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대가 넘는 카메라가 한 사람의 인생을 생중계한다. <트루먼 쇼>는 제목 자체가 하나의 고유명사로 통용될 만큼 오늘날 미디어 사회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미디어가 개인의 삶을 볼거리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영화의 예언은 적중했고, 뉴미디어가 범람하는 2026년의 현실은 그 너머를 향한다. 인플루언서와 브이로그 문화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쇼 비즈니스로 전유되어 공사(公私)의 구분이 무색해진 현대의 풍경을 대변한다. 돌발 행동으로 ‘완벽한 세계’에 균열을 내던 트루먼(짐 캐리)과 달리, 이제 우리는 진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 앞에 내비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30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면, 스크린 너머에서 모든 것을 상품으로 전시하며 쉼 없이 돌아가는 자본의 컨베이어벨트다. 자유의지와 관객성 등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걸작이지만, 그 어떤 담론으로도 납작하게 만들 수 없는 숭고한 인간 승리와 로맨스를 품고 있다. 가공된 세계가 선사하는 안정감에 길들여진 세대에게 해방감을 안겨줄 것이다. 짐 캐리가 코미디 전문 배우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결정적인 변곡점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리뷰] 재개봉 영화 <트루먼 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