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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미꼬를 찾아서

Ripples of Change (1997)

  • 시간

    57분
  • 장르

    다큐멘터리
  • 국가

    일본

시놉시스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를 따라 조금 걷다보면 꽤 운치 있는 오모테산도에 이른다. 최신 패션이 물결을 이루는 하라주쿠에 비해 오히려 차분한 자신의 개성을 지닌 거리라는 느낌이 드는 이곳에 도쿄우먼즈프라자가 있다. 여성들에 관한 자료가 모여 있는 자료관이다. 지난 98년 9월 제2회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할 일본의 여성영화들을 찾기 위해 처음 방문했을 때 그곳에는 10여명의 여성들이 책과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일본의 거리에서 보던 여성들과 다른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과 함께 구리하나 나나코의 (후미코를 찾아서)를 보고 나서야 나는 그 느낌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여성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없는 일본을 떠났던 구리하나 나나코는 뉴욕에서 만난 후미코를 통해 일본에도 1970년 여성해방운동(우먼리브)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당시의 운동이 어떠했으며 현재와 어떤 관련을 갖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시 일본을 찾는다. 영화는 당시 우먼리브에 참가했던 5명의 인터뷰와 당시의 화면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고리를 찾아간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일본사회에서 개인 더구나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일본의 여성운동은 자기발언욕구에서 시작하며 서구와는 달리 사회를 변화시키기보다 먼저 자신을 변화시키는 운동으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성적학대를 받았던 미츠는 자신이 더럽다는 생각이 남성들의 생각이었음을 깨닫고 자신을 긍정하는 방법을 찾는다. 진보적인 학생운동에도 참가했던 그녀는 사회운동 속에서 여성은 주류에 위치할 수 없으며 여성의 문제는 여성운동으로만 해결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여성들의 자기발언욕구는 1973년 (여성 에로스)의 창간으로 실현되었으며 우먼리브는 여성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제공한다. 이는 일본 여성들에게 처음으로 동지애를 심어주었으며 여성들도 힘을 가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와 같은 우먼리브는 5년간 계속되었지만 1975년 이후 사회 표면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린다. 그러나 당시 운동에 참가했던 5명의 현재 모습은 우먼리브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 예로 5명 중 유일하게 가정을 이루고 있는 토모코는 자신의 성을 잃지 않기 위해 법적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살고 있으며 관습적인 남여 성 역할을 무시하고 살고 있다. 조용해보이는 일본사회 속에서 이와 같은 여성들의 움직임이 잔잔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음이 틀림없다. 자료관의 여성들에게서 나는 분명히 그것을 느꼈다. 정수완/ 서울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씨네21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