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는 ‘사라 킴의 명품 사기극’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수사극이기도 하지만 여성 청년 목가희(신혜선)의 생애사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미스터리 수사극으로만 본다면 사라 킴은 “걘 진짜 난 년”이라는 최채우(배종옥)의 말처럼 영리한 범죄자지만, 목가희를 중심으로 읽는다면 그는 계급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피해자이자 생존자다. 사라 킴의 ‘처음’인 목가희라는 이름도 가짜다. 그는 어쩌다가 목가희가 됐을까? 가방 공장 노동자 김미정(이이담)에게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김미정은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어릴 때 살기 위해 가출한 후 제때 주민등록증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미정을 두고 사라 킴은 “닮았다”라는 말을 한다. 단지 외모가 아닌, 살아온 과정의 닮음을 의미한 것이다. 백화점 명품 매장 직원 목가희의 삶도 다르지 않았다.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도난 사고가 발생했고, 가난한 그에게 모든 손해가 전가됐다. 잘못이 없어도 시스템의 보호나 공동체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자리.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반복한 목가희가 ‘태어나면서부터’ 배정받은 계급적 위치였다. 그 자리를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였다. 이름을 버리고 다시 태어나는 것. 그래서 목가희는 김은재가 되고 사라 킴이 된다. 김미정이 구조 안에서 이름 없는 존재로 버텼다면, 목가희는 이름을 버렸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가짜”의 세계관을 구축한다. 그리고 마침내 ‘부두아’라는 명품교의 초대 교주에 이른다. 모름지기 문제적 정통이 신흥종교의 탄생을 야기하는 법이고, 그 종교의 가장 열성 신자는 자기 자신 이다.
check point
브랜드 개발, 사업 기획, 인맥과 리스크 관리의 탁월함은 물론, 디자인 감각과 생존력도 뛰어나다. 작정하면 누구든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남에게 신장을 떼어줄 정도로 인간적이다. 목가희, 아니 김은재, 아니 사라 킴이야말로 완성형 인재가 아닐까? 그의 다양한 얼굴을 완벽하게 연기한 신혜선도 완성형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