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5월8일~8월29일(정기 휴관 매주 일·월)
장소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
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7시(입장 마감 폐관 30분 전)
흥행 중인 <군체>의 포스터에서 제목을 자세히 보면 영화에 대한 힌트가 숨어 있다. 두껍게 쓰인 ‘군’과 ‘체’ 사이를 겹겹의 가느다란 실타래가 연결하고 있는데, 이는 이번 ‘연상호 좀비’의 특징인 점액질과 군집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처럼 서체와 디자인으로 영화의 첫인상을 전달하는 제목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8월29일까지 상암동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제목전(展)-텍스트, 타이포그래피, 무빙 이미지>(이하 <제목전(展)>)를 개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도되는 건 규모 때문이다. 전시실 벽면을 가득 메운 레터링과 캘리그래피는 1919년부터 2025년까지 공개된 한국영화 8400여편의 제목을 재배열한 결과물이다. 크기도 색도 형태도 제각각인 한글이 사방에서 밀려오니 체험형 공연 속에 들어선 듯하다. 역대 한국영화 제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를 분석한 ‘한국영화 제목 단어 TOP 100’ 섹션은 호기심 많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압도적 1위인 ‘사랑’을 시작으로 순위를 따라가다 보면 가족주의와 고속성장 등 한국 사회의 흐름이 자연스레 읽힌다. 안성기 배우가 출연한 영화 제목만으로 구성한 ‘타이틀의 안성기–170개의 삶이 구축한 한국영화’ 섹션을 애틋한 마음으로 지나고 나면, 소리와 텍스트, 영상이 결합된 움직이는 제목들의 기묘한 생동감이 관람객을 붙든다. 전시를 본 뒤 인상적인 제목을 직접 써본다면 오늘의 경험은 선명하게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