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점 점장 클라크(추이텔 에지오포)는 심리적으로 무너져 있다. 건축가의 꿈은 수포가 되었고, 아내와는 싸우고 헤어졌으며, 가게에는 손님이 없다. 어느 날부터 가구점의 전기세가 수상쩍게 많이 나가기 시작한다. 클라크는 진상을 조사하던 중 가게 지하에서 미지의 공간 백룸을 발견하고, 심리상담사 메리(레나테 레인스베)에게 이를 털어놓는다. 오랜 시간이 흘러 메리는 잠적한 클라크의 음성메시지를 받는다. 메리는 클라크를 찾으러 백룸에 간다. 제임스 완의 아토믹 몬스터가 제작을, A24가 배급을 맡은 <백룸>은 2019년부터 4chan과 레딧 등에서 유행한 크리피파스타 백룸을 소재로 한다. 감독은 16살에 유튜브 채널 <케인 픽셀스>에서 백룸 세계관을 영화화한 단편으로 화제를 모은 20살의 케인 파슨스다. 리미널 스페이스의 폐쇄적 공간감과 VHS 등 90년대 매체의 질감을 활용한 연출, <진격의 거인>뿐만 아니라 슬렌더맨과 SCP 등 인터넷 문화의 영향을 받은 혼종적인 세계관이 인상 깊다. 다만 설정 모음집 성격이 강한 원작에 서사를 더하느라 근원 모를 공포를 찰리 코프먼풍 실존적, 초현실적 공포로 전환한 각색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리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정석적인 A24 호러화, 그럼에도 날것의 취향이 스멀스멀, <백룸>

