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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익명성 뒤에 숨어 자라난 폭력의 시대, ‘빙고’,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추행 피해자 지은(박율리)을 비난하는 폭로글이 올라온다. 충격을 견디지 못한 지은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자, 언니 소은(강서하)은 천재적 해킹 실력을 가진 사설탐정 준경(김민규)에게 추적을 의뢰한다. 전문적인 기술로 IP 추적마저 가로막힌 상황. 두 사람은 지은의 동급생들을 찾아 나서며 사건의 숨겨진 전말에 다가선다. 홍콩 추리 작가 찬호께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은 누구나 온라인에서 악마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정면으로 겨냥한 작품이다. 범인 색출에서 복수극으로 전환되는 후반부에는 기술 발전으로 나타난 현대의 새로운 범죄 양상이 두드러진다. 누군가의 죽음을 재미로 소비하는 탐정 캐릭터는 관객에게 일정한 거리 두기를 유도하지만, 서사가 지나치게 한 인물의 능력에 기댄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