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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산벌>의 박중훈
2003-05-21

박중훈이 영화 <황산벌>(제작 씨네월드, 감독 이준익)로 국내 영화계에 돌아온다. <세이예스> 이후 2년여만의 충무로 복귀지만 주무대인 코미디 영화만 보면 관객들은 97년 <할렐루야> 이후 6년만에 그의 코믹 연기를 보게되는 셈.

<황산벌>은 1천300여년 전 신라, 고구려, 백제 등 삼국이 지금처럼 사투리를 썼다는 가정 아래 황산벌 전투를 뒤집어보는 역사 코미디. 전라도 장수 계백역을 맡아 사투리 연기에 도전하는 그는 정진영(김유신), 오지명(의자왕), 김선아(계백 처), 이원종(연개소문) 등과 호흡을 맞춘다.

20일 영화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충남 부여에서 만난 박중훈은 "전략이나 계략은 뒤떨어지지만 충성스럽고 우직하면서도 뚝심있는 역할"이라고 계백역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촬영을 시작한 후 이유없이 몸이 안 좋아지다가 촬영장에 들어오면 멀쩡해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계백역에 흠뻑 빠져있다는 얘기. 게다가 관객들을 즐겁게 해야하는 코미디 영화이면서 역사적 인물이라는 '진실'을 연기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에게 또 한 가지 새로운 도전은 바로 사투리 연기. 박중훈은 제작사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녹음해 CD로 만들어준 '사투리 교본'과 전라도 출신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 사투리를 '마스터'했다.

여덟살 난 아들과 각각 여섯살, 세살인 딸을 두고 있는 그는 지난 연말 <찰리의 진실>이 국내에서 개봉한 이후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쉬는 동안 그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한창 바쁠 때는 아이들이 '아빠 또 놀러오세요'라며 어색해할 정도였거든요. 애들과 같이 시간 보낸게 제일 좋았어요. 요즘엔 될 수 있으면 주말에라도 아이들과 함께 지내려고 합니다"

<세이예스>나 <아메리칸 드래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찰리의 진실> 등을 거쳐 오래간만에 코미디영화로 돌아온 그가 이번 영화에서의 연기 포인트는 '웃기려고 노력하지 말 것'.

"사실 캐스팅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죠. 삼국시대에 전라도 사투리를 하는 계백장군이니까요. 제 이미지에 갑옷에 수염에… 이 이상으로 '오버'해서 웃기려고 해서는 오히려 안될 것 같아요. 감독님의 주문도 '정극'처럼 집중해서 연기해달라는 것이고요"

그는 이번 영화에 출연하면서 총 촬영 기간과 하루 노동시간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하루 12시간 이상은 촬영하지 않으며 이후 12시간을 쉰 이후에 촬영을 속개할 것. 7월 15일 이전에 본인 출연분을 완료할 것 등이 그 내용. 별도로 시간계약을 하지 않는 충무로 관행을 비춰보면 신선한 변화다.

"시간 계약은 프리프로덕션이나 시나리오의 완성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고 결과적으로 제작시스템의 합리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배우들 뿐 아니라 스태프들 전체의 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돌팔매'를 맞을 각오를 한 것이죠"

그는 올 연말께 할리우드 영화 <페퍼 팟>(Peper Pot)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어댑테이션>의 제작자 피터 세라프와 <찰리의 진실>의 조너던 드미 감독이 제작을 맡는 영화로 내용은 동양 남자와 백인 여자 사이의 로맨틱 코미디. 현재 첫번째 시나리오가 나온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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