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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간단히 그린 그림을 뜻하는 스케치는 UFO와 함께 이야기할 때 복잡한 맥락을 지닌다. UFO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순간적인 경험을 객관적인 사진과 영상으로 담지 못했더라도 머릿속에 남은 상을 그림으로 남기는데, 이를 소위 ‘UFO 스케치’라고 부른다. 김진욱 감독의 첫 번째 장편다큐멘터리 <UFO 스케치>는 국내 최고의 UFO 전문가인 맹성렬 교수가 UFO를 봤다는 사람들을 만나 기이한 현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UFO 스케치를 그려보는 여정을 다뤘다. 짧은 영상을 뜻하기도 하는 제목과 달리, 영화는 시골에서 UFO를 발견했다는 사람들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UFO 연구에 매진해온 학자들 사이의 불꽃 튀는 대담도 담았다. 촌부와 학자, 그 누구도 괴짜로 과장되게 다루지 않는 미덕을 갖춘 <UFO 스케치>는 권위자연하지 않는 맹 교수의 태도와 많이 닮은 작품이다.
-어떻게 맹성렬 교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됐나.
=극영화를 준비했던 시나리오에 UF
'UFO 스케치' 김진욱 감독 - UFO보다 흥미로운 UFO 전문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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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영화들은 자의식이 강한 감독의 결과물이었었다.(웃음)” <테우리>는 비선형적인 독립영화를 작업해온 이난 감독이 만든 가장 친절한 영화다. 민주화 세대의 현재와 과거를 재현한 극영화 <테우리>는, <남산의 부장들>에서 전두환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가 국가폭력의 피해자 짱구를 연기해 삼촌의 시민운동 동지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현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을 민주화 세대에게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을 섬세하게 살펴보고, 과거사를 정확하게 재현하려는 영화적 시도는 일찍이 이난 감독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어쩌면 그것은 “딸에게 과거 사건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마음에서 출발한 영화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진과 뮤직비디오 작업을 넘나들면서도 “제일 재밌는 건 영화를 생각하고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신작을 부디 많은 관객들이 알아봐주고 이야기해주길. 여기 이난 감독과의 대화를 전한다.
-전작 <비치하트애솔> 이후 7년 만
'테우리' 이난 감독 - 알려지지 않은 시민운동가의 현재를 보여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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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몸이 근질근질해서 어떻게 참았을까. <세상의 끝>(2007) <최악의 친구들>(2009) <남자들>(2013) 등 여러 단편들을 연출했던 남궁선 감독이 7년만에 첫 장편영화 <십개월>과 단편 <여담들>을 들고 나타났다.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십개월>은 스물 아홉살인 컴퓨터 게임 개발자 미래(최성은)가 임신을 한 뒤 출산하기까지 10개월 동안 겪는 혼돈과 그로 인한 소동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야기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임신에 대해 미래는 앞이 캄캄하지만 주변인물(특히 남자) 누구도 그에게 속시원한 등불이 되어주지 못한다. 실제로 몇 년 전 아이를 출산한 한 남궁선 감독의 경험담과 고민이 이야기 곳곳에 생생하게 녹아있다. <십개월>과 함께 코리안시네마 단편부문에서 상영되는 <여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도시에서 갈 곳 잃은 청춘들의 상실감을 무성영화
'십개월', 단편 '여담들' 남궁선 감독 - 임신을 선택한 여성들의 공포와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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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Take Me Home)
한제이┃한국┃99분┃2020년┃한국경쟁┃온라인
동성 커플인 은수와 예원은 한집에서 생활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타인 앞에서 조심스러운 은수와 달리 예원은 적극적으로 은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은수는 걸을 수 없게 되고, 동승한 언니 은혜가 사망하면서 조카 수민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우여곡절 끝에 같이 살게 된 은수, 예원, 수민은 크고 작은 마찰 끝에 퍼즐처럼 서로의 빈자리를 단단히 채워주는 관계로 거듭난다. 세 사람은 바다로 여행을 가는 등 소소한 기쁨을 누리며 지금과 같은 행복을 유지하기를 바라지만, 국내 법 체계 내에서는 가족의 형태로 삶을 꾸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는다. 영화는 은수, 예원을 통해 관객이 동성 커플에 대한 현 사회의 제도적 한계를 목도하고, 변화의 필요성에 관해 자연스레 질문할 수 있도록 한다. 동성 커플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담쟁이&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④] 한제이 감독의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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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 >
(The Shepherdess and the Seven Songs)
푸시펜드라 싱┃인도┃99분┃2020년┃월드시네마-극영화┃온라인
아름다운 여성 라일라는 양처럼 순한 남편과 결혼한 후 히말라야 산자락에 있는 카슈미르 지역에 이주해 지루한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복잡한 정치 사정으로 군경이 불쑥불쑥 산자락의 마을에 들이닥쳐 감시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라일라는 군인 무스타크가 속삭이는 유혹의 말을 듣게 된다. 남편 탄비르가 무스타크의 욕정을 눈치채지 못하자, 라일라는 무스타크를 피하기위해 꾀를 낸다. 늦은 밤 무스타크와 만나기로 약속해놓고, 도둑이 든 것 같다며 자고 있는 탄비르를 깨워 약속 장소에 데려가 두 남성이 대면하도록 만드는 것. 라일라는 남편이 그녀의 상황을 깨닫도록 덫을 놓아 무스타크와 심리게임을 벌이는데, 어느 순간 그녀 스스로도 무스타크와의 위험한 욕망에 매혹된다. <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는 결혼, 이주,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③] 푸시펜드라 싱 감독의 '양치기 여성과 일곱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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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랍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그려내는 다큐멘터리다. 1928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던 김순악이 일본군에 끌려간 뒤 해방이 되자마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군산, 여수를 떠돌고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과정을 애니메이션과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재구성됐다. 사적 다큐멘터리 <마이 플레이스>(2013), 사드(THAAD) 배치를 반대하는 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투쟁을 그린 <파란나비효과>, 10주년을 맞은 대구 지역 퀴어퍼레이드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퀴어 053>을 연출한 박문칠 감독은 이 영화가 “김순악 할머니를 포함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자세히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순악 할머니를 어떻게 알게 됐나.
=대구에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라는 단체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보드랍게’ 박문칠 감독 - 위안부 피해자 개개인의 삶을 더 알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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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잠깐 자야 될 것 같은데.” 이 한마디를 끝으로 갑작스레 오세가 잠자리에 든다. 함께 저녁을 먹던 친구가 의아해하자, 오세의 사정을 아는 동행자가 그가 긴 잠을 자야 하는 희귀병에 걸렸음을 알린다. 오세현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일시>는 하루 22시간을 자야 하는 오세의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다. 친구의 도움으로 15년 만에 세상에 나온 오세는 친구와 함께 자동차로 전국을 누비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무작정 달리는 오세의 시선에 담긴 풍경으로 시작하고, 질주하다 쓰러진 오세를 친구가 다시 차에 태우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렇게 영화의 시작과 끝을 연결하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도로 위를 끝없이 달리는 오세의 모습이 연상된다. 직접 주연을 맡은 오세현 감독과의 만남은, 마치 끝없는 길을 달려 우리 앞에 도착한 오세와 마주 선 느낌이었다. 새로운 시나리오를 막 끝마치고 왔다는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본인이 직접 주인공 ‘오세’로
'일시' 오세현 감독 - 영원한 잠의 시간으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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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포비아> (Videophobia)
미야자키 다이스케┃일본┃88분┃2019년┃월드시네마-극영화┃온라인
배우를 꿈꾸며 연기 학원에 다니는 젊은 여성 아이는 학원 친구들과 함께 클럽에 가고, 그곳에서 만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자신의 성관계 영상이 포르노 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본 아이는 큰 충격을 받고 경찰서로 향한다. 도움을 청해보지만 촬영자를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익명의 다수가 비디오를 시청했을 거란 걱정이 아이를 엄습한다. <비디오포비아>는 디지털성범죄에 얽힌 문제들을 직시한다. 아이는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하진 않으나, 담담한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만으로도 그의 공포를 짐작할 수 있다. 영화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전혀 다른 삶을 살지라도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통해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을 고발한다. <밤이 끝나는 위치>(2011), <야마토>(2016) 등을 연출한 미야자키 다이스케 감독의 신작이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②] 미야자키 다이스케 감독의 '비디오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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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랍게> (Comfort)
박문칠┃한국┃73분┃2020년┃코리안시네마┃온라인
‘옥’(玉)자는 양반이 쓰는 이름이라 순옥은 안된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맏딸의 귀한 이름을 순옥 대신 순악이라고 지었다. 하지만 일본 군인들은 순악 대신 사다코, 데루코, 요시코, 마쓰다케라고 불렀다. <보드랍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 김순악 할머니의 삶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1928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던 김순악이 일본군에 끌려간 뒤 해방이 되자마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군산, 여수를 떠돌고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라고 대한민국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주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했다. 여성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따라가는 김순악 할머니의 삶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험난하고 억울했고, 그래서 보는 내내 울컥하게 된다. 카랑카랑 울리는 생전 할머니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그가 직접 그린 꽃그림은 여백이 많아 보드랍다.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①] 박문칠 감독의 '보드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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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정지된 시간 속에서 영화적 공간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퀘이 형제의 말을 전하며 문성경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특별전의 도슨트를 시작했다. 지난 5월 15일 오후 2시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 전시를 미리 공개하는 프레스 투어가 열렸다. 섬세하게 제작된 퍼펫과 오브젝트들, 드로잉 속 숨겨진 상징과 요소들을 하나하나 관람하다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퀘이 형제는 칸국제영화제로부터 초청받은 <악어의 거리>(1986)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줄리 테이머 감독의 영화 <프리다>(2002)에 삽입된 <죽음의 날>이며 이들의 열성팬임을 자부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큐멘터리 <퀘이>(2015)를 연출했다.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전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퀘이 형제의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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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봄날의 전주가 아니다. 무려 4개월 동안의 대장정이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가 5월 28일부터 9월 20일까지 심사상영과 온라인 상영(웨이브) 그리고 장기상영회(극장)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열린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관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부 지침을 따르면서 관객과 창작자(감독, 제작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씨네21>은 올해 전주영화제 상영작을 미리 보았고, 그중에서 추천작 15편을 엄선했다. 온라인과 장기상영회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그리고 영화제 기간 동안 전주와 서울에서 차례로 진행될 전시회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를 미리 보기 위해 전주 팔복예술공장을 다녀왔다. <씨네21>은 이번 특집을 시작으로 영화제가 진행되는 4개월 동안 다양한 전주영화제 기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영화제와 함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그해 우리가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15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