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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2003)

Home CGV 프로그램 편성 PD 김철연

프로필 1971년생· 동아TV 재직(1994∼98)· 오픈 건강 스튜디오(건강정보)· 두 여자(휴먼다큐)· 퀴즈찬스(퀴즈쇼)· 커피향기 속으로(토크쇼)· 패션뉴스(패션정보오락)· 클래식 이야기(클래식음악정보)· SFAA NWS 등 패션쇼 관련 프로그램· 99년부터 채널 기획 및 편성 업무· 2000년 Home CGV의 전신인 NTV 입사 스무개가 넘는 케이블 영화채널 가운데 베이직 채널로서 프리미엄급 영화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단연 Home CGV다. CJ엔터테인먼트의 후광 덕이기도 하지만, 발빠른 편성 PD들의 소금기 어린 행보 덕분이다. 각종 텔레비전 마켓을 돌아다니며, 제3세계의 다양한 영화 콘텐츠와 해외시리즈를 모셔와 진기한 눈요깃거리를 가득 채워놓는 역할도 그들의 몫. Home CGV는 지난해 화제작 가운데 <살인의 추억>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비롯해 <마이너리티 리포트> <캐치 미 이프 유 캔> <선생 김봉두> 등 최신 개봉작들을 선보이며 높은 시청 흡인력을 자랑했다. 또한 해외시리즈물 <앨리의 사랑 만들기>에 이어 올해 3월부터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0부작 블록버스터 <테이큰>을 비롯한 형사시리즈 <몽크> <특수수사대 SVU>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월부터 일본 문화가 전면 개방되는 것에 발맞추어 2월 중순부터는 <런치의 여왕>과 <롱 러브레터>를 편성해놓았다. 무엇보다 Home CGV가 특별한 이유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미개척 영화들을 쏠쏠하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미개봉작, 국제영화제 수상작 중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명작을 매주 목요일 자정에 방영하는 <코스모폴리탄 특집>이나 제3세계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중동영화 특집> 등이 지속적으로 편성될 예정. 이와 같이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추는 동시에 안방극장의 수준을 영화제 수준으로까지 발전시킨 편성의 이면에는 기획자들의 고민과 보람이 녹아 있다. Home CGV의 편성 PD를 맡고 있는 김철연(34)씨는 이런 채널 편성을 두고 “적극적으로 영화를 찾아다니는 마니아가 아닌, 나처럼 평범한 관객을 지향하는 편성”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마니아라면 진짜 영화제를 찾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해 영화제 수상작부터 중동지역의 희귀한 영화들까지 아이(EYE) 서비스를 해주는 거라고. 스크린을 장식했던 영화가 비디오라는 새로운 윈도를 만난 뒤, 다시 안방극장을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제 불과 일년 미만, 케이블 영화채널들간의 피말리는 수급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졌다. 종합오락채널 NTV가 전문 오락채널인 Home CGV로 모습을 바꾼 2000년부터 영화 편성의 모든 것을 지켜본 김철연씨가 늘 하는 고민이란, 식탁을 풍성하게 차리는 것보다 메뉴의 질을 높여 영양 만점의 영화 감상을 도모하는 것, 그 한 가지다.

분비물의 기호학

배우들은 참 대단한 인간들이다. 텔레비전 쇼에 나와 우는 연기를 해보라고 요청하면 정말로 단 몇초 만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렇게 뻔뻔할 수 있을까? 이들 중 어떤 이는 가끔 극을 벗어나 현실에서, 가령 기자회견 같은 걸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것을 볼 때마다 나는 그 배우가 실제로 우는 순간에도 (아주 조금은)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절절한 눈물 속에 섞인 연기의 함량은 몇 %일까? 정치에도 눈물이 있던가? 언젠가 텔레비전에 비친 ‘노짱’의 얼굴에는 한 줄기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겠다고 했던 그는 집권 1년 만에 벌써 측근비리로 특검을 받고, 검은돈의 불량한 질에 대한 공격을 10분의 1이라는 비교적 양질의 수치로 방어하고 있다. 듣자하니 대통령 백으로 수십억원의 돈을 펀딩하는 데에 성공한 그의 인척 중의 하나는 사기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눈물로 선전하던 순도에 비하면 성적표가 상당히 불량한 편이다. 노짱의 뺨에 흐르던 그 눈물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그 특유의 이미지 정치를 완성하느라 카메라를 위해 흘린 눈물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을 그토록 지지해준 국민들의 성원에 대한 진정한 감동의 생리적 표현이었을까? 호의적으로 해석해 후자라고 본다면, 적어도 국민이 그를 감동시킨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문제가 있다면 거꾸로 그가 국민을 감동시키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 이것이 이제야 드러난,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말하던 ‘감동의 정치’의 실상이다. 이번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눈시울을 적시는 사진이 뉴스 사이트에 올라왔다. 노동자가 분신을 해도 뽀득뽀득 말라 있던 눈이다. 농민이 음독을 해도 말똥말똥 굴러가던 눈이다. 서민들이 투신을 해도 맹송맹송 시큰둥했던 눈이다. 도대체 그 메말라 척박한 눈을 촉촉히 적신 가뭄 끝 단비와 같은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듣자 하니 수뢰혐의로 구속되어 수사를 받던 어느 공직자의 자살이라고 한다. 평소에 아끼고 아꼈던 그 고귀한 눈물을 기껏 어느 수뢰 혐의자를 위해 흘린 것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즉각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단다. 수많은 억울한 죽음에도 결코 움직이지 않던 그 집단이, 뇌물은 받되 수사는 받기 “피곤”했던 이를 위해 즉각 앙가주망에 나섰다. 진상 밝히기 싫어 자살한 사건. 그 사건의 진상을 굳이 밝힌 건 뭔가? 더 우스운 것은 부산시다. “시장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장례를 부산광역시장으로 치를 것이라고 한다. 그 동네는 윤리의식이 많이 다른가? 이 정도면 거의 블랙코미디다. 대체 시장님의 뭘 기린다는 말인가. 공직자로 하여금 뇌물을 못 받게 하는 불합리한 제도에 죽음으로 맞선 저항의 정신? ‘열사’가 났다. 하긴, 한나라당은 이제까지는 주로 남을 열사로 만드는 일만 하지 않았던가. 그러던 차에 이번에 직접 ‘열사’가 났으니, 이를 경축하고 싶었던 걸까? 마르크스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아, 정말로 역사는 두번 반복되는 모양이다. 한번은 비극으로, 또 한번은 희극으로. 옥중 자살에, 고귀한 눈물에, 범시민 사회장에,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단. 운동권 열사 문화를 그대로 패러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과거에 비극이었던 것이 이제는 웃지 못할 희극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다 총선 때문이다. 이미 차떼기 당으로 낙인 찍힌 몸. 한나라당으로서는 검찰수사가 출구조사로까지 이어지면 선거 치르는 데 애로가 많을 것이다. 최 대표의 고귀한 눈물은 검찰에 보내는 무언의 시위다. ‘무리 수사 정치검찰, 안 시장을 살려내라!’ 애먼 검찰이 무슨 죄가 있는가. 표적은 그 위에 있다. ‘죽은 자는 알고 있다, 현 정권의 야당탄압!’ 모든 구호는 실천적 슬로건으로 모아져야 한다. 국민을 향해 내지르는 절절한 실천의 호소. ‘안 시장 뜻 이어받아, 노무현 정권 심판하자!’ 이거야 머리가 달린 자 누구나 다 아는 얘기. 정작 내가 궁금한 것은, 앞으로 저들의 눈이 쏟아놓을 분비물 속에서 사적으로나마 죽은 이를 진정으로 기리는 액체는 몇 밀리리터나 될까 하는 것이다. 진중권/ 문화평론가

[주말극장가] 개봉작 10편, 풍성한 밥상

두 고래,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의 싸움 사이에서 ‘새우등’ 안 터지고 남은 파이조각이라도 가져가려는 작은 영화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작은 없지만 이번 주 개봉작이 무려 10편이다. 흥행 대작의 십자포화에 질린 관객들에게는 더없이 풍성한 밥상이 차려지는 주말이기도 하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돋보기를 써야 신문을 읽을 수 있는 노친네들의 사랑이야기지만 이보다 더 귀여울 수 없는 로맨틱 코미디다. <왓 위민 원트>에서 여성들의 심리와 판타지를 능수능란하게 열어보인 여성 감독 낸시 마이어스의 신작으로 다이앤 키튼과 잭 니콜슨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어떤 찬사로도 부족해 보인다. 아카데미 시즌에 맞춰 한국에서도 해마다 개봉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아카데미 후보(여우주연상 부문)’ 개봉작의 첫 타자다. ‘3대륙을 달리네’ 크구나 그 사랑 <머나먼 사랑> <머나먼 사랑>은 목숨을 걸고 난민구호활동에 헌신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꽃피는, 그래서 ‘숭고하다’는 표현말고는 다른 어떤 수사도 용납하지 않는 로맨스 영화다. 로맨스 앞에 ‘어드벤처’라는 단어가 하나 더 붙을 수는 있다. 카메라는 에티오피아에서 캄보디아, 체첸까지 3대륙을 달리며 이들의 로맨스 스케일이 얼마나 거대한지 보여주려고 한다. 그러나 80일간의 세계일주 속에 꽃피는 사랑이라면 모를까, 속사정은 거두절미된 채 과도하게 잔인한 악인들과 속수무책으로 비참하게 당하는 선인들이 등장하는 이국적인 풍경이 로맨스의 배경그림으로 등장하는 걸 보는 건 편치 않다. 편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불쾌하다. 게다가 닉은 구호지원금을 얻기 위해 CIA와 손잡고, 영화는 이것을 문제이기는커녕 그의 헌신성을 드러내는 척도로 보여준다. 이런 윤리적 파탄 상태에서 ‘숭고’의식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영화의 무모함을 천진하다고 해야 할지, 정신분열증이라고 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 13일 개봉. 남자셋 여자셋 뒤엉킨 ‘작업전선’. 자크 리베트 감독의 ‘알게 될거야’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프랑스 누벨 바그 세대의 노장 감독 자크 리베트의 2001년작 <알게 될거야>가 13일 개봉한다. 자크 리베트 영화 가운데 이해하기 쉬운 쪽으로 꼽히는 이 영화는 세쌍의 남녀 사이에 종횡으로 얽힌 연애관계의 지도이다. 마치 일련의 남자와 여자들을 세워놓고 좋아하는 이성을 향해 화살표 버튼을 누르도록 하는 텔레비전 프로처럼, 화살표들의 방향이 영화가 진행되면서 바뀐다. 엉뚱하고 영악하고 때론 순진하기도 한 인물들의 ‘작업’ 방식을 풍속도처럼 그려보이는 영화의 태도는 느긋하고 유머러스하다. 그러면서 디테일 안에는 심리와 행동, 욕망과 대상이 불일치하는 아이러니를 담아 긴장을 자아내는 지적인 영화다. 이탈리아 연극단의 대표인 위고와 이 극단 배우 카미유는 동거하는 사이다. 둘은 연극을 공연하러 파리에 온다. 카미유는 3년전 파리에 살았을 때 사귀었던 철학교수 피에르를 만나면서 마음에 동요를 느낀다. 피에르는 발레와 요가를 가르치는 소냐와 새로 동거하고 있다. 피에르는 카미유-위고 커플을 식사에 초대한다. 그 자리에서 위고는 심사가 불편하다. 예술가답게 변죽을 울리면서 피에르를 살살 긁는다. 하이데거 전공인 피에르는 곧이 곧대로 반응하다가 스스로 흥분해 철학강의를 해댄다. 집으로 온 뒤 카미유는 위고와 한바탕 싸운다. 유혹하고 달아나고 고백하고…복잡한 인물 심리·욕망 끄집어내 어수선한 두 커플 곁으로, 세번째 커플이 등장한다. 여대생 도미니크와 건달인 아튀르는 엄마가 같고 아버지가 다른 남매다. 위고는 파리에 온 김에, 파리에 있다는 이탈리아 극작가 골도니의 미발표 희곡을 찾아나선다. 마침 그 희곡을 보관한 것으로 기록된 인물이 도미니크의 조상이었다. 도미니크 집의 서재에서 희곡을 찾으며 위고와 도미니크는 가까워진다. 이들이 유혹하고 달아나고, 고백하고 거부하는 모습에서 각자의 유형이 드러난다. 고지식한 피에르는 고집이 세고 거절당하기 싫어한다. 오랜만에 나타난 카미유에게 무심한 척하더니 이내 사랑을 고백하고 카미유가 거절하고 자기집 다락방에 가둬버린다. 카미유의 심리도 간단치가 않다. 피에르 곁에 가서는 아무 말도 않더니, 피에르가 고백하자 거절하고 돌아온다. 카미유가 원한 건 피에르의 고백이지 피에르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리곤 위고에게 바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 사이에 다른 남자와의 하룻밤짜리 사랑을 경유한다. 무례하고 미련한 건달 아튀르가 그 덫에 걸린다. 영화에서 남자들은 다 미련하고 엉뚱하다. 그래도 위고가 덜 미련하고 상식적이다. 대가족으로 사는 남유럽, 이탈리아인답게 자신보다 한참 어린 도미니크의 사랑고백을 거부하고는, 피에르에게 결투를 청한다. 결투를 신청하는 것 자체도 우습거니와, 연극 무대 위를 높이 가로질러 걸쳐진 외나무 다리에서 보드카 한병을 들이켜는 결투의 방식도 웃긴다. 반면 여자들, 카미유와 소냐는 연대한다. 남녀간의 차이도, 이 영화에서 읽어낼 재밌는 단상 중의 하나이다.

[셀프 인터뷰] 강우석, 강제규

힘찬 ‘태극기’ 할리우드랑 붙어볼 만. 강우석이 강우석을 말한다 60년생, 성균관대 영문과, 93년 강우석 프로덕션 설립, 같은 해 시네마서비스 대표 취임. 감독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89), <투캅스>(93), <마누라 죽이기>(94), <투캅스2>(96),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98), <공공의 적>(2001) 등. 제작 <미스터 맘마>(92), <초록물고기>(96), <투캅스3>(98), <킬러들의 수다>(2001) 등 다수. 출발 할리우드 키드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뒤 무작정 충무로에 들어와서 고생은 험하게 하고 수입은 제로인 조감독 생활을 7년 넘게 했다. 데뷔 안하고 버티다가 안정된 제작사를 만나서 데뷔한 강제규 감독과 달리 나는 여러 영화사를 전전하다가 작은 영화사에서 첫작품 <달콤한 신부들>로 88년 데뷔했다. 터닝포인트 감독으로 터닝포인트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89), 이후 밥벌어 먹기 위해서 계속 찍다가 제작자로 나서게 된 작품이 <미스터 맘마>(1992), 내 회사를 차리고 내 작품을 찍게 된 영화는 <투캅스>(93)부터였다.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외자유치를 하면서 시네마서비스의 몸집이 부쩍 커진 2000년도 일 것이다. 고민 지금은 큰 고민 없지만 시네마서비스가 두세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영화를 관둘까 하는 이야기를 여러번 했다. 한두편의 영화가 잘 돼도 모이는 게 없고 번 돈은 순식간에 날아가는 일을 수차례 겪으면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 고민은 내가 감독 일에 치중했을 때, 제작하는 영화 편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내가 보는 강제규 남들은 엄두도 못내는 걸 밀어붙이는 뚝심이 있다. 규모 뿐 아니라 드라마에 있어서도 사람들을 쫙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저 상황에서 왜 저 대사를 쓰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어느 새 영화 안에 들어가있는 걸 느끼게 한다. 성격을 보면 이십대 때부터 별명이 애늙은이였을 정도로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어려워도 힘든 티를 내지 않고 느긋해 보인다. 그런 성격이 남들 엄두도 내지 못하는 영화를 찍게 하는 힘인 것같다. 또 그게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단점일 수도 있다. 흔들림없는 ‘실미도’ 편안한 감동. 강제규가 강제규를 말한다 61년생, 중앙대 연극영화과, 98년 강제규 필름 설립. 감독 <은행나무 침대>(96), <쉬리>(99) 제작 <단적비연수>(2000), <베사메무초>(2001), <몽정기>(2002) 출발 어릴 적 친구네 집이 극장을 하는 덕에 헐리우드 키드로 컸지만 영화를 한다는 건 시골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만 아버지가 카메라를 사서 사진찍는 것을 보고 나도 사진을 배우면서 영화에 구체적인 관심을 가지게 됐다. 대학 때부터 선배들의 ‘찍사’ 노릇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나 역시 조감독 시절을 떠올리면 그때의 악몽 때문에 설렁탕을 4년 동안, 자장면을 3년 동안 입에도 안 댔던 기억이 난다. 터닝포인트 대학 졸업 뒤 시나리오 작가 생활을 하다가 96년 <은행나무 침대>로 데뷔했다. <쉬리>부터 내 작품을 내가 직접 제작하게 된 건 조감독할 때부터 주변에서 어떤 의지나 기대가 자꾸 좌절되는 것을 봐서였다. 나 역시 <은행나무 침대> 때 신씨네 이외에는 모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기투합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직접 제작에 나서게 됐다. 고민 영화 찍을 때는 어렵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쉬리> 찍고 3년 동안 바깥일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인간관계에서 크고 작은 업무를 풀어가기가 쉽지 않아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내 정체성이 뭔가 하는 고민도 들었고. <태극기 휘날리며>를 찍으면서 고민에서 자유로워졌고 내 작품에 충실하는 게 나 자신과 우리 영화에도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내가 보는 강우석 얼마전 일생을 분, 초 단위로 나눠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살았다는 어떤 물리학자 이야기를 텔레비전에서 보며 강우석 형을 떠올렸다. 영화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게으른데 형은 한시간도 다른 데 소모하지 않고 영화에만 매진해 왔다.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 꺾이지 않는 독자성을 가지게 된 데는 그런 형의 에너지가 큰 역할을 해온 것 아닌가. 그런데 나는 담배라도 끊었는데 형은 술 담배 다 한다.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60, 70대까지 현장에서 뛰며 후배들의 귀감이 돼야 할 텐데.

강우석·강제규 흥행 제왕 ‘강·강의 결투’

이런 라이벌이 또 있을까.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지금 영화계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이 두 영화를 만든 강우석과 강제규는 한국 영화시장의 규모를 번갈아가며 늘려 왔다. 한국 영화가 아직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주눅들어 있던 99년, 강제규 감독은 <쉬리>로 500만명 관객선을 돌파하는 전국 597만명의 흥행기록을 썼다. 2~3년에 한번 극장에 올까말까 하는 사람들을 대거 끌어들인 것이다. 그리고 5년 뒤, 강우석 감독은 <실미도>로 900만명을 넘어 1000만명 고지 점령을 코앞에 두고 있다. <실미도> 상영관에선 수십년 만에 영화를 보러왔다는 60~70대도 눈에 뜨인다. <실미도> 개봉 뒤 불과 40여 일 만에 다시 강제규 감독이 <태극기 휘날리며>를 들고 나타나 <실미도>보다 빠른 속도로 첫 주말 흥행 170만명을 넘어서면서 바짝 따라붙고 있다. 감독이, 한국 영화 제작비의 상한선을 깨는 대작의 제작까지 직접 맡으면서 흥행의 상한선까지 교대로 깨나가는 이런 일은 외국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들 듯하다. 그 두 주인공을 지난 9일 함께 만났다. 약속장소인 신라호텔 커피숍에 강우석 감독이 먼저 들어왔다. 바로 뒤 강제규 감독이 나타나자 한마디 한다. “넌 왜 매번 나보다 늦게 오냐”(강우석 감독이 강제규 감독보다 한살 위다.) “아냐, 형. 6분 전에 왔어.” 그러면서 둘이 웃는다. 자존심 세고, 지기 싫어하는 기질로 치면 이 둘만한 라이벌이 없음을 충무로가 다 안다. 그렇게 모두 알고 있음을 자신들도 알기 때문에 둘이 웃는다. 둘은 영화계에서 알게 된 지 30년이 다 돼가고, 강우석 감독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의 시나리오를 아직 데뷔전인 강제규 감독이 쓰기도 했다. 감독에 더해 직접 제작, 배급까지 나섰던 강우석 감독은 90년대 중반부터 충무로의 1인자가 됐지만, 독립심 강한 강제규 감독은 독자노선을 걸어갔다. 그리고 <쉬리>로 한국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제작자로서 강제규는 제작한 영화의 물량이나 개별 영화의 흥행에서 충무로의 공룡 시네마서비스를 이끄는 강우석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수년간 충무로 파워 부동의 1인자인 강우석은 <공공의 적>으로 다시 감독을 시작했고, <실미도>로 흥행 지존의 자리까지 얻었다. 그건 내 자리라는 듯, 강제규도 다시 감독으로 돌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세차게 휘날리며 쫓아간다. 이 둘의 모습이 꼭 영화같다. 강우석 강제규가 털어놓는 실미도, 태극기. 관객 1000만 힘찬 <태극기...> 할리우드랑 붙어볼 만. 흔들림없는 <실미도> 편안한 감동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강우석 | <태극기 휘날리며>는 내가 찍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엄두가 나질 않아 못하는 걸 엄두를 낸다는 것만으로도 존경할 만하다. <쉬리>나 <은행나무 침대>도 대본 보면 다들 포기할 작품들 아니었나. <태극기…> 보면서 화면 퀄리티도 그렇고 이제 못할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지의 제왕> 보고 입을 벌렸던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군중 신이 다르냐.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블랙 호크 다운> 보면서 느끼는 진짜 전쟁이라는 느낌, 거기 비해 뭐가 뒤지냐. 벌써부터 할리우드 영화에 심취해 있는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처럼 자신있게 밀어붙여도 후회 없을 것 같다. 드라마는 내가 찍기 어렵겠다 싶은 게 뭐냐면 어둡다. 따뜻하고 예쁜 형제애를 담고 있음에도 점점 탁해지고 힘이 들어가고 슬프다. <실미도>의 드라마는 웃을 수 있는 구석이 있다. 편하고 나른하게 가는 상황이 있다. 이 영화는 전쟁상황 속에서 동생 살리려 애쓰는 걸 보면서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나같으면 견디기 힘드니까 내 터치로 가볍게 갔을 텐데 그게 이 영화에 맞았을까. 스타일이 다른 거다. 강간·훈련·탈출병 학살…실제 들은대로 찍었으면‘등급 보류’나왔을 것 강제규 | 지금까지 형(강우석 감독) 작품을 보면 형이 가지고 있는 영화적 색이 분명히 있다. 나는 몇편 못했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내 영화는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 드문드문 나오니까 세게 힘줘도 봐줄 만하지 않았을까. 형처럼 많은 작품하면서 나처럼 하면, 만드는 사람 스스로가 부담을 느낄 것이다. 형은 많이 해왔기 때문에 버릴 것 버리고 가볍게 가고 그래서 편하게 만들 수 있었을 거다. 강우석 | 나같으면 화면 색을 가볍게 바꿨을 거다. <실미도>가 끔찍한 이야기인데도 편하게 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화면 자체가 라이트했기 때문이다. <태극기…>는 화면이 흔들리고 파편이 날아오면서 전쟁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파워풀하다. 팔 다리 잘려 나가는 장면도 나는 찍기 싫다. 그게 영화 만드는 성격 차이일 텐데, 제규(강제규 감독)는 사람이 불타는 걸 직접 보여주지만 나는 못 보여준다. 원래 이 친구가 나보다 잔인하거든.(웃음) 강제규 | 내 기준에서는 많이 푼 거다. 형은 더 풀었겠지만. 난 스필버그의 표현 중에 ‘넌 스톱 슈퍼 액션’이란 말을 매우 좋아한다. 두시간 동안 롤러코스터 타고 가는듯한 느낌을 좋아해서 과할 만큼 몰고 가는 게 내 스타일이다. 때로 웃음, 관조가 필요한데 난 그걸 잘 못한다. 공형진을 캐스팅한 게 그런 고민의 결과다. 두 형제의 이야기가 너무 처절해서 주변 인물을 가볍게 가려고 한 거다. 그런데 팬 사이트에는 공형진을 빨리 죽였다고 원망이 쏟아진다.(웃음) 강우석 | 딱 적당한 부분에서 죽었지. 나는 격렬한 전투신보다 전쟁나기 전에 식구들이 물가에서 노는 장면, 진석이가 돌아왔을 때 엄마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 같은 따듯한 장면이 더 기억난다. 그런 따듯한 화면이 좀 더 많았더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 강제규 | <실미도>는 이야기 구조에 흐트러짐이 없고 방향성에 혼선의 여지 없이 끝까지 가져간 게 성공을 가져온 가장 큰 힘 같다. 형의 원래 스타일이 미장센 같은 데 큰 중요성을 안 두고 찍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큰 기대를 안 했다. 예쁘게 포장하거나 어떤 영화적 미학을 발휘하지 않고 다큐멘터리 찍듯 찍겠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 만약 다른 영화 찍으면서 그렇게 했다면 안 맞았을 수도 있겠지만 소재가 실미도 사건이니까 그렇게 가도 분명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영화 찍을 때 다른 것들 신경을 많이 쓰니까 <실미도>에서 부분적으로 아쉬운 게 있었지만 그게 영화의 감동과 느낌을 갉아먹지 않았다고 본다. 370만의 민군 죽고 행불 이데올로기 별 뜻 없었던 소시민의 전쟁에서 출발 강우석 | 제규가 찍었으면 아주 살벌한 영화가 됐을 거다.(웃음) 촬영 전 자료조사할 때 강간, 훈련, 사고사, 탈출병 학살 이야기 같은 걸 들으면서 진저리를 쳤고, 얘기 듣다가 그만 하라고 자른 적도 있다. 실제로 들은 대로 찍었으면 ‘18살이상 관람가’이거나 ‘등급 보류’가 나왔을 거다. 제규 같으면 시체 태워서 먹고 하는 것까지 다 찍었을 거다.(웃음) 나는 사실성보다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 선과 악, 피와 아의 구별에만 충실하고 과잉된 부분은 배제하려 했다. 좀 더 사실적이냐 아니냐는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 처음에는 화면에도 신경썼고 기간도 길게 잡았는데 이게 아니다 싶어 그뒤부터 날기 시작했다. 후회하지 않는다. 이렇게 찍은 게 오히려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는 게 있다고 본다. 강제규 | <태극기…>의 경우,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극장 나오는 관객 한 분이 우리가 조국 지키기 위해서 빨갱이와 열심히 싸웠는데 그런 부분 없어서 아쉽다는 말을 하더라. 예상했던 것이긴 한데, 촬영 전에 자료조사 해보니까 370만 민과 군이 사망, 행불됐다. 민간인 사상자가 많았고 전쟁 자체가 민군이 결합된 혼합전 양상이었다. 사상이나 이데올로기에 비중을 두지 않던 소시민, 국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이들의 전쟁이었다는 생각에서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을 피했다.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겪고 느낀 전쟁을 표현하고 싶었다. 물론 사상에 경도돼서 의지로 싸운 군인들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역사적 사실, 진실이라는 측면에 근접해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가진 전쟁이미지를 다 지우고 영점에서 출발했다. 관객 1천만명 시대 강우석 | 나는 영화 한편이 동원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600만명이라고 봤다. 800만명 넘은 <친구>도 부산 경남지역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은 일종의 이변 같았다. 그래도 <실미도>에 관객 몰리는 것 보면서 1000만명 가보자는 생각을 했다. 한번 1000만명이 들면 1000만명은 아무 때나 나올 수 있다. 이전 흥행작들은 300만명까지 논스톱으로 가다가 거기서 멈춰서 500만명까지 한참 걸린다. 지금은 계속 달린다. 이제는 마지노선이 600만명이 아닌 것 같다. 장르 영화는 300만~400만명이 한계다. 그게 더 들 때는 어떤 의미가 붙어서 사회현상이 됐을 때다. <투캅스>를 나는 사회고발영화로 찍은 게 아닌데, 언론이 그렇게 봤다. <실미도>도 할리우드 영화 <록> 같은 거랑 붙어보자고 만들었다. 그런데 자료조사 하다보니까 뭐 이런 나라가 다 있나 싶었다. 사회적 사건이나 실화를 다룬 영화는 조심스럽게, 솔직하게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사회고발 안해도 과거의 아팠던 부분 보여주니까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 느끼는 관객의 분노와, 지금은 그래도 낳은 시대에 산다는 안도감 같은 게 생기는 것같다. 찍을 땐 그것까지 예상하지는 못하고 드라마틱한 소재의 경쟁력만 봤을 뿐인데 사회현상이 되니까 나도 헷갈린다. 강제규 | 우리가 격동의 세월을 지나왔는데 선배들의 아픔, 상처, 이런데 대한 사회적 배려장치가 너무 없었다. 그런데 대한 보상심리가 <실미도>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실미도>는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서 요즘 관객들 취향으로 보면 한계가 있을 거라는 시선이 있었다. 그게 아니었던 거다. 과거의 아픔, 고통에 동참하는 데에 인색했다는 공감이 생긴 거다. <태극기…> 준비하면서도 반성 많이 했다. 나는 아버지가 6·25 때 군인이었고, 삼촌이 월남전에 참전했다. 그런데 내가 얼마나 관심을 가져 왔는가. 아마 형도 <실미도> 만들고 고맙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을 거다. 그게 가식적인 말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공감이자 그동안 당신들은 뭐하고 있었냐는 질타일 수도 있다. 너도나도 과거만 얽매일까, 이상한 대작주의 부를까 부담스럽고 염려스럽다 강우석 | 그런데 <실미도>나 <태극기…>를 계기로 후배들이 너도 나도 심각한 과거, 10·26, 5·16 등을 영화소재로 끌어낼까봐 부담스럽다. 벌써 그런 기획에 대한 소문들이 들려오는데, 이 두편이 이상한 대작 지향주의를 불러올까봐 영화적 역기능이 우려된다. 강제규 | 우리 사회는 아직 다양성이 덜 인정되는 구석이 있다. 누가 뭘 잘해서 터지면 다 따라가고 그런 게 문제다. 내가 나중에 또 이런 영화를 찍으면 ‘저 인간은 그냥 저런 거 하는구나’ 하면 되는데 ‘너만 찍냐’ 이러면 곤란하지 않나.(웃음) 나는 1천만명 시대가 소중한 게, 파이가 커지면 그게 동력이 돼 더 다양한 기획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 중년을 소재로 한 영화는 위험성이 너무 크지만 30~40대가 준비된 관객이 되면 그런 영화가 나올 거다. 1000만관객 파이 커진만큼 다양한 기획 동력도 세져 30·40대 관객 더 끌어낼거다 강우석 | 제규에게도 이야기했지만 <태극기…>가 크게 터져서 <실미도>를 잊혀지게 했으면 좋겠다. 나는 영화를 계속 찍고 싶다. 1년에 한편씩 꼭 개봉하고 싶다. 앞으로 제작에 관여는 하겠지만 돈은 안 만질 거다. 올해 말엔 <공공의 적> 2편이 나올 거고. 스필버그는 영화마다 수익 2억달러를 넘기면서도 계속 찍는다. 그게 의미가 있지 제임스 카메론처럼 <타이타닉> 하나 찍고 ‘아이 엠 더 킹 오브 더 월드’ 하면서 놀면 뭐하나. 흥행 성적에 신경쓰는 건 딱 어느 선까지만 하고 빨리 새 걸로 넘어가야 한다. 투자, 배급, 제작자에서 감독으로 돌아왔을 때 격려하고 밀어주는 게 언론이 할 일 아닌가. 강제규 | 형이 주변 감독들 영화하도록 자리 만들고 격려하고 영화 양산하도록 한 데 대해 박수를 보내야 한다. 나는 그걸 못할 것같다. 몇년 동안 비슷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제대로 안됐다. 이젠 좀 더 철저하게 감독쪽으로 가려 한다. <쉬리> 찍고 나서 5년만에 새 영화 내놓은 것에 대해 반성 많이 했다. 이건 배신이다(웃음). 아무리 늦어도 2년에 한편씩은 찍어야지. 형처럼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부지런하면 1년에 한편도 되겠지만. 강우석 | 나도 너처럼 잔인하게 찍으려면 2년에 한편이야.(웃음)

[외신기자클럽] 낯선 영화들에게서 더 멀어진 스크린 (+불어원문)

우리 동네 비디오 가게의 액션 코너에서 <2009 로스트 메모리즈>라는 제목이 붙은 낯선 물건을 발견했다. 수입한 한국 DVD가 아니라 프랑스 시장을 대상으로 특별 제작된 버전으로, 프랑스어 자막, 프랑스어 녹음, 특별부록 등이 갖춰진 것이었다. 원칙적으로는 프랑스 관객이 한국영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기뻐할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심정이 복잡했다. 는 프랑스에서 개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비디오 유통망에 나오게 된 것은 극장 배급의 길을 영영 닫아버린 것이다. 내 앞에 있었던 그 DVD만이 프랑스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비디오 유통망은 스크린을 둘러싼 격렬한 쟁탈전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다. 극장에서는 언론, 광고, 홍보물 담당 등으로 이루어진 홍보팀이 몇주 동안이나 공들인 노력을 몇 시간 만에 무너질 수 있다. 비디오는 마케팅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매장 코너에서 무한정으로 진열되어 홍보도 되고 장기 대여가능성도 보장된다. 얼마나 많은 영화들이 DVD 판촉만을 위해서 극장 개봉을 하는가? 극장 개봉은 점점 시사회처럼 여겨져, DVD, 기내 상영, 호텔방에서의 유료상영(pay-per-view), 텔레비전, 인터넷 등으로 거듭날 다목적 멀티미디어 상품의 탄생을 화려하고 거창하게 알리는 행사가 되고 있다. 그러니 비용이 많이 드는 준비단계를 생략한들 어떤가? dvdrama.com이라는 사이트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프랑스판과 한국판 DVD를 비교했는데, 프랑스 출시 버전이 한국 버전보다 훨씬 밝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독과 촬영감독은 대형 화면의 스크린을 위해 어두운 조명을 만들었지만, 배급사는 작은 화면으로 그 작품을 처음 만나는 프랑스인들의 눈이 최대로 편안한 게 낫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다른 영화들도 이같은 방식으로 출시되었거나 출시 예정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피도 눈물도 없이> <화산고>…. 출시 목록은 대형 스크린에서 우선적으로 스펙터클한 즐거움을 주도록 만든 대작들이 포함된다. 이유는 이를 통해 제작 뒷얘기, 특수효과 등을 설명하는 부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 영화들은 극장 관객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들을 한다. 프랑스에서 알려진 한국 감독은 홍상수 감독과 임권택 감독이다. 극장에 상영되는 아시아영화들은 화염 특수효과 같은 것에는 관심이 적은 마니아 관객만을 대상으로 하게 될 것이라는 거다. 설득당하지 않은 채 나는 DVD 상자를 미래를 예측하는 수정구슬처럼 바라보았다. 특정영화들만이 스크린으로 등장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나머지 영화들은 바로 컴퓨터, 텔레비전, 휴대폰 등으로 나오는 세상, 이미지 하나하나가 조금씩 더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손에서 멀어져버리는 세상. 그런 세상을 예언하는 구슬로 말이다. Rencontre prémonitoire J’ai croisé au rayon action du vidéo store de ma rue un étrange objet intitulé « 2009 Lost Memories ». Il ne s’agissait pas du dvd coréen importé mais d’une version destinée spécialement au marché français avec sous-titres, version doublée, bonus exclusifs etc. Il faut en principe se réjouir d’un accès plus facile aux films coréens pour le public français. Cependant, je restais mitigé : « 2009 Lost Memories » n’est jamais sorti dans l’Hexagone. En s’ouvrant au circuit vidéo, il s’est fermé à tout jamais le chemin des salles. J’avais devant moi le seul moyen de le voir en France. Le circuit vidéo comporte moins de risques que la compétition violente des grands écrans où en quelques heures peuvent s’effondrer des semaines d’énergie dépensées par une équipe d’attachés de presse, de publicitaires, de colleurs d’affiches… En vidéo il n’y a presque aucun frais de marketing, la durée d’exposition illimitée sur les rayons fait office de promotion et assure une rentabilité à long terme. Combien de films ne sortent en salle que pour lancer la promotion du dvd ? La sortie sur grand écran fait de plus en plus figure d’avant-première. Elle signe la naissance en grande pompe d’un produit multimédia qui comportera différentes vies : dvd, diffusion dans les avions, pay-per view dans les hôtels, télévision, Internet… alors pourquoi ne pas sauter la coûteuse étape préliminaire ? Les critiques du site dvdrama.com ont comparé les dvd coréens et français du film et constaté que la version hexagonale est plus lumineuse que l’originale. L’éclairage sombre avait été composé par le réalisateur et le chef opérateur pour le grand écran. Les distributeurs ont jugé bon d’optimiser le confort visuel des français qui découvrent l’œuvre pour la première fois sur petit écran. D’autres films sont déjà sortis ou sortiront de cette façon : « J.S.A », « No blood, no tears », « Volcano High »… la liste comporte de gros budgets a priori destinés surtout au plaisir du spectacle sur grand écran. La raison en est qu’ils permettent de multiplier les bonus expliquant les coulisses du tournage, les effets spéciaux…On me dit souvent que ces films ne trouveraient de toute façon pas de public en salle. En France, les réalisateurs coréens connus sont Hong Sang-soo et Im Kwont’aek. Le cinéma asiatique en salle ne s’adresserait qu’à un public cinéphile peu porté sur la pyrotechnie. Sans en être convaincu, je regardais cette boîte comme une boule de cristal, objet prémonitoire d’un monde où certains films auront le privilège d’aboutir sur des grands écrans, où d’autres atterriront directement sur des ordinateurs, des télévisions, des téléphones portables… un monde où les images échapperont encore un peu plus à leurs créateurs. Adrien Gombeaud Critique et journaliste à la revue Positif Traduit par Youngin Ki

[해외단신] <심슨 가족>, 장편애니메이션 제작 外

◆<심슨 가족>, 장편애니메이션 제작 텔레비전 만화 시리즈 <심슨 가족>이 드디어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이미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 시리즈의 수장 맷 그로니와 제임스 L. 브룩스가 시나리오 작가들을 선두지휘하고 있다. <심슨 가족> 영화화 계획은 1990년 시도되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아카데미 대표, 오스카상 지연중계 계획 맹비난 2월29일에 열리는 오스카상 시상식을 중계하는 가 5초 지연중계 방식을 결정하자 미국영화과학아카데미 대표 프랭크 피어슨이 강하게 반발했다. 피어슨은 지연중계가 검열을 포함한다며 “라이브쇼는 라이브로 하거나 하지 말거나 둘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의 결정은 재닛 잭슨의 슈퍼볼 소동 이후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다. 피어슨은 또 “자본, 윤리, 법적 딜레마”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는 묵묵부답. ◆로렌스 피시번, <분노의 13번가> 출연 존 카펜터의 76년작 <분노의 13번가>의 리메이크작에 로렌스 피시번과 에단 호크가 동참한다. 4월에 촬영될 새로운 <분노의 13번가>는 프랑스 감독 장 프랑수아 리쉐의 미국 진출작이다. 로렌스 피시번은 갱으로, 에단 호크는 경찰로 분한다. ◆롤랜드 에머리히 신작 <고질라> <인디펜던스 데이>를 연출한 롤랜드 에머리히가 성노예에 대한 고발 영화 <더 걸스 넥스트 도어>를 감독할 예정이다. <더 걸스 넥스트 도어>는 올해 1월25일치 <뉴욕타임스>에 실렸던 아시아 및 히스패닉계 소녀들을 착취하는 미국 내 섹스산업에 대한 폭로 기사를 원안으로 한다. <투모로우>의 후반작업 중인 롤랜드 애머리히는 현재 그 기사를 쓴 피터 랜즈만과 함께 구체적인 스토리를 구상 중이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 런던영화평론가협회 작품상 런던영화평론가협회가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의 손을 들어줬다. 영국 신문 및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100명의 평론가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작품상을 비롯하여 폴 베타니에게 영국 남우주연상을, 공동각본을 맡은 피터 위어와 존 콜리에게 각본상을 몰아줬다. 한편,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다. ◆할리우드, 영국 출판인 커닝엄에게 구애 J. K. 롤링, 코넬리아 푼케 등 아동문학 베스트셀러 작가를 발굴한 영국 출판인 배리 커닝엄을 파트너로 맞기 위해 뉴라인과 미라맥스가 경쟁 중이다. 커닝엄은 블룸스버리 출판사 재직시 <해리 포터> 1권을 발굴, 출판했고 지난해에는 독일 작가 코넬리아 푼케의 <잉크하트> <도둑의 제왕>이 미국 서점가를 강타해 주목받았다. 두 영화사는 커닝엄의 회사 치킨하우스가 영화, 연극, TV 판권을 관리하고 있는 작가들의 책에 관한 영화화 우선권을 포함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교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캐스트 디즈니 인수 의사 밝혀 미국 최대 케이블TV회사 컴캐스트가 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로버츠는 2월11일 541억달러 규모의 컴캐스트 주식을 지급하고 119억달러 규모의 디즈니 부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월트 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공개제의했다. 이 합병이 성사된다면 수년 전 AOL 타임워너 합병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 미디어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디즈니쪽은 “컴캐스트의 제안을 면밀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관심사는 역시 콘텐츠, 명필름 이사 이은

강제규와 손잡고 MK버팔로 탄생시킨, 명필름 이사 이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성공에 기뻐하는 영화인이 제작진과 강제규필름 직원만은 아니다. 그리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입을 다물지 못할 이들이 있으니 바로 명필름 사람들이다. 얼마 전 강제규필름과 결합해 MK버팔로라는 새 회사를 만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자동적으로 <태극기 휘날리며>는 명필름의 영화가 된 셈이다. 명필름 이사인 이은 감독은 이런 계약을 이끈 인물이다. 사업다각화를 노리는 수공구업체 세신버팔로와 명필름과 마찬가지로 증권시장 자력진출이 좌절된 강제규필름을 묶는 일을 성사시킨 것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개봉에 가려져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지만 이번 계약이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명필름, 강제규필름이 합친 규모에다 앞으로 특정 배급사가 이들 영화의 유통을 전담한다면 일정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은 감독에게 궁금한 것은 이런 변화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였다. 명필름의 브레인으로서 그가 꿈꾸는 MK버팔로의 미래와 명필름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MK버팔로 설립의 핵심은 강제규필름과 명필름이 합친다는 얘기 같다. 그렇다면 상당히 큰 규모의 영화사가 되고 신규사업 진출이나 확장을 예상하게 되는데 크게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림은 아직 안 나왔고, 원칙만 나온 상황이다. 강제규 감독은 제작하는 역량이 출중하고, 명필름은 제작관리를 효과적으로 한 경험이 있으니까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것이 다른 한국영화 주체들의 노력을 통해 긍정적으로 전개되는 전체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포석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적으로 CJ나 시네마서비스 같은 메이저 모델을 지향하는 건가? 독자적인 투자, 배급사로도 기능하는 것 아닌가. =배급이나 극장이 문제인데 콘텐츠 중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라서 유통이나 수직 통합의 관점에 관해서는 아직 특별한 뜻이 없다. 관심의 대상은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일 따름이다. 배급과 제공을 대칭점으로 보면, 이러한 구분에서 우리도 제공사의 위치까지는 가겠다는 판단이다. 배급의 경우는 가급적 전략적 제휴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쇼박스나 롯데시네마와 결합한다면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되는데. =가급적이면 남에게 폐를 안 끼치면서 순리대로 할 것이다. 한국 영화산업의 시장전망과 경쟁력 있는 구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금 순리는 개봉된 <태극기 휘날리며>에 집중하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두 영화사가 결합을 선택한 제일 큰 이유일 것이다. 한편에서는 상장기업의 논리만을 따르다보면 제작 면에서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형식 논리에 불과하다. 사업에서 근본적인 성패는 시장에서의 자체 경쟁력에 좌우될 뿐이다. 상장과 비상장이라는 구분은 그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장과 비상장의 차이는 사업을 잘한다는 가정에서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 정도다. -세신버팔로의 김문학 대표와 알던 사이라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러한 결합이 이루어졌는가. =중·고등학교 동기였지만 학창 시절에는 잘 모르고 지내다가 지난해에 골프 치다가 재회했다. 강제규 감독과는 지난해 3월부터 합의가 되었고 당시에 다른 코스닥 기업들과도 접촉했다. -강제규필름말고도 다른 영화사와 결합하는 것도 염두에 뒀을 텐데, 강제규 감독과 마음이 맞은 건 언제였나. =강제규 감독과 같이 작업하자는 이야기는 역사가 길다. 1992년이었나? 방배동 장산곶매 시절 친구들인 장윤현, 오창환과 더불어 장이오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었다. 심재명 대표와 명필름 만들기 전인데 강제규 감독이 비디오 공포영화를 찍던 영화발전소 시절이다. 사무실이 건물 하나 건너 있으면서 둘 다 후배들 데리고 힘든 시절이었기 때문에 “합치자”는 말을 자주 했다. 반쯤은 농담처럼. 그랬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명필름이 올해 가장 먼저 내놓을 영화는. =흔쾌히 답하기가 어렵다. 내부에서 시나리오를 개발할 때 작업의 완성도를 1부터 5 정도의 수치로 평가하는데 3 정도의 수준이면 제작 일정을 수립한다. 현재 사정은 1.0 정도 버전이 많아서 라인업의 순서에 대한 확답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현대물은 가급적 빨리 진행하고 <노근리 다리>나 <아리랑> 같은 시대적 배경을 지닌 작품은 신중하게 꼼꼼한 고증을 거치는 방식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명필름은 이제까지 같은 감독과 작업을 지속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올해 준비하는 작품을 보면 임상수, 임순례, 최호, 김현석 감독 등이 다시 명필름에서 찍는다. 어떤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전작을 통해 PD와 감독 사이에 이루어진 기존의 커뮤니케이션도 일종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영화사마다 각각 감독을 안는 방식이 있다. 싸이더스는 감독에 대해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배려하는 편이고, 영화사 봄은 감독과의 신뢰 혹은 인간관계가 좋은 편이고. 명필름의 경우는 합리적인 관행을 확보하면서 프로젝트별 기여도를 객관화하는 방식으로 일할 생각이다. 영화의 성격에 따라 감독의 지분이 달라지겠지만 신인감독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와 달리 4명 감독과는 일정한 신뢰를 구축한 터라 장기적으로 함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예전엔 뭐 장기적인 생각 같은 거 할 겨를이 별로 없었던 거고. -<욕망>이 개봉한다. <욕망>처럼 상업적인 매력이 부족한 프로젝트는 돌파구가 쉽지 않다. 앞으로도 이런 영화를 만들 텐데 어떤 대안을 갖고 있나. =비주류 프로젝트의 가능성은 시장 다양성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본다. ‘웰메이드’나 ‘트렌드’를 좇는 영화만이 살아남는 것이 현실이다. 비주류 프로젝트는 프로듀서로서 이상주의의 일종이라고도 생각한다. 나쁘게 말하면 오만, 좋게 말하자면 도전정신. 임순례 감독이 준비하는 <무림고수>도 그런 분류에 속할 것이고, 심보경 이사가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DJ. DOC 이야기도 그 한 예다. 앞으로는 <영매>의 경우나 <송환>을 참고할 것이다. 단관 개봉이나 디지털 시장도 가능성이 생겨야 한다. 영진위의 새로운 지원책인 텔레비전용 극영화 지원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DJ. DOC 프로젝트는 TV와 영화를 동시에 노리는 방향도 가능하다. -상장기업이 됨으로써 비주류 프로젝트가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 =기업에 대한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가벼운 영화에 대한 경계도 너무 무거운 영화의 경계도 있을 수 있겠으나 비윤리적이거나 비합리적인 행동을 통해 기업에 해를 끼치는 상황을 제외한다면 영화의 리스크는 단지 상존하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개발 작품의 수가 많을수록 기업 내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강제규필름의 프로젝트는 올해 <몽정기2> <쉬리2>인데, 명필름 영화를 보완하는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정계 진출설이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공천대상으로 삼았다던데. =스크린쿼터 비대위를 열심히 했고 그러니까 그런 말이 나왔나 본데. 일단은 영화계를 걱정하는 분들 가운데 그동안 쭉 있던 논리가 ‘영화계에서 누군가 국회위원이 되는 것이 거창하게 보면 국익이고, 영화계에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라는 거였다. 그런 사람을 찾는 중에 내가 거론이 된 것이고. 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지 그런 건 못하니까 안 되겠다 이런 거다. 구체적으로 당에서 뭔가를 제의하고 거절하고 이런 건 아니다. 누군가 해주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고 성향적으로 학교 다닐 때 항상 한번은 백기완 찍고, 한번은 디제이 찍고 살아온 성향에 불과하다. 난 차떼기가 정권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 보통 시민일 뿐이다.

<귀여운 여인>

요새 영화계 풍경은 한 극장에서 대여섯개씩 스크린을 잡고 있는 <태극기 휘날리며> 때문에 입이 귀에 걸린 사람과 눈꼬리가 귀에 닿는 사람으로 나뉜다. 자잘하고 사랑스런 영화들은 태풍 <실미도>를 피해 2월이면 극장에 나서볼까 했다가 핵폭풍을 또 만나 한없이 표류하는 중이다. 봄기운이나 들어야 이들에게도 햇살이 들려나. 이런 판국을 보며 블록버스터는 나쁘다고 하자니 우습고 시장 논리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것도 단순하다. 하나마나한 모범답안으로 체면치레하자면, 우리는 지금 영화산업의 제2차 폭발기를 맞아 새로운 문제에 직면한 것이고 문제가 생겼으니 답을 찾아야 하고 답은 목마른 자가 우물 파는 심정으로 달려들고 옆에서 거들어야 한다. 나는 요즘 우물을 파는 대신 틈만 나면 등짝을 바닥에 붙인 채 눈만 가자미처럼 옆으로 돌리고 누워 텔레비전을 보는 중이다. 그랬더니 재미있었다. <대장금>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몇몇 드라마, 오락,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한국 텔레비전의 발전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중에 가장 신기한 것은 MBC 일일드라마 <귀여운 여인>이다. 이야기의 골격은 성격 까다로운 부잣집 사람들과 착하고 심지 굳은 가난한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 서로 반했는데 결혼을 하자니 여간 장벽이 많은 게 아니라는, 멜로드라마의 전형이다. 처음엔 좀 심심했다. 그러다 극중 인물들에 대한 감정이입이 시작됐는데 놀랍게도 그 대상이 고약한 부잣집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 정도 부자가 되려면 로또 당첨밖에 길이 없는 형편이니 이상한 일이었다. 주말 한때 드러누우신 부처님 같은 자세로 곰곰 생각을 한 결과 그럴싸한 답이 떠올랐다. 이 드라마는 한국적인 부르주아 멘털리티에 대해 설득력 있는 묘사를 하는 중인 것이다. 언뜻 단조로워 보이던 부잣집 사람들은 다른 계급 출신의 여성들이 접근해오자 자부심과 방어의식, 콤플렉스, 죄책감으로 균열을 일으킨다. 거기에는 한국의 신흥 부르주아지가 형성된 사회역사적 맥락, 아버지/가문/계급의 질서를 교란하는 작은아들, 그 질서의 완벽한 계승자로 보이던 맏아들의 내적 소외, 모성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방어적 히스테리 같은 것들이 오목조목 펼쳐진다. 덕분에 ‘귀엽다’고 전제되긴 해도 캐릭터가 맨송맨송한 내 편인 ‘여인’들보다 저쪽 편 사람들의 분열과 소란이 훨씬 흥미로워진 것이다. 이들이 통째로 파국을 맞는 결론은 아마도 <하녀>(1961)를 만든 김기영 감독이나 부림직한 배짱일 테지만, 이 쩍 벌어진 구멍을 작가가 어떻게 봉합해나가려고 시도할지, 그 자체도 자못 궁금하다.

[인터뷰] <그녀를 믿지 마세요> 강동원

“내가 특별히 잘났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어휴, 그렇게 못생긴 줄 몰랐어요. 감독님이 정말 미웠다니까요. 상상 속의 느끼버전에서도 대본에선 ‘올백머리’가 아니었는데 억지로 시키고….” 이렇게 망가질줄 몰랐다니까요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최희철을 연기한 강동원(23)에게 첫 영화의 시사 소감을 묻자 대뜸 나오는 대답이 너무 솔직()해서 약간 당황스럽다. 이렇게 말하는 건 강동원을 ‘두번 죽이는 일’이 되겠지만, 실제로 만나본 강동원은 지금까지 시에프와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그가 연기해온 도시적 꽃미남보다는 최희철에 더 가까운 이미지였다. 일단 어눌하고 느린 말투가 그렇고, 앞뒤 재기보다는 순간순간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다는 점도 그렇다. 어리바리함과 어릴 적 신동 소리를 들었던 영특함이 공존한다는 것도. (강동원은 지난주 문화방송 오락 프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브레인 서바이버’ 꼭지에 출연해 1등을 했다) 가장자리서 빛나는 연기 알았죠 연기를 시작한 이유를 묻자 옆에 앉은 영화 홍보 직원 눈치를 슬쩍 보면서 “영화나 드라마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어떡하다 배우가 됐는지 내가 생각해도 웃겨요. 얼마 전에는 〈장화, 홍련〉 보고 싱크대 밑 귀신이 자꾸 생각나서 잠도 못 잤어요”라고 대답하거나, 여학생 팬들의 반응이 장난 아닐 것 같다고 하자 “이상하게 저는 정말 여성팬밖에 없어요. 남자들이 나를 재수없어하나 봐”라고 느릿느릿 하는 이야기를 듣는 동안 도시의 꽃미남은 저 멀리 날아가고 시골 약사 최희철이 앞에 앉아 있다. 아이돌 스타들의 수직상승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지만 강동원의 짧은 배우 이력은 유독 화려해 보인다. 2000년 길거리 캐스팅으로 모델일을 시작한 뒤 그는 지난해 〈위풍당당 그녀〉에서 비중 있는 조역을, 〈1%의 어떤 것〉에서 주연을 맡았고, 첫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도 주인공으로 데뷔했다. 수월하게 주인공 자리에 오른 만큼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심각하게 이야기할 만한 연기관은 없지만 “싫증을 금방 느끼고 끈기있게 하는 일이 별로 없는데 중·고등학교 때 축구했던 것말고는 유일하게 점점 재미있어지는 게 연기인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아직 연기도 잘 못하는데 다른 걸 어떻게 해요. 그냥 한 우물만 팔래요.” 최희철식으로 자신의 포부를 이야기하는 그는 식구들로 출연했던 노장 선배들과 함께 이번 영화를 하면서 “조명 한가운데 서는 것보다 있는 듯 없는 듯 조명 가장자리나 바깥에서 빛나는 연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다음엔 <늑대의 유혹> 기대하세요 강동원은 지금 지난해 11월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촬영을 끝낸 직후 들어간 〈늑대의 유혹〉 촬영에 다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청춘 로맨스물인 이 영화에서 그는 얼짱, 싸움짱에 우울한 상처를 가진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정태성 역을 맡았다. 〈그녀를…〉에서 망가진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겠다고 말하니 얼굴이 환해진다. “맞아요. 그러니까 〈그녀를 믿지 마세요〉 본 관객들, 이 영화도 꼭 보러 오셔야 돼요.” 첫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두번째 영화까지 전속력으로 질주해온 그는 〈늑대의 유혹〉이 개봉하는 올여름쯤 혼자 멀리멀리 여행을 가서 한두달 푹 쉬고 돌아올 계획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