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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경찰 공권력을 향한 성토, 도미니크 몰 감독의 신작 <137번 파일>과 프랑스 내부의 목소리들

도미니크 몰 감독의 신작 <137번 파일>이 11월19일 파리에서 개봉했다. 전작 <12일의 밤>(2022)에선 10대 소녀의 방화 사건을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편견과 사법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던 몰은 이번 작품에서도 정의 구현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공권력의 메커니즘을 조준한다. 2018년 11월. 파리는 노란 조끼 시위(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대해 도로를 봉쇄하며 빈곤, 저임금, 불평등 문제를 전국적 쟁점으로 끌어올린 시위.-편집자)가 한창이다. 연일 시민과 경찰이 충돌하는 등 갈등이 격해지자 프랑스 경찰 감찰국의 스테파니(레아 드러커)는 수사에 착수한다. 관광차 파리를 방문한 청년 기욤(코므 페로네)이 노란 조끼 시위에 우연히 참가했다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책임 규명을 위해 여러 정황을 확인하던 스테파니는 경찰 내부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된다.

<137번 파일>의 개봉 시기는 여러모로 공교롭다. 지금 프랑스는 정부의 부조리를 겨냥한 시위가 한창이고 공권력은 시민을 과잉 진압해 논란을 빚는 중이다. 올해 3월 경찰은 프랑스 서부 세인트솔린에서 시위 중인 환경단체에 최루탄, 고무탄을 살포했을 뿐만 아니라 수위 높은 욕설과 물리적 폭력을 동원하는 등 비인도적인 진압을 자행했다. <메디아파트><리베라시옹>등 프랑스 언론은 지난 11월5일 이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고, 같은 달 20일 인권단체 플라그랑 데니를 필두로 한 프랑스의 인권단체는 경찰 공권력을 향한 성토에 돌입했다. 이들에 따르면 프랑스 내에서 2016년부터 2024년 사이 경찰 주도의 폭력이 약 60% 증가했고, 감찰국은 제 식구 감싸기 식의 부실 조사를 반복했다. 플라그랑 데니는 감찰국의 수사 인력이 경찰 100명당 1명꼴에 불과한 현실을 문제 삼으며 공권력을 견제할 기관을 경찰 내부가 아니라 별도로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도미니크 몰 감독 또한 11월22일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137번 파일>이 경찰 폭력 피해자들을 향한 관심을 환기하길 바란다”라고 밝히며 플라그랑 데니의 움직임에 지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