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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2003)

이병헌-송혜교 VS 최진실-조성민 ‘이별방식’

“여자로서 더할 나위없이 훌륭했지만 연기후배로서도 가능성을 지녔다. 앞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재능도 가지고 있다.” “사귀는 도중에 잘 해주고 잘 챙겨줬는데 헤어지는 순간까지 걱정하고 배려해줘서 고맙다.” 그들의 헤어지는 방식은 여느 스타커플과 사뭇 달랐다. 지난 18일, 19일 따로 결별기자회견을 연 이병헌과 송혜교의 목소리에는 서로에 대한 비난이나 섭섭함이 없음은 물론 오히려 걱정과 배려가 넘쳐났다. 60년대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최무룡-김지미 부부 이후 가장 애정어린 결별사를 남긴 스타커플로 기록될 만하다. 만약 두 사람이 아름다운 이별을 꿈꿨다면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연예가중계> 등 텔레비전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이 장면을 본 사람들한테는 “이런 마음이라면 왜 헤어졌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들었을 테니까. 사실 두 사람은 결별마저도 관리한 흔적을 남겼다. 이미지가 생명인 스타에게 헤어지는 방식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있다고 할까 이병헌과 송혜교가 소속한 연예기획사는 14일 오후 동시에 결별 보도자료를 내보내는가하면 지난 5월 헤어지기로 한 뒤 두 소속사는 한달여 동안 대책회의를 통해 5가지 신사협정을 맺었다고 <스포츠서울>은 15일 보도했다. 양쪽은 어떻게 하면 보기좋은 ‘이별’의 모양새로 비칠 수 있을까 고심했다고 한다. 언론에 결별시점을 공개하는 날짜도 택일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4일 한국방송 2텔레비전 미니시리즈 <풀하우스>의 방영을 앞둔 송혜교의 기획사쪽로서는 이미 헤어진 이병헌과의 열애 사실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드라마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병헌-송혜교 커플과 달리 어정쩡한 상태로 각자의 활동을 재개한 최진실-조성민 부부의 경우는 다른 의미에서 안타까움을 남긴다. 2002년 12월 대선 전날밤 노무현-정몽준의 결별 못지않은 뉴스를 제공했던 최-조 부부의 요란한 상호비방전은 이후 이혼조건 언론폭로를 둘러싸고 법정공방으로 번진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진실은 2년만에 문화방송 주말극 <장미의 전쟁>에 의욕적으로 출연했지만 10% 초반의 시청률을 기록해 전작에 이어 두번씩이나 흥행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를 두고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로 90년대 초반 자신의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나갔던 최진실이 30대 중후반 나이에 걸맞는 변신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미지 관리의 실패탓이 더 큰 것같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대방에 대해 갈 데까지 가는 공방을 벌인 최진실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정리하지 않은채 다시 대중 활동에 나선 결과 시청자의 평가는 혹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시청자는 “무능한 남편을 구박하는 똑똑한 여의사 역과 최진실의 사생활이 중첩돼 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연애중 결별과 결혼의 파경은 그 무게와 고민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한묶음으로 말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또한 남녀관계의 문제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은 섣부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타급 연기자의 경우 부부 및 연예관계 등 가장 은밀한 사생활마저도 사적영역으로만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진실은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조성민의) 서로 깨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혼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의 복잡한 심경을 대중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 영화도 돈 된다

웬만한 흥행대작 못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화씨 9/11>의 개봉을 계기로 그동안 수익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던 다큐멘터리 영화의 상품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화씨 9/11 (Fahrenheit 9/11)>의 대단한 성공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는 흥행성있는 대중오락으로, 영화 배급업자들에게는 잠재적인 수입원으로 받아들여지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만 사실 <화씨 9/11>은 지난 몇년 사이 잇따르고 있는 다큐멘터리 흥행작 가운데 가장 최근이자 가장 성공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5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4일까지 무려 5천6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화씨 9/11>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50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둔 다큐멘터리는 적지 않고 그 대부분이 최근 몇년 사이 개봉된 작품들이다. 최근 개봉된 또다른 다큐멘터리로 패스트 푸드의 위험성을 지적한 영화 <슈퍼 사이즈의 나(Super Size Me)>도 1천만달러에 가까운 흥행수입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도 지난 2002년 개봉된 <볼링포컬럼바인>의 흥행수입은 2천160만달러, 지난해 개봉된 자연 다큐멘터리 <날갯짓 이동 (Winged Migration)>은 1천80만달러에 각각 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흥행작으로서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을 높인 작품은 <화씨 9/11>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화씨 9/11>을 보기 위해 극장 앞에 길게 줄지어 서있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장이 열렸음을 보고 있다. <슈퍼사이즈의 나>의 배급업체 로드사이드 어트랙션스의 하워드 코언 공동사장은 "마이클 무어가 감독한 <화씨 9/11>은 특별한 사례이기는 하지만 관객들이 전례없이 다큐멘터리에 익숙해졌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화씨 9/11>의 배급업체인 미라맥스의 하비 웨인스타인 공동회장은 "이 영화의 붐은 과거 <섹스, 거짓말, 비디오테이프 (Sex, Lies and Videotapes)> 이후 독립영화(인디) 붐과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이후 외국어 영화 붐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바커 소니 영화사 공동사장은 텔레비전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리얼리티 쇼'들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인기에 일조했지만 무엇보다 히트한 다큐멘터리들은 다큐멘터리는 진지하고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는 명제에 집착하지 않고 흥행성을 중시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고 밝혔다.(뉴욕=연합뉴스)

마이클 무어와 <화씨 9/11> [6]

부시 겨냥한 정치적 다큐멘터리들 〈Control>〈Bush's Brain>〈Persons of Interest>(위부터) 이번 여름! 미국은 가짜 이미지들로 가득 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만의 낭만적인 잔치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그 거대한 상상의 성채들 사이로 현실정치를 쏘아보고, 풍자하고, 파헤치고, 가격하고, 뭉개버리려는 정치적 다큐멘터리들이 ‘밀려든다’. 그들 대부분이 조롱하고자 모셔오는 주인공은 대통령 부시이며, 부숴버리고 싶어하는 것은 그의 대이라크 정책이고, 주장하고 싶어하는 것은 전쟁의 종식이고, 보고 싶어하는 것은 새로운 대통령인 것 같다. 말할 것도 없이 그 선봉장은 독설 다큐멘터리의 일인자 마이클 무어와 그의 영화 <화씨 9/11>이지만, 그와 같은 정치적 염원을 가진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생각보다 많다. 〈Uncovered: the Whole Truth about the Iraq War>는 부시 정부가 국민들에게 주장하는 전쟁의 정당성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를 세세한 예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비판한다. 영화는 ‘이라크 전쟁의 그 모든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던 것의 조작임을 강조한다. 밝혀질 것이 없다는 말이다. 감독 로버트 그린왈드는 부시의 전쟁에 대한 정책 발언과 이전 정부에서 고위 관리직을 지낸 25명 인사들의 인터뷰를 서로 대치시키면서 현재의 모순적인 정치적 당위를 무너뜨리고자 노력한다. 이 영화는 원래 2003년 60분 분량 DVD버전으로 먼저 나와 10만명 이상의 관객이 보았고, moveon.org 등 몇몇 진보적 웹사이트를 통해 방영되면서 대중적 관심을 끌게 됐다. 배급업자 필립 디아즈의 제안으로 90분 분량의 35mm 극장용 영화로 재편집되어 8월 중순 뉴욕을 중심으로 개봉예정이다. 비판의 대상은 대통령 부시뿐만이 아니라 그의 측근도 포함된다. 다큐멘터리 〈Bush’s Brain>은 대통령 부시의 정치담당 수석 보좌관인 칼 로브를 비판의 주적으로 등재한다. 그 온건한 강도 때문에 한편으론 역공을 받기도 하지만 공동감독 조셉 밀레이와 마이클 스웁은 말 그대로 부시의 브레인이라 할 만한 칼 로브의 정치적 권모술수와 행로를 해부함으로써 왜 부시가 오판을 거듭하는지, 왜 국민들이 부시 행정부의 정책적인 악화일로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지를 질문한다. 6월 말 인터넷을 통해 DVD발매된다. 한편, 아랍계 미국인 다큐멘터리 감독 예하네 노우자임의 영화 〈Control Room>은 이미 몇몇 상영을 통해 엄청난 사회적 동의를 가져왔다. 이 영화는 아랍계 텔레비전 방송사로 잘 알려진 <알자지라>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여름 미국 내 전국적으로 200개 이상의 극장에 걸릴 예정인 〈Control Room>은 이라크 전쟁 초기 반미국 방송사로 오인받았던 그들의 공정성에 대해 주시하고, 카타르 주둔 미군의 언론통제 영향 속에서 축소 보도 및 오보를 일삼는 미국의 일부 방송들과 달리 꾸준히 그 전쟁의 진상을 전하려는 <알자지라> 사람들의 현실을 냉정하고 담담하게 뒤쫓아간다. 이 밖에도 각종 페스티벌과 아트하우스를 근거지로 이번 여름 순회 상영을 예정 중인 앨리슨 매클린과 토비아스 퍼스의 〈Persons of Interest>는 2001년 9·11 이후 미 연방정부로부터 아무 근거없이 구금조치당한 12명의 뉴욕 내 무슬림과 아랍인들의 법정 투쟁기를 그린 다큐멘터리이며, 10월에 개봉예정인 제랄드 엉거맨과 오드리 브로이의 〈The Oil Factor Behind the War on Terror>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사진 자료 및 부시 행정부 관료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미국 군사행동의 이유를 중동의 원유에서 찾는다. 또는 스티븐 로젠바움처럼 직접적으로 존 F. 캐리의 정치 캠페인 활동을 주시하는 다큐멘터리도 있다. “선거가 있던 어느 해에도 이처럼 광범위하게 영화적 행동주의가 일었던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LA 타임스>는 미국 역사가들의 지적을 받아 적는다. 〈Bush’s Brain>의 공동감독 조셉 밀레이와 마이클 스웁은 “만약 사람들이 사실에 대한 막연한 느낌과 부정확한 보고를 믿고 표를 던진다면, 그건 정말 이 나라에 슬픈 사태를 몰고 오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올해 11월 미국에서는 대선이 열린다. 그들 나라의 어느 사이트에 떠 있는 문구. “여러분은 부시가 이번에도 재선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예 또는 아니오를 눌러주세요.” 마이클 무어를 포함하여 미국의 몇몇 정치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그 선택안 중 한쪽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 그들은 미국인 모두가 그래야만 세상이 좋아진다고 믿는다.

광활한 대륙의 안을 엿보다, 제3회 호주영화제

광화문 씨네큐브, 제3회 호주영화제 개최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호주의 영화산업은 정부와 ‘선’을 대고 있는 다양한 영화기구를 딛고 개성어린 입지를 다져왔다. 예컨대 제인 캠피온 감독을 비롯해 <뮤리엘의 웨딩>과 <피터팬>의 P. J. 호건, <꼬마돼지 베이브>의 크리스 누난 등이 모두 ‘호주영화·텔레비전·라디오스쿨’(AFTRS) 출신이다. 피터 잭슨의 아낌없는 지원에 힘입어 이웃나라 뉴질랜드가 세계적 촬영지로 각광받는 바람에 다소 빛이 바래는 듯하나 호주산 영화는 꾸준히 자기만의 향취를 만들어내고 있다. 배우와 배경은 서구적이나 내러티브와 캐릭터는 인종과 민족을 살짝 뛰어넘는 진지함이 특징적이다. ' 광활한 자연을 안고 살아가는 그곳이지만 인간의 삶이란 늘 강퍅하고 위태롭다. 네쌍의 부부가 기묘한 인연으로 이어지는 <결혼의 비밀>(Lantana, 감독 레이 로렌스, 2001)(사진)은 권태의 위기를 쓸쓸하고 불완전한 개인의 내면에 얹혀놓고 보는 이의 호흡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정신과 의사인 한 여인의 실종이라는 스릴러적 변주에 섹스와 배신, 죽음의 다양한 표정까지 담아냈다. 40대의 형사 레온(앤서니 라파글리아)은 번듯한 가정을 두고 있지만 댄스 동호회에서 만난 제인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레온의 아내는 유명한 정신과 여의사를 찾아가 공황상태를 맞이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며, 이 여의사는 외동딸이 강간살해된 사건으로 인해 남편 존(제프리 러시)과 보이지 않는 단절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의 관계는 딱히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사건으로 한순간에 엮이며 전환의 계기를 맞이한다. <숭어>(감독·각본 데이비드 시저, 2001)(사진)에서 그려지는 호주 내부의 풍경도 코믹하지만 신산스럽다. 시드니 근처의 해변 도시에서 자란 에디는 가족과 여자친구를 버리고 모종의 꿈을 안고 무작정 도시로 떠나간다. 3년 뒤 허망하게 돌아온 고향은 일견 그를 반기지만 관계의 위험한 변수가 되어버린 그 때문에 점차 갈등이 표면화된다. 호주는 이민과 이산의 땅이기도 하다. <어느 스페인 여인의 이민사>(La Spagnola, 감독 스티브 제이콥스, 2001)(사진)는 호주로 이민 온 어느 스페인 모녀의 갈등과 화해를 관능과 코믹으로 다루고 있지만 여성 내부의 소통에 방점을 찍는 여성드라마이며, 홍콩계 호주인 클라라 로의 <떠도는 인생>(1996)은 이민으로 삶의 업그레이드 혹은 탈출을 꿈꾸는 중국계 이민자의 삶을 서늘하게 펼쳐간다. 호주영화의 또 다른 미래는 장편의 완성도를 뺨치는 단편들에서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2004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단편애니메이션 최우수상을 받은 <하비 크럼펫>은 폴란드에서 이민 온 한 사내의 인생유전을 코믹하게 그린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번뜩이는 재치와 위트가 일품이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단편상을 받은 <폭죽이 가득한 가방>(Cracker Bag)은 사춘기 소녀 에디의 소박한 계획이 어이없게 어그러지는 과정에다 성장기의 씁쓸한 단면을 배치했다. <미미>(Mimi)는 경매를 통해 원주민 공예품을 사들인 도시의 세련된 여성이 호주 원주민의 정령인 미미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렸고, <영사기사>는 픽시레이션(Pixilation)이라는 라이브-액션 애니메이션 기술을 사용해 실사를 독특한 속도감과 화질로 만들어낸 실험성이 돋보인다. 또 <영사기사>는 200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단편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영화의 영상이미지로 영사기사의 과거를 회상한다는 설정에서도 묵직한 인상을 남긴다. 이성욱 lewook@hani.co.kr <제3회 호주영화제> 일시 7월10일(토)∼15일(목) 6일간 장소 광화문 시네큐브 주최 호주 외교통상부, 호주영화진흥위원회 주관 주한 호주대사관, (주)영화사 백두대간 후원 호주 정부 관광청, 아시아나 항공 내용 장편영화 8편, 다큐멘터리 1편, 단편 19편 등 총 28편 오프닝 리셉션 7월9일(금) 저녁 6시30분 광화문 씨네큐브 예매 및 문의 02-747-7782, www.ciness.co.kr(씨네큐브), www.australia.or.kr(호주대사관) ※입장객 추첨을 통해 1주일간 호주 무료 여행의 기회가 제공된다(1팀 총 2명)

할리우드 영화전문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탐방기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생각해보면 영화는 처음부터 ‘산업’이었다. 영화를 찍고, 관객에게 ‘돈을 받고’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한 영화로 돈벌기는, 전통적인 극장 상영부터 비디오, DVD, 사소하게는 캐릭터 인형까지 다양화, 세분화되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의 ‘영화테마파크’이다. 영화세트를 이용한 구경거리와 간단한 놀이기구로 시작한 영화테마파크는,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처럼 거꾸로 영화화되기도 하는 등 더욱 긴밀하고 영리한 방식으로 영화를 이용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영화테마파크의 현재를 확인하러 오사카에 있는 할리우드 영화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 다녀왔다. 6호 태풍 디앤무의 영향으로 일본 간사이 지방의 국내선 비행기들이 결항됐던 6월21일. 그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연간 1천만 관람객을 자랑하는 테마파크답게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은 관람객들로 제법 북적대고 있었다. 속편 아닌 속편, <슈렉 1.5> <백 투 더 퓨처 3.5>? <슈렉> <터미네이터> <백 투 더 퓨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공통점은 아마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 중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라는 점이 아닐까. 그런데 만약 극장에서 개봉한 속편 시리즈들이 아닌 또 다른 버전의 속편이 있다면? 시리즈의 팬들로서는 그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당연지사. <슈렉4D 어드벤처> <터미네이터2: 3-D> <백 투 더 퓨처 더 라이드> 등은 이런 영화팬들의 호기심을 이용한 어트랙션이다. <터미네이터2: 3-D>는 사이버다잉사에 의해 다시 지구의 미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존 코너가 터미네이터와 함께 미래로 날아가 스카이넷을 폭파한다는 설정을 실제 배우와 3D입체영화를 섞어가면서 보여주는 3D쇼이다. △ 특수효과 쇼인 <백 드래프트>에서는 화염 특수효과를 직접 눈앞에서 볼 수 있다. 공장으로 꾸며진 세트는 정교하게 계산된 프로그램에 따라 불꽃을 터트리며 무너진다. <터미네이터3>가 개봉한 지금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터미네이터3>의 내용을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또한 <슈렉4D 어드벤처>는 슈렉과 피오나가 신혼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4D 어트랙션으로 만든 것으로, 1편과 이번 여름에 개봉한 2편의 사이에 들어갈 내용으로 손색이 없다. 애니메이션의 질이나 캐릭터의 매력도 본편 영화들과 다르지 않다(스토리 이외에 본편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유령이 되어 나타난 파콰드 영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정도랄까?). 이런 종류의 어트랙션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비슷하게 생긴 대역전문 배우들이 아닌 실제 출연배우들이 나와서 ‘어트랙션용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 3D 화면 속을 열심히 뛰어다니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본편에서와 다름없는 매트릭스식 날아차기를 하는 피오나 공주를 보고 있자면 실제 속편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실제 무대로 옮겨온 영화적 스펙터클<슈렉4D 어드벤처> 등이 본편과 또 다른 에피소드를 이용해서 또 한편의 ‘영화’를 볼 수 있게 한 것이라면, 스턴트 쇼 <워터월드>와 라이브 공연인 <유니버설 몬스터 라이브 로큰롤 쇼> 등은 원작영화의 컨셉과 기본 내러티브를 실제 무대로 옮겨온 경우다. 물 위에 세워진 세트를 배경으로 영화의 줄거리를 그대로 본떠 만든 <워터월드>는 “영화 <워터월드>는, <워터월드> 어트랙션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평가처럼 영화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는 쇼를 보여준다. 특히, 벽을 뚫고 비행기가 불시착하는 장면과 30m는 족히 되어보이는 곳에서 몸에 불이 붙은 채 물로 떨어지는 연기에서는 스크린에서 느낄 수 없는 ‘실제상황’의 스펙터클을 느낄 수 있다. <유니버설 몬스터 라이브 로큰롤 쇼>는 비틀주스, 프랑켄슈타인, 드라큘라 등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에 등장했던 각종 몬스터들이 등장해 각 캐릭터에 어울리는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늑대인간이 〈who let the dogs out>을 부르고,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가 프랑켄슈타인을 떠나보내며 〈I will survive>를 부르는 등 할리우드식 위트가 느껴지는 뮤지컬 공연이다. 단순 세트가 아닌 영화의 공간 속으로 △ 스누피, 찰리 브라운, 루시 등 <피너츠>의 캐릭터들로 꾸며놓은 스누피 스튜디오. 미국에는 없고 오사카에만 있는 어트랙션 중의 하나. 캐릭터 쇼도 있기는 하지만 기념품 가게로 눈길을 더 끈다. 작품의 내러티브나 캐릭터가 아닌 ‘영화제작’ 자체에 대한 흥미를 이용한 어트랙션도 있다. <백 드래프트> <텔레비전 프로덕션 투어> <몬스터 메이크업> 등이 그것이다. <백 드래프트>에서는 영화 <분노의 역류>의 론 하워드 감독과 주연배우였던 커트 러셀 등이 직접 코멘터리를 한 메이킹필름을 보여준 뒤, 실제로 눈앞에서 화염 특수효과를 시연한다. 기름통이 터지고 철제구조물이 무너지는 것을 보다보면 메이킹필름에서 감독과 배우가 강조했던 ‘스턴트맨과 스탭들의 수고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들 외에도 영화의 설정과 캐릭터를 배경으로 한 ‘탈거리’들도 있다. <쥬라기 공원>이나 <어메이징 어드벤처 오브 스파이더맨 더 라이드> 등이 그것이다. ‘무서운 놀이기구’에 중점을 맞춘 어트랙션인 만큼 영화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뉴욕의 마천루에서 수직으로 떨어지고, 실제 쥬라기 공원을 방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하다. 영화테마파크는 영화로 수익을 내는 방법으로는 가장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임에 틀림없지만, 영화팬들에게는 좋아하는 시리즈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발견하고 영화의 실제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놀이기구’로 만들어질 만큼 산업적으로 장르화되지 않은 한국 영화계를 생각하면 우리나라에 한국영화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은 가까운 미래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실패작임에도 불구하고 <워터월드>를 놀이공원 내 최고의 인기 쇼로 만들어낸 할리우드식 놀이기구들은 영화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단순하지만 명확한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오브 더 라이드> (왼쪽) <백 드래프트> 어트랙션 건물 앞에서 소방수 차림으로 스턴트 쇼를 보여주고 있는 연기자들. 파크 곳곳에서 작은 쇼가 진행된다. (오른쪽 사진)

나카타니 미키, “전 정말 한국영화 왕팬이에요”

<역도산> 출연중인 일본 최고 여배우 나카타니 미키 인터뷰 "저는 정말 열렬한 한국영화 팬입니다. 이제는 일본영화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앞서가는 한국영화의 눈부신 발전에 놀라고 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집에서 한국영화를 즐겨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감독, 배우와 함께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너무 기쁩니다." 일본에서 활동한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치열한 삶을 그리는 영화 <역도산>(싸이더스 제작)에서 역도산(설경구)과 사랑을 나누는 연인으로 출연하는 일본의 인기 여배우 나카타니 미키(28)는 자신을 한국영화 마니아라고 소개했다. 나카타니는 이 영화에서 요정 게이샤로 일하던 중 1940년 일제시대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스모 선수로 활동하던 역도산을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간 역도산의 평생의 안식처가 되었던 아내 아야로 나온다. 나카타니는 청순함과 기품을 간직한 채 남편 역도산을 위해 헌신하며 역도산의 분노와 아픔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고 보듬어주는 마음 넓은 아내 역할을 소화한다. 그녀는 지난 8일 일본 히로시마현 미노쿠노사토 산등성이를 깎아 만든 오픈세트에서 <역도산>의 일본 현지 로케이션을 끝냈다. 나카타니는 국내에는 이름이 덜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는 연기파 배우로 통하는 최정상급 연기자. <링> 시리즈와 <카오스>, <호텔 비너스> 등의 영화와 <한여름의 메리 크리스마스>, <사랑의 톱 레이디>, <아버지> 등의 텔레비전 드라마에 출연했다. 싱글을 포함해 20여장의 독집 앨범을 내며 가수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광고 모델로도 활동중이다. "정말 좋은 캐릭터를 맡게 돼 기분 좋다"는 나카타니는 <역도산>의 메가폰을 잡은 송해성 감독의 전작 <파이란>뿐 아니라 주연배우 설경구가 출연한 <실미도>, <오아시스>, <박하사탕> 등을 모두 보았을 정도로 한국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녀는 특히 <역도산>에서 남편과 아내로 서로 호흡을 맞추는 설경구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 2001년 일본 NHK가 제작한 특집드라마 <성덕태자>에서 이미 설경구와 함께 연기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 그녀는 당시 "설경구의 연기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표정을 보았다"며 "정말 훌륭한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또 이번에 역도산에 출연하기 위해 무려 23㎏을 불려 거구로 변신한 설경구를 보며 "개인적으로 날씬한 남자를 선호하지, 뚱뚱한 남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살찐 남자의 모습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일본의 국민적 영웅 역도산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역도산은 2차대전에서 패전,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일본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일본 사회의 빛과 같은 존재로, 덩치 크고 강한 사나이로만 알고 있었으나 영화 <역도산>을 찍으면서 세심하면서 섬세한 인물일 뿐 아니라 삶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녀는 마음에 드는 완벽한 장면을 찍기 위해 인내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한국영화의 제작방식에 대해서도 부러움을 표시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에서 영화를 찍을 때 보통 제작기간은 한 달 가량이며, 길어도 3개월을 넘지 않고 짧으면 3주 만에 한편의 영화를 만들기도 하는데, 한국영화 제작진은 한컷 한컷 온갖 정성을 다해 찍는다는 것. "지금껏 이렇게 여유있는 제작현장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일본영화 풍토에서는 '사치스런 현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태양 각도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30분 이상을 기다린 적이 있는데,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런데도 웃음을 잃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한국 스태프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영화 <역도산>은 이날 일본 현지촬영을 모두 끝내고 8월부터는 부천에 마련한 오픈세트에서 본격적으로 프로레슬링 장면을 촬영한다. 늦어도 9월 말에는 후반작업에 들어가 역도산의 41주기 기일인 오는 12월15일에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미노쿠노사토=연합뉴스)

[도쿄] 영화와 CF의 동침, 네트 무비

일본에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이른바 ‘네트 무비’의 제작경쟁이 치열해졌다. 대부분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의뢰하는 10분 정도의 짧은 작품이지만, 국내외 유명 감독과 탤런트들이 뛰어들며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들도 네트 무비를 텔레비전 CF의 연장이 아니라 독자적인 광고 매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언론들은 전한다. 모리나가는 6월부터 알로에 요구르트 광고를 위한 단편 <비밀> 3부작을 인터넷에서 상영 중이다. 주타깃층인 젊은 여성들에 맞춰 다나카 레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연애드라마를 만들었다. 텔레비전 광고 때는 <비밀>의 한 장면을 예고편으로 내보내 사람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찾도록 하는 식이다. 자동차회사 마쓰다는 스포츠카 ‘아덴자 23z’의 단편 <러시>에 뤽 베송 감독을 기용했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를 무대로 속도감 있고 서스펜스 넘치는 자동차 추격신이 펼쳐지는 작품으로 당연히 그가 제작한 <택시>가 떠오르게 된다. BMW는 오우삼 감독에게 네트무비를 맡겼다. 이전에도 네트 무비는 간간이 있었지만, 요즘처럼 붐을 일으킨 것은 네슬레가 ‘킷캣’ 선전을 위해 이와이 순지 감독에게 의뢰해 만든 <하나와 아리스>(사진)가 지난해 히트하면서다. 원래 텔레비전 CF는 미야자와 리에 등이 출연했지만, 네트 무비에선 요즘 최고 인기있는 스즈키 앙과 아오이 유를 기용해 첫사랑을 테마로 모두 3장4화의 영화를 만들었다. 아스라한 첫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시적인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액세스만 298만건에 달했고, 아예 이를 재편집한 같은 제목의 장편영화가 올해 3월에 극장공개되며 인기를 모았다. 한국보다 인터넷 환경이 뒤처지긴 하지만, 일본도 최근 몇년 새 초고속통신망의 보급이 확대되며 급속히 사정이 바뀌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ADSL, 광통신 등 일본 내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회선은 4월 말 현재 1600만 회선. 네트 무비는 노골적인 제품 홍보에 치우칠 경우 외면받기 쉽기에 사람들의 삶에 밀착하는 촘촘한 스토리텔링과 색다른 영상이 있어야만 눈길을 끈다. 새로운 대중매체로 떠오른 인터넷에서 영화와 기업의 동침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오 놀라워라, 강렬하고 지독한 블록버스터

<특전 유보트 완전판> Das Boot-the Original Uncut Version 1981년 감독 볼프강 페터슨 출연 위르겐 프로흐노프, 헤르베르트 그뢰네마이어, 클라우스 베네만 상영시간 293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컬러 음성포맷 독일어, 영어 DD5.1, 독일어, 영어 DD 2.0 서라운드 부록 제작과정 출시사 콜럼비아트라이스타홈비디오(미국) 현재 할리우드에서 상업감독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독일 출신의 감독 볼프강 페터슨의 1981년작 <특전 유보트>는 독일인의 시각에서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솔직하게 그려낸 반전영화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물론 조너선 로젠봄처럼 이 영화의 반전성의 의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평론가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영화산업적 측면에서 <특전 유보트>를 회고해보면 바다 속 잠수함 전투장면을 실제의 상황보다도 몇배 더 실감나고, 긴장감 있고, 어쩌면 현실의 경험보다 더욱 강렬하고 지독하게 표현/모사해낸 극사실주의적 연출이 오늘날 컴퓨터그래픽에 기반한 정교한 극사실적 블록버스터영화의 선구적인 존재였을 뿐 아니라 현대 상업감독들에게 지속적인 영화적 영감의 근원이 되었다는 점 또한 부정하기 힘들다. 원래 <특전 유보트>는 텔레비전 상영을 위한 5부작으로 기획된 미니시리즈였으나,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2시간30분가량으로 재편집되어 극장용 영화로 상영된, 나름대로 독특한 사연을 가진 작품이다. 작품의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어 1997년에 감독판으로 3시간30분 버전이 발표되었고, 그 버전의 AV적인 우수함 때문에 초기 DVD 시장에서부터 준레퍼런스급의 타이틀로 대접받아왔고, 심지어는 20여년 전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슈퍼비트 에디션으로 출시되어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이번에 북미에서 출시된 완전판은 작품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려는 듯 5부작 텔레비전 시리즈를 2장의 DVD로 담아 출시한 버전이다. 무려 5시간에 걸친 완전판은 감독판에서 보여준 극사실적인 전투 세계의 아비규환을 좀더 유연하고 뚜렷한 스토리라인으로 마무리짓고 있지만, 원작이 텔레비전 시리즈인 만큼 내러티브의 전개방식이 극영화의 리듬과는 달리 구성되어 있는 점이 극장용 버전과의 비교 시청을 더욱 재미있게 한다. 아나모픽으로 처리된 화면은 감독판 슈퍼비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고, 5.1 채널로 새로 마스터링된 사운드도 제작사의 열의를 느끼게 해준다. 부록으로는 제작과정만이 들어 있을 뿐이지만, 5시간 동안 몸이 녹초가 되도록 감상한 사람에겐 이 정도의 부록도 벅차게 느껴진다. 사실 <특전 유보트> 극장판은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게는 1980년대 후반에 텔레비전에서 아무 예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일주일 동안 방영했던(방송사고에 가까운) 사건으로 더욱 기억이 새로운 작품이다. 지금도 인터넷 게시판에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회고담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작품 자체의 기운이 당시에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그때 사고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는 팬의 입장에서 국내 출시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이교동

“젠킨스는 북에서 꽃미남배우”

25년전 북 영화 출연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납북됐다 일본으로 돌아간 아내 소가 히토미(45)를 만난 월북 미국인 찰스 젠킨스(64)가 25년 전 북한 영화에 출연한 내용이 북한 잡지를 통해 16일 확인됐다. 북한의 대표적 예술잡지 <조선예술> 1980년 12월호에는 젠킨스가 70~80년대 북한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20부작)에서 칼 스미스라는 미8군 방첩장교로 출연했던 사진이 실려 있다. 한국전쟁 때 북한 첩보원들이 영국 국적의 기자와 미8군 방첩장교 등으로 위장해 활약하는 얘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젠킨스는 북한 첩보원에게 호감을 품고 그가 위험에 처했을 때 돕는 역할을 했다. 젠킨스는 이 영화에서 영국 첩보물 007 시리즈의 주연 배우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 북한 여성들에게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자는 “젠킨스는 당시 훤칠한 키와 매력있는 얼굴로 많은 여성들을 열광시켰다”며 “북한 영화에 외국인이 주연급 조연으로 출연한 적은 이때가 처음이어서 더욱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젠킨스가 인민무력부 산하 외국어 교육기관인 압록강대학(당시 외국어강습소)에서 영어교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다른 탈북자는 “영화 자체가 박진감 있는 첩보물인데다 주인공들의 정체가 탄로나면서 생사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펼쳐져 영화관 객석이 부족할 정도였다”며 “텔레비전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는 역시 탈영 미국인인 앱셔와 드레스녹이 ‘루이스’라는 영국 첩보원과 ‘아서’라는 미국 기업가로 각각 등장했다. 젠킨스는 1965년 1월 미 제1기병사단 8연대 1대대 중사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중 베트남전쟁에 투입되는 것을 피해 월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