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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장의 문을 열어젖히다, <스위트홈> 시즌 3 배우 고민시
이유채 사진 오계옥 2024-08-02

<스위트홈> 시즌3에서도 은유(고민시)의 목표는 여전히 단일하고 뚜렷하다. 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약속한 오빠 은혁(이도현)과 다시 만나는 것이다. 남매 상봉이 성사되기 위해선 자신도 살아 있어야 하기에 말 많던 철부지 은유는 고독한 전사가 되어 목숨을 지켜왔다. 그랬기에 은유가 지프차에 탄 은혁을 목격하면서 오빠의 생존 사실을 처음 알게 되는 장면은 은유 못지않게 고민시에게도 중요한 순간이었다. 결정적 신에 대한 걱정은 현장에서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 신을 찍던 날, 나도 이도현 배우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현장에서 만나는 건 시즌1 촬영 이후 처음이었다. 상황이 비슷한 탓인지 눈앞을 지나가는 은혁을 바라보는 동안 감정이 자연스럽게 올라왔다.” 본격적인 재회 장면에서 고민시는 단시간에 은유의 여러 얼굴을 꺼내 보인다. 기억만 있고 감정이 없는 신인류로 변해 멀뚱멀뚱한 은혁 앞에서 “무엇이든 짚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고 절대 물러서지 않는 은유의 성격”을 한껏 살렸다. 오빠만 기다려온 지난날의 설움을 아이처럼 쏟아내다가도 특유의 불퉁한 얼굴로 쏘아붙이는 변화를 줬다. 은혁에게 어린 시절 일화를 꺼내며 “기억이 있으면 감정도 배울 수 있어”라고 말하는 은유의 대사는 그가 꼽는 이번 시즌의 명대사다. “신인류도 결국엔 인간처럼 성장해나갈 수 있고 무너진 세상에서 모두가 아울러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시즌3 전체가 주는 메시지와 통하는 한마디다.” 가족 상봉이란 꿈을 이룬 것도 잠시, 결국 은유도 괴물화를 피하지 못하면서 자신을 고립시킨다. 오빠 옆에서 코피를 쏟으며 괴물화를 겪는 환상 신은 처연하게 연출됐으나 사실 촬영할 때 고민시는 웃음을 참기에 바빴다. “극 중 상황은 슬픈데 CG로 지워진 코에 연결된 호스에서 피 액체가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나왔다. 고개를 돌리면 도현 배우가 날 지그시 바라보고 있고, 말 그대로 웃픈 상황이었다.” <스위트홈> 전 시즌에 참여한 고민시에게 지난 5년간의 촬영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값진 배우 수업과 같았다. 대규모 크리처물을 찍으며 “상상력과 담력”을 기른 그는 이제 어떤 작품에도 거뜬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예능프로그램(<서진이네2>)에 고정 출연하겠다는 결심도 그 용기에서 비롯됐다. 에너제틱한 배우의 차기작은 곧 만날 수 있다. 넷플릭스 산장 스릴러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서 그는 수상한 방문객을 연기한다. 데뷔 이래 무기력과 정반대편에 서서 기백 넘치는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온 고민시가 그려내는 미스터리한 여인은 희미한 미소를 짓는 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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