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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공지능 ‘향’을 곁들인 <서치>의 유산, <노 머시: 90분>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범죄율로 교도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미 법무부는 AI 사법 시스템 ‘머시’(Mercy) 도입을 결정한다. 인간적 감정을 배제한 채 데이터로만 판결하는 인공지능의 ‘공정함’은 기존 재판 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훌륭한 대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머시 도입을 주도했던 레이븐(크리스 프랫)이 아내 살해 혐의로 사형대에 오르며 상황은 급변한다. 레이븐은 주어진 90분 동안 무죄를 입증하려 애쓰지만, 이내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노 머시: 90분>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AI 사법 시스템의 열렬한 지지자가 피해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온라인 기록에 접근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전반적인 컨셉은 <서치>를 연상시키지만, 세계를 3D 프린팅하듯 재현하는 방식은 오히려 게임적 감각에 가깝다. 다만 AI 재판을 둘러싼 논쟁을 손쉽게 무마하며 충분한 설득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