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후: 뼈의 사원>은 <28년 후>의 엔딩에서부터 사건이 바로 이어지는 새로운 이야기의 2편이자, 전체 시리즈 중에선 4편 격이다. 전편에서 엄마를 잃고 떠돌이 생활을 하던 스파이크(앨피 윌리엄스)는 지미(잭 오코넬)가 이끄는 집단 ‘핑거스’를 만나 이들과 함께 지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들은 스파이크에게 불필요한 폭력을 강요한다. 좀비에 맞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멀쩡한 사람들까지 끔찍하게 해코지하는 핑거스의 모습을 본 스파이크는 크게 실망한다. 한편 스파이크의 엄마를 비롯해 바이러스 참사 이후 죽은 이들을 기리며 홀로 살아가던 켈슨 박사(레이프 파인스)는 알파라 불리는 거구의 좀비가 자신이 쏜 진통제에 중독되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실험 삼아 그를 길들이려 한다. 무리를 이끄는 당위성을 점점 잃어가던 지미는 어떤 위기의 순간에 켈슨 박사가 사는 곳을 지나치게 된다. 지미를 따르던 일원들이 켈슨을 보고 메시아라 여기기 시작하자, 지미는 모종의 음모를 꾸민다. 혼돈스러운 멸망의 시대에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결속을 다지기보다 서로를 파괴하기 급급하다. 이번 영화는 지금껏 유지해온 거대한 세계관에 속한 새로운 일부를 보여주는 대신, 전편에 등장했던 인물들 위주로 각자의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는 인상이 강하다. 그런데 캐릭터들의 급작스러운 변화가 어색하고, 인물 개개인의 성장이나 화해 없이 허탈하게 퇴장하거나 의미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 스파이크나 켈슨이 얼마나 어렵고 간절하게 생존을 바라왔는지 지켜봐온 관객 입장에선 허탈하다. 다만 좀비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희망적인 여운을 남겨둔 채 마지막 3편으로 바통을 넘긴다.
[리뷰] 사라진 스타일, 의미 없는 파국, <28년 후: 뼈의 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