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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정부 주도의 대형 펀드 필요하다

‘2026년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 제안 기자회견

‘2026년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기자회견의 참석자들. 사진제공 한국영화제작가협회

4월9일 ‘2026년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 제안 기자회견이 열렸다. 영화산업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한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와 홀드백 정상화, 대형·중급 규모 펀드 조성 및 이를 위한 정부의 세제 혜택 정책” 등을 주장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국회가 영화계의 절박한 제안에 귀를 열어주기를 바란다”라는 기자회견 취지가 설명됐다. 봉준호·정지영·양우석·윤가은·임순례 감독,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등 45명이 정책 제안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독립영화협회·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13개 영화 단체와 영화인 581명이 정책 제안에 서명했다.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김승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박경신 변호사, 박관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부대표, 양우석 감독,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황경선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발언자로 나섰다.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 요인으로는 지난 20년간 꾸준히 논의된 ‘극장의 불공정한 상영 관행’과 ‘작품 소싱 및 펀드 독점’이 거론됐다. 대책으로는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를 통한 단일 영화의 좌석 점유율 제한(최대 20%)이 제시됐다. 이를 국내 영화산업에 적용하기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현장의 지적도 나왔다. 예를 들어 <왕과 사는 남자>의 일일 최고 좌석 점유율은 64.8%였다. 김병인 이사장은 “국내 영화산업이 독과점에 익숙해진 것일 뿐, 프랑스는 블록버스터영화라도 10% 이상의 상영관을 차지하진 않는다”라며 “한국영화의 질적 저하 역시 영화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도 전에 단기간 매출을 뽑아내려는 독과점적 시장 논리에서 비롯됐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4년 동안 천만 관객을 돌파한 6편이 CJ와 롯데 영화가 아니라, 쇼박스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인 것은 극장 체인이 없거나 작은 극장 점유율을 지닌 곳들이 투자배급사로서의 전력을 다한 결과”(김병인)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정책이 제안됐다. 최근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법안엔 반대했다. 극장 상영 종료 후 6개월의 홀드백 법제화는 “수많은 영화의 상영 기회를 박탈하는 현실에 잘못된 처방”이라고 개정법안 폐기를 주장했다. 제작비 펀딩과 세제 정책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100억원 규모의 상업영화가 일반적인 국내 영화산업에 맞추기 위해 2천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가 정부 주도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관수 부대표는 “영화산업의 투자 공백이 심각하고 일반 투자자(LP)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중예산 지원사업에 선정됐음에도 투자를 받지 못해 지원을 포기하는 정도”라고 토로했다. “시장을 복원하기 위해선 투자자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세제 혜택”(박관수)이 필요하단 것이다. 박경신 변호사는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많은 국가가 자국 영화산업의 세제 혜택을 만들고 금융을 부양하는 정책을 실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양우석 감독은 “오늘 자리가 극장업계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라는 의미는 아니”라며 “팬데믹으로 인해 적자가 누적된 극장업에도 혜택이 갈 수 있는 정책을 모두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소감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