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공동경비구역 JSA> 대박
<공동경비구역 JSA>의 화력은 대단했다. 2000년 9월9일 전국 110개관 12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최단기간인 개봉 보름 만에 서울관객 수 100만명, 10월26일 200만명을 돌파했다. 12월20일까지 서울에서만 240만명을 불러모아 <쉬리>가 세운 244만8천명(서울관객)을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다. <공동경비구역 JSA> 돌풍이 예고된 건 개봉 둘쨋주 주말 관객 수. 스크린 수를 늘린데다 입소문이 좋게 퍼지면서 무려 21만3천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미션 임파서블2>가 개봉 첫주에 세웠던 19만5천명을 넘어선 수치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주)아이엠픽쳐스가 제공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찌감치 장기 독주 체제를 굳힌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으로 상반기 24.7%에 머물렀던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공동경비구
2000년 한국영화 결산 [9] - 충무로 10대 사건
-
빗방울과 땀방울, 이것이 테크닉이다!
캐릭터
아드만 캐릭터 특유의 진한 인상은 많은 장식과 치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극치의 단순함에서 나온다. 단순한 캐릭터는 다른 작품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아드만은 그 단순한 캐릭터 속에 표현을 위해 있어야 할 요소를 다 집어넣었다는 점에서 출중하다. 감정 표현에 중요한 양미간의 움직임과 입의 극대화는 아드만의 여러 작품에 나타나는 특징이며 <치킨 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소품
미국의 윌 빈턴, 월트 디즈니, 최근의 픽사도 마찬가지지만 아드만이 자그마한 소품 하나하나에 기울이는 에너지와 정성은 놀랍다. 작은 사물의 디테일을 이만큼 묘사하려면 장인정신과 방대한 자료 분석, 끊임없는 제작 실습이 있어야만 한다. 실생활 속 도구들을 과장하고 생략해 귀여움과 아기자기한 맛을 살려내는 솜씨도 최상급이다.
물의 표현
<월레스와 그로밋>의 ‘전자바지 소동’ 편에서 펭귄의 음모로 처량한 신세가 된 그로밋이 월레스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5]
-
바야흐로 오늘날은 전세계적으로 3차원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다. 이는 단순히 <토이 스토리> 같은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의 경우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1990년대 초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닉 파크의 <월레스와 그로밋>이 거둔 엄청난 대중적 성공에 이어 인형, 점토 등을 이용한 고전적인 3차원 형식의 애니메이션도 큰 각광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레스와 그로밋>으로부터 수년 뒤 마침내 피터 로드와 닉 파크가 발표한 장편 <치킨 런>은 점토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반의 높은 관심을 또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점토 애니메이션의 탄생은 약 100여년 전 영국인 윌리엄 하버트(William Harbutt)가 왁스와 오일을 혼합하여 유성의 가소성 모델링 재료인 플라스티신(plasticine)을 발명했던 때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물론 그것이 등장하자마자 곧바로 영화에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하버트의 플라스티신 사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4]
-
바야흐로 오늘날은 전세계적으로 3차원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다. 이는 단순히 <토이 스토리> 같은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의 경우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1990년대 초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닉 파크의 <월레스와 그로밋>이 거둔 엄청난 대중적 성공에 이어 인형, 점토 등을 이용한 고전적인 3차원 형식의 애니메이션도 큰 각광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월레스와 그로밋>으로부터 수년 뒤 마침내 피터 로드와 닉 파크가 발표한 장편 <치킨 런>은 점토 애니메이션에 대한 일반의 높은 관심을 또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점토 애니메이션의 탄생은 약 100여년 전 영국인 윌리엄 하버트(William Harbutt)가 왁스와 오일을 혼합하여 유성의 가소성 모델링 재료인 플라스티신(plasticine)을 발명했던 때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물론 그것이 등장하자마자 곧바로 영화에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하버트의 플라스티신 사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3]
-
-
-<치킨 런>은 가족영화인데 패러디 기법이 어린 관객에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
=닉 파크(이하 파크) | 재미있는 일이다. 애들은 “어른들은 안 좋아할 거예요”라면서 <치킨 런>을 자기네 영화라 여기고, 어른들은 또 우리에게 다가와 “이건 성인용이다. 애들은 이해 못할 거다”라고 염려해준다.
-<치킨 런>에서 둘의 가장 심각한 의견 차이는.
=파크 | 피터는 비버들의 이야기로 하자 그랬고, 나는 닭으로 하자고 했던 것.
-캐릭터들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파크 | 우리 작업도 일종의\'퍼포먼스’로 인식된다면 좋겠다. 진저가 여우주연상을 받아서 안 된다는 법 있나. 뭐 아무래도 닭이 단상에 올라가 트로피를 받긴 힘들겠지만.
-<치킨 런>에는 <월레스와 그로밋>을 성인과 10대 후반 청소년이 환영받도록 만든 예리한 맛이 덜한 느낌이다. 메이저 할리우드영화라서 자기검열을 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나이먹고 부드러워진 건가.
=파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2]
-
<쥬라기공원>의 컴퓨터 테크놀로지가 부활시킨 완벽한 티라노사우루스가 관객을 향해 육중한 입을 쩍 벌렸을 때, 성급한 이들은 모델을 한 프레임씩 움직여 찍어내는 ‘미련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멸종을 말했다. 하지만 컴퓨터로 아예 중생대를 통째로 불러낸 <다이너소어>가 지축을 울리고 픽사의 <토이 스토리>가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지성까지 증명한 2000년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전장에서 여봐란 듯이 날아오른 점토 애니메이션 <치킨 런>은 그런 호사가들의 속단을 민망하게 했다. 미국 개봉 열흘 만에 제작비 4천만달러를 깔끔히 회수하고 1억1천만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린 <치킨 런>은 한국 크리스마스 극장가에서도 만만치 않은 기세. 지난 12월16일 개봉해 나흘 만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치킨 런>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아드만의 전작 <월레스와 그로밋> 흥행 스코어의 3배인 서울 관객 40만명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1]
-
1970년 여름. 베트남에서 살아 돌아와 영화인의 서툰 첫발을 내딛던 한 청년이 그의 영웅 오슨 웰스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영화인 게리 그레이버의 인생에서 가장 큰 빛과 생기로 충만했던 15년은 그렇게 동화처럼 시작됐다. 200편의 영화를 찍고 20여편을 연출한 지금도 게리 그레이버는 세계 최고의 오슨 웰스 마니아. 개인 아카이브에 수집한 웰스의 필름을 들고 러시아부터 아르헨티나까지 가지 않은 곳이 없고, “지금도 영화를 찍을 때면 매번 오슨은 내게 조언을 준다”고 말하는 그의 눈가 잔주름에는 첫사랑에게나 바칠 법한 맑은 그리움이 금세 차올랐다. 현재 그레이버는 웰스와 그가 함께 만든 미완성된 첫 영화 <바람의 저편>(1975)의 완성을 미국 케이블 채널의 도움을 받아 추진하고 있다.
-오슨 웰스에 대한 상식 중 당신이 아는 진실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은.
=사람들은 그가 스케줄과 예산을 마구 초과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슨은 100만달러 이상의 영화는
오슨 웰스 회고전 마련한 게리 그레이버 인터뷰
-
황인뢰 PD
TV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연애의 기초> 다수의 <베스트셀러 극장>에서 섬세한 심리묘사와 자연의 풍광을 화폭에 담듯 미장센을 살린 연출로 몇 안 되는 ‘작가주의 PD’라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
<꽃을 든 남자> 1997년, 제작 MBC프로덕션 주연 김승우, 심혜진 제작비 15억원 서울관객 2만
MBC라는 방송사 자본에 방송 시절 콤비인 주찬옥 원작, 하재영 촬영 등은 온전한 영화라기보다는 드라마와 영화 어느 한 군데도 정확히 적을 두지 못하고 비교적 안전한 시작을 도모하려는 감독의 소심함의 결과로 보인다. 결국 <꽃을 든 남자>는 온전하지 않은 드라마와 어설픈 영화의 형상을 띠게 되었다. 황인뢰 본래의 전공에서 벗어난 스타일과 컴퓨터 그래픽이 가해진 로맨틱 코미디란 기획이 만든 불협화음은 소음으로 들릴 뿐이다.
이진석 PD
TV
<사랑을 그대 품안에> <호텔> <
영화로 간 PD들, 무엇이 문제인가 [3] - 영화로 간 PD들
-
“영화와 드라마, 전혀 다르더라”
지난 3일 (주)시네마 서비스의 강우석 감독과 (주)김종학 프로덕션의 김종학 PD는 방송과 영화간의 긴밀한 교류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시네마 서비스가 자본을 유치, 투자해서 김종학 프로덕션과 영화뿐 아니라 TV 프로그램도 함께 제작해 나가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종학 PD는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 굵직굵직한 대작들을 연출해 내면서 충무로가 탐내는 ‘1순위’ TV PD로 꼽혔지만 제이콤으로 독립하면서 기획한 창립작 <인샬라>가 모로코 올 로케이션과 15억원의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참패하면서 준비중이던 시나리오 <쿠테타>도 무기한 보류되었다. 또한 이어지는 TV 시리즈 <백야 3.98>과 <고스트> 등도 러시아 촬영과 특수효과 촬영이라는 새로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방송사의 품을 떠난 뒤 이어졌던 실패는 거액의 수업료를 지불한 훌륭
영화로 간 PD들, 무엇이 문제인가 [2] - 김종학 PD 인터뷰
-
입사한 지 10년, PD로 입봉한 지는 6년차 되는 드라마국 PD ‘예술하네’씨는 오늘도 출근을 했다. 하지만 별다른 일없이 책상 앞에 앉아있다보면 점심시간이 오고 이럭저럭 책이나 잡지를 뒤적이다가 퇴근을 한다. 1년에 만들어지는 드라마라고 해봐야 6개월 단위의 주말연속극 2편, 월·화 혹은 수·목 미니시리즈 4편씩, 일일드라마, 아침드라마, 단막극 통틀어 봐야 스무개도 안 되는 편수에 비해 들이미는 숟가락 수는 너무 많지, 그렇다고 어디 AD급으로 공동 연출하기에는 자존심 상하고, 설상가상으로 외주 비율이 높아지면서 그나마 몇편 안 되는 굵직 굵직한 것들은 어느새 밖으로 나간 유명세 있는 선배님들 차지고보니 1년 아니 2년 동안 연출 한번 못해보고 나이만 먹고 있는 것이다.
아! 한때 그는 얼마나 잘 나갔던가? 어릴 땐 신동소리 들으며 크고, 좋은 대학 들어가 주위의 부러움을 사면서 그 힘든 ‘언론고시’에 합격했을 때만 해도 그의 미래의 청사진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일상에
영화로 간 PD들, 무엇이 문제인가 [1]
-
<청춘잔혹이야기>(菁春殘酷物語)1960년
부모를 버린 청춘남녀의 파멸기를 파격적이고도 역동적인 형식에 담아낸 오시마의 출세작. 오시마 자신이 뽑은 대표작으로, 젊음·폭력·섹스라는 오시마 평생의 소재 속에 정치적 근본주의가 은밀히 잠복해 있다. 50년대의 열혈 학생운동가였고 지금은 불법 낙태수술로 먹고사는 선배 의사의 더러운 산부인과 병원. 낙태수술을 받고 탈진해 누워 있는 여주인공 옆에서 남자주인공은 사과를 질겅대고 있는데, 그의 눈에는 눈물이 번진다. 이 한 시퀀스만으로도, 오시마는 전후 일본사회의 불모성과 일본공산당이 주도한 50년대 좌파운동의 실패, 살부(殺父)를 감행한 청춘남녀의 불안과 비애를 단숨에 드러낸다.
<일본의 밤과 안개>(日本の夜と霧)1960년
정치노선에 관한 격론이 이야기를 대체한 진귀한 정치영화. 스탈리니즘에 사로잡힌 50년대 학생운동과 일본공산당의 몽매성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오시마의 신좌파 정치노선이 전경화한다. 더욱 놀라운
오시마 나기사 [2] - 대표작 5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