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DLSS’는 ‘딥 러닝 슈퍼 샘플링’(Deep Learning Super Sampling)의 약자다. AI를 통해 게임 그래픽의 렌더링 해상도를 업스케일링하고, 프레임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 제품군 GeForce RTX와 함께 버전업 되어온 기술인데, 지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6에서 차기 버전 DLSS 5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생성형 AI가 실시간으로 게임 속 광원을 재해석해 배경 및 캐릭터의 외형을 더 현실적으로 향상시킨다는 취지였다. 공개한 1분 남짓한 영상 속 유명 게임의 캐릭터들이 ‘DLSS 5 On’을 켜자 텍스처가 반질반질한 ‘리얼’풍의 비주얼으로 바뀐다. 그러나 그 향상이라는 게 AI로 만들어낸 온갖 진짜 같은 가짜들, ‘AI 슬롭’들과 똑 닮은 인상이다. 과거 LLM 대중화를 앞당긴 ‘지브리 스타일 변환’처럼 원본의 의도나 맥락 따위는 무시한 일률적 이미지 필터링에 지나지 않는다. 영상 공개 이후 DLSS 5를 조롱하는 온갖 밈이 쏟아졌고, 대중의 강력한 불호 반응에 엔비디아측도 개발자가 완전히 통제하고 제어 가능한 결과물이라던 기존 입장을 재고하는 눈치다. 하지만 이 기술이 공식적으로 취소된 건 아니며, 그럴 것 깉지도 않다. 현대 첨단기술의 무서움은 수요의 가능성만 있다면 시장에 바로 공급된다는 점이다. 자본의 요구가 기술을 곧장 일상에 적용시킨다. 여기에 의도나 맥락을 고려하는 인간의 과정은 부차적인 가치일 뿐이다.
현재 전 세계 유저의 최고 관심 게임은 국내 개발사 펄 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이다. 3월20일 출시되어 발매 나흘 만에 300만장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이 게임을 대하는 매체와 리뷰어들, 그리고 유저들의 반응은 대체로 “레벨 디자인의 부재를 넘어 기획과 디렉션이 실종되었고, 기본적인 게임 요소(대표적으로 상호작용 조작)조차 결함이 가득한데 그래도 재미는 있다”는 기묘한 평가로 정리되는 중이다. 서사의 과정과 결과는 중요하지 않고, 무의미하지만 재미는 분명한 행위를 반복하는 게임. 의도나 맥락은 무시해도 실행이 재미있는 AI 기술처럼, 우리가 극찬하고 두려워하는 이 세계의 혁신이란 사실 8할이 ‘쟁크’인지도 모른다.
출시 2026년 3월20일
제작 펄어비스
배급 펄어비스
등급 청소년이용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