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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신인감독 14인] <일단 뛰어!>의 조의석 감독
2002-01-18

문제적 고딩들, 모험과 맞장뜨다

요즘 심경은? “하루에도 수만번씩 자신이 있다 없다 한다. 전형적인 신인의 증세다.” 76년생. 현장에서도 나이가 가장 어린 축에 드는 조의석 감독은 “진짜 고충은 나이보다는 역량부족”이라고 말한다. 영상원 최연소 합격생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도 “나이에 맞게 학교를 들어간 것뿐인데 다른 사람들이 나이가 많다보니 어쩌다 그런 타이틀이 붙은 것”뿐 이라며 어색해한다.

어렸을 적 꿈은 회사원이었다. 아버지가 <인디아나 존스> 같은 영화를 좋아해 어려서부터 가족과 극장에 가곤 했는데 영화 속 비즈니스맨의 “와이셔츠 입고 넥타이 맨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관심을 두었고, 연극영화과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 따라 이탈리아 문화원과 시네마테크를 부지런히 드나들었다. 거기서 페데리코 펠리니의 작품들,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등을 만났다. 원래 뭔가를 찾아다니며 보는 능동적인 스타일이 아닌데 친구를 잘 만났다. 외국 고전문학에도 푹 빠져들었다. 독서실에서 친구들의 비웃음에 시달리며 곰팡내나는 책장을 넘겼던 세로편집의 <죄와 벌>의 기억들. 그러나 아직 인간의 심연을 파고들어가는 영화는 자신없어, 가슴 깊숙한 곳에 묻어두고 다독이고 있다. 영상원에서 나이 많은 동기들 덕분에 접했던 코언 형제의 영화와 마르케스, 보르헤스, 요사 등 남미 환상문학작품도 영혼의 자양분.

<일단 뛰어!>는 10억원이 넘는 돈이 든 가방을 주운 세 고교생과 그들을 쫓는 형사가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코믹액션영화다. <일단 뛰어!>를 쓴 동기는 단순하다. 영상원 졸업작품 <환타 트로피칼>을 좋게 본 영화사 사람이 “장르, 내용 불문하고 시나리오를 써봐라”라는 제안을 해왔고, 청춘물 시나리오를 쓰다가 스스로 지겨워서 코미디로 방향을 확 틀었다. “생각없어 보이지만 순수한 10대의 모습, 지금 가장 잘 그릴 수 있는 건 내가 갓 거쳐온 그 세대가 아닐까 싶었다.” 우섭, 성환, 진원 등 등장인물 세명은 모두 고교 시절 친한 친구 이름에서 따왔다. 대사 느낌도 많이 빌려왔다. 친구들은 서로 자신들을 더 멋있게 그리지 않았다고 투덜거린다고. <일단 뛰어!>는 시나리오에서부터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같은 가파른 호흡이 느껴진다. 조의석 감독도 점프컷을 많이 쓰는 등 편집에서 그런 호흡을 최대한 살릴 생각이다. 글 위정훈 oscarl@hani.co.kr·사진 이혜정 hyejung@hani.co.kr

어떤 영화?

제작사 기획시대 출연 송승헌, 이범수, 권상우, 김영준 촬영중 촬영중(4월 말 개봉 예정)

조기유학 때 사건치고 돌아와, 한국생활에 몸이 근질근질했던 21살의 늦깎이 고등학생 성환(송승헌)과 가정방문 호스트 아르바이트에도 불구하고 학급석차 20등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우섭(권상우), 인터넷 방송사를 운영하며 PD의 꿈을 키우고 가끔 엉뚱한 행동으로 주위를 썰렁하게 만드는 진원(김영준). 성환 아버지의 생일잔치에 다녀오던 세 소년의 차 지붕으로 수십억원이 든 가방과 피로 범벅이 된 시체가 떨어진다. 한편 거물 사채업자 김 선생의 집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자 출동한 신참형사 지형(이범수). 하지만 김 선생은 도난당한 것이 없다며 얼버무린다. 그러나 사건을 계속 수사하던 지형은 성환, 우섭, 진원의 행동이 미심쩍다고 생각,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기에 이른다. ▶ 2002 신인감독 14인 출사표

▶ [2002 신인감독 14인] 의 김현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아유레디?>의 윤상호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데우스 마키나>의 이현하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김동원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귀여워>의 김수현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명랑만화와 권법소년>(가제)의 조근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정글쥬스>의 조민호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일단 뛰어!>의 조의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서프라이즈> 김진성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오버 더 레인보우>의 안진우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연애소설>의 이한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로드무비>의 김인식 감독

▶ [2002 신인감독 14인] 의 이종혁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