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를 건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설 연휴다. 모처럼 주말이 끼지 않은 명절이라 다들 부푼 계획을 세우는 것 같다. <씨네21> 기자들 또한 평소보다 두툼한 잡지를 만드느라 녹초가 됐다. 먼저 장영엽 기자가 곧 한국 관객과 만나게 될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올해 3월 공개될 6편의 에피소드는 2018년 가을 영국 <BBC>와 미국 <AMC>에서 방영한 방송판과 다양한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감독판으로, 국내 VOD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왓챠플레이를 통해 전세계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 박찬욱 감독을 만나 <리틀 드러머 걸>의 제작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더불어 김성훈 기자가 <리틀 드러머 걸>을 촬영한 김우형 촬영감독과 또 다른 기대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촬영한 홍경표 촬영감독의 만남을 주선했다. 두 작품은 각각 김우형과 홍경표라는 한국 정상급 촬영감독이 참여하며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됐다. 절친한 두 사람을 한자리에 모아 <기생충>과 <리틀 드러머 걸> 작업 과정에 대해 들었다.
설 연휴에 만나게 될 기대작들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월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이 개봉 당일에만 36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말모이>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렇게 설 연휴 극장가의 문이 열렸다. 이어 한주 뒤인 1월 30일 본격 카체이싱 장르를 표방하는 <뺑반>과 성대하게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드래곤 길들이기3>가 개봉하고, 2월 5일에는 <아바타>의 웨타 디지털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알리타: 배틀 엔젤>이 개봉한다. <알리타: 배틀 엔젤>은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과 존 랜도 프로듀서, 배우 로사 살라자르가 방한해 이미 홍보 활동에 나섰고, 그들을 인터뷰한 기사는 다음 1192호에 실을 예정이다. 이전 명절 때와 비교해 물량 면에서 화려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 장르와 스케일만큼은 골라 보는 재미가 있을 만큼 다채롭다.
임수연 기자가 추운 날 파주로 단독 취재를 떠났던, 2월 9일 첫회를 방영하는 OCN 7부작 드라마 <트랩>도 관심을 끈다. <보이스> <라이프 온 마스> <손 the guest> 등 기존 한국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장르물을 만들어온 OCN이 영화 제작진과 의기투합해 ‘시네마틱 드라마’가 아닌 ‘드라마틱 시네마’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선보인 것. 또 김혜리 기자가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의 제이알(JR) 감독을 만났다. 감독이라는 직함이 낯설 정도로 사진 이미지를 공공 공간에 설치하는 도시 아티스트이자 거리 아티스트인 JR이 서울을 찾은 까닭은, 최근 작업의 청사진과 제작 과정을 공개한 ‘Unveiling’ (베일을 걷다)(1월 17일~3월 9일, 갤러리 페로탱 서울)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가 자신의 개인전과 영화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려준다. 지난주에 이어 다음주까지 이어지는 ‘히든 픽처스’ 세 감독과의 인터뷰도 놓치지 마시라. 이동은 감독의 <당신의 부탁>, 안정민 감독의 <소녀의 세계>, 정은경 감독의 <뷰티풀 뱀파이어>도 IPTV 관람 목록에 넣어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