영화채널에 리모컨을 맞추면 밤낮 가리지 않고 낯뜨거운 화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특히 유료채널은 성인채널을 표방하며 남녀가 알몸으로 얽혀 야릇한 신음소리를 내는 장면이나 알몸쇼, 여성의 몸을 학대하기도 하는 등의 갖가지 성적 행위를 담은 장면들로 시청자를 유혹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성인 전용극장 설립도 막는 이 나라에서 무슨 안방 성인 전용관’하며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이렇게 민망하고 자극적인 화면이 안방에 넘쳐나는 것은 지난해 3월 출범한 위성(스카이라이프)과 케이블의 가입자 확보 각축전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유료 채널들의 가입자 잡기 경쟁은 새해 들어 더욱 치열해져 갈수록 안방은 낯뜨거운 영화 ‘상영관’을 방불케 할 듯하다. 미드나잇 채널은 지난 1일부터 방송시간을 6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렸다. 지난해말 스파이스티브이가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방송하던 성인영화 방송 시간대를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로 2시간 늘린 데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현재 케이블과 위성의 영화채널은 모두 23개. 이 가운데 캐치온 플러스, 스파이스티브이, 미드나잇채널 등 6개 채널이 돈을 내야 볼 수 있는 유료 채널이다. 방송법상 누구나 방송위원회에 등록만 하면 사업자가 될 수 있어 비디오만 틀어주면 되는 영화 채널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케이블과 위성 가입세대는 750만(케이블 700만, 위성 54만) 정도로 이 가운데 유료영화 채널 가입자는 케이블 30만여세대, 위성 5만여 세대등 35만여 세대에 이른다. 유료채널 성인물로 심야시간대를 채워가자 ‘유료 영화채널=성인채널’이라는 인식이 시청자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자연 시청자는 유료채널에 대해 좀더 야한 것을 기대하며 케이블이나 위성을 신청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결국 유료채널에서 신작이나 예술적 영상을 기대했던 시청자는 멀어지고 지상파가 됐건 위성·케이블이 됐건 어디에서도 작품성 있는 영화를 보기 힘들게 됐다. 넘쳐나는 영화들 속엔 에로의 ‘뿌리’만 길고도 깊숙이 자라 안방은 갈수록 이런 영화로 도배되다시피하는 셈이다. 스파이스쪽은 “일반 영화채널에서도 에로 영화가 나가고 있어 시청자로부터 유료 채널의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고, 스카이라이프쪽도 시간을 늘려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미드나잇 채널쪽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40대들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라며, “밤 10시는 지상파에서 위성으로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시간인데다 밤 11시는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가입자들에게 너무 늦다는 항의가 많았다”고 방송시간을 늘린 이유를 댔다. 그는 “사실 방송시간을 연장하면 컨텐츠 비용과 송출료 등 한달에 수천만원의 돈이 들지만 상대사가 시간을 늘리는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유료 영화채널이 아닌 일반 영화채널들도 심야시간대에 채널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저질 에로물을 내보내고 있다. 또 지역유선방송국(SO)이 홈쇼핑 광고를 틀어주면서 값싼 ‘성인용’ 영화를 끼워넣기로 방송하고 있다. 영화관도 아닌 안방에 이렇듯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화면이 파고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위원회에 등록만 하면 영화채널이 마구 쏟아지는 상황에서 지상파와 별도로 위성, 케이블에 맞는 심의규정조차 없다는 것이다. 물론 청소년시청 보호시간대를 제외한 시간, 즉 성인 시청시간대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규정도 별도로 없다. 이에 대해 시청자단체들은 “아무리 유료채널이라 하더라도 가족이 공동사용물인 텔레비전에 방송을 내보내는 위성이나 케이블은 ‘방송의 공적책임 조항’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한 채널 문제는 등록제에 별도 심의기준 없어 방송위 징계조처 안먹혀 “남녀 주인공의 정사와 애무장면을 여과없이 방송해 경고조치함.” “노골적인 성기 애무장면을 여과없이 방송해 경고 및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에 경고 조치함.” 지난해 방송위원회가 유료채널에 성표현 장면을 문제삼아 내린 징계건수는 채널당 많게는 80건에 이른다. 그러나 방송위는 거듭된 경고나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 징계외에는 채널 폐쇄등 강력한 조처를 취할 수 없다. 또 같은 영화로 서너번의 징계를 받지 않는 한 벌과금도 없다. 방송위는 “올해 방송법 개정을 통해 유해프로그램에 대해 바로 벌과금을 물리는 경제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며, “방송사업자 연수를 실시해 자체심의를 강화하는 한편 방송 등급제를 제대로 정착시켜 시청자 스스로 프로그램을 가려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방송위가 심의를 게을리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유료채널들은 돈내고 보는 성인시청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천편일률적인 심의만 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방송위원회 심의부쪽은 “외국도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다”며, “등록취소 등 법적 제재를 해도 등록제 상황에서는 유사채널이 수없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료채널의 볼거리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심의 기준이 필요하다”면서도, “아직까지 일반 국민정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심의의 곤혹스러움을 내비쳤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