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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내사랑 싸가지> 하지원
2004-01-12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한 시간 만에 독파했을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이 영화에 욕심을 낸 건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교복을 꼭 입어보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방송계로 뛰어들어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교복 시절의 추억이 아득하거든요."

하지원(25)은 16일 개봉 예정인 <내 사랑 싸가지>(제작 포이보스ㆍ제이웰 엔터테인먼트)에서 교복 차림으로 발랄한 모습을 뽐낸다. <가위>와 <폰>으로 <호러 퀸>이라는 별명을 얻은 데 이어 <색즉시공>으로 흥행배우의 반열에 오르고 TV 드라마 <다모>로 신드롬까지 일으킨 하지원의 거듭되는 변신이 놀랍다.

신동엽 감독의 데뷔작 <내 사랑 싸가지>는 이햇님의 인터넷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것으로 대학생의 고급 자동차에 흠집을 낸 여고생이 수리비 대신 노예 계약을 맺고 온갖 심부름을 해준다는 이야기. 하지원은 소탈하면서도 귀여운 여고 3년생 강하영으로 출연해 명문 법대생 안형준 역의 김재원(23)과 티격태격하는 사랑다툼을 보여준다.

"지금까지는 오빠들하고만 연기해오다가 처음으로 `동생'하고 하려다보니 힘들었어요. <색즉시공>의 임창정 오빠나 <역전에 산다>의 김승우 오빠는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잡고 먹을 것도 잘 사줬는데, 애교나 투정도 못 부리고 일일이 내가 챙겨줘야 했으니…(장난스런 표정으로 옆에 앉은 김재원을 흘깃 쳐다본 뒤 금세 말투를 바꾼다). 김재원씨는 친구 같은 느낌이어서 매우 편했어요. 저에게 잘해줘 지금까지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하지원은 이 영화에서 `못볼 꼴'을 많이 보여준다. 코딱지가 붙은 담임 선생님의 손가락을 입에 넣는가 하면 아파트 문 앞에서 세일러문 흉내를 내기도 하고 물파스를 눈에 뿌린 뒤 교실 복도에서 막춤까지 춘다.

"특별히 코믹한 연기를 하려고 의식하지는 않았어요. 평소 성격대로 편하게 연기했지요. 극중 인물이 저와 닮은 데가 많거든요. 공부를 제가 좀더 잘했다는 것만 빼면요. 안 믿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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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