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K팝 차트는 바야흐로 하우스 장르의 시대다. UK 하우스에 기반해 반복적 스윙 리듬을 내세운 키키(KiiiKiii)의 <404 (New Era)>, 하우스 비트에 신스의 경쾌함을 올린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RUDE!>가 유행의 앞자리에 있다. 이 흐름 속 <RUDE!>뮤직비디오의 미니멀한 감성이 무척 반갑다. 더 강한 그루브의 전작 <FOCUS>가 쪼개지는 비트의 속도에 맞춘 카메라 무빙과 컷 편집으로 리듬의 쾌감을 일으키는 테크닉에 몰두했다면, <RUDE!>는 큰 기술적 야망 없이 멤버들의 개성과 퍼포먼스를 자연스레 비춘다.
<RUDE!>에 대한 반가움의 기원을 좇아보자. K팝에 하우스 열풍이 분 기점은 2015년 f(x)의 <4 Walls>와 샤이니의 <View>였다. K팝 신의 자타공인 명곡으로 남은 두곡은 손에 닿을 듯 말 듯한 디프 하우스 장르의 몽롱함을 중추로 삼고 있는데, 뮤직비디오의 이미지는 생각보다 소박하고 정갈했다. 미지의 충동으로 숲에 들어가 몇개의 초현실을 마주하는 소녀들(<4 Walls>), 지하 연습실에서 춤 연습에 매진하는 소년들(<View>)의 모습이 아날로그적인 감성 아래에서 펼쳐졌었다. 하우스 장르의 시각화에는 아주 화려한 CGI나 VFX가 필요하지 않았던 셈이다. 최근 공개된 아이브(IVE)의 <BLACKHOLE>이나 블랙핑크의 <GO> 뮤직비디오는 반대의 노선을 택했다. 한껏 커진 몸집의 K팝 산업(혹은 더 발달하여 민족적 K팝의 범주를 벗어난)에 어울리는 대규모의 잔칫상이다. 인간의 시지각을 한참 초월한 디지털 좌표상의 카메라 무빙, 라이브 액션보단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이미지들이 웅장한 공간감 내에서 범람한다. 힙합과 댄스팝에 기반한 곡의 뮤직비디오들을 <RUDE!>와 일대일로 빗대거나, 다른 색채의 아티스트들을 하나의 비교군에 두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다만 하츠투하츠가 SM엔터테인먼트의 하우스 계보를 적절히 이어받아 K팝의 소박하고 정갈한 측면을 친밀하게 지켜줬다는 점은 기분 좋을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