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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한국영화, 원더풀 세일즈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해외 세일즈 호조, <튜브>는 11개국에 팔려

팔레 드 페스티벌 ‘지하’에 한국영화 바람이라도 불어닥친 걸까. 칸영화제 메인 상영관 지하 1층에 마련된 칸 마켓에서 한국영화들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영화제 소식을 전하는 각종 데일리에는 공식 경쟁부문과 무관한 한국영화 관련 기사가 연일 실리고 있다. 영화진흥위 관계자는 “지난해와는 확실히 다른 풍경이다. 경쟁부문 라인업이 예상 밖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마켓에 볼 영화들이 많다는 소문이 퍼졌고, 그 와중에 한국영화들이 유난히 많은 조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네마서비스의 문혜주 이사는 “바이어들이 유독 액션과 호러 장르에 관심을 많이 보였고, 몇몇 대작들의 바람을 타고 기존 작품들까지 한 묶음으로 팔려나가는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바람몰이를 일으킨 주인공은 <튜브> <원더풀 데이즈> <태극기 휘날리며> <살인의 추억> 등의 국내 화제작과 미국의 ‘AD Vision’이란 회사. 6월5일 국내 개봉을 앞둔 <튜브>는 5월23일 현재 일본, 미국 등 11개국을 상대로 250만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튜브>의 일본 내 배급권을 사들인 회사는 3대 메이저 중 하나인 쇼치쿠. 제작사쪽은 “일본의 메이저 배급사가 한국영화 판권을 직접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영화를 본 지 4일 만에 180만 달러에 사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는 “프랑스에서만 5개 회사가 싸움질에 가까운 경쟁을 벌였고” 결국 3대 메이저에 속하는 ‘파테’가 50만달러에 사들였다. 또 스페인의 망가필름은 16만5천달러에 이 작품을 구매했다. 판매를 담당한 미로비전은 “이 영화에 대한 유럽쪽의 반응은 신기할 정도로 강렬하다. 영국 등 다른 유럽쪽과 계속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촬영이 한창인 강제규필름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유니버설픽처스재팬(UPJ)과 개봉 성과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미니멈 개런티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또 스칸디나비아의 ‘노블 앤 파트너스’와는 20만달러에 판권 계약을 맺었다. CJ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력상품인 <살인의 추억>은 일본의 한 배급사로부터 100만달러의 구매제의를 받았으나 몸값을 더 올리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AD Vision’은 한국영화를 ‘닥치는 대로’ 사들여 화제가 됐다.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수입·배급해온 이 회사는 일본과 홍콩영화에 이어 한국으로 눈을 돌린 듯하다. AD Vision은 시네마서비스에서 <광복절특사> <가문의 영광> <마리이야기> <공공의 적> <킬러들의 수다> 등 7편을, 미로비전에서 <오! 수정>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아프리카> <싸이렌> <패밀리> 등 8편을, CJ엔터테인먼트에서 <예스터데이>를, KM컬쳐에서 <품행제로>를 사들였다.

미로비전은 <폰>을 이탈리아 이글픽쳐스와 독일 레이지파라다이스에 판매했는데, 레이지파라다이스는 <폰> 이외에도 <엽기적인 그녀> <텔미썸딩> 등 모두 9편의 한국영화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이 문을 닫고서도 구매를 둘러싼 협상은 계속되기 때문에 당장 모든 성과를 일별할 순 없겠으나 지금의 칸 풍경은 말만 무성했던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다.이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