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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포는 특수분장이 아닌 서사의 구체성에서 나온다, <삼악도>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만드는 PD 채소연(조윤서)은 일본 기자 마츠다(곽시양)와 함께 의문의 종교 집단을 취재하기 위해 한 마을을 방문한다. 외부인을 경계하는 주민들, 예언을 둘러싼 기이한 의식, 취재가 진행될수록 의문의 사건이 이어지며 이들의 실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탐사취재라는 현실적 장치를 출발점으로 삼은 영화는 사라진 줄 알았던 일제강점기의 종교 사건을 현재의 인물들과 연결하며 폐쇄된 공동체와 종교적 광기를 결합한 한국 오컬트의 익숙한 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공동체의 집단적 신념이 만드는 비밀스러운 분위기는 점차 초자연적 영역으로 기울고 서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취재 과정의 설득력과 직업적 전문성이 충분히 강조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모던한 장면 연출과 일정하게 유지되는 서늘한 온도는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