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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장르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욕망의 풋워크, <피어스>

전직 펜싱 유망주였던 형 즈한(조우녕)이 소년원에서 돌아오면서 동생 즈지에(류수보)는 형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학교와 가족 안에서 조용히 생활하던 즈지에는 형의 등장 이후 조금씩 이전과 다른 감정에 휩싸인다. 펜싱부 에이스인 형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무서운 소문 사이에서 흔들리던 즈지에는 점차 형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그를 동경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넬리시아 로 감독의 장편 데뷔작 <피어스>는 밀고 당기는 펜싱의 심리전을 인물 관계 속으로 끌어들인 작품으로, 이상과 환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형제의 심리를 서늘하게 그렸다. 가족드라마와 심리스릴러, 퀴어 성장 서사를 비슷한 농도로 섞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감독은 극단적인 클로즈업숏을 활용한 감각적 연출이 봉준호 감독의 영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