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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경의 TVIEW] <취사병 전설이 되다>

육군 훈련소에서 자대배치를 받은 이등병 강성재(박지훈)의 눈에 느닷없이 ‘요리사의 길’이라는 게임 상태 창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명의 웹소설을 각색한 <취사병 전설이 되다>(티빙)는 ‘용사의 길’ 대신 ‘요리사의 길’로 들어선 성재가 그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요리사의 눈’으로 재료의 신선도를 파악하고 게임 튜토리얼대로 음식을 만든 성재는 단박에 ‘폐급’ 관심사병에서 부대 내 핵심 인물이 된다. <폭군의 셰프>(tvN)처럼 성재가 만든 음식의 맛을 표현하는 장면이 이 드라마의 ‘백미’다. 화려한 CG와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코믹 연기를 기세 있게 보여준 덕분에 입소문을 타며 그야말로 ‘전설’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첫맛’의 기세가 좋아도 그다음 이어지는 맛이 별로면 금세 질린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시트콤’과 ‘정극’을 잘 버무려 맛의 균형을 영리하게 잡은 편이다.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을 안고 입대한 데다 ‘게임 중독성’이 높았던 성재가 취사병으로 차츰 성장해가는 이야기는, ‘레벨업’해야만 살아남는 게임 구도와 포개지면서 경험치를 쌓아 사회에서 버티고 싶은 청년의 고민을 은유한다. 처음에는 게임의 튜토리얼에만 의존하던 성재는 “(레벨업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겠지?”라는 질문을 하며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법을 찾아간다. 여기에 군대 내 권력투쟁과 비리 문제가 더해져 이토록 웃긴 드라마를 그저 흐물흐물하게 웃기기만 한 것으로 남겨두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보인다. 모두가 보기에 좋은 드라마, 오랜만이다.

CHECK POINT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이 환생해 <약한영웅>의 연시은이 되고, 연시은이 입대해 강성재가 되었다. 하나의 얼굴에 세 인물이 설득력 있게 다 담길 수 있다니. 심지어 코믹 연기도 가능하다니. 배우 박지훈은 어디까지 성장할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