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선대 페미니스트를 향한 오마주, 선배 필름메이커를 향한 콜라주, <브라이드!>

1936년 미국 시카고. 의학 박사 유프로니우스(아네트 베닝)는 한 여성의 사체를 소생해낸다. 새 생명을 얻은 ‘신부’ 페넬러피(제시 버클리)는 교감에 목말랐던 피조물 프랑켄슈타인(크리스천 베일)의 연인이 된다. 두 커플은 미국 전역을 오가며 기행을 일삼고, 이들의 뒤를 명석한 수사관 미르나 멀로이(페넬로페 크루스)가 추적한다. <브라이드!>는 <프랑켄 슈타인의 신부>(1931)로부터 느슨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의 속편을 집필한다는 대전제나, 한 배우가 신부와 메리 셸리를 모두 오가는 설정 등이 1931년작과 동일하다. 다시 태어난 <브라이드!>를 지탱하는 두축은 서양 영화사와 페미니즘이다. 표현주의부터 할리우드 클래식 뮤지컬, 필름누아르와 아메리칸 뉴웨이브에 이르기까지 서양 영화사의 명작들이 러닝타임 내내 오마주되고, 동시대 가장 훌륭한 여성배우들이 고전기 남성배우들에게 주로 돌아가던 배역을 미덥게 재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