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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꼭 <톰과 제리>여야만 했던 이유는, <톰과 제리: 황금나침반 대소동>

천상의 힘을 함부로 이용하여 인간세계에 해를 끼치고 마법의 나침반까지 잃어버린 봉황사부는 분실물을 되찾고 깨달음을 얻어야만 천상계로 돌아갈 수 있다. 주어진 시간은 무려 300년. 하지만 제한 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상황은 여전히 제자리이고, 이대로라면 인간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 어떻게든 황금나침반을 되찾아야 하는 그가 다급한 여정을 떠나려던 순간, 시공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잘못된 차원 이동을 한 톰과 제리를 마주한다. 게다가 톰의 목에 걸려 있는 것은 그가 그토록 찾던 아름답고 견고한 황금나침반. 봉황사부는 황금나침반에 완전히 매료돼 악착같이 집착하는 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공들여 잔치까지 벌인다. <톰과 제리>탄생 85주년을 기념한 시리즈 최초 3D애니메이션인 <톰과 제리: 황금나침반 대소동>은 중국을 배경으로 역사 어린 궁궐, 등불 축제 거리, 저잣거리와 숲길 등 아름다운 중국 풍경을 유려하게 묘사한다. <톰과 제리> IP 사상 최초의 동양 세계관이라는 특성을 십분 살렸다. 쿵후를 접목한 활력 있는 액션도 볼거리다.

한편 황금나침반을 노리는 또 다른 세력이 등장하며 인물 구도는 다각화된다. 황금나침반을 소유한 톰을 둘러싸고 그것을 노리는 봉황사부와 그의 부하들, 제리와 손을 잡은 빌런 메가 랫까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다. 오리엔탈리즘을 강조하듯 중국 곳곳의 풍광은 아름답지만, 톰과 제리 콤비를 둘러싼 갈등 전개의 개연성이 헐겁게 느껴진다. 이 이야기의 진행 배경이 <톰과 제리>IP였어야만 하는 서사적 당위성이 떨어지고 톰과 제리 각각의 귀여움과 개성, 바보스러움과 특유의 호전성이 희석되고 그저 나침반의 소유주로서 둔감하게 기능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