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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려움에도 고개 돌리지 않는 힘으로, <트위스터스> 배우 데이지 에드거존스
최현수 2024-08-16

정이삭 감독이 <트위스터스> 연출을 맡은 뒤 처음으로 캐스팅을 확정한 배우는 데이지 에드거존스였다. 제작 소식을 접할 때부터 “재난영화와 정이삭 감독의 만남이 흥미로웠다”고 밝힌 그는 영화에 합류하자마자 정이삭 감독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전했다. <미나리>를 통해 정교하게 인물을 세공했던 정이삭 감독으로부터 “조용하고 세밀한 감정적 작업을 이어왔다는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원작과의 차이점을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케이트의 감정적 깊이와 비중이 커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영화에 가장 중요한 소재인 토네이도를 두고 “내면의 상흔과 다투면서도 인물의 감정적 혼란과 유사한 형태를 지닌 은유적 개념”이라고 표현한 답변에서 인물의 심연과 자연을 연결 짓는 데이지 에드거존스만의 연기관을 엿볼 수 있었다.데이지 에드거존스가 연기한 기상학자 케이트는 폭풍의 눈처럼 <트위스터스>의 모든 서사를 끌어당긴다. 그중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관계는 대담하고 무모한 스톰 체이서 타일러(글렌 파월)와 자아내는 독특한 에너지다. 그는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으로 “스릴을 추구하는 타일러의 상반된 속성을 통해 케이트가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과정”을 꼽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글렌 파월을 향해 “촬영장에서 재밌는 농담을 던지며 긍정적인 힘을 준 덕분에 앙상블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그를 좋은 배우이자 동시에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했다.토네이도가 건물을 파괴하고, 픽업트럭이 토네이도를 향해 질주하는 <트위스터스>는 데이지 에드거존스가 그간 출연했던 작품들보다 훨씬 동적이다. 그는 이번 촬영에서 차량 액션부터 스턴트까지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재난을 재현한 촬영 현장을 단순한 유희로 여기지 않았다. “토네이도가 로데오장을 뒤덮는 장면에서 사람들의 비명과 파편을 마주하면서 심각성을 체감했다.” 실제로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오클라호마에서 촬영이 진행됐기에 위험한 순간을 마주하기도 했다. “폭풍을 찾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에 중간 사이클론이라고 불리는, 토네이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구름이 형성됐다”며 상황을 설명한 그는 “영화의 재난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았다”며 당시 느낀 감정을 회상했다.

<프레시>에서 호러를 경유한 비거니즘을 이야기하고,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통해 습지의 일부가 된 소녀 카야를 연기한 데이지 에드거존스는 <트위스터스>로 자연과 호흡하는 배우가 됐다. 그는 <트위스터스>를 통해 “재난을 겪은 인간이 공동체로 모이는 방식, 지구적 차원에서 자연을 존중하고 경외하는 법”을 깨닫게 되었다. 스톰 체이서를 연기하면서 “사람들이 토네이도를 쫓는 이유는 어쩌면 자신보다 더 큰 대상에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 때문일지 모른다”는 흥미로운 해석을 남긴 그는 이번 영화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에 한층 다가갈 기회”가 되길 바란다. 환경과 인물을 향한 그의 결연한 모습에서 담대하게 폭풍 속으로 뛰어든 케이트가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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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