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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ng soon] 물의 연대기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는 늘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그는 하이틴스타의 후광을 밀어내며 아트하우스의 총아로 나아갔고, 시끌벅적한 연애와 스캔들을 통과해 LGBTQ+ 아이콘이 되었다. 방황을 뒤로하고 자기 자리에 선 그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가리킨 책이 있다. 페미니즘 글쓰기를 가르치는 교사이자 소설가인 리디아 유크나비치의 회고록 <물의 연대기>다. 그 안에는 학대와 방임 속에서 자라난 여성의 성장기, 충동과 중독을 견뎌온 예술가의 탄생기가 담겨 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2017년 <물의 연대기>판권을 구매해 자신의 연출 데뷔작으로 발전시켰다. 8년의 인내 끝에 제78회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동명의 결과물은 끈질기고도 감각적인 심리묘사로 숨 고를 틈을 주지 않는다. 직접 연기하지 않는 대신 배우 이머전 푸츠를 기용한 안목 또한 인정받았다. 원작자마저 “그녀가 만든 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것이자 그녀의 예술”이라 평하며 ‘감독’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비전에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