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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우수상 당선자 소은성 인터뷰
김수영 사진 오계옥 2022-07-16

영화의 질문에 응답하려는 노력

‘주인공은 등을 돌리고 비로소 자신이 찍어야 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자신이 걸려든 세상의 프레임으로부터 가장 멀리까지 가서 발견한 바깥이다.’ 올해 영화평론상 우수상에 당선된 소은성씨는 비평문 맨 마지막 문장에 영화에 관한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그는 영화를 통해 배우고 많은 것을 얻었다고 연거푸 말했다. 영화가 당신에게 무엇을 주었냐는 질문에 “내가 나로서 잘살 수 있도록 견디는 힘을 줬다”라고 조심스레 고백한 그는 오랫동안 영화와 나눠온 친밀한 시간에 관해 들려주었다. 그는 영화가 던진 질문에 글쓰기와 제작으로 성실하게 응답해온 사람이었다.

- 영화에 관한 글쓰기는 어떻게 시작했나.

= 20살 때부터 영화를 즐겨봤고, 영화 보는 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그 무렵 <씨네21> 평론상에 지원한 적이 있다. 인디포럼 상영작을 비평하는 ‘독립비평 TAKE’에 리뷰를 쓰기도 하고,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남다은 평론가의 강의를 듣기도 했다. 영화평론을 읽는 데 재미를 붙이고 혼자 공부해나가다 뒤늦게 대학원에서 영화 공부를 시작했다.

- 영화비평을 쓸 때 영화의 어떤 점에 주목하나.

= 비평은 논문처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글보다는 문학적 글쓰기에 가깝다고 느낀다. 영화를 어떤 개념에 맞추어 파악하기보다 영화가 어떻게 하나의 작품으로 서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런 것들을 알아내는 데 관심이 많다.

- 이론비평으로 <드라이브 마이 카>를 골랐다.

= 매년 첫 영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올해의 첫 영화였다. (웃음) 영화를 볼 때 형식을 중요하게 보는데 이 영화는 형식뿐 아니라 작품의 의미가 형식과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가후쿠 유스케가 연기하는 무대, 미사키의 숏-리버스숏이 나에게 남긴 인상을 해명해보고 싶다는 데에서 출발해 이미지들의 결합과 구성에 관해 고민했다. 평론상 응모기간을 나름의 마감이다 생각하고 썼다.

- 작품비평은 <종착역>에 관해 이야기했다.

= 너무 재미있게 본 영화다. 비평문엔 담지 못했지만 영화가 아이들을 그저 재연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진짜 어렸을 때 한번쯤 봤을 법한 친구들로 그려낸 점이 좋았다.

- 대학원에서 졸업논문과 졸업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주제를 정했나.

= 논문은 스트로브-위예에 관해 쓰고 싶은데 주제는 정하지 못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구름에서 저항까지> <너무 이른/너무 늦은> 두 작품을 보고 막연히 졸업논문으로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졸업작품은 논문과 연계되어야 해서 이것도 미정이다. 어떤 이야기를 하든 내가 지금까지 어떤 영화를 어떻게 봐왔는지 드러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 제작도 비평의 일환처럼 느껴진다.

-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연출작 <입하>를 상영하기도 했다.

=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친구와 공동 연출했는데 <입하>는 홍상수 영화를 우리가 어떻게 봤는지에 관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 앞으로 <씨네21> 지면을 통해 어떤 글을 쓰고 싶나.

= 영화가 나에게 남긴 인상이나 질문에 어떻게든 응답하려고 하는 노력이 비평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나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영화들에 대해 계속 쓰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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