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우예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인연이 많은 사람이다. 1998년, 제3회 부산영화제를 준비중이던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제1회 PPP프로젝트 신청작 중 <패션게임>의 로우예를 눈여겨 보았다. 그리고 그의 데뷔작 <주말연인>을 보며 알 수 없는 신선한 기운을 느꼈다고 했다. 부산을 통해 만난 투자자들과 <수쥬>를 만들고 난 지난 2000년, 로우예는 제3회 PPP에서도 차기작 <여름궁전>이 부산상을 획득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긴 여행이었다고 했다. <수쥬>의 개봉에 앞서 중국에서 한국까지 한나절을 날아온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1년 전 친구가 선물한 ‘바리깡’ 덕에 돈 안 들이고 유지하고 있다는 까까머리는, 이미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를 배반하고, 그를 20대의 영화청년으로 보이게 만들었다.■김지석(이하 김) 늦었지만 도쿄 필름엑스영화제에서 대상받은 것 축하한다.■로우예(이하 로우) 고맙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걸로 안다.■
[로우예]`국제시장에서 몸으로 배웠다`
-
2001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I심사위원 대상I극영화 <빌리버>(The Believer) 헨리 빈다큐멘터리 <서던 컴포트>(Suthern Comfort) 케이트 데이비스I관객상I극영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 존 카메론 미첼다큐멘터리 <독타운과 Z 보이즈>(Dogtown And Z-Boys) 스테이시 페랄타, <스카우트의 영예>(Scout's Honor) 톰 셰퍼드월드시네마 <집으로 가는 길>(The Road Home) 장이모I감독상I극영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 존 카메론 미첼다큐멘터리 <독타운과 Z 보이즈>(Dogtown And Z-Boys) 스테이시 페랄타I촬영상I극영화 <딥 엔드>(The Deep End)다큐멘터리 <라리의 친척>(Lalee's Kin)I표현의 자유상I<
2001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
선댄스영화제가 이래저래 침체된 가운데 신이 난 곳은 바로 올해 새로운 야망을 불태우기 시작한 안티-선댄스의 원조 슬램댄스영화제. 올해부터 슬램댄스는 선댄스영화제 메인관인 이집션 극장 건너편의 트레져마운틴호텔에서 메인스트리트에서 차로 5분가량 떨어진 실버마인이라는 널찍한 옛 은광터로 둥지를 옮겼다.일단 새로운 슬램댄스영화제가 열린 실버마인이란 곳은 장소자체가 명물이다. 은을 채취하던 광산기슭의 공장내부를 거의 실내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인테리어가 빛나는 공간으로 개조한 것이다. 곳곳에 소파와 컴퓨터, 각종 조형물들을 늘어놓고 심지어 마사지센터까지 설치해 한번 찾은 관객은 이른바 ‘죽때리면서’ 계속 영화보고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로 마련한 200석 남짓 주상영관도 예전에 비하면 일취월장. 선댄스쪽의 보이지 않는 방해공작(?)인지 파크시티의 운수회사들이 도통 협조를 해주질 않아 10인승 밴 한대로 셔틀버스를 대신 할 수밖에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일주일 동안
[슬램댄스]한국영화 인기폭발
-
누군가 선댄스영화제와 그해 파크시티 날씨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영화제 기간중 날씨가 좋으면 영화들이 별볼일 없고, 날씨가 춥고 눈보라가 치는 해에 나온 영화들이 좋다는 것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어 보이지만 공교롭게 지난 5년간 이곳을 찾았던 기억을 되짚어, 특히 올해의 경우엔 날씨이론이 제법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결론적으로 날씨는 너무 좋았지만 볼 만한 영화가 너무 적었다는 게 이곳에 온 평론가, 배급자를 막론하고 어디서나 들리던 이구동성.하긴 선댄스에서 나온 영화들 자체를 놓고 작품성을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긴 하다. 하지만 만듦새는 다소 미숙하지만 발견의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던 영화들보다는, 갈수록 든든한 제작·배급사를 끼고 시장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앞세운 이른바 제도권 독립영화들로 채워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렇듯 어정쩡한 과도기의 여파인지 이렇다 할 화제작이 별로 없어, 영화보기 팍팍하기로
[선댄스]발견은 없었다, 발전은 있었다
-
-
구로사와 기요시·미이케 다카시·곤 사토시·하라다 마사토·사카모도 준지 - 일본감독 5인이 본 일본열도와 신주쿠의 오늘1월20일 도쿄에는 눈이 내렸다. 활발하게 문제작을 만들어내고 있는 일본감독 5인 구로사와 기요시, 미이케 다카시, 사카모토 준지, 하라다 마사토, 곤 사토시를 만났던 센츄리호텔 35층에서는, 십여개의 철도가 어지럽게 얽혀 있는 신주쿠역이 내려다보였다. <큐어>의 구로사와 기요시를 보내고 <퍼펙트 블루>의 곤 사토시를 기다리는 동안, 우연히 내다본 창 밖에는 어지럽게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창 밖 신주쿠 미나미(南) 지역에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고 있었다.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서울보다 기온이 높은 도쿄에서는 여간해서 눈이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도쿄에서, 게다가 유난히 기온이 높을 것만 같은 신주쿠에서 탐스럽게 쌓인 눈을 보다니.신주쿠, 일본의 지금 여기신주쿠를 한국에 대입시킨다면, 종로쯤 될까. 아니다. 그걸로는 부족하다
욕망과 절망의 지옥도, 그러나 구원은 있다
-
미이케 다카시의 <표류가>때로 줄거리가 의미없는 영화가 있다. <표류가>가 전형적이다.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온 한 남자가 중국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외국으로 도망치기 위해 야쿠자의 돈을 훔치려던 남녀는 점점 위험한 상황으로 말려든다. 일본 지명이 자막으로 깔리지만 배경은 미국이고,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가 뛰어내리자 바로 그곳이 신주쿠가 나오는 등 황당무계한 설정과 프라모델 여인모형을 만드는 데 심취한 중국갱과 소리지르는 두목을 한번에 죽여버리는 야쿠자 등 상식을 뛰어넘는 설정과 사건들이 연속되며 B급영화의 ‘혁명’을 이루어내는 영화. 영화 곳곳에서 ‘주변부’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대표적인 근대의 학문, 심리학을 공부하던 남자가 망상에 빠진다. 그는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여 살인을 일으킨다. 알 수 없는 연쇄살인범을 쫓던 경찰은 자신의 마음조차 알 수 없게 된다. 90년대 일본공포영화의 걸작. <큐어>는 아주
일본의 문제감독 5인의 대표작
-
제10회 선댄스영화제에서 파이퍼-히직상을 수상한 여배우 줄리언 무어(41)를 파크시티에서 만났다. 파이퍼-히직상은 독립영화 정신을 기리는 상으로서 인디영화에 공헌한 영화인에게 헌정되는 상이다. 선댄스영화제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제프리 길모어는 “그녀의 커리어는 창의력의 성장과 예술적 성취에 대한 평생의 헌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줄리안 무어는 이런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들어맞는 경우, 토드 헤인즈의 <세이프>, 폴 토머스 앤더슨의 <부기나이트>, 로버트 알트먼의 <숏컷>등 많은 크고 작은 독립영화들 속에서 유난히 존재감 있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하다 <매그놀리아><애수>를 거쳐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의 주인공으로 전격발탁됐고, 스필버그 사단의 차기작에서도 주연을 거머쥐는 등 연기경력의 전기를 맞고 있다. 본격 할리우드 입성을 앞둔 배우답게 외모에선 다소 세공된 이미지를 풍기긴 했지만 5년 전 선댄스에서
“아직 선댄스를 믿는다”
-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작년에 폐막식 전날 전주영화제에 왔었는데, 그때 처음 얘기를 들었다. 듣자마자 난 안 시켜주나 하고 생각했다. 마침 난 중국 신문에 디지털 영화에 대한 글을 계속 쓰고 있었다. 디지털이란 새로운 매체에 대해,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디지털로 찍어보라고 권하는 디지털 영화 만들기에 대해서. 그래서 부산영화제 때 제안을 받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도 많고, 한국의 영화인들과 함께 한다는 것도 좋았다.당신의 작품들은 주로 개인들의 일상을 통해 중국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아왔는데, <공공장소>는 어떻게 다른가.=이전 영화들이 개인을 통해 중국을 보여줬다면, <공공장소>는 개인이 아닌 군중을 통해 현대 중국 사회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 군중들이 기본적인 생활조차 꾸려나갈 수 없고, 노동자가 실업자가 되는 현대 중국의 불안한 분위기. 그 안에는 그들만의 얘기거리가 있을 수 있다. 폭력이라
“다큐 기법으로 중국현실 담겠다”
-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를 언제 제안받았나. N비전 수상 때였나.=그렇다. 그전부터 프로그래머들과 다시 전주에 올 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했었다. 올 생각이 있다고 하니까, 영화를 한 편 만들면 어떻겠냐고 하길래 좋다고 했다. 내 일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니까. 그 영화제 기간 동안 참 많은 얘길 했는데, 디지털 영화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영화만들기란 무엇인가 하는 토론으로 밤을 새우곤 했다. 그런 고민을 담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나이트 워크>는 인종, 인권 등 사회적인 문제를 많이 다룬 전작들에 비하면 매우 사적인 영화가 될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그렇다. 이 영화는 훨씬 사적인 영화다. 나한테는 특별해보이는 어떤 집착에 대한 얘기고. 내가 그다지 흥미롭게 살지 못해서인지, 색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매력적이다. 게다가 예전의 내 영웅들 중 현재의 내 삶에까지 영웅이라 여길 만한 이가 거의 없다.밤에 집착하는 한 남자를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매력은 연속성”
-
영국의 존 아캄프라, 중국의 지아장케, 대만의 차이밍량. 세명의 감독들이 올해로 2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 제작에 나섰다. 지난해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프로그램으로 기획된 ‘디지털 삼인삼색’은, 각기 다른 영화적 개성을 지닌 3인의 감독들이 디지털영화를 만들고 전주영화제에서 상영하도록 하는 프로젝트. 작년에는 박광수, 김윤태, 장위엔 세 감독이 참여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영화제 조직위는 지난 1월16일 서울 시네큐브 광화문 극장에서 2회 영화제 개최 설명회를 겸한 ‘디지털 삼인삼색’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신작 촬영차 파리에 체류중인 차이밍량을 제외한 두 감독, 존 아캄프라와 지아장케가 참여했으며 최민 조직위원장, 정성일 프로그래머, 조직위원이자 ‘디지털 삼인삼색’ 담당 프로듀서인 차승재 사이더스 부사장 등 영화제 관계자들이 함께했다.디지털 영화의 선봉, 존 아캄브라이번 ‘디지털 삼인삼색’에 가장 먼저 합류한 감독은 10
디지털 미학의 가능성, 실험은 계속된다
-
특집/ 설 비디오 가이드해마다 최소한 3∼4일씩 놀 수 있는 설 연휴는 작심하고 비디오 가게를 섭렵하기 좋은 시기이다. 올해는 한번 애니메이션으로 설 연휴를 즐기면 어떨까? 애니메이션 비디오라고 하면 흔히 디즈니와 일본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는데 살펴보면 그외에도 볼 만한 작품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평소 극장에서 접하기 힘든 단편이나 유럽 애니메이션 비디오들을 골랐다. 모두 국내에 출시된 작품들. 그동안 지면으로만 소개된 단편들이 궁금했던 팬들이나,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한번 아래 작품에 도전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장인의 손길, 작가의 숨결<위대한 강> (Le Fleuve aux Grandes Euex)(2000년 출시, 24분, 라바필름(02-765-8312))현존하는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중 한명인 캐나다 프레데릭 벡의 93년 작품. 캐나다 퀘벡 지방을 흐르는 센트로렌스 강을 중심으로 그곳의 역사와 자연을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천국보다 아름다운 세계, 그 미지와의 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