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TT리뷰] 빛나는 TV를 보았다

넷플릭스 | 감독 제인 쇼언브런 출연 저스티스 스미스, 잭 헤이븐, 이언 포먼 | 공개 1월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피 대신 푸른 액체와 TV 노이즈가 흐르는 보디 호러

1996년 미국의 한 교외, 10대 오언(이언 포먼)은 학교 구석에서 홀로 책을 읽던 상급생 매디(잭 헤이븐)에게 다가간다. 오언이 책 표지에서 드라마 ‘핑크 오페이크’를 알아보고 말을 걸자 매디는 눈을 빛낸다. 엄격한 아빠가 정한 취침 시간 이후 방영되기에, 오언은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없다.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하고 매디의 집에서 처음으로 <핑크 오페이크>를 본 그는 주인공 이자벨과 묘한 동일시를 느낀다. 2년 후, 오언(저스티스 스미스)의 엄마는 아프고 아빠는 여전히 엄하다. 학교에선 늘 혼자고, 매디와도 절친한 사이는 아니다. 하지만 오언은 매디가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해준 <핑크 오페이크>를 돌려보며 위안 삼는다. 어느 날 매디가 실종되고, <핑크 오페이크>도 갑자기 종영된다. 그로부터 8년 후, 매디가 돌아와 기이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빛나는 TV를 보았다>는 일종의 슬로-포스트-퀴어-심리 호러로, 감독의 전작 <우리는 모두 월드 페어로 간다>와 일정 지대를 공유하며 고유한 영역에 자리 잡는다. 인터넷 괴담을 소재 삼는 <우리는 모두 월드 페어 로 간다>의 경우 셀프 동영상을 매개로 주인공과 관음자의 시선을 번갈아 취하며, 몸에 비디오게임이 침투하는 현상을 겪는 영어덜트를 관찰했다. <빛나는 TV를 보았다>는 현실과 ‘허구’가 뒤섞이거나 뒤집히는 감각을 구현한다. <핑크 오페이크>는 감독이 <뱀파이어 해결사>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가상의 드라마다. 그러나 생생한 질식감과 비현실적 몽롱함이 공존하는 장면들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흐린다. 한 클로짓 퀴어의 느낌들을 경험적 초현실로 그려나가는 작품이라고 읽어보지만(그리고 그러한 읽기는 중요하지만), 하나의 해석으로 수렴하는 영화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