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초 베네치아, 뛰어난 오케스트라로 명성이 높은 피에타 보육원. 감미로운 선율로 가득한 겉모습과 달리 소녀들은 엄격한 규율 속에 살아간다. 체칠리아(테클라 인솔리아)는 매일 밤 어머니가 돌아오길 기도하지만, 성인이 된 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는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의 결혼뿐이다. 희망이 서서히 체념으로 기울어가던 무렵, 새로 부임한 음악 교사 비발디(미켈레 리온디노)가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다. <비발디와 나>는 오페라 연출가 출신 다미아노 미키엘레토 감독의 영화 데뷔작이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이 대화의 여백을 메우며 서사의 리듬을 단단히 조율한다. <햄넷>처럼 거장의 이름을 전복하는 데까지 나아가진 못하지만, 억압된 환경 속에서 예술적 열망이 싹트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리뷰] 창살의 틈을 비집고 새어나오는 선율, 유디트의 승리!, <비발디와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