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
넷플릭스 |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대니얼 크레이그, 조시 오코너, 조시 브롤린, 글렌 클로스 | 공개 12월12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극우의 표상과 자비의 필요를 한자리에
전직 복서이자 현직 가톨릭 사제인 주드(조시 오코너)가 불명예스러운 일로 인해 외곽의 한 교회로 좌천당한다. 이곳에 군림하고 있는 윅스 목사(조시 브롤린)와 주드가 여러 갈등을 겪는 도중 기묘한 사건이 일어나며 윅스의 목숨에 위협이 드리운다. 현장에 찾아온 사설탐정 블랑(대니얼 크레이그)과 주드는 교회 관계자들과 신도들을 주요 용의자로 두고 수사를 시작한다. 어느덧 세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나이브스 아웃>시리즈의 신작이다. 탐정 블랑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범인 찾기 서사 곳곳에 영화 바깥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요소를 끼워두는 작법이 여전하다. 이번엔 한창 극우화된 미국 사회의 민낯을 윅스 목사와 주변의 신도들에게 빗대어 풍자하는데, 종교와 정치가 결탁하여 암운을 만드는 이야기를 보노라면 근래 한국의 상황을 떠올릴 수밖에 없어 작품 감상 후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한다. /이우빈
<대홍수>
넷플릭스 | 감독 김병우 출연 김다미, 박해수, 권은성 | 공개 12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인간을 휩쓰는 재난물이자 인간을 지탱하는 SF
지구 최후의 날 아침. 인공지능 연구원 안나(김다미)는 여느 때처럼 어린 아들 자인(권은성)의 곁에서 깨어난다. 하지만 갑자기 몰아닥친 대홍수는 삶의 모든 평범함을 휩쓸어버리고 아파트는 순식간에 물에 잠긴다. 혼란 속에 투입된 보안팀 희조(박해수)는 안나를 구출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완수해야 한다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한다. <대홍수>는 이후 같은 하루를 펼치며 서로를 지키기 위해 고투하는 이들의 생존 서사를 반복한다. 시시각각 물이 차오르는 폐쇄 공간이 부각되는 재난물이 중반 이후 SF 루프물의 면모를 드러내는 구조다. 극한 상황의 시뮬레이션이 절박함과 긴급함을 극대화하는 한편 AI 소재와 캐릭터의 딜레마는 다소 뭉툭하게 만든다. 인류 재건을 위해 설계된 인공지능의 딥러닝 과정이라는 설정만큼은 동시대적 관심사와 맞물린 SF적 소재로서 매력적이다. /김소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