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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가 개봉 32일 만인 3월24일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오컬트 장르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은 젊은 상업영화 감독 중에서도 드물게 관객에게 고유의 색을 각인한 사례다. 반면 지난해 여름 개봉한 재난 스릴러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은 필모그래피에서 겹치는 장르가 없다.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 수상작 <숲>은 호러, 발칙한 에너지로 무장한 <잉투기>는 액션, <가려진 시간>은 판타지 드라마였고 최근 아이유의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화제가 됐다.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단편 이후 각자의 노선을 확고히 다진 장재현과 엄태화, 두 감독을 포함해 지금s 한국영화는 명백한 세대교체의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씨네21> 편집부는 지금 한국영화의 현재이자 미래가
[특집] 한국영화계의 현재이자 미래. 감독, 배우, 제작자-프로듀서, 스탭 5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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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삼체>의 대결 구도는 다소 간접적이다. 지구로 날아오고 있다는 외계 생명체는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그들이 끝까지 등장하지 않더라도 크게 상관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비논리적인 미립자 반응, 깜빡이는 밤하늘, 신묘한 VR 헤드셋. 미지의 적 대신 등장인물들이 실질적으로 대응하는 사태는 ‘고장난 과학’이다. 이처럼 <삼체>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과학의 작동 방식, 그리고 과학을 고치는 과학자들이 일하는 방식이다.
같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동기 ‘옥스퍼드 파이브’는 원작 소설의 인물인 왕먀오, 뤄지, 윈톈밍 등의 직업과 행적을 계승한다. 다만 인물들이 각기 전투하는 원작과 달리 <삼체>는 원작의 꼬인 서사 가닥들을 가다듬어 이들을 한데 모은다. 코스믹 호러(우주적 공포)에 가까운 원작의 한기를 현대 군상극을 펼치는 과학자들의 열기가 대신한다. 그렇게 <삼체>는 하드 SF의 필요조건인 정교한 지적 질료를 다소간
[기획] 과학자들의 인간 군상극으로, <삼체> 리뷰 - 원작과 영화는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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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속 내내 초조한 모습의 과학자들과 잔뜩 찌푸린 미간을 한 형사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들의 본체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친근하며 가끔 짓궂을 정도로 장난스럽다. 시리즈가 공개된 지난 3월21일, <삼체>의 주연배우 6인과 두명씩 마주 앉아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춥고 고된 촬영이었다
처음으로 대형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제스 홍에게 <삼체>는 “손수 키운 아기” 같은 작품이었다. 그녀는 VR 게임 속 세계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의 규모를 회상하며 이 야심찬 프로젝트에 임한 소감을 전했다. “어떤 날은 촬영장 바닥이 온통 모래벌판이고, 그다음 날에는 갑자기 성 반쪽이 들어섰다. 이 정도 규모의 VFX를 도입한 촬영은 처음 경험했다. VFX팀이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가상공간 속 인물의 동선을 설명해줘서 큰 도움이 되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진 쳉에게 TV시리즈 데뷔작은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연극무대에서는 그때그때 관객의 반응을 알
[인터뷰] 과학과 탐구, <삼체> 배우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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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삼체>가 지난 3월21일 공개됐다. 3월8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행사에서 최초 상영, 17일 LA에서 프리미어를 개최하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삼체>는 20일 밤 작품의 세계가 뿌리내린 영국 런던으로 돌아왔다. 공개 직전의 즐거운 긴장감을 품고 열린 <삼체> 런던 프리미어 정킷을 <씨네21>이 중계한다. 화려한 전야제의 풍경과 작품에 내재한 과학적 스펙터클,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캐스트와의 인터뷰까지. 오감으로 체험한 <삼체>의 세계는, 작품의 이과 감성에 상당하기에는 무척 비과학적인 표현이지만, 형형색색의 에너지로 가득했다.
<삼체>는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 소설 <삼체> 3부작을 원작으로 삼는다. 특유의 방대하고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인해 영상화가 까다로울 것이라는 평가를 줄곧 받아왔다. 그
[기획] ‘옥스퍼드 파이브’를 만나다, <삼체> 런던 프리미어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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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기고 마는 귀여운 세포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까.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와 영화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의 이석기 로커스 스튜디오 아트디렉터와 함께 귀여움의 진화 과정을 추적해나갔다.
비율 그리고 다리
이석기 아트디렉터는 세포들을 디자인할 때 두 가지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먼저 비율. 웹툰 원작에서도 시기별로 인물들의 신체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그중에서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비율을 선정하고 3D 포맷에서 가장 안정적인 버전을 찾아나갔다. 세포마다 성향과 특징에 맞춰 비율을 하나씩 실험해나갔고 지금의 외형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요소는 바로 다리다. SD(Super Deformation, 2~3등신의 귀여운 그림체) 캐릭터의 시각적인 귀여움은 발에서 비롯한다. 작고 동그란 발이 포즈를 취했을 때 어떤 모양이 되는지 세세하게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캐릭터가 비대해 보이지 않도록 너무 두껍
[기획] 내가 귀여운 걸 어떡해!,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세포들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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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유미는 회사를 그만두고 마음속에 오랫동안 품어온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유미의 의지와 달리 조금씩 흔들리는 바비와의 관계나 앞날을 점칠 수 없는 막연함은 불안의 형태로 조금씩 몸집을 키워나간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가 긴 원작 타임라인에서 이 구간을 선택한 이유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제 길을 만들어가는 유미의 성장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유미를 이루는 세포들 관점에서 유미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오직 유미 편이기 때문에 편파적인 세포들의 태도는 다소 어이없고 엉뚱하고 든든하다.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이야기는 가장 귀여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위로를 전한다.
- 관객은 이미 <유미의 세포들>을 웹툰과 드라마로 접한 상태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버전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를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주요하게 생각한 부분
[인터뷰] 유미와 오랜 시간 함께한 관객들을 위해,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김다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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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아동 애니메이션의 극장판 제작은 비교적 활발한 데 반해 청소년 이상 관객을 타깃으로 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은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관객의 관심 부족과 저조한 투자 유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두 요소는 무엇이 선행되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호적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성인 관객을 만족시킬 만한 작품의 부재는 애니메이션이 유아동 전용 장르라는 선입견을 견고하게 만들고, 이러한 대중적 인식은 투자 근거를 약화시켜 질적 향상을 위한 제작 환경을 지연시킨다. 실타래처럼 촘촘하게 얽혀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나서기 어려운 지금,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현상 유지만으로 나아가고 있다. 비유아동용 애니메이션이 극장에 걸리면 다른 실사영화들과 같은 조건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황수진 로커스 스튜디오 본부장은 “평균적으로 개봉 이후 2~3주 안에 영화관 상영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애니메이션은 다른 극영화에 비해 장르적 편견이 은연중 존재하는 만큼 동등한
[기획] 현실과 비현실 두루 아우르는 캐릭터, 슈퍼 IP로서 <유미의 세포들>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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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주인공은 따로 없어. 이곳의 주인공은 한명이거든.” 유미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은 오직 유미의 행복과 안정만을 소망한다. 삶의 굴곡에서 좌절과 우울을 관통하는 시간에도, 세상이 나를 외면한 것만 같은 순간에도 세포들은 변함없이 유미 편으로 남는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에 걸쳐 연재된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유미의 연애와 성장을 중심으로 세포들의 활약을 보여줬지만 꼭 큼직한 사건에만 이들을 등장시킨 건 아니다. 자정을 막 지난 새벽, 출출이 세포의 갑작스러운 난동으로 떡볶이가 고파진 유미의 모습이나 오랜만에 만난 딸에게 끊임없이 음식을 내어주는 아빠의 다정함에 사랑 세포가 위장을 늘리는 장면은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자신을 대입할 여지를 충분히 마련해줬다. 굵직한 유미 연대기 이외에도 평범한 일상을 세포의 관점으로 흥미롭게 해석해내면서 어떤 포맷으로도 변용될 수 있는 장르 유연성을 장착하게 된 것이다. 드라마 시리즈, 뮤지컬 그리고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
[기획] 유미 하고 싶은 것 다 해!, 웹툰 <유미의 세포들>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까지 두루 주목받은 비결을 탐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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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 나는 그 어느 하나의 세계에서 왔다.” 지금 자신의 영화 세계를 이루는 원천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은 가장 좋아한다는 크리스티나 캄포의 시 첫 구절을 인용했다. 사실 그는 아주 여러 번 <키메라>를 만드는 동안 마음에 담아두었을 영감(靈感)을 기꺼이 인용하며 답을 이어갔다.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세계와 그렇지 못한 세계 사이를 명상으로 오가는 로르바케르 감독이 여전히 간직하고 있을 말과 생각을 조금이라도 더 캐내기 위해 지나치게 사소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뒤로하고 많은 질문을 건넸다.
-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과 시골 풍경을 포착하는 카메라는 당신이 젊은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을 가끔 잊게 만든다. 영화감독으로서의 당신을 만든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들려달라.
= 나는 토스카나 지방의 시골 언덕배기에 있는 외딴집에서 자랐다. 매일 아침,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떠오르면 동쪽을 향해 나 있는 창문을 통해 내 방으로 햇살이 들이쳤다. 가깝
[인터뷰] 영화사 안의 고고학적 레퍼런스를 담으려 했다, <키메라>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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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 묻힌 보물을 감지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남자, 아르투(조시 오코너)는 열차를 타고 이탈리아의 어딘가로 돌아온다. 아르투는 연인 베니아미나(일레 야라 비아넬로)를 찾는 중이다. 연인의 어머니인 플로라 부인(이사벨라 로셀리니)은 곧 베니아미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아르투를 다독이고, 그는 이내 보물을 찾기 위해 동료들과 만나 합류한다. 계절에 맞지 않는 얇은 흰옷을 입은 아르투는 외진 시골 공터의 다 쓰러져가는 판잣집에서 간신히 추위를 피하고 쪽잠을 잔다. <행복한 라짜로>에서 평온한 성자 라짜로에 가까운 인물인 아르투는 남루한 행색으로 안온과 안락과는 거리가 먼 고행자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네 번째 장편 <키메라>는 아르투의 여로를 통해 삶과 죽음을 아우르며 태양 아래의 지상과 지하 세계로 우리 손을 잡아 이끈다.
현대의 신화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영화에 깃든 모종의 신비를 이해하려면 그의 필모그래피를 짚어보는 게 도움
[리뷰] <키메라>, 낭만과 세속이 조용히 뒤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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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더스>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행복한 라짜로>로 각본상을 수상한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이 <키메라>로 다시 한번 칸영화제를 찾았다.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그레타 거윅 배우 겸 감독) 이 영화에서, 카메라는 잃어버린 사랑의 흔적을 더듬는 도굴꾼의 여정에 주목한다. 시공간을 전복하며 사랑의 위력을 확인하고자 하는 영화 <키메라>에 관한 유선아 영화평론가의 리뷰, 더불어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과 서면으로 나눈 대화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키메라> 리뷰와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지상에서 애타게 그리는 영원의 순례, <키메라> 리뷰와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