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 맨> 이후, 마파(MAPPA)의 다음 세대는 어떤 작품이 이어갈 것인가.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레제편>)으로 팬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에게까지 호평받으며 순항을 마친 마파에겐 중대한 질문이자 과업이 남았다. <주술회전>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등 재패니메이션을 대중적으로 소화시키는 데 성공한 뒤의 새로운 챕터가 기대를 모은다. SMG홀딩스와 협업한 국내 첫 단독 팝업스토어 ‘체인소 맨 팝업스토어 by MAPPA×SMG’의 설렘을 나누기 위해 서울을 찾은 마파의 오쓰카 마나부 대표에게 직접 물었다.
- <레제편>이 국내에서 누적 관객수 345만명을 모으며 평단과 일반 관객, 팬들에게까지 넓게 호평받았다. 자평해본다면.
한국에서 많은 관객이 <레제편>을 봐주셨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 <레제편>을 작업하면서 마파 내부적으로 ‘작품의 궁극적인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새롭게 논의하고 재검토했다. 그에 따라 폭넓은 대중을 아우르는 형태를 결정했고, 그게 흥행 요인이 된 것 같다. <레제편>은 기획 단계부터 이야기의 완성도가 무척 높았다. 많은 포맷 중 영화가 그 작품성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거라 확신하면서 극장판으로 도전했다. 특정층에 국한되지 않는 대중성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일본 개봉과 글로벌 공개 시기를 최대한 가깝게 맞춰서 각국의 관객이 비슷한 시기에 감상을 공유할 수 있었던 점 역시 관객 호응으로 이어진 요인 중 하나였던 것 같다.
- 2021년 마파 10주년 스테이지에서 “<체인소 맨>은 향후 10년 동안 마파의 대표작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공언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대한 고민도 클 텐데 <체인소 맨>을 잇는 마파의 주력 작품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체인소 맨>에 한정하지 않고 관객에게 가닿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형태의 작품을 계속해서 모색 중이다. 마파의 역사에는 의도적으로 도전한 작품이 있는 반면, 인연처럼 우연히 만난 작품도 있다. 이러한 사이클 속에서 축적된 경험이 현재의 마파를 만들었다. 현시점에서 차기 주력 작품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선보일 작품 중 어떤 것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지 회사 전체가 모든 걸 쏟아내며 토론하고 검토하고 있다. 이 안에도 성공하는 작품이 있고 도전에 그치는 작품이 있겠지만 거듭되는 축적 속에서 다음 세대를 이어갈 작품이 탄생할 것이다.
- 한국에서는 마니아나 소집단 팬덤에만 한정되어 이해받았던 서브컬처적 요소들이 <체인소 맨> <주술회전>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등을 통해 대중에 널리 퍼지며 수용되었다. 모든 문화 개념이 대중적 인식으로 거듭날 수는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변화다. 이 서브컬처성이 마파를 통해 어떻게 대중화되었다고 생각하나.
가장 밑받침이 된 것은 단연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이다. OTT 플랫폼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그동안 서브컬처적 작품은 특정 팬층이 능동적으로 찾아서 접하는 성격이 강했고, 심야방송이나 패키지 등 제한된 접점 속에서 소비돼왔다. 그런데 OTT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소비자 규모가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해외 또한 마찬가지다. 작품을 쉽게 발굴하고 접근성까지 향상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마파 안에는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작품을 만들어온 역사가 있는 만큼 환경 변화를 빠르게 체감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작품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다.
- 마파의 액션 장르가 대대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은 액션신을 실제 극영화만큼 역동적이고 고퀄리티로 뽑아내기 때문이다. 2022년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3D, CGI(컴퓨터그래픽) 등 애니메이션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사내교육을 구성하고 실행한다”고 답했는데 지금도 계속해 진행 중인가.
인재 육성은 산업 내 무척 중요한 투자 영역이다. 현재는 3D나 CGI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각본, 연출, 라이선스 등 각 부서와 부문이 전문성을 수련할 수 있도록 연수와 정보 공유의 장을 일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정 기술 영역에 그치지 않고 스튜디오 전체의 성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그중에서도 마파가 가장 면밀하게 점검하는 건 3D 기술과 작화의 융합이다. 작품은 결국 관객이 보는 몫이 가장 중요하다. 3D와 작화의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자연스럽고 일체감 있는 영상 표현을 구현하고자 한다. 따라서 제작 과정에 공정별 퀄리티뿐만 아니라 최종 결과물이 하나의 화면으로 어떻게 보이는지 전체적인 정합성과 밸런스를 면밀히 체크한다. 작화와 3D의 결합과 표현력이 마파의 강점이기도 하다.
- 마파의 인재 등용 구조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도제식으로 애니메이터를 육성하는 기존 방식이 보편적이었다면 마파는 세계 각국에서 재능 있는 기술자와 창작자들을 도입시키는 프리랜서형 구조를 가져왔다.
국내외 불문하고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해와 열정을 지닌 인재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가름 없이 적극적으로 등용하고 있다. 출신이나 배경에 얽매이지 않는 덕에 다채로운 시각과 기술은 물론 다양성을 더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작품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 마파와 SMG홀딩스가 협업한 국내 첫 단독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체인소 맨 팝업스토어 by MAPPA×SMG’는 애니메이션 팬덤의 성지인 AK PLAZA 홍대에서 이뤄진다.
그동안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한국에 올 때마다 팬들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크리에이티브에 큰 관심과 경의를 갖고 있다고 느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팬들과 직접적인 접점을 가질 기회가 생겨 기쁘다. 이번 방문과 활동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작품 제작에도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팝업스토어에는 작품 외에도 한국 한정 굿즈와 작품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는 포토 존이 있다. 향후에는 작품을 테마로 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진행하고자 한다. <체인소 맨>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도 준비돼 있으니 각 세계관을 직접 체험해보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